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사냥 - 가부와 메이 이야기 넷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5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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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부는 늑대. 늑대는 습성상 사냥을 해야 하고, 그리고 그 먹잇감 중 염소는 최고의 사냥감이다. 가부의 무리인 기로와 바리는 가부에게 염소 사냥을 떠나자고 한다. 메이와의 만남이 약속되어 있는 가부에게는 기로와 바리로부터 메이를 보호해 주는 일이 급해졌다.

"참, 너도 염소 좋아한다면서?"

"음, 염소 고기는 부드러우면서 씹는 맛도 좋거든."

"그 보드라운 배를 덥석 베어 물 때가 최고지."

"그래그래. 입 안에 감칠맛이 싹 돌고..."

"야, 못 참겠다."

가부는 기로와 주고받는 말을 메이가 듣고 있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찌릿찌릿 아팠습니다.

  기로가 메이 근처에 있는 것을 보고 기로에게 언덕 저편 기슭에서 한가롭게 잠을 자고 있더라고 거짓말을 해서 선녀와 나무꾼의 나무꾼마냥 엉뚱한 곳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바리가 메이를 덮치려는 순간 바위를 굴려 위험에서 메이를 구해 주기도 하는 흑기사 가부. 둘은 달리고 달려 작은 동굴로 뛰어든다.

"헉, 헉, 사, 살았어. 그, 그놈들한테 먹히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그럼, 이제 너 혼자 다 차지하면 되겠네."

메이가 등을 돌리고 뽀로통하게 대답했습니다.

"응? 아니 나, 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

"아까 그랬잖아. 염소 고기를 아주 좋아한다고."

"그럼, 맛이야 최고지. 더구나 살이 통통하게 오른 염소라면... 아니,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약속한 대로 이제 염소 고기는..."

"후후후, 농담이야. 아까 두 번이나 살려 줘서 정말 고마워. 전에 네가 구해 준다고 한 말 정말이었네."

'물론이지. 그리고 나, 요즘은 염소 고기가 아니라...."

가부는 머쓴한지 고개를 푹 숙이고 조그맣게

"염소가, 좋아."라고 말했습니다.

  메이와 친구가 되기로 한 이후 좋아하던 염소 고기를 먹지 않았던 가부, 친구를 위해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 온몸을 던져 친구를 구해준 가부. 그리고 그런 친구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메이. 빠져들수밖에 없는 캐릭터들이다. 위험의 순간을 함께 넘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책 속에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이 군데군데 있어 어린 친구들에게 책을 읽는 독특한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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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고개의 약속 - 가부와 메이 이야기 셋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4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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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 메이 이야기 3탄.

가부와 메이는 비밀 친구가 되기로 약속한다.

3편에서는 가부와 메이의 만남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친구가 등장한다. 바로 메이의 사려깊은 친구 타푸다. 메이에게 늑대를 조심하라고 자꾸자꾸 말하는데, 가부와 만나는 순간순간이 긴장된다.

3편의 특징이라면 가부와 메이가 만나는 장면들이 숲속 친구들에게 공개되고 있다는 거다. 그들의 이상한 만남을 지켜보는 새들도, 다람쥐도 분주해 보인다.

 

"나, 정말, 눈은 찢어지고, 입은 커다랗고, 코도 못생겼잖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너와 내가 만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왜 만나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어."

"그러니까 비밀 친구지."

"비밀 친구?"

"응."

"그 말에 왠지 가슴이 설레네. 그럼 우리 다시 만날 수 있는 거지?"

"그럼."

"내가 늑대라도?"

"내가 할 말이야. 내가 염소라도 괜찮아?"

"물론이지. 우리는 '비밀 친구'니까."

 

헤어짐이 아쉬워 가부에게 손을 흔드는 메이를 먼 곳에서 바라보는 메이의 친구인, 염소 타푸는 메이가 가부의 공격에서 자기를 온 몸으로 막아준 용기있는 친구로 생각되었고, 주먹을 쥐고 가부를 위협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려깊고 용감한 늑대도 무서워하지 않는 멋진 친구라니, 얼마나 근사한가?

염소라는 것, 늑대라는 것... 그 외형적인 모습은 우정을 형성하는데 전혀 중요치 않다. 외형적인 모습 때문에 그들이 극복해야 할 장애는 많이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관계가 가능하다.

가부와 메이의 우정이 얼마나 근사한지...

6권까지를 주욱 달아 보면 감동의 깊이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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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 가부와 메이 이야기 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3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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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밤에 만난 두 친구 가부와 메이는 화창한 날에 다시 만나 나들이를 나선다.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을 거다. 메이의 경우에 말이다.

