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시 - 한시 학자 6인이 선정한 내 마음에 닿는 한시
장유승 외 지음 / 샘터사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 한시장유승 외 / 샘터

 

 

()는 함축의 언어다. 한시(漢詩)는 한자로 지은 시다. 한자로 지어졌다고 해서 중국시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의 한시는 삼국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이어졌다. 그 한시(漢詩)들이 수십만 편이 넘게 전해진다. 양적으로만 따져도 고전문학 으뜸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한시는 어렵다. 한자(漢字)가 걸림돌이다. 아침저녁 달라지는 교육정책 탓에 한문을 배웠다 안 배웠다 하다 보니 한자는 완전히 외계어 수준이 되어버렸다. 설령 한자에 익숙하다 할지라도 한시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깊이 들여다볼 시간들도 없이 바쁘게들 살아가는 것도 문제다.

 

 

한시가 자연의 아름다움과 바람 같은 삶의 흔적만 그렸다면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엔 일상의 한순간에서 얻은 빛나는 깨달음이 젖어있는 한시들이 담겨있다. 101편의 한시들이 하루의 시간 순서대로 엮여있다. 한시는 보통 네 구절, 또는 여덟 구절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자가 읽기 쉽게 한 편의 한 시에서 두 구절, 또는 네 구절만 뽑았다. 말의 앞뒤를 자른 탓에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해석의 자유와 확장의 장점도 있다는 말이 뒤따른다.

 

 

 

세상은 원래부터 결함투성이

인생이 어찌 어긋나지 않으랴

_유언술(1703~1773)

 

- “천하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열에 여덟아홉이다라는 말도 있다.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되는 세상은 위험하다. 아니 그런 사람이 더 위험하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기에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제대로 한 번 멋지게 살아보자고 열심을 내게 된다. 따지고 보면 우리도 한번쯤은 결함투성이의 세상에게 덕을 본 일이 있지 않은가. 뜻밖의 행운, 노력 없이 이룬 성취, 이 모두가 결함세계 덕택이다.”

 

 

 

 

만 권의 책을 독파하고

만 리 먼 곳을 유람한다

_오한응(1854~ ?)

 

 

만리 먼 곳을 유람하지는 못해도 만 권 이상의 책은 읽고 싶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일만 권의 북리뷰를 남길 생각이다. 그 이상 읽겠다는 이야기다. 해외여행을 꿈도 꾸기 어려웠던 조선 말기. 개화사상가 강위(1820~1884)는 누구보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았다. 일본, 북경, 상하이 등등 많이도 다녔다. 강위는 만 리의 여행을 하기 앞서 만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에게 여행은 독서를 통해 추상적인 지식을 구체화시키는 시간이었다.여행은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확인하고 각인(刻印)하는 과정이다. 독서 없는 여행이 경험치를 더하기로 늘려주는 산술급수라면 독서와 여행의 병행은 경험치를 곱하기로 늘려주는 기하급수다.”

 

 

 

겉으로는 그저 보잘것없는 물건이지만

그 안에는 맑고 산뜻한 향기가 있지

_ 조수삼(1762~1849)

 

 

 

국화베개를 두고 읊은 시다. 내 인생을 채우고 있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타인에게 어떤 모습일까? 어떤 향기로 다가서고 있을까? 또는 누군가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도 해본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보이는 저 모습이 진짜인가? 내가 나를 모르면서 남에 대해선 쉽고 가볍게 이야기하곤 한다. 아마 남이 나를 그렇게 가볍게 평가하면 속이 많이 거북할 것이다. 화가 날 것임에 틀림없다. 이른바 물질의 시대인 오늘날에는 거친 무명 안에 향기를 채울 시간도 의지도 없다. 차라리 거친 베개에 수를 놓아 화려하게 꾸밀지언정 베개 안에 공들여 향기를 채우려 하지 않는다. ‘정신은 없고 물질만 난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같은 생각을 가진 한시 연구자 여섯 사람이 이 책을 엮었다. 여섯 사람 모두 한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문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한시를 일상의 영역으로 돌려보내자는 것에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5-09-12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 권의 책을 독파하고
만 리 먼 곳을 유람한다
_오한응(1854~ ?)

제일 맘에 드는 구절^^..

