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지직 행진곡 문지 만화 1
현태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현태준' 개인이 낸 단행본으로는 이 책이 가장 최근작인것 같다. 물론 유명 만화가인 '이우일'과 함께 낸 책인 '현태준 이우일의 도쿄 여행기'. '시공사'란 최근작이 있기는 하나 그 것은 두명이 함께 낸 여행기이고 이 책은 현태준이 자신의 만화들을 엮은 만화책이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해서 참 독특한 점을 한가지 발견해 냈는데, 그 것은 '문학과 지성사'란 출판사에서도 '만화책'을 발간한다는 사실이다. 그 간 '문학과 지성사'의 책들을 많이 애독하고 있었던 독자로서는 처음 접하는 이 출판사의 새 장르의 책이었다. 그동안은 이 출판사가 발행한 한국 문단의 주요 작가들의 '시집'이나 '소설집'들을 많이 읽어왔었는데, '만화책'이라... 좌우지간 양쪽 모두 대단하다. '출판사'와 '작가' 모두...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독자들은 새로운 '충격'이나 '감흥'을 원한다.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현태준' 씨의 맨 처음 책인 '뽈랄라 대행진'. '안그라픽스'는 독서계의 커다란 '충격'과 '새바람'을 불어 일으켜 일대 혼란을 주는 대사건이었다. "와! 신선하다!", "세상에 이런 재미난 책이 있었네!", "오우! 솔직한데!", "애 모하는 놈이냐?" 등등의 감탄사로 일반적인 독자들의 평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쉽게 예를 들어서 이야기를 풀어가 본다면 '서태지'가 처음 가요계에 등장을 했을 때와 비교를 해 본다면, 한국 가요계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가 2집을 냈을 때는 "한국 가요계가 재편되어가는게 아니냐?" 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다. 그만큼 2집도 '대박'이고 '충격'이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가 3집을 냈을 때, 한국 가요계의 메인은 온통 서태지 류의 댄스 음악, 빠른 템포의 음악이 주류가 되었고 많은 가수들이 덩달아서 그의 뒤를 쫒았다. '(설)운도 오빠'나 '현철 오빠' 류의 '성인 트롯 가요'는 저 멀치 감치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어야만 하는 신세, 처지가 되었다. 그럼 이 상황과 '현태준 씨'의 책들과 비교를 해본다면...

  제 1 탄  '뽈랄라 대행진'. '안그라픽스'는 가히 '도전적'이고 '혁명적(?)'인 낌새를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서태지식의 '새로움', '참신함', '기발함'의 기운이 느껴졌었다. 그리고 제 2 탄 '아저씨의 장난감 일기', '시지락'도 마찬가지로 "와우!" 감탄사가 절로나오는 새로운 창작집이라 볼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제 3 탄은 서태지식의 그런 충격적인 변모와 변화, 새로움의 추구로 어떤 기성의 부분들을 뒤흔드는 맛이 전작들에 비해서는 떨어진다고 볼수 있다. 그냥 전작의 답습이라는 '인상', '냄새'가 강하다. 그리고 오히려 전작들에 비해서 감히 밋밋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일단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내용의 분량이 많지가 않다는 것이다. 값은 '뽈랄라 대행진'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9,500원이다. 헌데 페이지 수를 한번 비교해 보자. '뽈랄라 대행진'은 무려 근 300페이지에 달하지만 '뿌지직 행진곡'의 페이지 수는 200페이지 정도가 된다. 만일 질적으로 두 책이 동등하다고 했을 때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하는 지는 답이 뻔하게 나온다. 그리고 '아저씨의 장난감 일기'의 페이지 수는 320페이지 정도가 된다. 물론 아저씨의 장난감 일기의 책값은 9,800원이다. 또한 전작들은 페이지가 마치 '모자이크식'으로 이 것 저 것 들로 꽉꽉 가득차 있었다. 그것이 만화이든 사진이든 글이든 아주 아주 잡다하게... 해서 읽을 거리 볼거리가 참 많아서 좋았다. 그러나 이 책은 달랑 네 컷짜리 카툰이 페이지 정 중앙에서 아래로 쫙~ 한 줄 존재한다.

  혹자는 이렇게 따질 수도 있을 것이다. 양이 문제가 될 수 있냐고 작아도 질이 좋으면 그만이 아니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양이 증가하다 보니까 질로 업그레이드가 되는 경우가 세상에는 종종있다. 아니, 자주 있다.  바로 '현태준 아저씨'가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전문 수집의 분야가 대표적으로 그런 경우이다.  소소한 것들의 다양의 보유가 질적인 가치로 업그레이드 되어서 변화되는 장이 바로 전문 수집의 분야이다. 그렇게 볼때 이 작품인 '뿌지직 행진곡'은 분량, 내용이 적은 점이 불만이다.

  이 책을 보고 있자면 현재의 서태지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서태지와 현태준 모두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본인으로서는 이 사람들의 저작 모두를 당연히 아끼고 구매하고 접하고 또 접하지만 본인처럼 매니아가  아닌 사람들은 구매 충실도가 높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대중적 파장', '충격파'가 전작에 비해서는 그리 크지 않음을 이야기 하고 싶음이다. 전작들은 갑자기, '불현듯' 얻어맏은 '크로스 카운트 펀치' 였지만 이 번 책은 같은 펀치를 계속 맞아본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충격적인 데미지'를 입히지는 못했고 예상했던 것 정도, '아! 이 사람은 원래 이런 류였지...' 에 대한 재 확인 정도의 반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작과 후작 사이에는 1년 이라는 시간이 있기에 또 다른 여타의 많은 변수들을 감안 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아량은 넓어진다는게 사실이지만...

  독자들께서는 이 책 하나만 보시고 인간 '현태준'이 이렇다라고 평가하시지를 말고... 인간 '현태준'의 진 면목과 즐거움, 재미를  알고 싶으시다면, 그의 다른 책들, 전작들도 한번 같이 읽어 보시는게 좋으실 거라 감히 추천해 드리며... 그의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 기쁨이라 말할 수 있음을 또 한번 감히 말씀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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