가부도 나름대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싸 간 도시락은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졌고, 먹보 가부는 배가 고픈데, 먹이(메이)는 눈앞에 턱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우정이라는 '대'를 위하여 배고픔이라는 '소'는 참고 이길 수 있는 법.

그까이쯤이야~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장면이나 대사들이 굉장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거다.

혹시 가부가 메이를 잡아 먹으면 어쩌나, 어쩌나, 어쩌나...

하지만, 둘은 다음에 또 만날 약속을 하게 되었으니...

일단 폭풍우 치는  밤에 얼굴을 보지 않은 채로 친구가 되었지만,

맑은 날에도 서로를 받아들일 마음 자세를 가지게 되었으니 정식 친구 맺기 절차는 성공리에 성사된 것이다.

3편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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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밤에 - 가부와 메이 이야기 하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2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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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 선생님이셨던 중 3 담임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진정한 친구 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생은 성공한 것이라 말씀해 주셨다. 친구가 이렇게나 많은데, 꼴랑 3명이라니!!! 하고 웃고 말았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말의 의미를 새기게 된다. 지나쳐 온 많은 친구들에 대해 새삼스럽게 그 소중함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연락을 해 보거나, 아주 가끔이지만 얼굴을 보려 노력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나를 발견하고, 내가 나이 들어감을 느끼곤 한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어느 책에서인지 어느 강연회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책 제목을 소개받은 듯하다.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참 좋은 책이라는 정도는 접한 것 같아서 책을 조심스럽게 펼쳐 들었다. 

  가부는 늑대, 메이는 염소다. 둘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목숨을 내 놓고 서로를 지켜주고 싶은 그런 소중한 친구다. 어떻게 해서 늑대와 염소가 친구가 되었더란 말인가?

  폭풍우 치는 밤 속으로 들어가 보자.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던 한밤중에 염소 메이는 비를 피하기 위해 작은 오두막으로 기어들어간다. 그 곳에서 다리를 다친 늑대 가부를 만난다. 주변은 칠흑같은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 둘은 서로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게다가 감기까지 걸려서 냄새도 맡을 수 없으니 서로는 상대가 같은 동물일거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산들산들 산의 말랑말랑한 골짜기 근처로 먹이를 구하러 가는 가부와 메이. 물론 메이는 야들야들한 풀을 구하러 가지만 가부는 야들야들한 염소 고기를 구하러 가는 것. 번개가 번쩍 치는 순간 서로를 알아보게 될 거고, 메이는 가부에게 잡아먹히겠구나 하고 바짝 긴장하였지만 둘은 깜짝 놀라는 바람에 눈을 감아 버렸기에 서로의 모습을 알지 못한 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하나가 되어 간다. 끔찍한 천둥 소리는 둘을 더욱 밀착하게 만들어 주고.

"아이, 죄송해요. 이 소리에 놀라서 그만..."

"후, 나도 그렇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네."

"우리는 정말 닮은 구석이 많아요. 그렇지요?"

"나도 막 '우리는 참 잘 맞는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아! 어때요? 날씨가 좋아지면 우리 언제 식사라도 같이 해요."

"거 좋습니다. 엄청난 폭풍우를 만나 정말 운 나쁜 밤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친구를 만났으니 오히려 좋은 밤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어머, 밖을 좀 보세요. 이제 폭풍우가 그쳤나 봐요.'

"어? 정말이네."

별이 구름 사이로 작은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럼, 내일 낮에 만날까요?"

"좋아요. 폭풍우가 친 다음 날은 날씨가 쨍하니 좋대요."

"어디서 만날까요?"

"음, 이 오두막 앞은 어때요?"

"좋아요. 그렇지만 우리는 서로 얼굴도 모르잖아요."

"그럼, 내가 '폭풍우 치는 밤에 친구가 됐어요.'라고 말할게요."

"'폭풍우 치는 밤에'만 말해도 알아요."

"그럼, 우리 암호를 '폭풍우 치는 밤에'로 하지요."

"그럼, 조심하세요. '폭풍우 치는 밤에'."

"잘가요. '폭풍우 치는 밤에'."

  이 글을 읽으면서 <고녀석 맛있겠다>를 만났을 때와 비슷한 감동을 느꼈다.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지 않은가?

  모두 6권으로 구성된 이야기 중, 2, 3 권을 아직 읽지 못했지만, 마지막 권까지 주욱 읽으면서 이렇게 좋은 책을 많이많이 알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폭풍우 치는 밤에 그들의 마음은 하나가 되었고, 그들은 친구가 되었다.

  친구라면 그들처럼...

  참, 멋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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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달리기 푸른숲 역사 동화 7
김해원 지음, 홍정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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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18은 심하게 얼룩졌다. 그 속상함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죄송스러울 정도.

