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신음소리와 함께 땀을 흠뻑 흘리고 자고 났더니,

지금 가뿐해졌어요

내 몸에서 한 21그램쯤의 무언가가 빠져 나간 듯한 느낌.....

가볍고 헐렁해져서 좋군요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뜨는 것

가볍게, 아프지 않게, 즐겁게 오늘 하루 시작해 보렵니다

님들에게도 맘껏 날아오르는 하루 되시기를!

www.poowa.com/iris/walkingintheair2.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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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11-0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뿐해지셨다니 다행입니다.

놀러다니느라 정신이 없긴 하지만, 그래두 님 괜찮으실까 걱정했어요. ^^

물만두 2004-11-09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나으셨나요? 빨리 건강해지시기를...

선인장 2004-11-0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에서 21그램이 빠져나가면... 허... 그게 더 위험한 거 아닌가요?

그래도 가벼워지셨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로드무비 2004-11-0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 돌려보기 다음 타자는 선인장님으로 알고 있어요.

오호, 벌써 그렇게 돌고돌았단 말이죠?

그리고 이벤또(?) 선물 오늘 보냅니다.

내일 받으실 거예요.^^

오늘은 밀린 페이퍼 좀 올리시죠? 멋진 음악과 함께......

내가없는 이 안 2004-11-09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라일락와인님 컨디션이 계속 안 좋으시네요. 그래도 지금은 다행히 워킹인디에어 하시는 중인지? 기운내세요!

에레혼 2004-11-10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너무 엄살만 부리고 있지요?



유아블루님, 님이라도 맘껏 놀러다니고 있다니, 다행이에요. 방안에만 갇혀 지내기에는 이 가을빛이 너무 아깝잖아요, 하늘이랑 구름이랑..... 그 와중에 제 생각을 해주시다니 흑흑, 감개무량......



물만두님, '빨리' 건강해지면 좋을 텐데..... 그 동안 몸에 너무 무심했나봐요, 돌아가면서 이번엔 내 차례야 하듯이, 목에서 눈과 귀로, 허리로 이상한 징후들이 줄지어 나타나고 있어요, 결국 오늘 그렇게 가기 싫어하는 병원에 가보려구요.......



선인장님, 가벼워지고 헐렁해진 느낌은 나쁘지 않은 대신 기운이 좀 없네요.... 이즈음은 기력이 쇠잔해서 밤이면 잠자리에 들기 바빠요, 서재도 못 들러 보고......



로드무비님, 정말 선물 보내신 거예요? 바지런하기도 해라. 기대됩니다, 님의 재기발랄한 선물! 그렇잖아도 마음에 부채감 같은 게 있어요, 서재에 대한 열정이 벌써 식어 버린 건가..... 이런저런 마음속을 떠도는 생각조각들을 그때그때 붙잡아 두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잘 되질 않네요. 같이 듣고 싶은 음악들도 많은데..... 차차 올려 볼게요.



이 안님, 어제는 사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면서도 '워킹 인 디 에어' 했답니다. 오랜만에 바람 좀 쐬고 왔지요. 몸과 마음이 환기, 환풍 작용. 아무래도 방랑벽이 피톨 속을 돌고 있나 봐요. 공기 속을 걷는 기분, 참 좋더라구요. 근데, 그렇게 서둘러 기분 낸 게 좀 무리였는지, 지금은 몸의 여기저기에서 아우성 소리가 들려요 ㅜㅜ


로드무비 2004-11-10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제가 生活을 한자로 멋지게 써서 보내겠다 해놓고 까먹었지 뭐예요.

택배 아저씨 오신다 해서 급하게 두어 줄 성의없이 끄적여 보냈습니다.

재기발랄과는 거리가 먼 선물입니다.

하지만 제가 쓰려고 아껴뒀던 거니까 그걸로 이해해 주시길......

서재활동은 하고 싶을 때만 하세요.

하다보면 어느 정도 지침이 마음속에 내려질 거예요.
 