자고로 선비는 3수레의 책을 읽어야 최소 기본조건이라던데..
한수레도 안되네요.ㅎㅎㅎㅎ요즘은 정보와 지식량이 많아서 덤프드럭으로 3대?쯤! ㅎㅎㅎ


쎄인트 2015-09-14 08:56   좋아요 1 | URL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읽어야 할 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국내..일년이면 약 4만권이나 되는 신간서적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속에서..
그 중 극히 일부만 만나는 것이지요. 신간만 찾을 수 없으니..고전도 찾아보랴..
바쁩니다. 그저 읽을 수 있는만큼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삶에 적용하며 살다가렵니다~ 몸과 마음 평안하신 한 주 여십시요~^^

yureka01 2015-09-14 10:5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책도 조금은 비워야 됩니다.세상에 나오는 책 전부 다 섭렵 불가능하거둔요.결국은 선택과 집중으로 판단 해야되거든요. 고마워요.
 
브랜드 비즈니스 - 나이키에서 아마존까지 위대한 브랜드의 7가지 원칙
데니스 리 욘 지음, 김태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브랜드 비즈니스데니스 리 욘 / 더난출판

 

 

2014년 브랜드 가치 세계 1위는 3년 연속 애플이 차지하고 있다. 포브스는 우리 계산에 의하면 애플은 지구상 어떤 브랜드보다 두 배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돈으로 따지면, 1453억 달러(159조원). 삼성전자는 379억 달러(41조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7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그룹 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삼성은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경제상황과 내년도 사업전망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인력 재배치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엔 삼성전자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수명이 있다. 1996년 코닥은 디즈니, 코카콜라, 맥도날드에 이어 세계 4대 브랜드로 꼽혔다. 코닥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중저가 카메라와 필름을 공급하면서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코닥의 시가총액은 1999년에 최고 이익을 거둔 이래 2012년 파산 신청을 할 때까지 약 14년 동안 300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코닥이 몰락한 이유를 너무 느리게 디지털 사진으로 옮겨간 탓과 부실한 전략 기획, 선견지명의 결여, 서투른 제품 설계와 개발에 두고 있다. 브랜드 구축 컨설턴트이자 강연가, 저술가인 이 책의 저자 데니스 리 욘은 브랜드 전문가답게 코닥의 몰락을 통합적인 브랜드 전략을 따르지 못한 것에 둔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조직의 모든 구성원과 업무를 촉진하고, 정렬하며, 유도하는 경영 도구로 활용하여 코닥을 비롯해 몰락한 기업들의 운명을 피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브랜드를 사업으로 대하는 접근법은 사업의 조직과 운영을 이끄는 중심 개념이라고 한다. 위대한 브랜드는 이 경영 접근법을 통해 마케팅 예산의 규모에 상관없이 경기가 어려울 때도 성장하고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브랜드는 광고가 아니라 사업이다

 

위대한 브랜드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되었다는 말도 조심스럽다. “위대한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이 광고와 마케팅에 절대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다수의 기업 리더들은 브랜드를 운영화해야 한다는 개념이 부족하다. 브랜드 자체에 대한 정의가 미흡하다. “브랜드라는 개념은 마케팅과 홍보 그리고 영업에서 외부에 알려야 하는 도구로 종종 인식된다. 그래서 브랜드를 회사의 이름, 로고, 이미지, 광고, 아우라, 성격, 사용자 환경, 태도, 명성, 상표로 정의하는 경우가 많다.”

 

 

 

위대한 브랜드란?

 

위대한 브랜드로 인정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수익성이 있다. 위대한 브랜드는 평균이상의 이윤을 올린다.” 브랜드의 위대성을 말해주는 증거는 수익성과 업계의 인정 외에도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중요한 공통 기반이 있다. “위대한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은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저자는 이를 사업으로서의 브랜드라 이름 붙인다.

 

 

위대한 브랜드 구축을 위한 7가지 원칙

 

첫 번째 : 위대한 브랜드는 안에서 시작된다.

두 번째 : 위대한 브랜드는 제품을 팔지 않는다.

세 번째 : 위대한 브랜드는 유행을 무시한다.

네 번째 : 위대한 브랜드는 고객을 좇지 않는다.

다섯 번째 : 위대한 브랜드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

여섯 번째 : 위대한 브랜드는 일관되게 헌신한다.

