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늘 나남창작선 114
안정효 지음 / 열음사 / 199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안정효에게 강한 친근감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그의 작품들을 책, 소설을 통해서 접하기 이전에 '영화'를 통해서 접했다는 사실이 그 첫번째 이유가 될 것이다. 그의 소설들이 영화화한 작품들을 언급해 본다면 '은마는 오지 않는다', '하얀 전쟁',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등이다. '이 소설들이 왜 영화화 되었을까?' 생각을 해 보았는데, 소설을 읽어 보면 왜? 영화화가 되었는지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등장시키는 일련의 에피소드와 사건들이 누가 읽어 보아도 쉽게 공감이 가는 우리내들의 지난 과거속,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어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소설 속의 에피소드들과 비슷한 경험들을 개인적인 일상에서 모두 비밀스럽게 체험해 보았기 때문에 소설이 독자들에게 먹히는 것이다. 해서 안정효 소설 읽기는 어찌 되었든지 '즐거움'과 '흥미'를 준다는 것은 사실이다. 읽다 보니 재미 있어서 읽기를 멈추지 않는 것. 그러다가 소설은 페이지를 다한다. 그 것이 안정효의 소설 속에는 들어 있다.

  또 다른 친근감은 바로 '미국' 이라는 화두인데, 그의 소설은 참으로 '미국'과 많은 연관, 관련이 되어 있다. '은마'가 말하는 것은 '노랑 머리의 백인', '양코베기 미군'을 의미하는 것이고, '베트남 전쟁'도 미국이 개최국이 되어서 이루어진 전쟁이며, '헐루우드'는 서울 충무로가 아닌 '미국의 영화판', '지명'이다. 이 것들이 아니더라도 안정효의 소설 속 인물들은 '미국'에 산다던가, '미국'으로 여행을 간다 던가 등등의 좌우지간 '미국'과 관련이 있음이 분명하고 매번 자주 등장을 한다. 헌데, 문제는 안정효란 이 땅의 한 개인만이 '미국'이란 세계와 관련, 연관되어 있는가? 하는 것일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의 모든 '복식'과 '문화'들이 미국적 사회의 삶과 모습에 너무나 많은 영향을 받는 양태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런 사회적 세태 속에 있는 개인들이라면 '안정효'가 아니라 '김정효'란 독자도 미국적 세계에 영향을 받는 개인들 중 하나일 것이며, 이 글을 쓰는 리뷰어도 그런 세상에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 일 것이다.   

  작금의 현실 속에서 미국 이라는 '화두'는 점점 더 커져가는 '말거리' 중에 하나이다. 생각해 보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들 모두가 그들과 관계가 된 것들이다. '율곡 사업', 'F-15 전투기 선정 문제', '이지스 전함 무기 체계 도입',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 올림픽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 사건', '미국에 의해 자행되는 불법적 사건들 중에서 미국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SOFA 개정 문제', '이라크 파병 문제', '아테네 올림픽 폴 햄의 금메달 갈취 사건' 등 언론 등을 통해서 불거저 나오는 문제들 중에서 '미국'이란 '화두'는 '뜨거운 감자'에 속한다. 다루기가 어렵지만 이 영양 덩어리를 아깝게 던져 버릴수도 없는 문제이다. 이런 미국적인 세계화, 지구화 속에서 미국이란 화두를 사회학적, 정치학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을 수는 없다. 미국의 패권적 세계주의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안정효의 소설은 그런면에서 좋은 교과서 예문 내지는 참고 자료이다. 우리와 미국과의 관계의 역사나 양상들을 그의 작품들이 단면들을 소상히 보여 주기 때문이다. '반미'를 하든, '친미'를 하든, '용미'를 하든 일단은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자료들을 충분히 검토해 보고난 후에 판단을 해도 할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세번째로 안정효가 친근한 이유는 그가 이 소설, '미늘'의 소재로도 등장 시켰듯이... 그도 낚시를 좋아하는 강태공 중에 한 명이기 때문에 리뷰어에게 아주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머나 많은지는 헤아릴 수 조차 없을 정도이다. 회사가 쉬는 날 가방을 둘러 매고서 낚시터로 향하는 아빠들이 얼마나 부지기수인지... '가정에도 좀 관심을 갖어 주시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리고 그가 자주 가는 낚시터가 경기도 '김포'나 '강화'라는 것도 마음에 드는데 이 글을 쓰는 리뷰어이 고향이 경기도 김포이고 그 쪽 낚시터를 많이 다녀 보아서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씩 낚시터에서 심심할 때면 안정효가 혹시 오지 않았나? 그를 찾는 어리석은 생각과 짓거리를 떠올려 본곤 한다.

  그대가 낚시를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이 소설에서 안정효가 뻥을 치는지 아님, 그가 어느 정도의 강태공의 수준에 도달한 사람인지를 직접 평가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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