주말 늦은 저녁, 외출했다가 돌아온 직후였다. 막 컴을 켜고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려던 참에 기침이 시작됐다. 그것이 신호였다. 발작적 증세. 주체할 수 없이 연방 터지는 재채기와 줄줄 흐르는 콧물과 급기야는 호흡 곤란으로 이어지는. 기관지의 점막이 부풀어올라 벌겋게 충혈돼 있는 느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멈추고 싶은데 멈출 수가 없다는 것. 내 의지나 인내로 상황을 조절하거나 감내할 수 없다는 것. 온몸으로 밀고 들어오는 무서운 기세에 그저 두 손 들고 투항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것은 생생한 공포였다. 신경질적인 재채기가 이어질수록 점점 목구멍이 따가워지고 좁혀져 오면서 숨쉬기가 곤란해져 갔다. 목안인지 가슴의 어디께인지에서 쌕쌕거리는 쇳소리가 들려왔다. 맑고 점성이 없는 콧물은 채 다 안 잠근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닦을 새도 없이 뚝뚝 떨어지고, 그 와중에 양치질을 하러 들어간 욕실 거울에 비쳐진 얼굴을 보니 몇 시간 정신없이 울고 난 사람 마냥 눈이 잔뜩 충혈돼 부어 올라 있다. 고작 15분 여 동안 진행된 상황이다. 그야말로 '발작적'이라는 말 그대로의 증세.
나는 그때까지 나의 이런 증세가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언제, 어떤 원인으로 이런 증세가 발병됐는지도 역시 잘 모르겠다. 지난 여름부터 잊을 만하면 한번씩 간헐적으로 늦은 밤이면 나타나곤 하던 증세인데, 다행히 낮에 활동을 할 때는 아무 일이 없었던 터라 간혹 밤에 그런 증세가 나타나면 그 길로  잠자리에 듦으로써 묻어 버리곤 했던 것이다. 하기는 여태까지는 그런 발작적 징후가 미약하고도 짧게 나타났다 곧 사라져 갔으므로 견딜 만했던 것이리라.
마침 응급실 진료 때문에 병원에 가 있던 남편에게 급히 연락해 약을 처방해 오도록 했다.
몇 알의 알약과 시럽을 먹고(약의 이름과 성분은 모른다...), 가습기를 틀어놓고 옥돌 매트의 온도를 높이고는, 좀 전의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고통과 그보다 한 스푼의 쓴 약만큼 더했던 공포를 잠재우기 시작했다.
천식 발작이란 게 이런 것....... 이런 상태로 돌연, 강도라도 당하듯, 갑작스럽고도 황당하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꽤 부풀려진 과장과 엄살이 버물려진 반응이지만, 그 순간에는 정말 그런 생각이 더없이 실감나는 실체로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역시 고통은 어떤 관념보다 물질적이고 육감적이다. 고통에 이어지는 두려움은 은유나 상징 따위를 거들떠보지 않는 직설적 화법이다. 곧바로 삶과 죽음의 문제로 달려든다. 아무리 사소하고작은 고통이라 할지라도, 몸이 느끼는 고통은 그렇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자 마치 폭풍 뒤 맑게 갠 아침처럼 말짱하고 평온하다. 아직 기도의 점막은 부어 있는 상태라 둔중한 감각과 피가 섞인 침이 넘어갈 때의 비릿한 맛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살 만하다. 정신과 여유를 되찾고 네이버 지식인 검색에서 '천식과 비염'을 검색해 보았다. 나의 증세가 어떤 것인지는 이해해야겠기에.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면 환경적 요인에 의한 알레르기로 봐야 하는데, 모든 알레르기 질환이 그렇듯이 병인도, 치료법도 확실한 것은 없다. 추정된 다양한 원인과 일시적인 치료법이 있을 뿐.
네이버 지식 검색에서 찾은 천식의 유발 원인은 이렇다.  

"천식의 병인은 그리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중에서 상당한 요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알레르기이다. 그러나 실제로 알레르기 단독으로만 천식을 일으키는 경우보다는 감염이라든지, 자율신경계의 실조(失調), 내분비계의 이상, 수용체의 차단상태, 정신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천식을 일으키게 된다. 게다가 천식의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경우에, 여기에 알레르기 반응 등의 후천적인 원인이 더해져서 천식을 일으킬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다.
 
알레르겐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성 천식인 경우 어떤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생기는데 집먼지진드기, 집먼지, 꽃가루, 동물의 털, 곰팡이, 우유, 계란, 견과류, 생선, 복숭아, 메밀 등이 대체적으로 문제가 된다. 이렇듯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알레르겐(또는 항원)이라 한다. 우리 나라에서 4가지 대표적인 알레르겐은 집먼지진드기, 쑥 꽃가루, 고양이 털, 알터나리아 곰팡이 이다. 그 중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데 소아 천식의 70∼80%, 성인 천식의 40∼50%가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기는 것이다.

