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카프...


거의 3주 넘게 리뷰든 페이퍼든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바빠서, 이것저것 한다고 알라딘에도 거의 못 들어왔는데 새삼 이 서재란 공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꼭 필요한 지 알게 되었다.



그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봤고(무려 1열이었다. 정중앙!!), 서울 놀러가서 성수동 투어도 하고, 서울숲 구경도 했다. 그리고 주짓수 세미나도 가고, 열심히 주짓수도 하고, 티켓팅도 하고, 남포동도 놀러 가고, 결혼식도 다녀왔다. 그 와중에 일 때문에도 바빴고 결국 어린이날에는 감기몸살 때문에 몸이 늘어져서 힘들기도 했다. 아픈 와중에도 멍하게 드라마도 봤다. 아무것도 안 하고 휴일을 보내는 건 너무 아쉬우니까. 그러면서 <리스본행 야간열차>도 마침내 다 읽었다.








뭐, 사실 늘어놓으니까 엄청 바쁜 것 같지만 다들 바쁘고 힘들고 보람차고 그렇게 사니까. 나라고 다를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가면서 그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살맛 나지 않을까.


사실 그간 마음도 많이 힘들었다.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꼈다. 리뷰를 쓰든 뭘 쓰든 어쨌든 내 마음 속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일이 나의 정신건강에 얼마나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인지 왜 그동안 몰랐을까. 바쁘고 지친다는 이유로 다이어리 정리까지 소홀했더니 어느 순간 마음 속에서 나를 비하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랄까. 무얼해도 자신이 없고 내 말이 과연 상대에게 와 닿을까 싶기도 하고 다 틀린 것만 같고... 심지어 봉사한다고 생각했던 일이 상대에게는 그렇지 않았는지 심한 이야기도 들어야 했다. 하, 자괴괴감 들어... 그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일들은 어차피 다 지나갈 건데, 이번에 유독 심하게 오래도록 나를 괴롭히는 걸까... 아, 알라딘 서재에 안 와서 그렇구나.. 서재 이웃들의 글도 읽고 나도 글을 쓰면 치유가 되는데 그 일을 안 했더니 마음이 불안하고 아픈가... 말이다. 


그래서 많이 힘들 때 급하게 서재에 와서 이웃님들 글도 읽고 댓글도 달고 하니 어느새 걱정과 불안은 많이 옅어졌다. 글의 힘은 정말 놀랍다.


그래서 아무 말이라도 주저리 주저리 써야겠다 싶었다. 어차피 거창한 주제란 진짜 한 번씩 일어나는 거니까. 신기하게도 쓰기 시작하면 내 안에서 아무 말이나 튀어나온다. 이걸 말로 하라면 참 못하는데 신비한 일이다. 


어쨌든 이렇게 아무 말이나 늘어놓을 때 제일 좋은 건 바로 고양이 사진!!이지 않을까? 치트키 사용!!  


미안하다 다미야 ㅋㅋㅋ 나랑 비슷하게 자는 듯하다. 무슨 꿈을 꾸는 걸까.


투명해먹을 사랑하는 모짜, 카프와 모짜는 함께... 둘은 형제냥이 아니랄까봐 사이가 매우 좋다.


 잠에 취한 레이... 집사는 발 뻗을 곳이 없..ㅋㅋ


 자다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눈을 뜬 모짜. 제일 큰 녀석이 왜 거기에 구겨져 있니...?


 귀여운 다미... 다미 최애 장소에서 몸 굽는 중!!


 꼬미는 주황색과 빨간색을 좋아한다. ㅋㅋ



샤미는 언제나 무한체력!! 얘는 늙지도 않는 듯. 여전히 자그마하고 여전히 카리스마 있고!!


 카프와 레이. 심하게 잘 노는 둘이 ㅋㅋ


 오이 장난감은 진리다!!


