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뼈다귀 비룡소의 그림동화 10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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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윌리엄 스타이그의 작품 중 내가 가장 먼저 만난 책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이 책을 처음 본 것은 우리 큰 아이를 뱃 속에 두고 있을 때였다. 별 재미가 없는 책이라는 기억이 남아 있는데, 다시 읽어보니 내가 이 책을 정말 읽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뼈가 주문을 외워 여우를 조그맣게 만들어 버리는 장면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데, 그 장면이 이 책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만하기에 책을 대충 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아이들 책을 열심히 읽다보니 예전에 재미를 못 느꼈던 책들까지 다시 읽어지는, 그리고 그 재미를 뒤늦게나마 알게 되는 그런 일이 있기도 하다.

예쁜 아기 돼지 펄은 집에 가는 길에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버리고 만다. (아이들 중에도 등굣길에 이런 문제 때문에 지각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연의 정취에 취했다기 보다는 오락기의 재미에 빠져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라 문제이지만.) 주위에는 아무 것도 없는데 갑자기 말 소리가 들리고 그 말이 바로 '멋진 뼈다귀'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을 놔 둔 것도 잊은 채 가방에 뼈다귀만 넣고는 집을 향해 가는데... 가는 중에 악당들을 만나지만 가면을 쓴 어설픈 악당들은 뼈다귀가 내는 뱀의 쉿쉿 거리는 소리, 사자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에 놀라 달아나고 만다. 하지만, 곧 나타나는 또 다른 적인 여우는 이런 간단한 속임수에는 속지 않는다. 그리고 뼈가 말한다는 것까지 알아내고. 펄은 여우의 집에 잡혀가서 잡아 먹힐 운명에 처하는데... 칼 가는 소리, 장작불 타는 소리... 불안해지는 펄. 뼈는 "용기를 내."라고 말해 주지만, 상황은 펄이 도저히 용기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펄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에궁~답을 미리 위에 다 적어 놔 버렸네.)

펄은 여우의 집을 무사히 벗어나서 '멋진 뼈다귀'와 함께 멋진 나날을 보냈더란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근사한 친구를 상상해 보겠지?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마음 속에 이런 친구를 가진다면 그 친구는 용기라는 모습으로 자라지 않을까 생각 해 본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펄에게 멋진 뼈다귀가 해 준 "용기를 내."라는 말을 잊지 않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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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0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스타이그~ 나도 이 책으로 처음 만났는데, 그때만 해도 그림동화의 맛을 모르던 때라 별로였어요.ㅋㅋ
그러고 보니 우리 둘이 같은 느낌을 가졌던 거 같아요~~
그 다음에 부루퉁한 스핑키, 당나귀 실베스타와 요술조약돌, 아모스와 보리스, 엉망진창 섬, 치과의사 도소토 선생님 정도 본 기억이 나네요.^^

희망찬샘 2008-12-08 05:01   좋아요 0 | URL
우와~ 많이 읽으셨어요. 기억도 너무 잘 하시고. 순오기님은 틀림없이 머리가 아주아주 좋으실거야! 하고 생각 중입니다. 저는 머리가 나빠서 안 까자 먹을려고 리뷰 씁니당~

순오기 2008-12-08 13:48   좋아요 0 | URL
다 기억하겠어요~ 윌리암 스타이그로 검색해서 읽은 것만 찾은거죠.^^
그럼 머리가 좋은게 되나?ㅋㅋ

2008-12-07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8 0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처구니 이야기 - 2005년 제11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28
박연철 글.그림 / 비룡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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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급호감을 갖고 책을 산 지도 1년 정도 된 것 같다. 집의 아이들이 마르고 닳도록 읽는 책 종류에는 아직 속하지 않았지만,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이 책을 참 좋아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는 이 책을 훌렁훌렁 대충 읽었는데, 오늘 조금 꼼꼼히 읽어보았다.

궁궐의 기와지붕 위에만 올려지던 어처구니(흙으로 만든 조각물. 유몽인의 '어우야담'에는 이들의 이름이 대당사부, 손행자, 저팔계, 사화상, 마화상, 삼살보살, 이구룡, 천삼갑, 이귀박, 나토두란 이름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단다.)들에게는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을까?

이 글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로는 '어처구니'들과 '손'이라는 귀신이다.