유발 요인(비항원성 천식 유발 자극)
알레르기성이 아닌 기관지 천식일 경우에는 감기, 운동, 찬 공기(기후의 변화), 오염된 공기, 담배연기나 페인트, 향수와 같은 진한 냄새, 스트레스, 흥분, 고함 지르기, 식도 역류, 약물, 임신, 술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런 것들은 알레르겐과 구별하여 유발 요인이라 한다."

대부분의 알레르기성 질환은 사실 완치가 어려운 만성병이라서 어떤 병인으로든 한번 생기면 평생 애증이 뒤섞인 친구처럼 사이좋게 데리고 가는 수밖에 없는 걸로 안다. 한 친구의 말을 빌자면 "인생을 겸허하게 살라는 한 충고"인 셈이다.
그래, 겸허함,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한 감사와 빚갚음...... 그렇게 받아들이련다. 오늘 아침, 오랜 병상에서 떨치고 일어난 사람 마냥 기대치 않았던 어떤 의욕과 감사가 다시 솟아난다.  한 차례의 돌연한 발작적 증세가 오히려 나의 오랜 무기력과 미지근한 감정 상태를 깨끗이 청소해 준 느낌이다. 안개를 헤치고 비쳐드는 힘센 아침 햇살처럼.



덧붙여서.....
네이버 지식인 검색의 재미있는 점.
'천식'에 관련해 이런 기타 의견과 웹문서와 이미지를 함께 보여준다. 검색어에 대한 기계적이고 방대한 검색 반응의 결과. 재미있어서 혼자 웃다.

s2m00k4 기타
궁금하군요 이런 증상이......... 2003-11-20 23:33:52
 
 iorc 기타
인삼식용유를 드십시요. 공복에 3주간만 드시면 확실히 치료됩니다ㅓ. 2004-02-17 21:41:59
 
 karlose3015 다른 의견
건강한 집.숨쉬는 집 만들기 프로젝트 알레르기, 꽃가루방지, 천식 - 황사, 공해, 숨쉬는 집, 먼지 여과 방충망 생산업체, MBC 러브하우스 협찬.
www.hwangsa.net 031-335-0105 2004-04-08 09:14:51
 
 artinone 동의하기
좋은 정보네요..저도 천식환자인데요..이런 지식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별거 아닌 병으로 생각들 하던데...그리고 감기랑 첨엔 비슷하길래 저도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했거든요. 2004-04-28 01:09:31
 
 lycos0110 기타
제가 면역력이 약해 비염과 약간의 천식 있는 관계로 천연항생제라고하는 프로폴리스란 제품을 복용을 했는데 완치된 건 아니지만 가격도 국산 반이고 캐나다산 천연제품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아주 효과가 좋더라구요.
www.vitaland.biz에서 구입하실 수 있을 겁니다 2004-06-28 02:35:19
 
 2wjdtlr 다른 의견
안녕 하십니까 집먼지 진드기 전문 항균 정소업체 알렉스입니다. 고민하시지 말고 저희와 상의 하십시요. allerx.net 부천지사(017-353-8322) 2004-07-02 13:10:08
 
 kr1750 다른 의견
● ● 먹는 수세미외를 이용한 천식 치료법(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 민간요법)을 소개합니다.. ◆◆
http://www.susemi.id.to ◆◆ 2004-10-06 11:19:10
 

선술집
... 흠…" 천식은 다시 눈물이 글성글성해지며 목메인 소리를 한다. "내가 맘이 변해졌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요?" 현호는 천식의 말을 들을수록 모호하고 이상하였다. "선생님은 지금바로 오득 어머니에게 쌀을 한바가지나 퍼주시지 않었읍니까?" 하고...
 
보도방 2
... 모양이었다. "이 오빠가 말이야. 아주 세더라고. 우리 한참 했지? 그지?" 운향은 천식에게 확인이라도 하듯이 말을 건넸다. 천식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형민에게 미안한 듯 실실 웃어댔다. "정말 그래? 호오, 그럼 천식이가 진짜 센 놈이군. 얼마나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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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8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1-08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너무 놀라셨겠어요.

이제 좀 괜찮으신 거죠?

남편분이 의사라니 안심이 됩니다.

아무튼 조심조심하시고요.

저도 이제부터 천식에 대해 관심을 좀 가져야겠군요.

