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감시국가, 중국 - 디지털기술과 선택 설계로 만든 ‘멋진 신세계’
가지타니 가이.다카구치 고타 지음, 박성민 옮김 / 눌와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한 감시국가, 중국- 디지털기술과 선택 설계로 만든 멋진 신세계

_가지타니 가이, 다카구치 고타 / 눌와

 

 

 

 

얼마 전 인터넷 뉴스로 접한 소식에 의하면, 일본의 한 코인 주차장에서 60대 남성이 한 젊은이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지적했다가 폭행을 당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주의를 받은 용의자는 갑자기 분노해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등 5분여간의 무자비한 폭행을 했다. 피해자는 척추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휠체어신세를 지게 되었다. 용의자는 그 후 즉시 현장에서 도주했지만, 일본 경찰은 주변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추적해 운송업을 하는 25세의 청년을 체포했다. 사건 발생 6개월 만이다. 용의자 검거에 공훈을 세운 것은 CCTV이다. 일본의 뉴스로 글을 열었지만, 한국이라고 다르진 않다. 범죄수사에 CCTV가 효자노릇을 한지 꽤 오래되었을 것이다. 집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부터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CCTV 영상에 담기는 무보수 출연자가 된다(집안에도 CCTV가 설치 된 집도 많을 것이다). 집을 나서서 몇 발자국만 걸어도 다목적 CCTV’가 아는 척한다. CCTV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린다. 사생활 침해가 심해지고 있으니 그만 설치하라는 사람들과 아직도 사각지대가 많으니까 더 많이 설치를 해야 한다는 사람들로 나뉜다.

 

 

최근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중국이 감시사회’ ‘감시국가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지하철역에선 엑스레이로 수화물을 검사한다. 고속철도를 타려면 신분증 제시는 필수다. 중국내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현 시점으로 6억대가 넘었을 것이라고 한다. 국민 2인당 1대의 꼴로 CCTV가 설치되어있는 셈이다. 곧 국민 1인당 1대의 감시카메라 시대가 올지 모른다. 카메라 렌즈의 해상도를 꾸준히 높여 인공지능(AI)이 걸어 다니는 자세만으로도 어느 집 몇째 자녀까지 식별해낼 정도라고 한다. 아울러 중국은 세계 제일의 스마트폰 앱 대국이라고 알려져 있다. 메시지 앱, 택시호출 앱, 배달대행 앱 같은 편리한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휴대폰 인증이 필요하다(한국도 앱의 상당부분이 휴대폰 인증을 요구한다). 중국이 한국과 다른 것은 인증한 휴대폰의 번호는 신분증과 여권에 연결되어 기업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메시지 앱에 중국 정부가 문제시할 만한 발언이 입력되면, 중국 정부는 기업을 통해 즉시 신원을 조회할 수 있다.

 

 

중국은 내부 안보, 즉 물샐 틈 없는 사회 통제를 위해 첨단 ICT를 총동원하고 있다. 계획과 통제라는 사회주의의 로망을 물리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네트워크 안전법 28조에는 네트워크 운영자는 공안기관과 국가안전기관이 법에 의거해 국가의 안전을 보호하고 범죄를 수사하는 활동에 기술적 지원과 협력을 해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중국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외국계 기업도 포함)은 중국의 국가 안전에 관한 문제, 즉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에 관한 정보를 정부기관에 제출할 의무가 있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중국인이 불만을 품기는커녕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민들이 프라이버시에 무관심한 탓일까? 전제정치에 세뇌되었기 때문에 그럴까?

 

 

이 책 행복한 감시국가, 중국은 현대중국의 재정과 금융의 연구자인 일본의 가지타니 가이와 중국의 경제, 기업 및 재일 중국인에 관심이 많은 언론인 다카구치 고타의 공저이다. 저자들(이하 단수 저자라고 칭함)은 중국의 행복한 감시사회의 수수께끼를 밝히고 싶어 한다. 그 수수께끼가 밝혀진다면, 중국의 놀랄 만한 감시사회가 어느 별나라 현상이 아니라 우리(현재 전제국가가 아닌 나라들)가 앞으로 직면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실에 대한 여러 오인과 오해, 때로는 왜곡으로 가득한 중국의 감시사회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민간 기업에 의한 기술 개발, 그리고 그것의 사회 적용이 중국 사회를 얼마나 더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들어왔는지에 주목한다. 중국정부가 주도해 이끌어가는 사회신용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글에도 관심이 간다. 중국 정부의 언론통제가 정보통신기술(ICT)의 진보에 발맞춰 얼마나 발전하고 교묘해졌는지에 대해 저자의 현지 체험을 통해 기술한 것도 읽을거리다.