시기는 한참 지났지만, 올해 만난 두 권의 책은 아무 것도 몰라서 아무 말이나 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 보았음 하는 마음.

하나는 <오늘은 5월 18일>이라는 그림책이고, 하나는 바로 이 책이다. <26년>도 함께 읽고 보면 좋겠다.

 

   

 

어린 학생들도 <오늘은 5월 18일>이라는 책을 통해 광주를 만나고, <오월의 달리기>를 통해 광주를 느껴 보아야 한다.

책과 영화에 나오는 잊혀지지 않는 공통적인 장면들이 있다.

총알을 막기 위해 문을 솜이불로 막는 장면,

도청앞 상무관에 죽 늘어선 흰 천들의 물결.(이 책에선 그것을 금남로에 핀 밥태기꽃이라 표현해 두었다.)

봄날 뒷산에 무더기로 피어난 밥태기꽃처럼 흰 천으로 넘실대는 그곳에서 아버지의 주검을 봐야 하는 명수는 아버지와 보내었던 시간시간이 설움이고 아픔이다. 다리가 불편하신 아버지를 부끄럽게 여겼던 자신이 미웠을테고, 소년 체전에 나가는 자신을 위해 운동화를 사 주신 아버지의 퉁명스럽지만 따스한 마음이 아팠을테고, 위험 속에서 자식 걱정에 자신을 찾아 나선 길에서 만난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신 아버지는 평생의 한이 되었으리라.

 

"니들은 내 비밀을 알믄 깜작 놀랄 거신디?"

진규 말에 셋 모두 윗몸을 일으키며 그게 뭐냐고 물었다.

"긍께 그게... 나는 로보트여.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 제트 맹키로. 팔이 무쇠라 던지가 선수가 된 거랑께."

진규의 터무니없는 말에 셋은 어이없어 하면서 도로 자리에 누웠다. 진규는 다리까지 무쇠였으면 저기 밖에 있는 악당들을 다 물리칠 텐데, 아쉽게도 박사님이 다리를 빼먹었다면서 입맛을 다셨다.

"그랑께 군인들이 악당인 거여라?"

성일이 아주 심각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제. 만화서 보믄 나쁜 로보트를 조정허는 진짜 악당은 뒤에 숨어 있잖여. 군인들은 나쁜 악당헌티 조정당허는 로버트인거제."

정태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진규가 정태 말이 맞다면서 호들갑스럽게 손뼉을 쳤다.

"근디 악당들이 왜 사람들을..."

성일이가 말을 하다 말았다. 셋은 성일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 명수는 어제 본 금찍한 장면을 떠올렸다. 진규가 입맛을 쩝 다시며 말을 이었다.

"마징가 제트 보믄 악당 헬 박사는 세계 정복헐라고 나쁜 로보트를 만들어야. 긍께 군인들을 보낸 악당도 뭘 정볼헐라는 속셈이겄제."

"야... 근디 뭘 정복헌다요?"

"성일아, 그만 자라이. 아그들은 일찍 자야 키가 큰께."

진규는 성일이 얼굴에 이불을 뒤집어씌웠다. 그러고는 가만히 자리에 누우면서 웅얼거렸다.

"어제 다친 사람들은 괜찮으까? 나는 시방도 그 무지막지헌 놈들이 우리나라 군인이란 기 믿기들 않어야."

빗소리가 잦아들었다. 넷은 한참 몸을 뒤척이면서 잠들지 못했다. (110~111)

 

소년 체전에 출전하기 위한 합숙을 위해 모인 네 소년은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만나게 된다. 위 글 속에 그들이 만난 모든 상황들이 정리되어 있다. 광주민주화 운동을 접한 아이들이라면 가질 법한 의문들을 아이들이 이야기한다. 왜 로보트를 조정하는 악당은 죄책감없이 잘 살고 있을까? 로버트(로봇) 역을 맡았던 많은 군인들의 마음은 어떨까? 책이나 영화에서는 그들도 또 다른 희생자라고 이야기 한다. 희생자들은 지금까지 30년 넘는 세월 동안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사는데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의 삶은...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읽게 해 주기 위해서는 이런 책들을 권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 중 하나라 생각한다.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책.

지은이는 <열일곱살의 털>을 지은 김해원 작가.

 

밥태기꽃 http://blog.daum.net/kkkt0097/7742954?srchid=IIMgi67K000#A190DC81A49E1D88489649D&srchid=IIMgi67K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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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8-03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도 이 책 읽고 5*18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고 했어요.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진실이라고 생각해요.

희망찬샘 2013-08-04 15:51   좋아요 0 | URL
희망이는 무서울 것 같아서 못 읽겠다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