조선인 2004-11-0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병상련에 반가운 마음이 들다니 저도 제정신이 아니군요. -.-;;

올해부터 깊은 밤에 발작이 찾아온다면 일단 집먼지 진드기가 제일 의심되네요. 더군다나 옥돌매트를 쓰신다니까요. 햇볕에 매트를 하루 바싹 말린 뒤 항진드기매트커버를 씌우시길 바랍니다. 물론 진드기자바도 필수구요.

그리고 가습기나 가습기메이트는 쓰지 마세요. 가습기는 세균이 살기 최적의 환경일 뿐 아니라, 이를 막는 가습기 메이트의 화학성분이 또 알레르겐이 될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얼른 호흡기내과나 알레르기 전문의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일단 기관지확장제 부작용은 없는 듯 하지만 전문의와 상담은 필수!랍니다.

뭐, 부군이 의사이신 듯 하니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종합병원 의사들은 워낙 바쁘다보니 막상 자신이나 가족의 건강을 꼼꼼히 못 챙기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조선인 2004-11-08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allumi.donga.com/

아직 정보가 부실하긴 하지만, 그래도 알레르기 전문 사이트입니다. 물론 서핑으로 얻는 정보보다는 진료가 선행되어야 하는 거 잊지마세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1-0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괜찮으세요? 알레르기성 천식이 무척 무서운 거군요.

건강하셔야 돼요, 라일락와인님...

에레혼 2004-11-08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병은 소문을 내라더니..... 같이 염려해 주시고 귀한 조언 주신 님들, 고맙습니다.



귓속말님, 지르텍과 흡입제, 저도 상비약으로 구비해 둬야 할까요? 요가는 혼자서 짬짬이 하느라고 해 왔는데, 아무래도 학원에 등록하고 규칙적으로 해야 할 것 같아요. 자꾸 게으름을 피우게 되서요......



로드무비님, 역시 님은 마음이 따뜻한 분! 님은 표정과 말에서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아이 같은 분일 듯! 그래서, 제가 님을 무척 좋아하지요!



조선인님,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귀한 정보 나눠 주신 것, 정말 고마워요. 아무래도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유력한 원인이겠지요? 집에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는데, 그것도 한 원인일 듯싶구요.....

어쨌든 이렇게 증세와 치료법을 같이 나눠 가다 보면 한결 치료에도 힘을 얻게 되겠지요. 든든한 벗을 만난 듯해서 저도 반가워요-.- ;;



이 안님, 오늘은 목에 후유증이 남았고, 천식 기운 대신에 몸살기가 찾아왔어요. 두통과 근육통이 만만치 않군요..... 우리, 정말 건강해야 해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자신을 위해 주고 잘 챙겨 줘야 할 나이가 아닐까요......



걱정해 준 님들 덕분에 오늘 푹 쉬고 나면 회복되겠지요, 고맙습니다.

로드무비 2004-11-09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지셨다니 다행이군요.

몸살기 싹 가실 때까지 편히 쉬세요. 맛난 것 드시면서......

그리고 9000 캡쳐 이벤트를 하셨더군요.

바뀐 주소 알려주세요.^^

hanicare 2004-11-09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의 고통에 비하면 마음은 아무 것도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요.그러고 나면 책에 씌여진 글자가 폴란드망명정부의 지폐처럼 우수수 져버리더라는.무사귀환을 축하하면서.

에레혼 2004-11-1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님, 며칠 사이 몸에 여기저기 이번엔 내 차례야, 하듯이 돌아가며 이상한 징후들이 나타나자, 제가 한 생각이 바로 그거랍니다. 몸의 이 생생한 고통에 비하면 마음의 고통이란 얼마나 관념적이고 허약한 것인가...... 몸에 들이닥치는 고통은 펄떡거리는 날것이라서 그것을 이루고 있는 입자 하나하나를 손으로 집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헌데 또 그 고통을[고통의 부위와 고통의 감각과 정도를] 언어로 정확히 표현하기란 얼마나 어렵고도 낯선 것인지요.

에레혼 2004-11-1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르텍, 벤토린... 이제 이런 이름들에 친숙해져야 하려나 봐요

새벽별님, 34년째라니, 그 동안 고충이 얼만 컸을까요, 전 이 초기 증세에 이렇게 엄살을 떨어대는데 말이에요...... 헌데 정말 몸의 균형을 한번 잃고 나니, 그동안 내가 내 몸에 참 무심하고 오만했구나 하는 반성이 들기는 하더군요.