일곱 번째 : 위대한 브랜드는 결코 되돌려줄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조직 최고위층이 브랜드를 사업으로 대하는 접근법에 책임의식을 가질 것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요스미 다이스케 지음, 송소영 옮김 / 라이프맵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요스미 다이스케 / 라이프맵

 

1. 20.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때이다. 그러나 뭔지 모르지만 불안정하다. 시기적으로 남자들은 군 생활을 마치고 복학하거나 직장 초년생으로 지낼 때이다.

 

2. ‘라는 존재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환경의 변화는 나를 나답게유지하며 지내기가 버겁다. 내가 만든 나는 조직의 쓴맛을 겪으며 나다움을 버려야한다.

 

3. 이 책의 지은이 요스미 다이스케는 20대의 삶에는 서른을 위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 무엇에도 매이지 않으면서 진정한 나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청춘들을 위해 사물과 돈, , 자기관리, 관계, 삶에서 버려야 할 습관들 50가지를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삶의 목소리로 전해준다.

 

4. ‘무엇을 더 가질것인가 보다 더 중요한 것들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고 강조한다.

 

5. 지은이의 삶은 드라마틱하다. 7번의 밀리언셀러를 만들고, 누적 판매 2천만장의 기록을 수립한 일본의 유명 레코드회사 아티스트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어느 날 그 모든 일상의 익숙함을 버리고 원생림에 둘러싸인 뉴질랜드의 호반과 도쿄 도심을 왕래하는 생활 여행자로 살고 있다. 그는 블로그 포스팅 형식의 섬세한 글과 일상의 언어로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을 표현해주고 있다.

 

6. “구차하게 살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대부분의 20대가,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했던 어른의 모습으로 바뀌어간다. 어째서일까?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가?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어디서 생길까?”

 

7. 지은이의 말대로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 가진 것 보다 부족한 것이 천지인 20대가 도대체 무엇 남길 것이나 있기나 한가?

 

8. “20대에는 버리자. 앞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깔끔히 비우자. 버리면 버릴수록 시야는 또렷해지고 머릿속 잡념이 사라지면서, 진짜 하고 싶은 일만 명료하게 떠오른다.”

 

9. 책은 5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 정리의 기술(사물과 돈으로부터의 자유), 업무 정리의 기술(일로부터의 자유), 습관 정리의 기술(오래된 나로부터의 자유), 관계 정리의 기술(타인으로부터의 자유), 욕망 정리의 기술(사소함으로부터의 자유) 등이다.

 

10. 이미 서른을 넘겼다면 내가 20대에 무엇을 놓쳤는가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읽어볼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 생각 꿈꾸는 작은 씨앗 9
엘자 발랑탱 글, 이자벨 까리에 그림 / 씨드북(주)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아빠 생각엘자 발랑탱 / 씨드북

 

 

 

아이는 아빠를 그리워한다. 아빠가 저녁을 만들어 주신 지도 한참 됐다. 바다로 놀러가자고 한 약속도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같다. 섬에 가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바닷가 모래밭에서 모래성도 쌓고, 두꺼비집도 만들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텐데..

 

 

 

혼자 놀다가 재미없으면, 아빠하고 둘이서 실컷 모래밭을 달리기도 하고, 커다란 파도를 타면서 신나게 헤엄도 칠 수 있을 텐데 언제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빠가 학교로 나를 데리러 오시지 않은 지도 벌써 몇 주째다. 선생님은 우리가 수영장에 갈 때 부모님도 같이 올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아빠가 오실 수 없어서 속상하다. 수영이라면 아빠들 중에서 울 아빠가 최곤데.

 

 

 


 

 

아빠가 나한테 화를 내신지도 오래되었다. 이제는 집안 곳곳에 내가 어지러운 물건들이 잔뜩 인데 잔소리를 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이 없다아빠가 화를 낼 땐 무섭고 싫었는데 이젠 그 화를 내는 아빠 모습이 그립다.

 

 

 

엄마는 늘 바쁘고 피곤해 보인다. 설거지를 하다가 컵이나 접시를 깨뜨리는 일이 잦아졌다. 전에는 어쩌다 그랬는데 요즘은 자주 그렇다. 아마 생각이 흩어지거나 팔에 힘이 없어져서 그런가보다. 아빠가 동생에게 우유를 먹여주신 것도 몇 달이 지났다. 아빠는 소파에 누워 동생에게 우유를 먹여주다가 동생과 함께 잠이 든 적도 있다. 엄마와 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서로 얼굴을 들여다보며 조용히 웃었다.

