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 한 병 반,



화이트 소주 두 잔,



하이트 맥주 두 병,



모과차 두 잔




어제 초저녁에서 자정 무렵까지 내 몸이 흡수한 것들



그리고...  기록할 수 없는 ....... 말들



그 시간의 입자들





 

Between the Bars _ Elliot Smith

http://61.106.7.252/Media1/Pop/000018000/000018025/000018025001004.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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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12-06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술 세신걸요.

에레혼 2004-12-0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은 그만하면 됐고, 이제 다른 것에 좀 세졌으면 좋겠어요...

짐작에 블루님도 저와 대작할 만할 듯싶은데...어때요?

urblue 2004-12-06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술 끊은지 한참입니다. 지금은 맥주 한잔으로 만족이지요.

후배가 와인 한 병 사다주었는데, 그것도 마실까 말까 생각만 합니다.

코코죠 2004-12-07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님 코 빨개요. 와인님은 주정뱅이:) 라고 놀리기.
 


Daniel Zolinsky. Night Train





  





 





밤 기차의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어딘가 낯선 곳으로 달려가면 좋겠다


한 아홉 시간쯤


그런 속도감, 그런 촉감, 그런 쓸쓸함, 그런 낯설음이 지금 내게 필요하다



레일 위를 달려가는 기차의 부드럽지도 냉정하지도 않은 진동과


차갑고도 눈물겨운 유리창의 촉감과


창밖으로 잘 가늠되지 않는 뭉개진 풍경들......



왜, 지금, 나는, 그 속에 있을 수 없는 거지?




 

Ne Me Quitte Pas - Nina Simone


http://user.chollian.net/~string87/NinaSimone04.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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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04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오랜만이에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저도 창밖 뭉개진 풍경을 보고 싶어요.

이 음악 이 음성으로 들으니 차암 좋습니다.
 

 


며칠 전 '복사맨'(http://www.boksaman.co.kr)의 게시판에  두 권의 책을 문의하는 글을 남겼더니, 오늘 그로부터 이런 답 메일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희 복사맨을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희는 주로 국회 도서관, 국립 중앙 도서관 학위논문관에서

자료를 검색하여 복사를 하지요.




신청하신 자료 중에서


소설 <눈에 관한 스밀라의 감각>은 국립 중앙 도서관에 상 하  두 권으로 검색되네요.

복사를 할까요?^^


소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검색이 안 되므로 복사를 못하네요.


죄송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오래 전 절판이 돼 버린 책들.....



그 중 이 두 권의 소설은 그동안 여기저기 헌책방을 기웃거릴 때마다 찾아보곤 하던 것인데,  나와 인연이 닿지 않은 탓인지 여직 구경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 복사맨에게 '복사해 주세요'라는 답신만 보내면, 올 겨울 나는 <눈에 관한 스밀라의 감각>을  읽으며 행복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복사맨은 이 활동으로 생기는 수익금 전부를 저런 용도로 쓰고 있다니, 그들의 정체(?)도 조금은 궁금하다.


어디에선가 보고 수첩에 옮겨 적어놓은 이 대목...... 바로 이 몇 구절 때문에 나는 복사맨을 통해서라도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을 만나고 싶은 것이다. 



"몹시 춥다. 놀랍게도 영하 18도다. 눈이 오고 있다. 이제 내 언어가 아닌 언어로 말하자면 이 눈은 카니크다. 덩어리를 지어 떨어지다 땅 위에서는 가루가 되어 하얀 서리처럼 쌓여 가는, 크고 거의 무게가 없는 결정체들..... 나는 어떤 사람들이 교회의 축복에서 느끼는 것을 고독에서 느낀다. 나에게는 고독이 은혜의 빛이다. 나는 늘 나 자신을 향해 자비로운 행동을 하고 있다고 의식하며 내 방의 문을 닫는다.



수학자 칸토르는 이런 말로 무한의 거리 개념을 설명한 적이 있다. 무한한 객실을 가진 호텔의 주인이 있다. 그 호텔은 만원이 되었다. 그때 손님이 한 사람 더 찾아왔다. 그래서 주인은 그 손님을 위해 일호실에 있던 손님을 이호실로 옮겼다. 이호실의 손님은 삼호실로 옮겼다. 삼호실의 손님은 사호실로 옮겼다. 이렇게 무한히 계속되자 일호실이 비어 새 손님을 맞을 수 있었다.



