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충격적인 책을 발견했다.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김용규의 책이었다. 허걱, 김용규, 너마저. 책은 이병철이 죽기 전 신에 대한 물음을 남긴 메모에 대한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식인들이 재벌의 창녀를 자처하는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구더기가 득실거리고, 구멍마다 온갖 오물과 악취를 뿜어내는, 시체의 썩어문드러진 몸뚱아리를 빨아야만 할까? 재벌이면 시체도 좋다?
용규씨는 재벌 시체의 썩어가는 몸뚱아리 빨자고 철학과 신학을 배웠나? 하나님께서 참으로 기뻐하시겠다. ‘장난감 하나를 얻고자 영혼을 팔아?’, 용규씨는 천국이나 지옥을 믿겠지. 좋다, 그렇다면 지금 이병철이 어디 있을까? 천국에 있을까?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 된다!’고 외치던 자, 노동자 착취에 앞장선 자가 천국에 있을까? 이병철이 천국에 있으면 내가 하나님 애비다.
만일 지옥이 있다면, 당연히 지옥에 있겠지. 탄탈로스 옆에 있을까? 아니다. 지옥 불에 지글지글 튀겨지고 있을텐데, 질문에 대한 답을 쓴다고 이병철이 볼 수 있나? 용규씨가 지옥에 질문에 대한 답을 들고 가서 이병철한테 내민다한들 이병철이 지금 그거 볼 정신이 있어? 그따위 쓰레기 책은 차라리 치킨 집 가서 닭들에게나 읊어줘라. 설령 이병철이 책을 본다한들 뭐라고 할까. 그 책이 퍽이나 궁금하겠다. “이게 뭔가요? 새로운 고문인가요?”하지 않을까.
이지성이 <27살 이건희처럼>으로 삼성한테 예쁨 받자 김병완은 고새 <이건희 27법칙>을 써내고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댄다. 책 좀 팔아 돈 좀 번다는 것들, 재벌 앞에서, 권력 앞에서 옷을 훌러덩 벗고 춤을 추고 지랄 염병이다. 정도껏 좀 해라. 공병호의 <3년 후, 한국은 없다>가 책이냐? ‘새누리당 경제 정책집’이지, 그게 책이야? ‘신자유주의 홍보 찌라시’지 그게 책이냐고?
양심은 영혼의 목소리라고 했거늘 당신들한텐 양심이 없어? 영혼이 없어? 주변을 둘러봐라. 너희들처럼 창녀 짓거리 안 해도 책 써서, 돈 벌고, 존경 받는 작가들이 수두룩하다. 권력에 기생하는 지식인들은 나치에 부역했던 지식인들 말년에 대해 숙고해 봐야 할 것이다. 하이데거를 보아라. 쓸쓸히 죽어갔다. 당신들이 죽으면 누가 당신들 무덤 앞에서 울어줄까? 이병철이? 이건희가?
에드워드 사이드에 따르면 ‘사적인 지식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글을 쓰고 발표하는 순간 공적 세계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그저 수동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을 향해 거부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존재입니다.
이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자가 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영원한 각성의 상태,
절반의 진실이나 널리 퍼진 생각들을
끊임없이 경계하는 상태가 지식인의 소명입니다.
- 에드워드 사이드, <지식인의 표상>
제발 각성해라. 너희들은 짐승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