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꽤 오래전에 출간되었다.
12장 '왜 부동산시장은 주기적인 부침을 겪는가'는 2000년대 초반 미국의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저자들의 분석이 담겨 있는데, 현재의 대한민국에 바로 대비해 볼 만하다. 주변에 부동산 전도사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행태와 부동산 환경이 이 책의 내용과 유사하다.
주변에서 부동산 이야기를 할 때 나는 2000년대 초반 두번의 과열을 이야기하며 시중에 풀린 돈이 나중에 부동산에 몰린 건데, 지금이 최대다. 더 이상 집을 살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바로 무시당한다.
부동산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마치 부동산 값이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 처럼 이야기한다.(오르지 않은 곳도 있는데, 그런 곳은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미분양사태는 어느샌가 기사에서 사라져 버렸다.) 특히나 재미 본 지역에 아파트라도 하나 있다면, 마치 자신이 부동산 시장을 오랫동안 연구해서 그런 것 처럼 이야기한다. 책에 나오는 똑똑한 것처럼. (2000년대 부터 보면 부동산 시장은 반복적으로 올랐다 내릴 뿐이다. 물론 침체기가 길었지만)
사람들은 모든 곳의 집값이 오르기만 할 것이라는 강한 직관을 가졌던 것 같다. 그들은 그 사실을 확신한 나머지 다르게 말하는 경제학자들에게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렇게 확신하게 된 근거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대개 토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항상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구 압력과 경제성장은 불가피 강하게 부동산 가격을 밀어 올린다는 뜻이었다. 이러한 주장은 명백히 틀린 것이었지만 당시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사람들은 집값이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오르지 않으면 그러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물론 한정된 토지와 인구성장, 그리고 경제성장에 대한 이야기는 끈질긴 매력을 갖고 있지만 집값이 급등할 경우에만 비로소 설득력을 지닌다.
아무튼 이 매력 적인 주장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에 대 한 이야기와 결부되는 경향이 있으며, 입소문을 통해 퍼지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다. 이 주장은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때 잠재된 직관으로 강화되어 더욱 빠르게 전염된다. (236-237쪽)
저자는 부동산 과열에는 두가지 요소가 있었다고 말한다. 문화적으로는 주식시장에서의 성공경험이 자신들은 뛰어난(똑똑한) 투자자라는 확신을 갖게 되면서 부동산 투자가 늘어난 것이고, 제도적으로는 부동산 붐에 있어 대출규제로 부자들만 투자기회를 갖는다는 비판에 대출규제가 느슨해 진 것이다.
주변을 보면 이렇지 않은가. 부동산 전도사들은 마치 자신들이 능력이 뛰어나 집값이 오른 것처럼 굴며, 주변에 부동산 투자를 소개하기에 바쁘다. 이명박근혜 시절 집사면 돈 번다고 빚내서 집사라고 정부가 권유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이다.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의 움직임에 따라 부침을 반복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에 따르면 부동산이 일반적으로 좋은 투자라고 기대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 오직 특정한 시기와 지역에서만 그랬을 뿐이다 사람들은 땅이 귀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이 언제나 관심과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는 이러한 경향이 과장되면서 부동산 붐을 일으켰다. 거기에는 문화적·제도적 이유가 있다.
앞 장에서 주식과 관련해 다룬 가격 간 피드백과 가격과 GDP 간 피드백의 주기는 부동산시장에도 적용된다. 점점 빨라지는 집값의 상승 속도는 가격 상승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강화하고 투기적 기회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 피드백으로 인해 오르기만 하는 집 값의 추세에 대한 확신은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다. 1990년대의 주식 거품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똑똑한 투자자라는 자만심을 부추겨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를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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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집값은 2000년 이후에 과거 어느 시기보다 큰 폭으로 뛰었을 그 부분적인 이유는 주택과 관련된 제도 변화 때문이다. 제도 변화는 부동산 붐에 참가할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이루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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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소수계도 부를 쌓을 기회를 누릴 권리가 있다. 이처럼 부동산 붐에 참여할 기회가 불공정 하게 주어진다는 지적은 즉각적이고 무비판적인 정부의 반응을 이끌 어냈다. 주택 및 도시 개발부 장관인 앤드류 쿠오모는 패니메이와 프 레디맥이 대출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대출을 의무적으로 대폭 늘리도록 했다. 그는 실적을 원할 뿐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정치인 출신 장관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의 책임은 미래의 위기 가능성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소수계를 위한 경제적 정의를 구현하는 일이었다. 그 결과 주택대출에 필요한 신용 기준과 서류 요건이 대폭 완화되었다.이 정책이 소수계 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할 것인지의 여부는 한 번도 진지하게 검증 되지 않았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주택대출기관들은 쉽게 대출 기준 완화를 정당 화할 수 있었다. (240-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