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옆 작업실 - 홍대 앞 예술벼룩시장의 즐거운 작가들
조윤석.김중혁 지음, 박우진 사진 / 월간미술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이른바 '예술벼룩시장'이라 불리는 홍대앞 희망시장은  그곳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작가들이
'좋아하는 작업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곳'을 꿈꾸며 붙인 이름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사실 나는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할 수 없이 취업을 하고 또 원치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꿈 같은 일이고 버럭 성질을 돋우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모아온 돌로 무언가를 만드는 '원석 DJ ' 미미루, 뜨개질한 빨강고양이와
원숭이 모자 좌판의  주인장 빨강고양이,  소박한 북아티스트 박소하다,  우유각소녀,
세계를 돌아다니며 찍은 자신들의 사진을 좌판으로 펼친 좌린과 비니 부부,
날개 달린 가방을 만드는 날개공장 공장장 라라, 점토인형작가 똥쨈 아줌마,
어린왕자로 통하는 델로스 등 자신의 손으로  조물락조물락 만든 수공예 작품들을 가지고 나와 
좌판을 펼친 12인 예술가의 면면이  참으로 다채롭다.

말이 예술작품이지 잘못 보면 어린애 장난처럼도 보일 수도 있는 것을 당당하게 좌판에 펼치고,
또 그 작품에 열광하는  마니아 층까지 형성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도 어느 정도는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에서  자유로워진 것 같다.

--우리 사회가 행복했던 적이 있나요? 이젠 아무 생각 없이 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64쪽)

태극기 중간에 천연덕스럽게 하트를 그려넣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눈에 띄는
수줍은 전략가  강영민은 이렇게 반문하면서 "웃자, 행복해지자, 그게 복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은 가벼운 듯하지만  울림이 있다.
생각해 보라, 지금부터 행복해지겠다고 아무리 각오를 한들 행복이란 놈이 굴러들어오겠는가!
일주일에 한 번 좌판을 펼쳐 벌어들이는 돈이 간신히 재료비나 충당하면 다행일 것 같은데
따로 믿는 데가 있는 것처럼 그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장난스럽고 유유자적하다.

30대부터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사회에 팽배한 가운데 10억 정도를 모아야
노후가 걱정 없다고 자신은 이미 착수했다고 자랑하는 젊은이들만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보다가 ,
어수선한 작업실과  남의 시선은 조금도 의식하지 않는 듯한 뚱한 표정의 젊은 예술가들을
책 속에서 만나니  어쩐지 안심이 되면서 조금 숨통이 트인다.

젊음의 특권은 어찌 보면 자신에 대한 도취인 것인데, 자신이 대단한 예술을 하는 양 폼을 잡지 않는 것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어느 집 거실 벽에, 누군가의 책상 위에 놓여 있을 우리 사진을 생각하면 참 뿌듯하다"(145쪽) 는 
아내 비니의 말도,  
"사진 한 장에 7천 원이면 그저 주는 거라고 생각해. 우리 사진이 얼마나 좋은데!"(146쪽) 라고 말하는
남편 좌린의 말도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지점토로 똥 모양과 독특한 생김새의 인형들을 빚는 똥쨈 아줌마의 작품들을 나는 유심히 살펴보았다.
나도 한때 공예과 나온 친구랑 몇 개월쯤 집에서 지점토를 주무르며 놀아본 경험이 있는 것이다.
겨울 혹한기에는 시장을 열지 않는다니 올 겨울에는 집에 틀어박혀 액자 몇 개를 만들어 가지고
봄에 개장하면 들고 나가 볼까, 하는 궁리를 하며 나는 책장을 덮었다.


 


내가 유심히 본 똥쨈 아줌마의 지점토 작품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ng 2005-12-05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리뷰가 속속 올라오네요. 이것도 질러야 하나...하고
고민하게 만드시는 리뷰이옵니다 흑~

비로그인 2005-12-0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좌린과 비니
이제 제가 다 반갑습니다..ㅎㅎ

로드무비 2005-12-05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다시 봐도 참 사랑스럽고 부러운 부부네요.^^

mong님, 리뷰 쓰기로 하고 얻은 책인데 아주 재밌게 읽었어요.
그러기가 쉽잖은데......^^

urblue 2005-12-05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 신청했다 떨어진 책. ㅠ.ㅜ
벌써 읽고 리뷰까지 쓰셨네요. 정말 재미있었나봐요.
(아직 리뷰 안 쓴 책도 있죠? =3=3)

로드무비 2005-12-0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넘의 아픈 기억을 들추다니!
플레져님이 읽고 리뷰 쓰실지도 모른단 말이오!=3=3=3
(사진이 많아 책 재밌게 읽혀요. 그런데 그때 신청했는데 떨.어.졌.다.고요?(복수!))

blowup 2005-12-0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막상 가보면 그게 딱히 개성으로 느껴지지 않고, 그저 트렌드 같기도 해요. 이거 너무 삐딱한 거죠? 정말로 창의적인 작업들을 별로 못 봐서 그런가 봐요.
로드무비 님. 김중혁 씨 글은 좋은가요? 가끔 홈피는 들려보는데... 이 분도 워낙 게으르셔서...