2004-11-13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나중에 봐요..하하 정말 다양한 의견이 있군요..이 글 보니 님은 줄줄 흐르는 콧물 멈추지 않는 재채기...정말 제 증상과 꼭 같군요..전 큰 아이 낳고 한 5년간 그러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해마다 반복 되던 걸요,,,꼭 그 시기가 오면...그 땐 너무 심해서 결국 병원도 다니고 그랬는데 잠깐은 괜찮지만 뿌리가 뽑히진 않더라구요.평소에는 감기도 한 번 안 걸리고 씩씩하게 사는데 말이죠...저도 제 인생의 경고 쯤으로 여겨지더군요. 몸에 제게 하는 경고...그 이후로 별 달라진 생활 태도는 없지만 면역 체계가 약해졌다는 신호니까 좀 조심하면서 삽니다. 운동해야지...항상 마음의 숙제를 안고..
 


오후에 <비포 선셋>을 보고 왔어요.

거의 실시간과 같은 시간 감각으로 진행되는 두 남녀의 대화, 아니 어쩌면 닮은 영혼의 독백.....

제목이 아주 그럴듯하다고 느껴졌어요.

<비포 선라이즈>와 9년의 시간이 흐른 뒤 <비포 선셋>

<애프터 선라이즈>나 <비포 선라이즈-- 그 9년 뒤>쯤으로 낙착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요...

9년 전, 비엔나에서의 하루는 해가 뜨기 전의 시간, 청춘의 시간이고,

이제 서른을 넘어선 두 사람은 막 '해가 지기 전'의 시간을 살고 있는 겁니다

일몰은 빠르게 찾아오지요.

이미 그들의 표정에서는 반짝거리는 미완의 빛과 물기가 증발돼 가고 있었어요.

영화를 보면서 이 노래가 떠올랐어요.

결국 제시와 셀린느, 그 두 사람이  안타까움과 그리운 회상 속에 털어놓는 '지나온 9년의 시간'이란 이런 시간들의 연속이 아니었겠나 싶었던 거지요.

http://decca.cafe24.com/blog/FPM_DaysAndDays.wma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 Days and Days

Saturday, spent the first day of the weekend with you. You were lying close to me
토요일, 주말의 첫날을 당신과 함께 보냈죠. 당신은 제 가까이에 누워있었습니다.

Sunday, how your warmth and passion lingered with me. Somehow we are meant to be
일요일, 아직도 당신의 체온과 열정이 주변에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우린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지도 몰라요.

Monday, I was thinking every second of you. Tried to ring you then I stopped
월요일, 매 순간마다 당신만을 생각했어요. 전화를 걸고싶었지만 참았죠.

Tuesday, never thought about you for a moment. Had a party with my friends
화요일, 단 한 순간도 당신을 떠올리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랑 파티를 가졌어요.

My life is based on reason, there is no doubt. Though love holds many danger, my secret's out
내 삶은 이성 위에 자리잡고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죠. 그렇지만 사랑은 많은 위험이 따르죠. 내 비밀은 드러나버렸어요.

Wednesday, I just let the whole world pass on by me. Took it easy had a nap
수요일, 세상이 그냥 내 곁을 흘러가도록 내버려 뒀습니다. 맘놓고 낮잠을 즐겼죠.

Thursday came and left me feeling so unhappy. And my heart's about to snap
목요일은 내 기분을 지독히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은 막 닫혀지려 했습니다.

My life is based on reason, there is no doubt. Though love holds many danger, my secret's out
내 삶은 이성 위에 자리잡고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죠. 그렇지만 사랑은 많은 위험이 따르죠. 내 비밀은 드러나버렸어요.

my emotions,
and my theories,
나의 감정과 생각들
my desires,
나의 욕망
my convictions
나의 신념

Friday, I just couldn't bear the days without you. Called you up and made a date
금요일, 당신 없이는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해서 데이트 약속을 했죠
Saturday, spent the first day of the weekend with you. We stayed up and talked 'til late
토요일, 주말의 첫째날을 당신과 함께 보냈습니다. 우리는 밤늦도록 잠들지 않고 이야기를 나눴죠.

my emotions,
and my theories,
나의 감정과 생각들
my desires,
나의 욕망
my convictions
나의 신념
x2

Sunday, found you lying there in bed beside me. Joy is turning into fear
일요일, 당신이 침대의 내 옆자리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기쁨은 두려움으로 변해갔습니다.

Monday, didn't even want to lift a finger. You were just a fantasy
월요일, 손가락 하나 들어올리기도 싫었습니다. 당신은 말 그대로 환상이었죠.

