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가족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 이금희 아나운서의 잔잔한 나래이션과 함께 이태석 신부님과 남수단의 톤즈라는 마을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만난 일은 내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올까?
주보를 가지고 오면 1000원을 깎아 준다는 광고를 보고서 어머님은 주보를 단디 챙기셨다. 꼬맹이 두 녀석이 과연 잘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이야기하는 큰 아이와는 달리 찬이는 아직도 컨디션 회복이 안 되었는지(내리 5일을 고열에 시달리느라 엄청 고생했다.) 마지막에는 드르릉드르렁~
가톨릭센터 소극장에는 가족영화객들이 신부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가슴으로 이야기를 만나고 있었다.
하느님께서는 한 사람에게 참 많은 능력을 주셨구나. 그런데, 그 능력을 더욱 더 많이 발휘하고 어려움에 처한 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더 많이 쓰시지 너무 빨리 데리고 가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톤즈 사람들이 신부님을 살아있는 하느님이라고 칭할 정도로 그곳에서 신부님이 하신 일들은 실로 놀라운 일들이었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 직접 벽돌을 찍어서 병원을 지으시고, 학교를 세우시고, 뛰어난 음악감각을 살리셔서 밴드부를 결성하시고,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남몰래 학비를 대 주시고, 어긋난 길로 가지 않도록 인도하시고, 그리고 공부를 통해 살아갈 희망을 알려 주시고...
부산의 인제대학 의예과를 졸업하시고 군의관 시절에 하느님의 부름을 저버리지 못해 사제의 길로 들어서실 결심을 하시고, 사제 서품 후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아프리카라는 나라에서 사목할 뜻을 비치시고, 그곳에서 모든 이를 위해 그 고단한 삶을 웃음으로 던지신 신부님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보아서는 정말 인간으로서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은데, 그렇다면 살아있는 성녀라고 불렸던 마더 데레사 같은 분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셨다는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께서는 이태석 신부님이 좀 더 오래 사셨더라면 더 큰 일을 하셨을거라고, 마더 데레사가 하신 일과 같은 그런 일들을 하시지 않았겠느냐고 이야기 하신다. 좀 더 오래사셨더라면...
울지 않기로 유명하다는 톤즈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 그 눈물이 가슴을 아린다.
사제가 된 두 형제(신부님의 형님도 사제요, 누님도 수녀다.)는 어린 시절 한 신부님의 삶을 통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작년에 성인품에 오르신 다미안 신부님. 나환자들이 사는 곳에 자진해서 가셔서 그분들과 함께 생활하시다 자신도 나병에 걸려 돌아가신 다미안 신부님의 일생은 감동 없이는 들을 수 없다. 유아세례를 준비하면서 찬이의 세례명을 두고 고민고민 하던 중에 마침 그 주 강론 내용이 다미안 신부님이었는데, 그 때 명강론을 하시는 신부님의 말씀에 크게 감동한 찬이 아빠가 다미안으로 꼭 정하고 싶다고 해서 찬이는 다미안이라는 세례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찬이도 다미안 신부님처럼 그런 마음으로 자라기를 바랐는데...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이해하기는 찬이는 아직 너무 어렸다. (드르렁~)
갓등 중창단이 부르는 노래, 신부님이 직접 작곡하셨다는 노래도 무척 마음을 울린다.
이 책에서 인용되었던 아름다운 말들... 이 책을 사고 싶게 한다. 내가 이 책을 사면 어려움에 처한 수단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보탬이 될까? 아마도 수익금이 수단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3개월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으시고 그 남은 시간 동안 그곳의 아이들을 위해서 이 책을 쓰셨다고 하니 이 책 또한 감동의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책이 아닐까 생각 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