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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열한 무력을 -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9월
평점 :
아버지 생신이라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했다. 늦게 오신 아버지가 대뜸 이렇게 말하신다.
“백남기 씨가 죽었더라.”
아......심장에서 돌 하나가 떨어지는 느낌.
(백남기 씨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시신 부검을 하겠다고 지랄발광이라지. 박정희는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 판결 후 18시간 만에 아무 죄 없는 국민 8명을 사형시켰다. 그리고 유가족에게 시신을 돌려주지 않았다. 사형당한 시민의 몸 전체가 온통 고문의 증거였기 때문에. 이제 도살자의 딸내미는 오히려 부검을 하게 시신을 내놓으란다. 사람 죽여 놓고 시체 내 놓으라? 그 아버지에 그 딸년이다. 저런 버러지를 대통령이라고?
정윤회에 이어, 최순실, 미르재단, k스포츠로 연일 뒤숭숭이다. 전두환의 일해재단처럼 박근혜의 비자금 조성자금 때문이라지. 800억?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최고의 노후대책? 이제 참을 만큼 참지 않았나? 도를 넘었다. 물은 99.99999.....도에 끓지 않는다. 100도에 끓는다.
대한민국에 416이 있다면 일본엔 311이 있다. 아타루에 따르면 <이 치열한 무력을>은 ‘아날렉타’ 방식으로 쓰여졌다. 처음부터 읽을 필요 없이, 기분 내키는 장을 선택해 읽어도 되는 책. 여러 주제들을 다루지만 가장 눈에 띈 글들은 ‘3,11’이후를 고민한 글들이었다. 2011년 후쿠시마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세계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났다.
최근 울산 지진에 이어 경주에서 진도 5.8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다. 정말로 경악스러운 사실은 정부는 활성단층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알면서도 원전을 그곳에 지었다는 거다.
“활성단층 위에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됐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국민안전처 박장관은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너 그러다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 박 장관은 또 “현재 활성단층이 450개 이상인데 25개밖에 조사가 안 된 상태”라며 최악의 경우 활성단층 위에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추혜선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울산 단층은 진도 8.3에 이를 수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원전은 진도 7.0 정도까지를 견디도록 설계됐다. 지진학 이기호 박사에 따르면 이번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지진이 전조현상일 경우 역사적으로 향후 2.6년 후 진도 8 이상의 대규모 지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락방님이 소개한 책 <한국 탈핵>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는 한국이다. 왜? 원전 마피아 때문이다. “불량품, 중고품, 검증서 위조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 등이 납품되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은 원전을 더 짓겠단다. 왜? 원전 마피아들로부터 노후 대비 목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죽 한 그릇 더 먹겠다고 국민 생명을 담보로 잡아? 이게 국가원수인가, 국민의 ‘원수’지.
후쿠시마 사태 이후 대다수 국가가 원전을 포기하는 추세다. 올 여름, 중동 지역은 53도까지 올라갔고 우리 역시 그 어느 해보다 더운 여름을 보냈다. 해마다 지구 기상은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하다.
세슘 137 반감기는 약 30년. 플루토늄 239의 반감기는? 2만 4천 년이다. 열화 우라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 238은?
45억 년이다.
아도르노는 그럼에도 “아우슈비치 이후의 문화는 모두 Müll이다”라고 썼습니다. “그에 대한 통렬한 비판도 포함해서 Müll이다. Müll은 먼지, 쓰레기, 폐기물 등을 뜻합니다.
이 Müll에 아톰을 붙여 Atommüll이라고 하면 핵폐기물이 됩니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이후, 우리의 문화는 모두 핵폐기물일까요? 이에 대한 비판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아도르노 식으로 말하면 그렇습니다. 우리의 문화는 핵폐기물이 됐나요? 답은 하나입니다.
“두고 봐” 이것이 유일한 답입니다.
사사키 아타루, <이 치열한 무력을>
지금이야말로 ‘목숨을 건 도약’이 없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뻔해 보인다. 전 세계의 모든 핵 발전소는 반드시 폐기되어야만 한다. 나오미 클라인의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에 따르면, 이미 핵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여러 방식들이 존재한다. 특히나 태양열.
치욕honte은 굴욕humiliation과 다릅니다. 치욕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치욕입니다. 자신에 기인한 그 무엇이 치욕입니다. 굴욕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항상 ‘그 누구’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굴욕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바꿀 생각이 없습니다. 자기를, 자기 세계를 변혁하고자 하는 동기가 되는 것은 항상 ‘치욕’입니다. 굴욕은 그 무엇도 바꾸지 않습니다. 그것이 낳은 것은 약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 뿐입니다.
이 치욕의 이름 아래 이 재해는 우리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과 이 재해를 불러온, 거기에 가담한 사람들의 책임을 묻는 것은 모순되지 않습니다. 책임은 추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무능과 무책임을 허용해온 우리를 바꾸는 것이야말로 우리 손으로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 속하는 그들로 하여금 우리의 이름으로, 치욕의 이름으로 책임을 지게 해야 합니다. 도망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됩니다.
- 사사키 아타루, <이 치열한 무력을>
이명박, 박근혜와 자칭 보수라 주장하는 독재협력 세력들이 저지른 죄악이 너무도 크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백남기 씨 영면의 소식을 듣고 무력감에 빠졌다. 시신 부검을 요구하는 박근혜 정권의 행태는 인면수심이요 인간의 치욕이다. 이런 사태는 나의 책임이기도 할 것이나 직접적인 살해에 가담한 것들을 도망치게 놔둘 수는 없다.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무력하지만 그래도.
이 치열한 무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