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면 산에 오르는 동생 부부의 종용으로 어제 오전 책장수님과 수락산에 올랐습니다.
푸릇푸릇 무성한 잎의 연두빛 산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장승과 백팔계단, 정말 계단이 108개냐고 물었더니 2백몇 개라네요.
어쩐지 숨이 차더라니......
하얗게 탐스렇게 핀 저 건 앵두나무라고 하던데......
꽃잎이 바람에 떨어지는 모습도, 바위 위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모습도 예뻤습니다.
내원암이라는 암자에 오르는 길.
부처님 오신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군요.
돌계단을 올라 산문(山門)이라 이름할 것은 없지만, 돌탑 옆에서 대웅전을 향해
합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송수권 시인의 시 '山門에 기대어'를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절 마당에 하염없이 앉아계신 할아버지의 가느디가는 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언제 봐도 흐뭇한 절집의 땔감과 가마솥, 아궁이.
절 마당에 앉아 마침 대웅전에서 들려오는 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동생부부와 책장수님이 정상에 오르는 동안 한 시간여, 아주 한갓진 시간이었습니다.
절 밑의 노천 간이식당에서.
국수와 라면, 막걸리와 두부김치... 그리고 삶은계란, 정말 꿀맛같은 점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