로드무비 2005-12-0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글을 조윤석 씨가 썼는지 김중혁 씨가 썼는지
살펴보지 않고 읽었어요.
아무튼 전반적으로 그들을 엄청나게 미화시키지도 않고 호들갑을 떨지도 않고
담담하게 소개한 것은 마음에 들었어요.
희망시장에 자주 가는 분은 그런 느낌을 받으셨을지도 몰라요.
사실 굉장히 잘난척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람도 봤고,
아무리 봐도 조잡한 걸 특별한 것처럼 포장한 경우도 보이고
다양하죠, 뭐.
하지만 전 뭐 워낙 그런 풍의 시장을 좋아해서리...^^;;

플레져 2005-12-0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김중혁씨의 소설도 좋아하세요? ^^ 글 마다 필진이 따로 적혀있지는 않더라구요. 조금 문학적인 표현이 나오거나 하면 김중혁씨가 썼나... 정도 추측해요.
로드무비님, 저도 다 읽었는데... 아직 리뷰는 ^^:;
히히...저를 믿고 계시는 로드무비님, 귀여우십니다 ㅎㅎㅎ
참, 저는 미미루한테 산 목도리가 있어요. 무지 귀여워요 ^^

BRINY 2005-12-05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나왔었군요. 저도 홍대앞 희망시장에 나가시는 작가분한테서 구입한 북 커버랑 지갑이랑 가방 애용하는데, 실용적이면서 예쁘고 개성있고 가격도 안비싸요.

하루(春) 2005-12-0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우 궁금하지만, 일단은 눈요기로 만족해야 겠어요. 연말이라 뜻밖의 지출이 많군요. ^^

로드무비 2005-12-0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ㅎㅎ 맞아요.
연말 유흥비 무시 못하죠.=3=3=3

브리니님, 저도 천 지갑 산 적이 있어요.
소품들이 탐나는 게 많아요. 값도 적당하고.^^

플레져님, 블루님이 하도 닦달을 하셔서 그냥 한 말이니
신경 안 쓰셔도 괜찮아요.
미미루는 대학로에 가게를 가지고 있다면서요?
그 목도리 보고 싶네요. 플레져님 착용 컷 특히!^^

hanicare 2005-12-0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회가 행복했던 적이 있나요? 이젠 아무 생각 없이 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ㅡㅡㅡ 이 말에 별 다섯 개.*****(<---요기)
대단한 예술을 하는 양 폼을 잡지 않는 것이 저도 마음에 드는군요.

로드무비 2005-12-0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 여사, 저도 저 말이 팍 꽂히더군요.
그런데 별 다섯 개는 어디 갔어요?^^

하늘바람 2005-12-0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대앞은 거니는 것만으로도 시간 절로 갑니다, 특히 저처럼 참새가 방앗간 그냥못지나가는 이는 더 그렇죠. 그래서 잋 개 참 보고팠는데^^

날개 2005-12-0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부가 저렇게 같이 예술가이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5-12-0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부터 들었던 생각이지만 가난한 우리네 인생, 뛰어봤자 벼룩같아요. 저두 예술까진 아니지만 남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기냥 저 좋아하는 일이나 실컷 하다 죽을랍니다!! 흐흐..

로드무비 2005-12-07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제 생각이 바로 그거예요.
심오한 것도 싫고 복잡한 건 다 싫어요.
좋아하는 짓이나 실컷 하다 죽을랍니다.ㅎㅎ

날개님, 더할 나위 없지요, 뭐.^^

하늘바람님, 전 백화점 명품관보다 벼룩시장이 월씬 마음에 듭니다.
쓸데없는 걸 사다보면 그것도 꽤 액수가 많아져 조심해야 해요.
님도 그러시구낭.^^;
 
저녁뜸의 거리
코노 후미요 지음, 홍성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어젯밤, 책을 받아들고 나서 솔직히 얇은 두께에 적잖이 실망하였다.

"뭐야, 정가가 7천 원인데 이렇게 가볍고 얇아도 되는 거야?"

나도 모르게 볼멘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사나흘 전, 메일을 체크하던 중 이 만화를 발견한 나는 제목에 사정없이 끌려 검색하고,
표지와 줄거리를 확인하고 난 후  2분도 망설이지 않고 주문장을 접수했다.
보관함에 책을 넣어놓고 한두 달을 대기해야 겨우 장바구니로 이동할까 말까 하는 처지의 
많은 책들이 볼 땐 억울하기도 하고 아니꼽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간에 책이 예쁘긴 하지만 이렇게 얇다니!

하지만 첫눈에 끌린 이성처럼 이 책에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취침 전 나의 책으로 또다시 간택이 되었으니까.
(리뷰보다 사설이 길 것 같은 불길한 예감!)

--그로부터 10년, 행복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아름답다고 생각할 때마다 사랑했던 도시 전체가,
사람들 모두가 생각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날로 질질 끌려간다.
네가 살 세계는 여기가 아니야,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25쪽)

그날이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었던 1945년 어느 여름날을 말한다.
작은 건축연구소의 사무원인 미나미는 원폭으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고 어머니와 살아남았는데
구두가 닳는 것이 아까워 동네에 들어서면 맨발로 걷고, 사무실 맞은편 양장점 윈도우에 걸린
원피스를 제법 비슷하게 바느질하여 만들 줄도 아는 손끝이 야무진 소녀이다.

같은 사무소의 우치코시와의 사이엔 바야흐로 이상한 감정의 기류가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10년 전 넋이 나간 것 같았던 어머니도 많이 회복되어,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가요 게임'을 빨리 가서 들으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꽤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개천이 흐르는 동네 초입에만 들어서면 그녀의 입에선 알 수 없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죽은 줄 알았어요, 오토미상... 살아 있었다고는 부처님이라도 몰랐을 걸요, 오토미상?