  

 

 나는 아빠에게 줄 그림을 그린다. “보고 싶은 아빠. 캉탱그림 속 아빠는 슬픈 표정이다. 우리 식구 모두가 집 근처 공원에 간 그림인데 아빠 얼굴은 우울하다. 동생은 유모차 안에 앉아서도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면서 좋아한다.

 

 

 

아빠와 함께 축구를 한지도 오래됐다. 한번은 아빠가 킥을 했는데 그 공이 내 얼굴로 날아온 적도 있었다. 내가 얼른 피해서 크게는 안 다쳤다. 공이 이마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아빠 닮아서 순발력이 짱인가보다. 아빠가 미안해하면서 집으로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

 

 

 

 

 

 

아빠는 내가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보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텔레비전은 고장 난지 두 달 이나 되었다. 베란다 전구가 나간지도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새것으로 못 바꿨다. 아빠랑 엄마가 말다툼을 한 지도 백만 년은 된 것 같다아빠, 엄마가 서로 말다툼을 하면 참 싫었는데 이젠 너무 조용한 것이 싫다.

 

 

 


 

 


 

 

 엄마가 이렇게 말했다. 아빠가 돌아오실 때쯤이면 동생은 세 살이 될 거라고 한다. 내 계산으론 너무 까마득하다 내가 잠들기 전에 아빠가 내 등을 간질이며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적도 까마득한 옛날 같다. 아빠를 보러 갈 때마다 아빠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녀석 많이 컸네!” 그리곤 아무 말 안하시다가 내가 일어날 때 쯤 되면 "엄마 말 잘 듣고, 동생 잘 보라"는 이야기도 하신다.

 

 

 

 

 

 

아빠에겐 차마 말은 못하지만 아빠는 갑자기 늙어버리신 것 같다. 나랑 다시 축구를 할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아빠가 빨리 할아버지가 되어 버리시면 나는 슬프다. 울고 싶다. 아빠하고 둘이서 배꼽을 잡고 웃어본 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다시 생각해보면 내 이야기는 엄청 힘든 일은 아닐지 몰라요. 하지만 내겐 그런 걸요.”

 

 

 

 

 

 

아이의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아들에게 녀석 많이 컸네!”하고 말한다는 것은 자주 못 본다는 이야기다. 아이가 크는 것을 먼저와 비교해 볼 수 있을 정도로 뜸하다는 이야기다. 아빠는 '교도소'에 있다. 동화에선 아마도 거의 쓰지 않았던 소재였을 것 같다. 나도 처음 대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구상 어딘가에 이런 가정이 수없이 많이 있다. 차라리 아빠가 멀리 해외로 출장을 갔다면 모를까. 아빠가 교도소에 있다는 것은 그 가족들에게 정신적, 경제적으로 주는 상처가 크다. 물론 억울한 일로 잠시 또는 길게 갇힌 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아이들에게 교도소란 나쁜 사람들이 가는 곳이다. 아이에겐 세상에 둘도 없는 멋지고 훌륭한 아빠가 교도소에 있다니 참 슬프다. 아이의 마지막 말이 가슴을 적신다.

  

     

 

 

          “ ‘엄청 힘든 일은 아닐지 몰라요. 하지만 내겐 그런 걸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5-09-1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는 엄마도 있어야 하고 아빠도 있어야 한다는 건 틀림없죠..
만약 하나라도 빠지면,결핍의 증상이 심각하게 평생에 따라다니게 되더군요,

쎄인트 2015-09-11 12:20   좋아요 0 | URL
예...이젠 이미 상식화 되었지만....성장과정 중 빈 자리와 상처가 평생을 좌우하게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유라시아 역사 기행 - 한반도에서 시베리아까지, 5천 년 초원 문명을 걷다
강인욱 지음 / 민음사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라시아 역사기행강인욱 / 민음사

 

 

고고미술학과 사학(史學)을 전공한 저자가 프롤로그에 올린 글이 인상적이다. “세계지도를 펼쳐 놓으면 유라시아 대륙 귀퉁이에 자리 잡은 한반도는 참 초라해 보인다. 그마저도 남북으로 잘려나가 주변의 중국과 러시아에 비해 더더욱 보잘 것 없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문화적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한국은 지리 환경적으로 강대국 사이의 소국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계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한국은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바닷길의 중심이자 유라시아 대륙으로 향하는 출발점이 된다. 자고로 한반도는 이러한 지정학적 조건으로 북방의 이웃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유라시아 역사의 일부를 이루었다.” 대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이야기다.