 모짜는 구겨져서 자는 걸 좋아한다. 토끼인형은 애착 인형. 모짜, 카프, 레이가 하도 물고 다녀서 아무리 빨아도 엉덩이가 금방 더러워진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람 같은 카프. 생선 베고 거기서 뭐해? 하여간 사랑스런 장꾸들!! 




아무 말 끝!! 이제 책 읽어야징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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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3-05-13 2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육묘집사님이십니까.... 기관지는 괜찮으신지요...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05-14 16:42   좋아요 2 | URL
세상에 육묘집사입니다. 어쩌다보니 ㅋㅋ 다행히 기관지는 괜찮습니다만 수면부족이 살짝.. ㅋㅋㅋ

새파랑 2023-05-13 2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천국이네요 ㅋ
가끔 몸과 마음이 힘든 날이 찾아오는거 같습니다. 그래도 요정님에겐 서재와 고양이가 그런 마음을 달래준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다시 여유를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꼬마요정 2023-05-14 16:43   좋아요 2 | URL
냥이들 보면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ㅋㅋ
많이 좋아졌어요. 역시 뭘 끄적여야 하나봅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은오 2023-05-14 07: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정님 저도...ㅠ_ㅠ 저는 일단 힘들면 두 가지 증상이 나타납니다. 1) 집이 더러워짐 2) 글을 안 읽음(읽어야 하는 글 말고). 이 두 가지가 제 상태를 무엇보다도 정확하게 나타내는 지표....ㅋㅋㅋㅋㅋ 개강하고 바빠서 책도 못 읽고 서재도 못들어오니까 새삼 꾸준히 읽고 쓰시는 서재분들이 존경스럽더라고요. 힘들때 그래도 좋아하는 책 읽다보면 기분이 좀 나아지는걸 아는데 왜 잡히지가 않는지 ㅠㅠ 요정님 요사이 마음이 힘드셨다니 저도 맘이 참 그르네요. 그래도 서재가 요정님께 위안이 된다니 참 다행입니다!! 자주 뵈어요 😍 저도 찾아올게요!!

꼬마요정 2023-05-14 16:49   좋아요 3 | URL
크으.. 은오 님 힘드시면 안 되는데... 맘이 아프네요. 근데 진짜 꾸준히 읽고 쓰시는 분들 정말 대단합니다. 존경해요!! 읽고 쓰면 확실히 덜 힘들텐데 힘들어지면 왜 그렇게 할 생각이 빨리 안 드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힘든건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은오 님. 힘들다는 건 아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상태를 알아야 극복을 하든 무너지든 선택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은오 님도 저도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할래요 ㅋㅋㅋㅋ 말씀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3-05-14 17: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것 어제 폰으로 한참 들여다 봤어요. 고양이가 넘 귀여워요,

저도 아무 말이라도 주저리 주저리 자주 써야겠단 생각을 하곤 해요.
리뷰는 물론이고 댓글을 쓰는 것도 (문장과 낱말을 갖고 노는 시간)입니다.
이런 시간을 얼마나 가졌는가가 중요해요. 자기의 경쟁력이 되니까요.
마음의 쓰레기를 털어버리는 글쓰기의 효과를 무시 못하고요,^^

꼬마요정 2023-05-14 19:5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고양이 귀엽지요? 정말 사랑스럽답니다. 제가 팔불출 집사라서요^^

정말 글쓰기는 마음의 쓰레기를 털어버리는 효과가 탁월한 것 같아요. 나쁜 말을 쏟아낸 것도 아닌데 신기합니다. 힘들 땐 무기력해지니까 뭘 잘 안 하려고 하는데 글쓰기만큼은 힘을 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쟝쟝 2023-05-14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샴ㅣ………… 샤미… 하……. 너무 잘생겼다….
꼬마요정님 저는 샴이 넘 좋아요….ㅠ0ㅠ
오페라의 유령 1열 정 중 앙 도 넘 부럽구요!!! 소소한 행복 좋습니다 >_<// 잘 지냅시다.