그녀는 그 개울에 자신도 잘 아는 수많은 얼굴이 시체로 둥둥 떠있던 그날의 참혹한 정경을
결코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1945년이나, 미나미의 일상을 그리는 그로부터 10년 후나, 또 그로부터 몇십 년이 지난 후
그녀의 조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세 편의 이 연작 만화에는 전쟁이나 원폭에 대한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언급이나 묘사는 없다.
 맡은 일을 하며 순한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이 맑고 연한 된장국이 끓을 때
나는 냄새와 훈김으로 맡아질 뿐이다.

그런데 역사 속에서 개인의 선택과는 무관한 어떤 일로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이 만화는 정말 섬뜩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운좋게 100년을 살아봐도  인생에는 별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느 집 담장 밖으로 흘러나오는 맑고 연한 된장국 냄새를 맡으며
좋아하는 방송 프로를 놓치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순간,
그것이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이 만화는 말하는 듯하다.

 


일상의 소중함!  진부한 말 같지만......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hika 2005-12-0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일단 보관함에.
지금 잠깐 살펴보는데 글이 가로쓰기, 세로쓰기 섞여있어서 첨엔 엉뚱하게 글을 읽었어요. 그림땜에 글자가 그리 된걸까요?

로드무비 2005-12-0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 봅니다. 치카님!^^

chika 2005-12-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 새 그림이 올라왔네요? 저 그림 맘에 들어요... (흐음~ 새삼 퍼갈까, 라는 생각이...? ^^)

mong 2005-12-03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미리보기로 책을 살펴 보면서...
'두께는 너무 얇구만'과
'그림과 분위기는 좋은데?'사이에서 갈등했답니다 ㅎㅎ
보관함에 있어요 ^^

서연사랑 2005-12-03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였군요.
로드무비님은 특별한 만화들을 잘 골라내는 재주를 지니신 듯^^

깍두기 2005-12-0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운좋게 100년을 살아봐도 인생에는 별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느 집 담장 밖으로 흘러나오는 맑고 연한 된장국 냄새를 맡으며
좋아하는 방송 프로를 놓치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순간,
그것이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이 만화는 말하는 듯하다.
====로드무비님은 가끔 절 안심하게 해 주신다니까요!! 안타까우면서도 묘하게 안심되는 말이었어요. 님의 이런 글이 너무 좋아요!!!

뚜유 2005-12-03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만화는 꼭 소장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답니다. 3일만 참으면 이 손에..
리뷰도 정말 멋져요!

blowup 2005-12-0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김 같은 리뷰. 킁킁거리고 있어요.

로드무비 2005-12-0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꽤 향긋하죠?^^

칼슘두유님, 사흘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깍두기님, 안타까우면서도 묘하게 안심된다는 님의 댓글도
무지 마음에 드는군요.^^

서연사랑님, 제가 생각해도 냄시 하나는 잘 맡는 것 같습니다. 호호.^^

mong님, 제게 이런 책은 소장 1순위예요.
뭣보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치카님, 이 책 님도 좋아하실 듯.^^

그로밋 2005-12-0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님의 리뷰를 애써 외면할 때가 있습니다. 님의 리뷰를 읽으면 너무 읽고 싶어서, 갖고 싶어서 며칠을 끙끙대는 절 발견하거든요. 지금도 손가락이 자꾸 꼬물락거려서 미치겠네요. 요번엔 무슨 핑계로 조것들을 손에 쥘까나..... 아~ 안달나 죽겠네요. -_-;;;;
(귓속말 : 왜 추천은 한 번밖에 못하는 거죠????)

로드무비 2005-12-0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로밋님, 그냥 지르세요.ㅎㅎ
땡스투 꼭 누르시고요.
(아유 참, 추천 한 번도 감사한데, 두 개면 더 좋겠지만서도.
너무 좋아해 주시니 부끄럽사옵니다.호호~)

싸이런스 2005-12-0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지 부끄러워지네요.

비로그인 2005-12-03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운이 좋아 백년을 살아도
그 일상의 소중함은 잘 모르고 늘 어딘가를 바라보다
늙어죽을거 같아 슬프네요

로드무비 2005-12-0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그것도 운명이라면 뭐...=3=3=3
(괜한 말씀이신 거 다 앱니다.)

싸이런스님, 뭐가요?
아참, '왠지'라고 앞에 쓰셨지!^^


히피드림~ 2005-12-03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네요.^^

로드무비 2005-12-0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검둥개 2005-12-04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늉하신 리뷰에 저렇게 멋진 그림까지!!! ;)
저두 오늘 된장국을 끓이렵니다! ^^ =3=3=3

로드무비 2005-12-04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저 그림 정말 마음에 들어요.
입에 고무줄을 물고 머리를 묶어주는 소녀나, 머리를 맡기고 있는
아이의 장난스러운 표정, 세밀한 방 풍경 모두!
훈늉한 리뷰라 해주시니 기분이 좋아 헤벌쭉.^^

플레져 2005-12-04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과 이 책의 제목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일상의 소중함...잊지 않을게요 ^^

로드무비 2005-12-0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제 허름한 밥상이 생각나는 제목이죠?^^

날개 2005-12-04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담에 저 빌려주세요..^^

로드무비 2005-12-04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첩에 기록해 두세요.^^
 