하늘나라에서 말썽 많은 어처구니들을 하늘나라 임금님이 잡아 들이신다.

이구룡(입이 두개다. 이름에 뜻이 숨어 있네.) 거짓말로 하늘나라를 혼란스럽게 한 죄.

저팔계(힘이 장사다)술을 먹고 천도복숭아 나무를 뽑아 버린 죄

손행자(재주가 뛰어나다) 하늘나라 임금님과 똑같이 생긴 허수아비를 만들어 선녀들을 골탕 먹인 죄

사화상(물을 다스릴 줄 안다) 하늘나라 임금님이 아끼는 연못의 물고기를 죄다 죽인 죄

대당사부(나름 어처구니 중에 가장 현명하다) 사람들이 죽는 날을 똑같이 만들어 큰 말썽을 일으킨 죄

임금님은 이들에게 하늘끝에서 사람들을 해코지하는 '손'이라는 귀신을 잡아오면 죄를 모두 용서해 주시겠다고 이야기 한다.

처음에는 그냥 덤비다가 실패를 거듭했지만, 대당사부는 책을 보고는 그 방법을 알아내서 각자의 역할을 주어 손을 잡기로 맘 먹는다.

저팔계는 방패연과 청동그릇을 만들었고, 사화상은 거기에 물을 가득 채웠고, 이구룡은 두 개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그 그릇안에 무시무시한 괴물이 있다고 손을 꼬드겼다. 손행자에게는 (귀신을 쫓는다는)엄나무 구백아흔아홉자로 긴 밧줄을 만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모두들 자기 임무를 잘 완수했는데 손행자가 제 할일을 대충 하여 미션 완성을 못하는 바람에 다 잡은 손을 놓치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청동그릇 안의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손이 너무 놀라운 모습에 뻗뻗하게 굳어 버리자 손행자가 밧줄을 묶어 옴짝달싹 못하게 묶어서는 연에 묶어 하늘로 띄워 보냈는데, 정직하게 일하지 않은 손행자 때문에 밧줄이 투두둑 뜯어져 놓치고 만다. 하늘나라 임금님은 작전 실패한 어처구니들을 잡아다가 궁궐 추녀마루 끝에 올라가서 손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게 했단다. 손도 어처구니들의 꾀가 무서워 예전처럼 함부로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괴롭히진 않는단다. 사람들은 이사할 때는 손 없는 날, 결혼식 날은 손 있는 날을 택하고 있는데, 이는 손이 아직도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쓰고 있는 어처구니 없다는 말의 뜻은? 서민들 기와지붕 올리는데 익숙한 기와장이들이 궁궐 기와를 올리면서 함께 만들어 올려야하는 어처구니를 실수로 올리지 않은 것. 왕의 입장에서는 궁궐의 위엄과 건물 안전에 대한 커다란 실수이기에 어이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

그림도 읽을 만하고, 구수한 입말로 쓰여진 글도 맛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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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0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도 어제 이 책 리뷰 썼는데~ 산지는 몇 년 됐는데 리뷰는 안 쓰고 있다가 어제 결혼식이 있어 '손없는 날'이 생각나서 올렸거든요.
우리가 서로 통하는 감성일까요?ㅎㅎㅎ

희망찬샘 2008-12-08 04:59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순오기님 리뷰 보고 생각 났더랬어요. 리뷰 쓸려고 옆에 빼 두었긴 했지만, 그래서 어여 썼지요. 너무 잘 쓰신 것 같아서 일부러 읽지 않았어요. 제 느낌을 제대로 못 쓸 것 같아서... 지금 가서 읽어 보아야 겠어요. ^^
 
마법천자문 1~5권 세트 손오공의 한자 대탐험 마법천자문
아울북 편집부 엮음 / 아울북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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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1급을 준비하는 조카가 한자의 재미를 들이게 되었던 계기가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랍니다. 유치원생 딸 아이를 위해 왕창 빌려 두었지요. 근데, 조카가 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 돌려주고 엄마가 이 다음에 중고책 나오면 사 줄게. 하고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던 차 이 책이 눈에 딱 걸려들었네요. 중고로도 최상은 4000원 정도 하던데, 반값으로 살 수 있으니 오늘 횡재한 기분입니다.