꼬마요정 2023-05-15 00:04   좋아요 2 | URL
샤미 이쁘고 잘 생겼죠? 카리스마 짱입니다. 게다가 어찌나 도도한지… 그래도 꼬미 언니 껌딱지예요 ㅎㅎㅎ 오페라의 유령 재밌게 봤어요. 아, 에릭 나쁜 놈인데 좀 안 됐더라구요. 그게… 크리스틴이 넘나 순진한 건지 에릭을 두 번이나 죽여버리더군요. 슬픈데 웃깁니다. 공쟝쟝 님도 소소한 행복 많기를 바랍니다^^

희선 2023-05-15 0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다 귀엽네요 뽀짜툰을 보면 고양이 하나하나 다르더군요 꼬마요정 님도 여럿을 봐서 즐겁겠습니다 고양이만 보고 있어도 기분 좋을 듯합니다 오페라의 유령 가장 앞자리에서 보였군요 좋은 시간이었겠습니다


희선

꼬마요정 2023-05-15 15:28   좋아요 2 | URL
희선 님께서 남기신 뽀짜툰 리뷰 봤어요!! 너무 귀엽더라구요. 보면서 막내로 들어 온 냥이 사진도 곧 올라오겠구나 했습니다^^ 정말 고양이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답니다. 신기한 동물이에요 ㅎㅎㅎ
오페라의 유령 앞자리 좋았습니다. 그런데 무대 전체를 보려면 조금 뒤로 가는 게 좋겠더라구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후애(厚愛) 2023-05-15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는 모습에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ㅎ
모두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너무 귀여워서 쓰담쓰담^^

꼬마요정 2023-05-15 15:29   좋아요 1 | URL
웃기게 자죠? 왜 저러나 몰라요. 저 자세가 편한가봐요 ㅋㅋㅋㅋ

자목련 2023-05-16 0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각양각색의 매력이!
냥이들의 매력에 빠져드네요. 마지막 카프는 곧 심오한 말을 하고 사라질 것같은 표정입니다. ㅎ

꼬마요정 2023-05-16 15:39   좋아요 0 | URL
자목련 님 안녕하세요. 저희집 냥이들 귀엽지요? 그러고보니 말씀처럼 카프가 심오한 말을 하고 사라질 것 같은 표정이네요. 그런데 실상은 저러다가 손 씻다가 잠든답니다. ㅋㅋㅋ

감은빛 2023-05-27 0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글을 너무 늦게 읽었군요. 무려 여섯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집사님이셨다니!! 다미, 모짜, 카프, 레이, 꼬미, 샤미 이 이름들 중에 제가 아는 사람의 실명과 별명들이 있어서 재미있네요. 샤미란 이름은 고양이는 제 지인의 고양이 이름이기도 했는데, 안타깝게도 몇 해전에 명을 달리했어요.

[오페라의 유령] 1열 관람 부럽습니다. 저 송은혜위 유튜브 채널에서 오페라의 유령 노래 들은 적이 있어요.

바쁘게 지내다가 가끔 들어오면 마음이 편해지는 공간이 여기 알라딘 서재인 것 같아요. 마치 고향같은 느낌이예요. ㅎㅎ

꼬마요정 2023-05-27 22:52   좋아요 0 | URL
늦다니용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마 다미란 이름이 실명이지 않을까 하네요. 제가 좋아하는 중국집 이름이 다미이기도 해요. 의외로 다미란 이름이 많더라구요. 지인분의 샤미가 별이 되었다니... 마음이 아프네요ㅠㅠ

송은혜 배우 노래도 연기도 좋았어요. 순진무구한 크리스틴 느낌이었어요!! 물론 그 순진함이 유령을 두 번 죽이더라구요, 그 장면들이 슬픈데 좀 웃기다고나 할까요^^

맞아요. 알라딘 서재는 고향 같은 느낌이에요. 무슨 말이든 쓰고 싶어지고 쓸 수 있고요. 감은빛 님이 이렇게 댓글도 달아주시고 말이죠. 너무 좋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