두 친구 이야기 카르페디엠 19
안케 드브리스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 전 일이다.  
자기 전에 읽을 책으로 무심코 이 책을 골라들었다.
그런데 몇 장 읽지도 못하고 후다닥 책을 덮어야 했다.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폭발하여 아이를 죽도록 패는 엄마의 얼굴처럼 무서운 게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우리가 지겹도록 보는, 술에 취하여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때리는 텔레비전 시사 프로 속의
아빠들도 끔찍하긴 마찬가지지만,  유디트의 엄마는 더욱 비정하고 악랄한 데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더욱 무서웠던 건 어린 소녀 유디트의 공포, 그녀의 슬픔이었다.
유디트는 항상 엄마의 눈치를 보고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조심조심하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꼭 실수를 하게 된다.
어린 동생 데니스가 새 운동화를 욕조 속에 빠트려도 모두 유디트의 잘못이 된다.
비명이 새어나가는 걸 막고 본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기 위해  엄마는 유디트를 다락방에
질질 끌고 간다.
소녀는 내일 학교에 갈 일이 걱정 되어 제발 얼굴만은 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세상에 이토록 참혹한 광경이 또 있을까.

"너를 때리고 싶지 않아. 하지만 그게 나보다 강해. 나 자신을 멈출 수가 없어."

진공청소기의 금속파이프로 아이를 때려 거의 기절시키고 난 후 엄마가 하는 말이다.
이 정도면 악령에 사로잡힌 것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어젯밤 나는 용기를 내어 다시 책을 펼쳤다.
읽으며 계속 가슴을 졸인 건 지금 이 순간도 어느 모진 부모들에 의해서 그런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만 먹었지 진정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나도 그 중의 1인이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그대로, 혹은 몇 배로 돌려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자신의 욕망을
슬기롭게 조절할 줄 모르는 이들,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를 유폐시켜버린 이들......
그에 비하면 이 책의 주인공 유디트와 미하일은 어떤가!

"유디트를 보면 자꾸만...... 그애한테 내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어요."(177쪽)

유디트에게 늦게나마 미하일이라는 좋은 친구가 생겨 얼마나 기쁘고 다행인지 모르겠다.
아빠에 대한 또 다른 종류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소년 미하일과 친구라고는 하나도 없는
외톨이 소녀 유디트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었다.

그런데 어쩌지?
지금도 쥐도새도 모르게 부모라는 얼빠진 인간들에게서 영문 모를  매를 맞고 있는
수많은 우리 아이들은!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ng 2005-12-0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부녀는 영화나 티브이를 볼때 잘 우는 편인데 우는 장면이 달라요
아빠는 가족이 다시 만날때나 누가 떠날때 울고
저는 아이들이나 동물이 학대 당할때 울거든요
그러다가 서로 울보라고 놀려요~지금은 아빠가 훨씬 울보랍니다~
간달프가 다리에서 떨어져도 우니까요 ^^
리뷰를 읽다가 슬퍼졌는데 어떻게 댓글로라도 분위기를 환기 시켜보려고 ;;

비로그인 2005-12-01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로드무비님
저도 어제 다른 책이지만 이 비슷한 생각에 책을 읽는 네시간 반동안 내내 울고 저녁에 술을 마시고 또 울고 리뷰를 써야하는데하며 자판을 두드리다 울고 그랬는데..
오늘 여기서 이 글을 보니 참 기분이 묘하네요.
저도 그 폭력의 희생자였고 누구엄마는 부지깽이로 때린다더라 라는 끔찍한 말에 위로를 받아야했던..
그리고 상처라는 것에 대해 단 한번도 맞아본 적이 없는 신랑과 얘기를 하며 연민과 공감하려는 노력외에는 그 상처자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남자랑 사는 구나 다시 한 번 절망했더랍니다.
전 이 책은 읽으면 안되겠네요
저도 리뷰를 쓰긴 써야하는데..

비로그인 2005-12-01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몽님과 저는 여기만 쳐다보고 사나봐요..ㅎㅎ 나도 분위기 좀 환기시켜보려고 이런 글을 또..^^

로드무비 2005-12-0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올리셨던 님의 어느 글이 생각나는군요.
마음이 무겁습니다.
전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어요.
이상하게 나이들어 갈수록 겁쟁이가 되네요.

그런데 사람이 꼭 경험을 해봐야만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다르겠지요. 다를 수밖에...어떻게 같은 강도로 느낄 수 있겠어요.
그런데 아무튼 한 인간이 한 인간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그것이 특히 부모자식 간일 때는 너무 무서워서 뒷걸음치게 돼요.
님은 어제 어떤 책을 읽으시고 그 난리를 치셨을까? 궁금합니다.

mong님, 간달프가 다리에서 떨어져도 우신다니 괜히 나도 그 대목에서
눈물이 나오려고 하네.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요.
리뷰 쓰기로 하고 받은 책이라 읽기를 마칠 수 있었어요.
얼마 전에 떼먹은 책도 있고 하여!^^;;;;

검둥개 2005-12-01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맨날 맞았어요. 물론 금속 파이프로는 아니지만. 그런데 외국영화를 보면 맞은 게 차라리 났다, 성희롱을 당하는 것보다는. 이런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요. 세상은 요지경이에요...

hanicare 2005-12-0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받은 상처를 그대로, 혹은 몇 배로 돌려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그것도 자기보다 약한 상대에게 그러는 작자는 재활용도 안되는 오염쓰레기입니다.영원히 분리수거해버려야 할....
*P.S.그런데 자신의 욕망을 슬기롭게 조절할 줄 모르는 이들,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를 유폐시켜버린 이들-에서는 가슴이 뜨끔하네요. 나도 그 대열에서 결코 빠지지 않을 듯.