My life is based on reason, there is no doubt. Though love holds many danger, my secret's out
내 삶은 이성 위에 자리잡고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죠. 그렇지만 사랑은 많은 위험이 따르죠. 내 비밀은 드러나버렸어요.

All at once it all became so obvious to me. That my love's too strong, And i had to set you free. You're choking
갑자기 모든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내 사랑이 너무나 강렬하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을 보내줘야 한다는 것을요. 당신은 내 사랑에 숨막혀하고 있었습니다.

Someday, I cannot believe that you are not here. I am living in a haze. Someday, will I ever be the same without you? I don't know what day it is.
어느날, 나는 당신이 이곳에 없다는 사실을 믿을수가 없습니다. 난 그저 멍한 채로 살고 있어요. 언젠가는 당신없이도 잘 지낼 수 있을까요? 그렇지만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군요.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시간은 이렇게 흘러서 '세월'이 됩니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또 다시 월요일........

저는 수요일쯤의 풍경이 마음에 드는군요. 그렇다고 수요일로만 인생이 채워질 수는 없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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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61.109.246.11/mv3/old/n/n052.asf

Unforgettable - Natalie Cole & Nat King Cole

11월이 되자 마음이 자꾸 애잔해진다

시간과 바람 사이에 어떤 긴장된 공감이 채워지고 있다

사방에서 희미한 목소리들이 아우성친다

새벽마다 안개가 마을을 뒤덮는다

그 공기 속으로  스며들어 오는 것들

잊혀지지 않는,  잊을 수 없는,  사라진 줄 알았으나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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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4-11-05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 곡도 추억의 곡인데. 동시대의 공기엔 동감의 바이러스도 공유되는 건지..

에레혼 2004-11-0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지금 제 방에 머물러 계시는군요..... 동감의 바이러스에 자꾸 감염되고 싶은 시절인가 봐요, 이즈음......

얼마 전 방 정리를 하다가 오래된 사진 꾸러미를 발견하고는, 또 그 자리에 앉아 한참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넘겨 보았지요. 문득 그 정지된 장면들 속에 담긴 모든 것이 재생되기 시작... 그때의 날씨, 공기의 움직임, 그 시선이 가닿은 곳, 미소의 의미, 그 거리의 햇살, 그 순간 나를 스쳐지나가던 심상...... 왜 그런 것들은 잊혀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건지...... 우스꽝스러울 만큼 길치이고, 방향치이고, 숫자치인 데다 한두 번 만난 사람들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저인데 말이지요...

로드무비 2004-11-05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르하바님, 오늘 저는 모처럼 서재에 종일 눌러앉아 있네요.

재밌슴다.ㅎㅎ

그나저나 님은 요즘 페이퍼 올려놓고 찐득허니 앉아계시는 것

같지 않습디다? 바쁘신가 봐요.^^

님의 글을 읽으니 '사진에 관하여'라는 김화영 씨의 산문이 생각나네요.








에레혼 2004-11-05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오늘 님의 페이퍼 덕분에 '메르하바'란 이름도 새삼 떠올려 보게 됐네요...



우리나라에 소개된 터키 영화가 <욜>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놀랍더군요...... 'Yol'은 터키 말로 '길'이란 뜻이라지요? 오늘, 간간이 'uzak' 'uzak'...이란 말을 속으로 되뇌어 보곤 했어요.



언제 시간과 마음이 같이 움직여지면 제가 터키에서 만났던 길의 풍경도 얘기해 보고 싶어요, 천천히,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같은 행보로......
 



 Noon in the Neighbourhood of Moscow by Ivan Shishkin

같이 걸을까요? 날도 이렇게 좋은데......

벨 소리가 울려 문을 여니, 문 앞에 처음 보는 얼굴의 여자가 서 있다. 자주색 츄리닝 차림에 조금은 파리한 낯빛. 말없이 무슨 일이냐고 묻는 내 표정에 수줍음 반 망설임 반인 목소리로 "저, 앞집인데요" 한다.
의아함과 가벼운 경계심을 풀고 나도 멋적게 "아, 네......"하고 말을 받는다.
"산에 같이 안 가실래요?"
여자는 한번 입을 떼자 그때부터 갑자기 말문이 터진 명랑한 계집아이처럼 경쾌해진다.
"어제 남편이랑 같이 요 앞 산에 올라갔다 왔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코스도 다양하게 있어서 그 날 그 날 상태에 따라서 골라서 올라가면 될 것 같아요. 저, 지금 한번 가보려는데, 같이 안 가실래요?"
"아, 네......"
나는 그것 말고는 적당한 응대의 표현을 알지 못한다는 듯 또 그렇게 말을 받고는 잠시 궁리한다.
"저도 요 며칠 저녁때마다 동네 한 바퀴씩 돌다 오곤 했는데, 참 좋더군요. 근데 오늘, 내일은 좀 일이 있어서요..... 다음에 시간 맞춰서 같이 한번 가도록 해요."
"네, 그럼 그렇게 해요...... 집에만 있으면 너무 아깝잖아요. 날도 좋고, 가까이 산도 좋은데......."
여자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하지만 가볍고 발랄하게 목례를 하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간다.
 