 

 

내가 깊은 관심을 갖고 읽은 대목은 마지막 챕터인 도구적 합리성이 폭주할 때이다. 이 챕터는 조지 오웰이 말한 감시의 최전선이자 심각한 민족문제를 안고 있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수민족에 대한 공산당의 통치 방식은 감시하는 쪽과 감시당하는 쪽의 비대칭 관계로 고정되어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쪽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상황이다. 저자는 최근에 신장 위구르 자치구 각지에 대규모로 건설된 재교육 캠프(再敎育菅)’를 주목한다. 이 수용시설은 세계적인 이목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다수의 이슬람교도가 생활하는 지역인데, 각지에 거대한 규모의 수용시설이 여럿 세워지고 있다. ‘이슬람의 과격 사상에 물들어 반사회적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직업 훈련이나 법률 등의 재교육을 위해 장기간 수용하고 있다. 교육은 핑계일 뿐 구금이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설은 강제수용소와 다름없기 때문에, 보도기관이나 언론인이 자유롭게 취재하기 어렵다고 한다. 인권단체나 그 협력자등이 당국의 눈을 피해 실시한 인터뷰나 해외 망명자의 증언 등으로 그 심각한 사태를 차츰차츰 드러냈다. 재교육 캠프 문제의 직접적인 배경은 2009년에 광둥성에서 한족과 위구르인 사이의 민족 갈등으로 인해 벌어진 난투극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중심지인 우루무치로 불씨가 번져 민족 간의 충돌이 대규모로 발생한 일이 발단이다. 그 후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선 민족 간 대립이 격해지고, 특히 2013년부터 2014년에 걸쳐서는 신장의 안팎에서 칼이나 화기 등으로 무장한 단테가 유혈충돌을 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위험을 느낀 당국은 일련의 사건을 해외 이슬람 과격파 조직과 연관된 국가분열주의자에 의한 테러활동으로 간주하고 테러와의 투쟁을 온 나라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신장 재교육 캠프(강제수용소)100만 명가량이 수용되어있다고 한다. 예전에 중국에 존재했던 노동교양소와 매우 흡사하다. 외부의 시각으로 인권탄압 외에 저임금 노동시설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위의 시설이 감시기술을 구사한 통치 즉, 감시시설의 실험장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2016년경부터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의 스마트폰에 스파이웨어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등 정보 통신기술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또한 DNA나 홍채 데이터, 음성이나 걸음걸이 등의 생채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감시 시스템의 큰 문제점은 당국이 금지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이 공포심을 느끼다가 결국 행동을 지배당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중국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지만, 감시선진국 중국이 보여주는 오늘의 모습은 단지 중국의 문제로만 그칠까? 중국 인민들이 감시국가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은, 자신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위치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럴까? 그렇다면 국가안보와 사회질서를 명분으로 민간인까지 사찰을 하고, 마음만 먹으면 타인의 개인정보를 얼마든지 손에 넣을 수 있는 이 나라는 어떤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머랭이 2021-12-22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요번에 요고 전자책으로 나와서 사려고 했는데 ㅎㅎ 리뷰 잘 보고 감니다 ><

쎄인트 2021-12-22 15:47   좋아요 1 | URL
예...그러셨군요....
남의 나라 일 같지만 않아서.. 관심깊게 읽었습니다.
 
행복한 감시국가, 중국 - 디지털기술과 선택 설계로 만든 ‘멋진 신세계’
가지타니 가이.다카구치 고타 지음, 박성민 옮김 / 눌와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시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감시주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중국인들이 철저한 통제와 감시속에서도 대다수 인민들이 큰 저항감을 갖지 않는 이유는, 나를 해치려는 불특정다수로부터 나를 지켜준다는 믿음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퍼 석세스 - 폭발적 성장을 위한 50조 사업가의 대성공 원칙
댄 페냐 지음, 황성연.최은아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슈퍼 석세스 - 폭발적 성장을 위한 50조 사업가의 대성공 원칙

_댄 페냐 / 한빛비즈

 


 

1.