blowup 2005-12-0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게 읽으셨군요. 그런 공포가 치유될 수 있을까요? 그런데 그 엄마는 그저 비정하고 악랄하여 그런 건가요? 이런 책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서 집어던지고 싶을 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5-12-0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 여사, 저야말로 그 대표적인 인물이지요.
유디트 엄마 정말 너무나 미운 여자예요.
진공청소기 막대기 빼앗아서 몇 대 때려주고 싶어 혼났어요.^^;;;

검둥개님, 아이고. 맞으셨다고요? 아이고.
인간들의 지붕 밑에서 도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무시무시합니다.
어떤 때는 알고 싶지도 않아요.
안 그래도 간신히 살아가고 있는데......

로드무비 2005-12-01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유디트의 엄마에게는 물론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지요.
아주 끔찍한.
뭐에 씌인다고 하잖아요. 딱 그 상태예요.
본인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mong 2005-12-0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얼마전에 떼먹으신 책 뭔지 저 알아요!
(별걸 다 자랑스러워 하는 몽~)
그거 리뷰쓰시면 읽어보고 살까 생각하던 책이에요 ^^

sudan 2005-12-0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책은 절대 못 읽을 것 같은게, 이 리뷰를 읽는 것도 좀 힘들었어요.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조심조심하는데' 부분에서 한번 포기하고(그래도 추천은 했답니다. 헤헷) 이제서야 용기를 내서 다시 읽어요. 생각해보니, 유디트 엄마의 마음의 상처도 마음 아파요.

가시장미 2005-12-0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어제 사당역을 지나가다가 아동학대 사진을 보고 경악을 해야만 했는데 이런 글을 보니 또 생각이 나네요. 아동학대는 정말 있어서는 안되는데. 그렇게 해야만 하는 부모의 심정은 또 뭘까요? 정말 사람의 심리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로드무비 2005-12-0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리뷰 읽는 게 힘들었다니, 이 책은 아예 꿈도 꾸지 마셔요.
상처고 나발이고 저 유디트 엄마는 계속 그냥 미워할래요.
추천은 너무 고맙고...^^

mong님, 그래서 그 책은 플레져님께 드리기로 약조했답니다.
읽고 리뷰 쓰시면 출판사에서도 용서해 주겠죠.
아님 말고!(배째라!ㅎㅎ)

로드무비 2005-12-01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사진꺼정 내걸었어요?
무서워라.
무서워하지만 말고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행동을 해얄 텐데.
그래도 역시나 뒷걸음질.;;

플레져 2005-12-0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잔혹극이 따로 없네요. 거리에서, 쇼핑몰에서 자신의 아이를 구타하는 엄마들...정말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울며불며 쫓아오게 만들면서 가장 무서운 표정을 짓거나 처연하게 옷을 고르더라구요...
그...책 리뷰를... 제가 써서 용서가 된다면! 기꺼이!!! ^^;;;
과연? =3 =3

아영엄마 2005-12-0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그런 부모 밑에서 자라야 한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울 남편도 가끔 옛날 이야기를 하는데 시아버님이 종종 자신의 화를 억누르지 못해 꼬투리가 잡혔다 싶으면 많이 때렸다고 하더군요. 남편 자신은 왜 맞아야 하는지도 모른체 말여요.. -시아버님도 이제는 가끔 젊었을 때 자기가 왜 그렇게 때렸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아무튼 그게 그렇게 싫었을텐데 지금은 남편이 아이가 말을 정 안들으면 '패야 한다, 결국은 그래서 잘못된게 뭐가 있느냐'는 식으로 말하는데 저는 그게 너무 싫어요. 물론 맘이 약해서 실제로 아이들을 때리지는 못하고 저보고 그러라는...^^;;(당연히 저는 반대!!)

비로그인 2005-12-01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자녀를 하나의 존중해야 할, 독립된 존재로 본다는 것이 힘든 일은 일인가봐요..어른들도 사회적인 억압에 의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약자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많은 것두 같고요..폭력은 행사하지 않겠지만.. 건강한 의식이나 자격을 갖출 수 있을지..솔직히 자신이 없구만요..

반딧불,, 2005-12-0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언젠가 학대받는 아이들을 위한 성금 모금을 부탁하는 전단을 보았는데
아무리 봐도 저도 해당이 되는 듯 하더이다. 꺼떡하면 방치하고 꺼떡하면 소리지르고 때리기도 하구요ㅠㅠ 그래도 최소한 스스로가 어떻다는 것을 느끼고 조절하려
노력하는 것만도 다행이다 하고 생각할 적도 있습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합니다. 그럴러면 스스로 얼마나 더 노력해야할지....

어쨌든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어떻게 하면 그렇게 멍이 들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게 때릴 수가 있는 것인지...이해가 안되요. 정말이지.

Phantomlady 2005-12-0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듀나가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에 대해서 학창시절 그런 경험(?)을 조금이라도 당한 사람은 저 영화가 너무 무서워서 차마 못 볼 거라는 말을 한 게 생각이 나요.. 어떤 종류의 폭력이든 폭력을 굉장히 무서워하는 저로서는 감정이입이 너무 심하게 되서 '두 친구 이야기'는 도저히 못 읽을 거 같아요..