일이 있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조금 후에 나가 봐야 할 일이 있긴 했다.
허나 그럴 계획이 없었다 해도 선뜻 내가 여자의 제의를 받아들여 운동화를 꿰신고 나서게 됐을지는 잘 모르겠다. 여자의 제안 자체는 신선하고 유쾌한 것이었다. 적어도 이사와서 나누는 첫 인사가 접시에 담긴 떡 돌리기인 것에 비하면, 이 편이 훨씬 귀엽고 정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나는 곧 이어 며칠 뒤 앞집 여자와 산행을 하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뚜렷한 불안과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걸어가는 동안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지. 나이, 취미, 남편의 직업, 또는 자신의 일, 지금까지 살아 온 대략의 이력, 요즘 관심 있어 하는 것, 그리고 아이들 이야기...... 아마 그런 얘기들을 하게 되겠지.
나는 이웃이라든가, 동년배 그룹이라든가, 학부모 모임이라든가... 이런 식으로 엮인 사람들과 그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직, 늘, 여전히 서툴고 어색하다. 무엇을 어느 선까지 이야기해야 하는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어법으로 말해야 서로 부담 없이 편안한지, 그런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소통을 공유할 수 있는 건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관심을 갖거나 공감하는 주제는 어떤 것인지....... 그런 것에 관한 매뉴얼이라도 있으면 한번 후루룩 훑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문제는 나 자신이 내 또래의 여자들이 갖고 있는[갖고 있으리라고 짐작되는]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주제들에서 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는 것, 늘 현실 속에 두 발을 균형 있게 딛지 못하고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을 부유하고 있다는 자의식인 것이다. 어쩌면 이런 자의식쯤이야 내가 우려하는 것처럼 그리 기이하거나 특이한 게 아닐지도 모르지만, 내 안의 소심함과 예민함은 앞지른 우려를 하게 만든다. 가끔 나 자신을 '타인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결혼을 하고 살림이란 걸 처음 시작했을 때,  내가 세웠던 생활의 원칙(?) 중에 하나는 아침마다 식구들 다 나가자마자 "커피 한잔 하러 와"하며 줄창 내 집 네 집 넘나들며 일상을 같이 나누는 '모닝 커피 친구' 즉, 동네 아줌마 친구는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가족처럼 지내는 이웃'이란, 생활의 편의를 공유하는[서로 돕고 사는] 친밀감과 정을 나눈다는 장점에 비례해, 무심한 간섭과 침해가 수시로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폭력'이 내재해 있는 관계인 것이다. 나는 내 일상 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그런 친밀한 관심과 무분별한 침해가 두렵고 끔찍했다. 수시로 드나들며 같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같이 시장을 보고 목욕을 가고 같이 TV를 보고 서로 반찬 접시를 들고 오가며 간간이 같이 놀러도 다녀야 하는 그런 관계의 지형학........ 또 다른 혈연 관계와도 같은 의무와 책임과 관습이 부과되는.......

'모닝 커피 친구'를 두지 않겠다는 나의 원칙이랄까, 그런 자기와의 약속은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를 '혼자 잘 노는 사람'으로 강화시켜 준 대신에 일상의 친구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나는 영화를 혼자 보러 다니며, 혼자 쇼핑을 하고, 혼자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간다. 혼자여서 간혹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도 있지만, 대개는 편안하고 익숙하고 평온하다. 누구와 시간을 맞추거나 내키지 않는 상황에 마음을 맞춰야 할 일이 없으므로. 그리고, 혼자 있어서 느끼는 심심함이나 외로움은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서 느끼는 지루함과 피곤함보다는 더 심신에 유익하다고 자위한다.