P라는 라틴계 미국인 소년이 있었다. 경찰관 아버지 밑에서 엄한 훈육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특유의 반항적 기질과 불량스러움을 떨구지 못한 채 사춘기를 넘긴다. 고교졸업을 3주 정도 남겨놓고 교감 선생님이 P패거리들을 불러서 졸업장을 미리 주며 다시는 학교에 얼씬도 하지 말라했다. 학교 측에선 그들이 졸업식을 망칠까 봐 염려됐던 것이다. P패거리들은 잠시 고민한 뒤 학교로 돌아가 졸업장을 교감 선생님 앞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3주 뒤 예정대로 졸업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주범은 P였다. 청년기 유일한 스포츠는 술집에서 다른 동네 청년들과 한바탕 싸움을 벌이는 것이었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때는 당구 칠 때, 술 마실 때, 그리고 연애할 때였다. 대학에 들어갔지만,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퇴학당했고 이후 2년 동안 몇몇 대학을 전전했다. 그 후 군에 입대했다.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베트남전에서 쏟아 붓고 싶었지만, 뜻하지 않게 군사경찰이 되어 조지아의 포트 고든으로 간다. P는 군대에서 난생처음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한다. 오로지 효율만 중시하는 조직의 구성원이 되어본 것이다. 군 제대 후 대학에 입학해서 2년 반 만에 학위를 딴다. 첫 직장은 LA에 있는 미국 토지 컨설턴트라는 회사였다.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곧 영업부 관리자가 된다. 그 시절 판매수수료로만 한 달에 1만 달러를 벌었다. 부동산 세미나를 열어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그 후 P의 행보는 넘사벽이다. 820달러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그레이트웨스턴을 8년 만에 45천만 달러의 자산 가치를 보유한 회사로 성장시켰다. P가 관여하는 사업 이야기를 시작하면 12일도 모자를 듯싶다. P는 이 책의 저자 댄 페냐이다.

 

 

 

2.

대성공은 우유부단한 사람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전쟁 같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승리는 힘든 시기를 거친 강하고 나쁜 녀석에게 주어진다.” 모두가 성공을 바라고 살진 않는다. 모두가 부자가 되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의 길, 부자가 되는 길이 보이는 데도 외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성공, 부자의 길엔 함정도 많다.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 부자가 아닌 것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가난하게 사는 것은 힘들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아픔을 치료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더 아프다. 성공하는 방법,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댄 페냐의 조언은 매우 직선적이다. 일면 거칠다. 초기 강연에선 시작한지 15분도 안되어 참석자의 반을 차지했던 여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 후 주위사람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언어순화를 하긴 했지만, 유튜브에선 여전히 말투가 거칠다는 것을 그는 인정한다. 그는 일차적으로 내가 무엇인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흔쾌히 버릴 수 있는 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부자로 성공하는 법을 알려주는 연사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억만장자일까? 의심을 해보라는 것이다. 탈세나 궁리하는 엉터리 부자가 많다는 것이다(은근히 저자 자신은 진짜부자라고 내세운다). 하긴 저자는 현재 동화책에 나올법한 호수와 테니스장, 사격장, 승마장을 갖춘 15세기 풍경의 거스리성에 살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꿈은 최대한 크게, 높이 가지라고 한다. 실행력이 답이라고 한다. “동기는 무언가를 시작하게 하지만 습관은 지속하게 한다.” 하긴 끝까지 잘 해내는 것 이상의 답이 없다. “결코 자기 자신을 의심하지 마라”, “자기 일에 모든 시간을 쏟아 붓지 않으면서 대성공을 거두거나 뛰어난 실행력을 발휘한 사람을 나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성공을 위한 계획을 세워라. 차선책이나 낙하산, 안전장치는 생각하지도 마라.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는 순간 당신은 실패할 것이다.” 이 말에 B 플랜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이 책의 초판 한정 부록으로는 113개의 페냐의 말(일명 페냐이즘)이 담긴 핸디한 양장노트가 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부자가 늦게 되더라도 궁핍한 삶에선 벗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갱지 2021-12-23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머리가 좋고, 엄청 잘 굴러 갈 거 같이 생겼어요:-)

쎄인트 2021-12-23 13:25   좋아요 0 | URL
ㅎㅎ 배짱도 대단하지요~~^^
 
슈퍼 석세스 - 폭발적 성장을 위한 50조 사업가의 대성공 원칙
댄 페냐 지음, 황성연.최은아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통 석세스도 아니고, 슈퍼 석세스를 타이틀로 했다. 진정 부자가 되고 싶다면, 대충 부자가 아닌 확실한 부자의 조언을 들으라는 말에 공감한다. 굳이 부자를 삶의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 곁에 둘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디자인! - 어린이를 위한 첫 디자인 수업
이사벨 토마스 지음, 오렐리 귈르리 그림, 김선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들에게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공간을 찬찬히 둘러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굳이 아이들이 디자이너가 안 되더라도...사물을 관찰하고 그 안에 담겨진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1-12-19 14: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관찰력을 키워 준다면 유익한 일이죠.
백자 평을 보니 그럴 수 있는 책 같아요. ^^

쎄인트 2021-12-19 15:15   좋아요 1 | URL
예...요즘은 특히 아이들의 시선을 산만하게 해주는 것들이 많은지라..
장차 긴 시간을 보내게 될 아이들의 심성을 위해선 관찰력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