우리보다 약자인 아이는 절대 때려서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기에는 부모도 참 약한 존재인 것 같아요. 플레져님이 말한 것처럼 쇼핑몰에서 울고불고하는 아이를 때리거나 무시하는 엄마들.. 그러나 그 순간 그들의 표정은 마치 넋이 나간 듯 해서 보고 있기 너무 슬퍼요 때로는 사랑스런 내 아이가 괴물처럼 악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테죠..

하지만 이유없이 때리는 부모들..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런 인간들은 똑같이 갚아서 때려줘야 해요..

로드무비 2005-12-01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악! 제 비명 들리세요?
거의 페이퍼 하나에 육박하는 긴 댓글, 누르기 전에 다운되어 날려먹었습니다.
기운이 없어서 다시 일일이 못 달겠어요.
나중에 다시 쓸게요. 양해 바라며......

숨은아이 2005-12-01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리는 부모들은 아마 어렸을 때 똑같이 맞았을 겁니다. 아동학대가 무서운 건 대물림되기 때문이래요. 매맞는 아이들이 커서 똑같이 때리는 부모가 되는 거지요.

로드무비 2005-12-0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그게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사실이냐고요.
지옥이 따로 없지요.

서연사랑 2005-12-0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제나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지라 아이를 채근하고 윽박지를 때도 많은데, 순간 제 안에 숨어있는 그런 공포스러운 기질이 느껴질 때 앗!하고 놀라는 적이 너무나 많습니다. 한번도 서연이를 때려 보지 않았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저 책, 손에 잡으면 가슴이 내려 앉아버릴 것 같으네요...

산사춘 2005-12-02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무이한테 엄청 맞고 컸는데 나중에 사과하시더라구요. 내가 맞고 커서 너를 더 때린 것 같다고, 너는 니 자식 때리지 말라고. 마지막에 그래도 때려서 니가 사람꼴이 된거다라는 말만 없어도 참 완벽했을텐데... 요건 좀 아쉬버. 제가 워낙 사고를 심하게 치긴 했지만 어려서 왜 맞는지 영문도 모르고 맞을 때는 정말 별 끔찍한 생각이 다 들었어요. 그래도 사랑도 많이 받고 크고 난 뒤 어무이에 대해서 동의는 못해도 이해는 했지만, 다 커서도 그 상처가 좀 갔어요. '용기를 내어' 다시 펼쳤다는 무비님의 심정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로드무비 2005-12-0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빗자루몽댕이로 맞은 것 말씀하시는 거죠?
매도 사랑의 매가 있고 자기분노폭발의 매가 있는데
산사춘님 어무이의 그것은 사랑의 매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아이가 공포를 느낄 정도의 매는 안 될 것 같아요.
저는 주로 엉덩이와 등짝을 후려치는데 자중해야겠습니다.^^

서연사랑님, 그런 순간 기분은 누구나 느끼는 건가봐요.
전 저만 성격이 이상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
자신의 아이가 하나 있고 보니 슬픔과 공포도 이렇게 구체적입니다.
동의하시죠?^^

kleinsusun 2005-12-0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이 책 읽으면서 영화 <오로라 공주>가 생각났어요.
거기서 젊은 계모가 어린 애를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가서 발로 차고 머리를 박고 막 때리거든요. 정말 끔찍했어요.
<거짓의 사람들>이 생각나네요. 이런 사람들은 정말 악한게 아닐까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어떻게해야... 이런 부모와 살고 있는 애들을 구할 수 있을까요?

로드무비 2005-12-0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엄정화가 그 역할을 잘 소화했나요?
사람들 몰래 때리는 것이 더 무섭고 악랄하게 느껴졌어요.
거짓의 사람들도 읽으셨구나.
무시무시한 사람들 많이 나오죠?
정말 어떻게 해야 매맞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이 될지 저도 답답합니다.

호밀밭의파수꾼 2005-12-0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정말 슬프게 추워집니다.

로드무비 2005-12-0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님, 내년 여름에 읽으세요. 더울 때!^^

날개 2005-12-02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런 책 못읽을것 같아요.. ㅠ.ㅠ
가슴이 짓눌린듯해서 너무너무 싫어요..
 
만화 한국 신화 1 - 천지왕, 하늘과 땅을 열다
구명서 지음, (주)미디어러쉬 그림 / 작은박물관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하늘이 열리고 해가 솟으면서 세상이 기지개를 켭니다.
푸른 하늘과 기름진 땅, 그리고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운 생명체들......

<만화 한국신화> 1권은 천지왕이 하늘과 땅을 여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 학습만화 최초로 흩어져 있던 한국신화를 체계화한 것'이라는 작가의 호언장담과 함께
제 2권 소별왕의 귀환(가제)부터 제 10권 단군 시대(가제)까지 대서사시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우리 나라 어린이들이 아무 의문도 없이 <그리스 로마 신화>만 읽어대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창세 신화를 직접 찾아나섰다는 작가의 말이 믿음직합니다.
제주도에 남아 있는 '천지왕 본풀이'와 함경남도 함흥의 '창세가'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거기에다 작가의 상상력을 보태었다나요?
옥황상제 천지왕과 그의 아내가 되는 총명아기, 이 부부의 쌍둥이 아들 대별과 소별,
인류최초의 악당인 털북숭이 수명장자,  번개의 신 번개장군, 바람과 구름의 신 풍우도사,
하늘의 문을 지키는 도수문장 등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그런가 다소 유치하고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천둥장군, 번개장군, 풍우도사라니,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책도 아니고 말이죠.
어린이들은 그 복잡한 서양의 신들 이름뿐만 아니라  티라노사우루스니 스테고사우루스니
길고 생소한 공룡 이름도 줄줄이 외우는 아지 못할 능력의 소유자인데 말입니다.