나의 사정이 이러한 터라, 앞집 여자의 가볍고 유쾌한 산행 제안 뒤에 나의 마음은 사뭇 복잡하고 꼬인 행로를 따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여자의 말마따나 "날도 좋고, 산도 좋으니까" 그 좋은 것을 같이 나눠 가지면 그야말로 '행복이 두 배'가 되는 것 아닌가.
어쩌면 며칠 뒤 나는 옆집 여자와 도란도란 무언가를 얘기하며 낮은 산길을 걸어 올라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산길에는 그런 '관계의 시간'이 생각보다 제법 유쾌하고 가뿐했다는 느낌에 몸도, 마음도 발그레하게 상기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산책은, 내가 이끌리는 걷기는 바로 이런 모습, 이런 풍경이다. 혼자서 낯모르는 사람들 사이로 처음 온 거리를 걷듯이 낯선 눈으로 기웃거리며 천천히 거니는 것. 그리하여 내가 풍경 속으로 한 발 한 발 들어가고, 풍경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 점차 저무는 풍경처럼 내가 엷어지고 지워지면서 경계가 지워져 가는 것, 더 이상 나를 들여다보지 않게 되는 어떤 지점, 어떤 순간........

 

 Street in Venice by John Singer Sargent

혼자, 낯선 사람들 속을, 처음 온 거리인 듯, 그렇게 기웃거리며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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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1-04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우리는 각각 혼자 같이 걸읍시다.^^

2004-11-04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선인장 2004-11-0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한 선배가 산을 오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함께 오르는 지인과 한 마디 말도 주고받지 않고, 그저 서로의 생각에만 빠져 있었지요. 그러나 둘의 간격이 벌어지면 그저 한쪽에서 가만히 기다려만 주고. 옆에 있어도 없는 것 같은 친구,그저 옆에 있다는 것만 이따금 확인하면 그것으로 족한 친구. 전 혼자보다는 그런 이와 함께 걷고 싶어요.

urblue 2004-11-04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속의 여자, 라일락와인님 같습니다.

2004-11-05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레혼 2004-11-05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각각 혼자 같이.... 그런 현명한 방법이 있었는데 말이지요^^ 지금 우리처럼!



선인장님, 옆에 있어도 없는 것 같은 친구,그저 옆에 있다는 것만 이따금 확인하면 그것으로 족한 친구...... 그런 벗을 곁에 두고 있다면 참 잘 살아 온 삶이 아닐까 싶어요. 하기는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벗이 돼 줄 수 있느냐 아니냐를 먼저 생각해봐야 할 듯..... 전 '관계'에서는 자신에게 늘 평균치 이하의 점수밖에 줄 수가 없어서..... 그런 친구를 바라는 것이 제게는 과욕이 아닌가 싶어요.



유아블루님, 느낌이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에레혼 2004-11-05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 하신 분이 두 분이라....... 차례대로, 그 님들은 알아보시겠지요?^^



...... 님, 저는 일찌기 알아봤는걸요. 님이 나와 同種의 사람이라는 걸...... 전 받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늘 불쑥 '침입'하듯 울려오는 전화도 '공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긴요한 용건이 있는 경우 말고는 전화로 그저 수다를 떠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지인들은 그런 절더러 가끔 손가락이 부러졌냐고도 한답니다. 실은 커피도 혼자 마시는 커피가 맛있고, 영화도 혼자 보는 영화가 맛있어요! 제대로 음미할 수 있지 않나요? 그 순간의 맛을, 그 순간의 그것과만 독대함으로써....... 이 아침에 님도 혼자 커피를, 저도 혼자 커피를 마시며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이도 나름대로 조용한 '소통의 시간'이지요!



...님, 언젠가부터 저에게 님은 '모닝 커피 친구'처럼 느껴져요. 좋은 의미에서요...... 이만큼의 거리와 친밀감이 서로에게 쾌적하다고 느껴지지 않으세요? 적당히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구요^^ .

이웃집 '아줌마 친구'가 없으면 생활면에서는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있기는 해요, 그때그때 유용한 살림 정보를 귀동냥할 기회도, 물건을 싸게 '공동 구매'할 기회도 없고, 인근의 새로 생긴 맛집이나 찜질방 같은 데도 잘 모르게 되구요......

그래도 이젠 혼자 슬슬 걷는 방식이 몸에 익어서 누군가와 동행하는 산책이 좀 부담스럽고 난감하게 느껴지니, 어쩔 수 없지요.

님의 방에 마실 갈 생각에 마음이 설렙니다, 건강 해치지 말고 일 부지런히 마치시고 서재에 초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