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의 화살이란 무엇인가? - 열역학과 우주론으로 살펴보는 시간의 수수께끼 ㅣ 민음 바칼로레아 59
가브리엘 샤르댕 지음, 곽영직 감수, 김성희 옮김 / 민음인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자고로 독서란 즐거움을 위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 어려운 책을 만나면 주저없이 탁~ 덮어 버린다. 뭐하려고 아까운 시간에 재미있는 책이 많고 많은데,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 괴로워 하냐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을 참아내야지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꾹 참고 읽으려고 노력할 때도 있다.
이 책은 서평도서를 신청하여 선물 받은 책인데, 책을 받는 순간 '으~ 책을 잘못 골랐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아동용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 아니라 대학 입시 논술용으로 이용해 볼 수 있는 책이라는 것! 그래도 뭐~ 대학을 나온 나니까 이 정도는 읽을 수 있겠지 하는 맘으로 편하게 다가섰다. 책의 쪽수가 얼마 안 된다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삼으며.
대학교 때 심화과정(교대는 전공이 아닌 심화과정으로 과를 분류한다. 나는 과학심화과정을 이수했다.) 화학 시간에 교수님께서 열역학 제 1법칙과 제 2법칙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셨는데, 이 책에서 다시 엔탈피니 엔트로피니 하는 용어를 만나니 참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가장 부끄러운 학점이 생각이 났다. 그 때 아이들이 강의 내용을 워낙 어려워 하니 교수님께서는 교재의 예제 문제를 그대로 시험에 내셨고, 예제를 달달 잘 외운 덕에 나는 내용도 알지도 못하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만 에이플러스를 덜커덕 받았던 거다. 사실, 심화과정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체육과에서는 일반 대학의 체육과에서 하는 산악훈련, 해양훈련을 떠나고, 우리과에서도 과학 4분야를 다 다루지만, 일반 대학의 각 과학분야의 과에서 다루는 전문과정의 교재에 준하는 교재들을 다루는지라 (일반 대학의 과학관련 과를 다녀 보아서 비교할 수 있다) 참 심화 과정의 공부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열심히 한 학기동안 공부 한 내용이 어떻게 이렇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수많은 학자의 이름이 나오고 수많은 연구 성과가 나오는 이 책은 과연 대입 논술고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시간의 화살이란 무엇일까? 도대체 과학자들이란 왜 이렇게 어려운 연구를 해서 우리의 머리털을 빠지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느라 어려운 내용이 더 머리 속에 들어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글은 읽었으되 내용은 하나도 머리에 들어가지 않아 읽은 곳을 다시 되돌아가서 읽고 또 읽고...
그래도 하나는 머리에 정리 해 두어야겠다. 엔트로피란 무엇인가? 상호작용 하는 두 계에서 에너지의 흐름은 전체 계가 갖을 수 있는 상태수가 최대가 되도록 흐른다. (백과사전 펌), 이 책의 본문에 의하면 열역학 제 2법칙이란 외부로부터 열을 받지 않는 물체가 실제 변화를 겪는 동안, 그 물체의 엔트로피(물체의 변화와 복잡성의 척도가 되는)는 증가하거나 적어도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것이 바로 그 법칙이다.
또 책을 통해서 열역학 법칙은 모두 4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잘 알려진 제,1, 2법칙 외에 제 0법칙과 제 3법칙이 더 있단다.
총알의 충격으로 폭발하는 사과를 찍은 사진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이것을 화면을 거꾸로 돌려서 총알이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고 폭발하는 사과가 다시 원래의 미끈한 사과로 돌아가거나 늙은 사람이 다시 시간을 되돌려 젊은이나 아이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그러한 자명한 사실을 거슬러 보는 것은 가능할까?
책은 읽었지만 나는 시간의 화살이 무엇인지 결국 이해하지 못했다.
책 말미에 소개 된 기출문제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열역학 제 2법칙에 대해 아는 대로 말하시오. (연세대 2002)
아래 제시문에 나타난 여러 측면의 시간 인식을 적용하여 개인적, 사회적 관섬에서 시간의 의미와 기능을 논술하시오. (연세대 2003년)
열역학 제2법칙에 대해서는 이해해 두면 좋겠다는 정도의 정보를 얻은 것으로 이 책을 읽은 목적을 그나마 달성했다고 말해도 될까 모르겠다. 이 책은 나에게는 대학교재보다도 어려웠다. (머리가 많이 굳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