--자신의 눈으로 해와 달을 만들고 육신을 뿌려 땅을 가꾼 천지왕은 맑고 신비한 기운에 휩싸여
하늘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을 창조한 옥황상제 천지왕이 되었습니다.(55쪽)

해와 달이 두 개씩이라 낮은 너무 뜨겁고 밤은 너무 차가워 사람들이 살기 힘들었다니,
거기다 수명장자라는 악당이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히자 천지왕이 이를 벌하려고 했다는 
이야기의 시작과 전개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왜 천지왕은 해와 달을 두 개씩이나 만들어 사람들을 가뭄과 추위에 시달리게 했을까요?
뭐니뭐니 해도 제 1권의 하이라이트는 천지왕과 총명 아기의 만남(제법 가슴이 두근거립니다)과
대별이와 소별이, 쌍둥이의 출생 장면이지요.
너무도 성격이 판이한 두 형제는  얼핏 구약의 카인과 아벨을 떠올리게 합니다.

초등 1학년생인 우리집 아이는 이 책을 펼치자마자 재밌다며 단숨에 읽어치웠습니다.
한 시간쯤 걸렸을까요?
아이가 재밌다니 다행입니다만 그런데 제 눈에는 그림이 아무래도 좀 거슬립니다.
선도 너무 투박하고 거칠고, 인물들의 표정도 섬세하지 않으니 감정 이입이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어린이들이 읽는 최초의 한국 신화'에 무게중심을 두더라도 말입니다.
다른 어린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볼지 정말 궁금하네요.




등장인물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ng 2005-11-3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시도가 계속되어지고 더 나은 결과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로드무비 2005-11-3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그러게요.
의욕을 높이 사고 싶어요.^^

서연사랑 2005-11-3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예쁜데요?(실제로 보지 않아서 그런가?...)
그리고 저렇게 등장인물을 그림으로 소개해 주는 거, 좋아요^^

하늘바람 2005-11-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릭터들이 아이들 좋아하게 생겼네요. ^^

로드무비 2005-11-3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아이는 이 책 그림도 마음에 든다니 제 눈이 이상한 건지
몹시 헷갈려요.^^;;

서연사랑님, 리뷰를 잘 못 써서 저 그림이라도 서비스로 넣은 거랍니다.^^

2005-11-30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12-02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로마신화> 가 완결되었다고, 애들이 다른 책을 사달라고 하던데... 저걸 시작해 볼까요?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박범준.장길연 지음, 서원 사진 / 정신세계원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몇 해 전 늦은 가을, 속초로 가는 차 안에서 차창 밖으로 휙휙 스쳐 지나가는
산등성이의 드문드문한 집들을 보며 남편이 내게 물었다.
“언젠가 깊은 산골에 오두막을 짓고 살아보고 싶은 생각 없어?”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는데......그런데 괜찮을 것 같지 않아? 최소한의 일감만 확보되면
산골 오지에 사는 것도. 거기도 인터넷은 될 거 아냐!”
그러니까 나의 산골 생활 전제조건은 ‘최소한의 일감’과 ‘인터넷이 가능할 것
(컴맹이나 마찬가지인 주제에!)’, 심심하지 않도록 ‘많은 책과 영화 테이프를
미리 확보할 것’ 등이었다.
그때 남편은 왜 그런지 고개를 절레절레 옆으로 내저었다.

올해 초, ‘인간극장’이라는 한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자신들의 시골생활을
공개한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가 있다.

박범준, 장길연 부부.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나오고 너무나 도회적으로 생긴 이 부부는
얼마나 닮았는지 처음 봤을 때 오누이 같았다.
얼굴만 한 번 쳐다봐도 운명의 끈으로 묶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 커플이 더러 있는데
이들이 바로 그런 드문 경우였다.
이름만 그럴듯하지 벗겨놓고 보면 더욱 탐욕스럽고 사람들을 차별화시키는 웰빙,
상품화된 웰빙이 세상에는 지천인데 이들 부부가 사는 모습은 진정한 웰빙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했다.

방송으로 봤을 때 도시에 사는 시아버지의 생신선물을 준비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직접 따서 꾸덕꾸덕하게 말린 곶감을, 버리지 않고 모아둔 튼실한 상자를 예쁘게 꾸며 담고,
자신이 바느질한 조각보 같은 것으로 예쁘게 싸는데, 세상에나!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솜씨요,
예쁜 마음씀씀이였다.
그 모습에서 나는 냉장고 속에 너무 오래 굴러다닌 재료를 버릴까 어쩔까 망설이다
솜씨를 부려 맛난 음식으로 완성했을 때, 그걸 너무 맛있게 아귀아귀 먹는 가족의 모습을
지켜볼 때나 느낄 법한  희열을 맛보았다.
그것은 어느 비싼 식당의 외식과도 비교할 수 없다.