내가 이 이야기에서 좋아하는 것은 관련된 모든 사람, 즉 손님들과 주인이 한 사람의 손님이 그의 방에서 평화와 고요를 누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무한한 일을 아주 당연한 일처럼 묵묵히 수행한다는 점이다. 그 이야기는 고독에게 보내는 큰 찬사다......"


내가 만난, 고독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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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2-01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런 곳이 있었군요. 저두 저 책이 너무 궁금해요. 영화로는 얼핏 맛보기로만 보았는데...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들어가봐야징~ 감사해요, 님^^

2004-12-02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뭐 그런...^^ 사회를 맹글어 보자 그런 이야기로 들리네요..복사맨, 이제 없는 시간 쪼개가며 국회도서관 안 다녀도 되겠군요..주변인들에게도 알려줘야 겠어요...정말 정체가 궁금하군요,...복사맨~!

조선인 2004-12-02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옷, 유용한 정보입니다. 그런데 논문이 아니라 책도 복사가 된다구요? 음... 절판된 책에 한해서일까요? 조금 걱정됩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4-12-0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절판된 책에 한해서겠지요. 그런데 라일락와인님도 참 부지런하시고 열심이세요.

없으면 말지, 하는 사람들이 더 많거든요. ^^

sandcat 2004-12-02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라일락와인님.

진작부터 즐겨 찾는 사람입니다. 우선은 <눈에...> 책 얘기라 혹해서, 저한테도 절실한 복사맨의 존재를 소개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글 남겨요. <눈에 대한 ...>,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습니다. 참으로 거대하고, 아름다운 상상력을 만났었지요. 혹시라도 페터 회의 다른 작품이 궁금하시다면 "여자와 원숭이"는 아직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에레혼 2004-12-0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복사맨 만나 보고 오셨나요? 저는 저 답장만 받고 또 그 뒤로 묵묵부답.... 지금 그 책이 재번역 중이라는 풍문이 들려오기도 해서... 좀더 기다려 볼까 어쩔까 망설이고 있는 중이랍니다.



참나님, 조선인님, 저처럼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광범위하게 자료 검색해 주고 복사까지 해 주는 저런 역할은 정말 목마른 이의 샘물 같은 거거든요.... 조선인님 염려대로 책의 경우는 절판된 경우에 한하겠지요, 복사와 제본 비용이 시중 책값보다 비싸니까, 출판된 책을 구할 수 있는 경우라면 굳이 복사맨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복사하지는 않을 듯싶어요. 님의 염려어린 지적을 접하고서야 뒤늦게 저도 아, 그런 문제가 있겠구나 싶어서, 다시 들어가 비용 부분을 꼼꼼이 들여다봤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한에서는 그런 정도로 출판 시장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것은 방지되고 있는 걸로 보여요.



이안님, 부지런이라니요.... 요즘의 저는, '부지런'이라니 어, 그게 어떻게 생긴 말이지 싶은데요..... 저건 오랫동안 갖고 싶었던 책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고, '복사맨'이란 데가 어떤 덴지 시험 삼아 문의해 본 것일 뿐..... 그러고는 또 슬그머니 주저앉아 있는걸요.

부지런함과 열정이란 말은 '리뷰의 달인' 경지를 보여주는 님에게 돌아가야 할 말 아닌가요?



sandcat님, 반갑습니다. 님도 <눈에 대한...>의 팬이셨군요. 정말 이 계절이 되면 더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에요. 그래도 님은 이미 읽어 보신 뒤라니 부럽습니다.

진작부터 즐찾...해 주셨다니.... 왠지 부끄러워지네요. 요즘 제 서재는 먼지 투성이인지라... 조만간 문 활짝 열고 청소도 좀 하고, 겨울 햇살 아래 향기로운 차 한잔 대접할게요. 가끔 들러 주세요.

비로그인 2004-12-0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사맨이라는 표현이 너무 재밌네요 ^^
 


 






 






 






 






 






 



가을 저녁의 詩




 
-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이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山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김춘수 시인이 세상을 떠나셨다.