 

 

유라시아 초원은 헝가리, 남부 러시아에서 시작해서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를 거쳐 동쪽으로는 몽골에 이르는 북반구의 거대한 초원지역이다. 유라시아 한가운데 있는 우랄산맥은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이 중에서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준가얼 분지, 다뉴브 강 상류의 러시아 초원지대, 카자흐스탄 초원지대 등이 특히 유명하고, 동쪽으로는 몽골 초원과 만주 대싱안링 일대의 후룬베이얼 초원을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초원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유라시아 일대가 경제적으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유목민들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중국 북방의 네이멍구 지역은 무분별한 농지개발로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 여파는 극심한 황사로 이어져 매년 한국에까지 영향을 준다. 또 자원 개발로 인해 초원 지역에 거대한 도시들이 속속 들어서 완전히 중국화(漢化)되고 말았다. 상황이 이러하니 유목민들은 북쪽의 더 척박한 지역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 좋은 예가 중국 북방 유목민의 상징인 오로도스다. 오르도스 청동기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오르도스는 북방 초원 고고학의 대명사로 통용된다.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낭만적인 서사도 아니고 디지털사회로 옮겨 가며 대두된 노마디즘에 대한 찬양도 아니다. 나는 다만 초원 사람들과 그들의 역사를 우리의 관점에서 재평가하고자 할 뿐이다. 험난한 환경을 딛고 동서 문명의 교차로 역할을 했던 초원 사람들은 야만인도 악마도 아니었다.”

 

 

 

신라무덤과 알타이 파지릭 문화

 

신라 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에 얽힌 스토리가 흥미롭다. 신라 적석목곽분은 서기 4세기에 혜성같이 나타나 200여 년간 존속하다 홀연히 사라졌다. 그런데 신라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알타이의 파지릭 문화에서 적석목관분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 무덤이 나왔다. 둘 사이의 연관 관계는 여전히 학계의 미스터리다. 1920년대부터 남부 시베리아 알타이 지역의 파지릭 고분군이 조사되면서 신라 고분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설이 등장했다. 알타이 파지릭 고분이 신라 적석목곽분을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파지릭 고분은 적석목곽분과 마찬가지로 무덤 주변에 둘레돌(護石)을 두르고 무덤 위에도 돌을 두텁게 쌓았다. 그 안에는 나무로 만든 무덤방을 만들었다. 과연 4세기 경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알타이 파지릭 문화와 신라의 문화사이엔 최소 500년의 공백, 그리고 수천 킬로미터의 지리적 거리가 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두 지역의 유사성이 논쟁의 중심이다. 최근의 연구 성과로는 파지릭 고분에 쓰인 목관의 연대를 나이테 측정법으로 살핀 결과 목관이 기원전 300년 이후에 만들어진 것임이 밝혀졌다. 학자들은 이를 통해 흉노가 발흥한 기원전 300년 이후에도 줄곧 알타이에서 거주했다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각 지역과 교류하던 파지릭 문화가 한반도까지 이어졌을까? 계속 발견되고 연구되는 고고학 자료들이 그 답을 주리라 기대한다.

 

 

저자의 관심 영역은 유라시아 초원보다 넓다. 초원스토리에서 마땅히 나와야 할 실크로드이야기에서 시베리아의 전차, (), (), 늑대인간, 하늘사슴 등의 흥미로운 주제들과 한반도와 연관된 것으로는 신라의 천마도, 금관, 고인돌 문화, 황금 보검 등의 황금 유물, 가야의 청동 솥과 돼지 국밥, 고구려 꼬치구이와 불고기, 세계사를 바꾼 고구려의 말등자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책은 현대 한국의 문화 정책에 대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과 초원 지역의 과거를 연구하는 일은 그간 중국 중심의 역사 서술과 이념적 장벽으로 가려져 있던 유라시아와 한국의 관련성을 다시 잇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금껏 단편적으로만 제시되던 한국과 유라시아 초원의 교류를 구체적인 고고학 증거를 통해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과 유라시아의 교류에 대한 고고 역사학적인 담론의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