직접 고안하여 만든 마당 귀퉁이의 재래식 화장실과, 목욕 한 번 하려면 불 때랴,
물 데우랴 난리도 아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그들이 시골 생활을 택한 이유는?
한마디로 행복해지기 위해서였다.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두어야 그것이 건강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까?
한 20억 정도 모아두면 어느 날 갑자기 암에 걸려도 걱정 없는 훌륭한 대책을 세워둔 것일까?
건강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겠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생계대책이었다.
“뭐 먹고 살려고 그래?” 이렇게 묻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글을 쓰고, 아내는 천연염색을
할 거라고 간단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건강을 잘 지키고 소비를 줄여 나갈 것이라는 말을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57쪽)

이렇게 담담한 술회처럼 그들의 결정은 뭔가 원대한 야망을 숨긴 수단으로서의 특별한 
선택이 아니었다.
가끔 도시에 나가 밀린 볼일을 보고 무주 그 산골짝 임시 거처로 돌아가면 부부는
그렇게 기쁘고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고 한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방그레 웃으며 눈감고 싶다'라는 길연 씨의 소망에 나의 고개도 끄덕여진다.

그뿐 아니다, 너무나 다른 성향의 두 사람이 만나서 결혼을 하고 서로 맞추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웠다.

'지금 살고 있는 오늘 하루하루가 행복해야 먼 훗날에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미루지 않고,
과감하게 실천하여 땀을 뻘뻘 흘리며 밭일을 하고 자신들의 노동으로 한 끼의 양식을 버는
이 젊은 부부의 사는 모습을 담은 몇 장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그 깨끗하고 순명한 에너지가
내 속으로도  흘러들어 오는 듯했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도(道)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길연’(182쪽)

이처럼 꼭지 하나하나마다 제목 아래  부부가 교대로 가벼운 단상을 적어놓았는데
그걸 읽는 재미도 아주 쏠쏠했음을 밝혀둔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둥개 2005-11-2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이름이 눈에 익어요. ^^ (과거의 정신세계사???)
미리보기로 사진을 보니까 정말 좋으네요. 보관함에 쏙, 넣었답니다.^^

mong 2005-11-2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덜가지고 고단하게 사는 삶을 택한 그들의
따뜻한 살림을 엿보는 재미가 있을것 같네요
로드무비님의 엄마다운(냉장고의 오래된 재료로 마법도 부리시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국경을넘어 2005-11-2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울 따름입니다. 저도 저렇게 살고 싶은데...

울보 2005-11-26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그네들 사는모습을 보고 좋다라기보다는 ,,
저는 너무 현실에 길들여져버렸나 봐요,,,

로드무비 2005-11-2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꼭 그렇게 사시길 빌어드릴게요.^^

mong님, 특히 연애와 결혼이 이상하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청춘남녀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어요.
(저 가끔 알뜰할 때도 있어요, 뭐.ㅎㅎ)

검둥개님 맞아요.
사진들이 꽤 실려 있고요.
멋부리지 않은 은은한 사진들이 참 좋아요.^^

로드무비 2005-11-2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저도 자신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부러웠어요.^^

kleinsusun 2005-11-26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와 결혼이 이상하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청춘남녀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어요." - 꼭 읽어야 겠군요.ㅎㅎ
이 사람들 정말 용기있군요.근데....오래오래 이렇게 살 수 있을까요?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인데....
아름다운 부부의 용기가 부럽지만...저는 용기도 자신도 없네요. 솔직히...
Thanks to하고 갑니당.^^

히피드림~ 2005-11-26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부부가 시골에 살면서 농사도 짓나요? (갑자기 궁금하다는...)

플레져 2005-11-2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에 살면 하루종일 일이라는 어른들의 말 그대로 하루종일 끼니에 올릴 당근, 추위에 견딜 지붕을 손보는 부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연상시키는 식단도! 특히, 길연씨가 만든 두부 조림이 엄청 먹음직스러웠던 그 장면, 두부조림 할 때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되버렸어요. ㅎㅎ

로드무비 2005-11-26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그 자급자족의 검소한 식탁이 정말 좋아 보였죠?
둘의 연애사도 재밌었고요.
두부조림, 저도 잘하는데...ㅎㅎ

펑크님, 쌀농사는 짓지 않고요.
웬만한 채소는 다 직접 키워 먹더라고요.
그것만 해도...^^

수선님,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데요, 뭐.
저들은 제가 보기에 절반은 스님이고 수녀였어요.
인생길을 함께 걸어가는 도반.
수선님껜 수선님과 어울리는 사람이 준비되어 있을 거예요.
확실합니다.^^


2005-11-26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피드림~ 2005-11-27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말씀처럼 시골에서의 일상이 보통일이 아닐텐데 젊은 분들이 대단하네요.^^

로드무비 2005-11-27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 그렇죠?

하루(春) 2005-11-27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저도 이 부부 나온 프로그램 봤는데 책도 냈군요. 공감가는 얘기 잘 읽었어요.

로드무비 2005-11-27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재밌게 보셨죠? 그 프로?^^

2005-11-27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11-27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사진 너무 마음에 들고요.
말씀하신 대로 주문은 좀 미룰게요.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DJ뽀스 2005-12-27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길연씨가 제 친구의 친구의 친구라는 -_-;;
정말 읽고 싶은 책인데 매번 대출중입니다.

김찬성 2011-11-0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선 어머니와 가족의 살고 계신 자본주의적 바람에 대해, 설득할수 있는 타당성을 지닌 건강한 영에 무한한 생명력을 느낍니다. 우주의 법칙을 바라보고 그에 따르려는,순리를 어렵게 발견하려고 노력하다가 늙으막 하게 찿아서 이재서야 찿았네 하고 눈물짓곤하는 원리를, 찿아서 행동하는 당신들 부부에게서 무한한 POWER를 지닌 따뜨함을 느낍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