장정일은 김춘수의 시를 변주하여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김춘수의 꽃을 변주하여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속 버튼을 눌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이제 시인은 우리에게 하나의 전파로, 꽃 같은 한 떨기 별로 여기가 아닌 다른 세상에서 빛나고 있으려나




김춘수 시인의 별세 소식에 잠시 그를 생각한다.




최근에 읽었던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밤의 시'를 떠올리며........ 



나는 얼마 전 이국의 여행을 떠나는 누군가에게 긴 밤기차 여행길에 이 시를 하나 가슴에 품고 가라고  메일에 적어 보내 주었다. 그이는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고, 시인은 이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밤의 시()








                                                                                                                            
왜 저것들은 소리가 없는가




집이며 나무며 산(
)이며 바다며




 
왜 저것들은




죄()지은 듯 소리가 없는가




바람이 죽고




물소리가 가고




별이 못 박힌 뒤에는




나뿐이다 어디를 봐도




광대무변(廣大無邊)한 이 천지간(天地間
)에 숨쉬는 것은




나 혼자뿐이다.




나는 목메인 둣




누를 불러볼 수도 없다




부르면 눈물이




작은 호수(湖水
)만큼 쏟아질 것만 같다




―이 시간(時間)




집과 나무와 산(
)과 바다와 나는




왜 이렇게도 약(
)하고 가난한가




밤이여




나보다도 외로운 눈을 가진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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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29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 길목에서 더욱 쓸쓸해집니다... 이제 그 분 꽃이 되셨을까요. 아님 우리가 부르는 소리에 님이 봄 꽃으로 다시 태어나실까요... 찡한 마음으로 퍼갑니다...

2004-11-29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일요일 퀴즈프로에 김춘수란 이름이 나왔을 때 와~ 시집을 24권이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채 가시기 전에 또 이런 소식을 접하네요..부디..
 

 



참 변덕스럽다.



이것도 나이 탓을 하랴... 며칠 전까지 아무런 맛도, 느낌도, 의욕도, 소망도 없이 아침에 눈을 뜨고 밤이 되면 늙고 순한 개처럼 슬며시 자리에 누웠다. 마음의 충동질이 멈추니, 일상은 더없이 고요하고 평온했다. 이대로 한 삼십 년 흘러간다 해도 아무렇지 않을 듯싶었다.



썩은 나뭇잎이 둥둥 떠 있는 고인 물 속에 푹 잠겨 있는 것만 같던 날들이 느리게 흘러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그 탁하고 적막한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고 숨을 쉬고 있는 나를 본다.



"다시 할게요 " 자신에 대한 긴장과 기대가 뒤섞인 굳은 표정으로 말하던 그녀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다시 레코드판에 바늘을 올리고, 조심스럽게 한 걸음 두 걸음.... 그리고는 나비처럼 새처럼 공중으로 빙그르르 뛰어오르던 그녀의 멋진 도약에 어디선가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눈물 한 방울 또르르 굴러왔던가.




다시 할게요.



그리고 두 번째의, 세 번째의 바늘을 다시 올려놓을 때 나도 그녀처럼 나에게 자신을 멋지게 펼쳐 보일 수 있기를 다시 소망한다.  무릎이 꺾이고, 내 발에 내가 걸려 넘어지고, 잠시 균형을 잃어 기우뚱하더라도, 두 번, 세 번... 다시 바늘을 올리고 그 음악에 맞춰 내 스텝을 디딜 수 있기를...... 여전히 말 잘 듣는  순한 아이처럼, 나는 희망과 자기를 믿어 주는 힘이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한다. "start again!"....... 나는 그 순진한 믿음을 다시 영험한 보약처럼 한달음에 마셔 버린다. 

















 










 










 










 









래시 댄스




http://home.eandong.net/user/mink721/data/WEASFiles/flashdance.a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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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11-25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42222

(이벤트에 참가했더니 숫자만 눈에 들어오는군요. -_-)

Start again!!


2004-11-26 0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레혼 2004-11-2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쌩큐! 오늘도 Stsrt again!



속삭이신 님, 님의 믿음에 살짝 기대 힘내 볼게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