글 못 읽는 작은 녀석이 어찌나 이 책을 안고 좋아하던지, 읽어달라고 해서 읽어주다가 무척이나 혼이 났습니다. 실감나게 읽어주려면 목에 힘줄 세워 가면서 읽어주어야 하거든요.

책이 도착하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겠지요.

책값을 너무 많이 질러서 당분간은 절대로 책 안 사려고 했는데, 중고샵에도 좋은 물건이 우찌나 많은지.... 또 너무 많이 질러버리고 말았지만~ 그래도 g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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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06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중고샵은 들어갔다 하면 지르게 돼요. 아예 얼씬도 말아야지~~ㅋㅋㅋ
저도 중고샵에서 어린이그림책 무조건 지릅니다.^^

희망찬샘 2008-12-09 0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녀석 1급에 떡하니 당첨 되었다는 기쁜 소식!!!
 
파스칼의 실수 난 책읽기가 좋아
플로랑스 세이보스 글, 미셸 게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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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은 아주 위험한 거짓말을 했다.

학교에 지각 한 것 땜에 선생님께 꾸중을 듣자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해 버린 거다. 엄청난 골칫덩이 때문에 맘이 무거웠을 선생님은 드디어 파스칼에게 애정어린 눈길을 보냈을 거고. 집에 돌아 와서 선생님의 전화를 받은 아빠에게는 그 상황을 또 넘기기 위해 친구 프랑수아의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선생님이 착각하시고 우리집에 전화 한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아이들의 이런 갈피 못잡을 마음도 이해해 주라는 걸까? 아니면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으니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제목이 <<파스칼의 실수>>인데, 파스칼의 행동은 실수라고 말하고 넘어가긴 좀 그렇다. 파스칼이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은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그저 생각하는 것이 귀찮아서(책에 그렇게 나온다.) 야단 듣는 것이 지겨워서 그냥 아무 계산없이 내뱉아 버린 말! 선생님은 분명히 이런 파스칼 때문에 골치가 아플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으로부터 그 모든 비밀을 듣고서도 파스칼을 이해해 주는 엄마가 있어서 언제나 꾸중듣고 주눅 들었을 파스칼이 구원받을 수 있다 생각하니 다행스럽긴 하다.

파스칼을 이해하기엔 나도 조금 힘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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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06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어린 녀석이 그런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다니 보통내기가 아닌걸요~
남편들이 친구 부모 돌아가셨다고 팔아(?) 먹긴 하지만...

2008-12-06 0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도 무섭지 않아! 마음과 생각이 크는 책 9
몰리 위갠드 지음, R. W. 앨리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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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잠을 자다가 새벽에 깰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어슴프레한 어둠과 함께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들이 마치 귀신같은 느낌. 밤 늦게 화장실 갈 때면 무서워 가슴 쫄인 경험, 지금 보면 하나도 무섭지 않을 '전설의 고향'을 본다고 집 안의 온 이불을 다 꺼내어 뒤집어 쓰고 눈을 막고 귀를 가리면서도 꼭 그 납량 특집을 빼 놓지 않고 보았던 경험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에게는 별 것 아닌 것들 하나하나가 참 무섭고 두려울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러한 것들을 이겨 낼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사람은 누구나 다 두려움이 있고, 그 분야가 다를 뿐이라는 말은 자신을 겁쟁이라고 스스로 작게 보는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앞일에 일어날 일, 어쩌면 안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 미리 겁내지 말라는 말도 참 유익한 말이다. (잘 알고는 있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그리고 무서움을 떨칠 수 있는 방법을 궁리 해 보라는 말은 근사하기까지 하다. 밤에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무섭다면 엄마에게 부탁해서 천장에 야광별 스티커를 붙여 보란다.

하지만, 무서워해야 할 것도 있다는 말! - 모르는 사람이 끌고 가면 "싫어요."라고 해야 하고 겁이 나는 일을 무조건 피하려고만 해서는 안 되고 부딪혀도 보라는 피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를 희망이에게도 하나씩 들려 주어야겠다. 이제 제법 컸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난 싫다고 말해요>>라는 책 읽어주면서 "안 돼요. 싫어요."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니 무섭다고 막 울었었는데... 지금은 어떨런지.

이 책은 아이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말을 그림과 함께 하나하나 차근히 만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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