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였나..

공유가 뉴욕에 있는 장난감 회사의 수석 디자이너로 갈지 말지 고민하는 장면.

커피 프린스 일도 재밌고, 할머니 아프시고, 그동안 안고 있던 출생의 앙금도 씻어냈고, 윤은혜도 좋고... 결국 안 가기로 결정하는데..

그 사이 윤은혜는 잡지 않는다. 공유가 떠나지 않길 바라면서도 사랑 때문에 잡을 수는 없다나..

게다가 같은 커피숍에서 일하는.. 이름 생각 안나는 뺀질이.. 왈

사랑 때문에 남자의 야망을 꺾는 일은 하지 말아라..고?

그럼, 최한결의 삶이 고은찬의 삶보다 가치 있다는 거냐?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언제나 사랑으로 무장한 여자는 남자의 걸림돌이다. 그게 왜 걸림돌인가? 남자의 성공이 중요하다면 똑같은 크기로 여자의 사랑 역시 중요하다. 각자의 삶에서 뭘 더 중요하게 여기는가는 개인차이 아닌가. 그런데 그걸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랑보다는 성공에 무게를 더 두는 이유는 뭘까? 남자든 여자든..

사랑은 동등한 거다. 공유가 떠나고 싶다고 한다면 윤은혜는 가지 말라고 말 할 수 있다. 다만 선택은 각자가 하는 거지. 그 말 하는 게 어째서 잘못인가. 가지 말라는 말을 하는게 야망을 꺾니 마니 잘못이니 이런 생각 자체가 우습다. 최한성과 한유주 커플은 다르잖아. 최한성은 말로는 유주를 존중하니 머니 말해도 결혼하고 나서 일 하지 말라고 당당하게 말 하잖아... 그건 되고, 이건 안 되고..??

그래놓고서는 나중에 나이 들어서 후회한다. 일 한다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것..

그런데 계속 젊을 때는 성공이 더 높은 가치라고 주장하고, 나이 들어서는 후회하고..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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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라푼첼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오늘 낮에 책이 왔다.  책이 참 이쁘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크기에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담은 라푼첼이 고양이의 시선을 받으며 자고 있다. 언뜻 보면 평화롭지만, 사실 이건 아직 깨어나지 못한 채 성 안에서만 살고 있는 한 여인의 무료함을 나타낸다.

어떻게 6년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말이다.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남편에게 잔소리도 안 하고, 아이도 없고, 일도 안 한다. 무료할 때면 파친코에 가서 성인 오락을 하는 정도.. 그런 그녀의 일상이 소름끼쳤다. 하루 이틀 정도 뒹굴거리는 거야 누구나 즐긴다지만, 6년의 시간은 좀 너무하지 않을까.

그림동화 속 라푼첼은 왕자를 만나기 전까지 성 안에서 마녀만을 바라보며 산다. 젊은 나이에 사랑에 실패한 마녀는 라푼첼만은 그런 사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탑 안에 가두어 놓고 자신이 원하는 세상만을 보여준다. 라푼첼은 그게 전부인 줄 알지만, 결국 왕자를 만나 탈출을 시도한다. 여기서 왕자는 라푼첼과 마녀의 세상에서 금단의 열매다. 마찬가지로 시오미에게 로미는 자신이 갇힌 탑을 탈출하도록 유인하는 금단의 열매다. 그녀의 탈출이 라푼첼처럼 시련을 통과하여 해피엔드로 갈 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없다. 책을 읽는데 역동적인 느낌도 없고 긴장감도 없다. 그저 흐르듯이 섬세하게 감정과 감정을 연결하고 사건을 이야기 한다.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그저 무료하구나...

시오미는 진작에 정신과 상담을 받았어야 했다. 하는 일도 없고 꿈도 없고 의지도 없고 사는 데로 살아가니 불면증에 시달리고, 애정을 바라면서 애정을 주지도, 요구하지도 않으니 서로가 무관심하게 되는 거지.. 여하튼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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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푸른숲 비오스(Prun Soop Bios) 1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 푸른숲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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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과연 리뷰를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가진 종교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말 하는 게 부처님 말씀과 맞는 걸까.. 이런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책을 읽고 리뷰를 쓰듯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면 되는데 말이다. 어쩐지 꺼려져서 다 읽고 감명받고 혼자 소중하게 간직한 채 있었다.

나는 내가 가진 종교를 내 의지로 선택했다. 엄마가 절에 다녀서 불교를 선택한 게 아니다. 우리집은 그저 니가 선택해라.. 이런 주의기에 아빠랑 막내는 아예 무교다. 사춘기 시절엔 교회도 다니고 성경공부도 하고 그랬다. 다만 내가 불교를 선택한 건 내 의문에 답을 주는 게 불교였기 때문이다. 알면 알수록 빠져들어갔다.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렇기에 누가 옆에서 뭐라한들 상관하지 않았다. 거리에 나서면 개신교를 비롯하여 몰몬교, 증산도, 여호와의 증인... 알 수 없는 종교인들까지 다 나한테 말을 걸며 전도해도 나는 그들에게 그저 내가 생각하는 바대로 말했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 사상을 천주교를 가진 외국인 종교학자가 쓰고 개신교 신자인 옮긴이가 번역한 이 책을 읽으며 기묘한 낯섦을 느꼈다. 내가 아는 것이지만 뭔가 다른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새롭게 붓다를 접한다는 느낌이랄까...

붓다의 생애야 워낙 많이 듣고 읽어서 알고 있다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과연 나는 붓다가 말씀하신 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걸까.

내가 애초에 이 종교를 선택한 건 마음의 평화가 이유였다. 미워하고 싶지 않은데 왜 '저'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걸까... 좀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갖고 싶은데 왜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못하는 걸까.. 착하게 살던 친구인데 왜 저런 고통을 겪는걸까... 이런 의문들과 생생하게 전해져오는 내 마음과 남의 고통 때문에 힘들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찾다 결국 붓다의 가르침 안에서 평화를 찾았다.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다른 종교가 나쁘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저에게 맞는 종교를 찾은 거죠)

좀 편해지고 나니, 다시 이기적으로 변하는 건가.. 아님 나이가 들어 사회에 적응하면서 담담해진건가.. 어느새 나는 붓다의 가르침을 머리로만 새기고 있었다. 실천이 빠진 믿음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을.

이 책은 붓다의 생애와 말씀을 담았다. 종교적인 모습이 아닌 객관적인 시선으로. 덕분에 나는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왠지 살아숨쉬는 붓다의 모습이 그려질 것만 같다.

모두가 깨달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인간이지만 스스로 깨어나신 분이 된 붓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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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8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상천하유아독존'..
젊은 시절 상기 석가모니의 말씀을 한동안 마음속의 화두로 삼았었지요.


꼬마요정 2007-08-18 21:00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한 때는 불교가 세상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삶을 더 치열하게 살 수 있는 말씀들이 가득하더라구요.. 삶 속에 진리가 있고 내 옆에 깨달음이 있다고 하는 말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쓰리 : 데스메신져
양백견 외 감독, 카시와바라 다카시 외 출연 / 기타 (DVD)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도대체 이게 어째서 공포영화인지..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

무섭지도 않고, 이야기도 재미없고.. 덕분에 세 남매 앉아서 다 졸았다. 끝까지 감기는 눈을 부릅뜨려고 해도 너무 재미가 없는 걸 어쩌나..

중간중간 졸기는 해도 대충 다 본 나와는 달리 내 동생 둘은 보다가 세번째 이야기부터 쭈~욱 잤다. 특히 둘째는 무서운 거 못 보는데 첫번째 이야기만 반응을 보이고 두번째, 세번째 이야기는 그저 무표정하게 보고 있었다.

이야기들 모두가 엉성한 게 뭐가 데스메신저고 뭐가 공포냐.. 따라다니는 구슬이 그저 아무나 죽이려고 굴러다닌건지, 억울하게 죽었다고 사람 육체를 빼앗고, 이상한 생물 키웠는데 그게 뭐.. 어떻게 생겼는지도 안 보여주고, 정신병자가 된 남편이나 보여주고...

정말 최악의!!! 최악의 영화였다. 돈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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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재밌다길래... 수술 중 각성이라는 테마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다 보고 나니... 너무 끔찍하다.

수술 중 마취가 안 된다면..?? 그 끔찍한 고통을 몇 시간이나 경험하고 나면 누군들 미치지 않을까...



반전이 있기는 한데, 중반부부터 어렴풋이 나상우가 누구인지 알게 되어버려.. 아쉬웠다. 확실히 반전은 범죄의 재구성 만한게 없는 듯 하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내가 본 몇 개의 복선들을 이야기 할 수 없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누가 범인인지 중반부부터는 어렴풋이나마 알아채지 않을까...

실제로 수술 중 각성이 일어나는걸까? 예전에 팔 성형수술 할 때 부분마취를 했는데.. 소리만으로도 너무 끔찍해서 언제 끝나나 마음을 졸였던 기억이 났다. 마취가 된 상태에서도 소리 때문에 괜히 아픈 듯 했는데, 신경이 마취가 되지 않았다면.. 아무리 그만두라고 고함을 질러도 입술은 움직이지 않고, 눈조차 깜박일 수 없다니... 그 고통이란... 상상을 초월하겠지...

극 중 김유미의 역할이 좀 아쉬웠다. 예쁘게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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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1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고는 싶은데 다들 끔찍하다고 하니 망설여져요.^^

꼬마요정 2007-08-13 15:36   좋아요 0 | URL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게 아니라 수술이라는 고통을 그대로 느낀다는 게 끔찍하다는 거죠.. 괜히 상상이 되니 말이에요~ 영화는 잘 만들었던걸요~ 재밌게 봤어요~ 수술 중 각성을 경험한 상우가 어린 시절 좀 잔인하게 구는 모습들이 나오는데요,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안 됐죠..

비연 2007-08-13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봤는데, 넘 기대를 하고 봐서 그런지 약간 어설퍼 보이더라구요..
범인도 첨부터 알게 되더라는...그래도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해요..^^

꼬마요정 2007-08-17 20:04   좋아요 0 | URL
네~ 그래도 재미있게 봤어요~
다들 연기를 잘 하니까..
근데 김명민.. 하얀거탑 생각나게 하더라구요~^^

어머 2007-08-1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강추는 아니고,... 그냥 볼만한 수준인것 같아요.
거의 끝무렵에 김영민이 옥상에서 울때, 콧물땜에 몰입이 잘 안됐어요.
영화 보고 나와서 계속 그 장면만 생각났다는 ㅎㅎㅎ

꼬마요정 2007-08-17 20:05   좋아요 0 | URL
콧물...^^;;
뭐, 그래도 연기 잘 하니까요...
어쨌든 김유미가 제일 안 됐죠..

세실 2007-08-1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영화는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님 글 읽고 나니 더 끔찍해 집니다. ㅎㅎㅎ

꼬마요정 2007-08-17 20:07   좋아요 0 | URL
공포영화를 못 보신다니..
전 공포영화를 좋아하거든요.. 사실 젤 맘에 들어하는 건 전설의 고향 같은 거랍니다. 인과응보, 결자해지, 사필귀정.. 뭐 이런 게 통하는 우리나라 공포영화 말이에요..
일본이나 미국처럼 무차별한 게 아니라.. 그런 건 공포영화가 아니에요.. 그저 잔혹한 영화일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