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리   말   나   들   이   :



 



겉볼안




 




가수 남진은 노래한다   :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마광수는 이 말에 발끈한다. "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 "이라고 말한 후에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외모 보고 반하는 것이지 마음 보고 어떻게 아냐 ? " 고 반문한다.

돌팔매를 맞기 좋은 소리인데, 나는 남진보다는 마광수 쪽에 손을 들고 싶다. 겉볼안이라는 낱말이 있다. 얼핏 보면 답정너처럼 요새 유행하는 줄임말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니 토박이말이란다. " 겉을 보면 속은 안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는 말 " 이다. 겉(외면)을 볼 수 있다면 안(내면)을 볼 수도 있다는 소리이다. 관상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겉볼안을 현상학적 학문 영역으로 끌어들였다고도 볼 수 있다. 유물론자인 나는 외면(外面)의 가시성, 즉 " 물성(物性)의 현상 " 을 신뢰하는 쪽이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따위를 찬양하는 쪽을 경멸하는 편이다. 보이는 것만 믿는다.

그렇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 마음 > 을 두고 마음이 좋다느니, 마음이 곱다느니, 마음이 예쁘다느니 하는 신소리를 들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마음은 내면의 비가시성 영역에 속하기에 사기꾼이 작업을 할 때 제일 먼저 하는 수작은 타인에게 환심(마음)을 사는 것이다. 즉, 타인의 환심을 산다는 것은 사기꾼이 피해자를 상대로 환심(마음)을 판다는 것이 된다. 사기꾼은 마음을 파는 직업(군)이다. 위에서도 지적했다시피 사기꾼들이 마음을 가지고 사기 치는 이유는 마음이 비가시성 영역이라는 데 있다. 마음은 꼭 사물에 접촉하고서야 생긴다1). 그렇기에 얼굴 표정은 마음이 사물과 접촉하고서야 생긴 결과물이다2).

그래서 나는 마음보다는 얼굴을 신뢰한다.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과 진심을 알고 싶다는 것은 설핏 비슷해 보이나 전혀 다른 욕망이다. 전자는 정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후자는 정의와는 전혀 다른 싸구려 통속의 문제이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 굳이 진심을 알 필요는 없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에 의하면 현대인은 연극 무대 위에 오른 연극 배우 역할을 한다. 식사하셨어요 _ 라는 인사말을 진심에서 우러러 나와서 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  일터에서 당신의 허기를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식사하셨어요 _ 라는 말은 마음에 없는 빈말이다. 그것은 공언(空言)이자 공심(空心)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지점은 연극적인 삶이다. 좋은 사람은 쉽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                              


1)요시다 겐코, 도연초

2)이명박 얼굴이 쥐새끼처럼 생긴 이유는 돈에 대한 탐욕의 결과가 얼굴로 나타는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얼굴이 계(鷄)의 새끼처럼 생긴 이유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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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2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1-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을 기피해서 SNS으로만 관계를 구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알라딘 서재에 익명의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그런 온라인 관계 구축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1-22 18:54   좋아요 0 | URL
온라인에서도 친하게 지내고
오프라인에서도 친하게 지내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                                      


군 만 두 는      幻  이  다   :

 

 



 



군만두와 초코파이

 


 


                                                                                                   영화 << 올드보이, 2003 >> 에서 최민식은 영문도 모른 채 15년 동안 사설 감옥에 갇힌다. 그는 감옥에서 학창 시절 때, 영문도 모른 채 살아온 날들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영어 공부를 게을리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 내가 토익 800점만 넘었어도......

그는 15년 동안 365일 내내 삼시 세 끼로 공급되는 군만두를 보며 X맨의 마음을 읽는다. 그것은 애인에게 선물한 스카프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보며 애인이 변심했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것과 비슷하다. 사설 감옥에 갇힌 오대수는 생사여탈권을 쥔, 메시아이자 메신저가 띄운 메시지를 읽은 적은 단 한번도 없으나 이 싸움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이해한다. 군만두는 이우진(유지태)의 마음이 변형된 물성이다. 군만두는 메신저의 메시지다. 그렇기에 당신이 보는 군만두와 오대수가 보는 군만두는 기표는 동일하나 기의는 다르다. 불문하고, 시니피앙은 같은데 시니피에는 다른 것이다 ! 

업소용으로 중국집에 납품되는 군만두 맛이 다 거기서 거기 같겠지만 오대수는 수많은 중국집 군만두 시식을 통해서 시니피앙은 같은데 시니피에가 다른 군만두를 찾아낸다. 그래, 이 맛이야 ~                           이처럼 군만두는 말을 할 줄도 모르고 글을 쓸 줄도 모르는 < 品 > 에 불과하지만 두 사내의 오고가는 신경전에서 중요한 맥거핀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물성은 인간 정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것이 바로 유물론적 시각이다. 우리는 사람 마음이 인간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의 품위와 품격 그리고 성품이나 인품을 만드는 바탕은 마음(心)이 아니라 물건(品)이다.

그러므로 인격체를 완성하는 것은 그를 둘러싼, 혹은 그것을 소유한 물성이다.   예를 들어 패션은 " 계급적 - " 이라는 점에서 " 정치적 - " 이다. 옷으로 구색을 맞추려는 심리는 개인적 동기가 아니라 사회적 동기가 크게 작용한다. 상류 세계는 중류 사회와 스스로를 차단시키려고 한다. 그리하여 신분상의 허영심이 쳇바퀴 돌듯 하는 현상이 무한대로 반복된다. 한 집단은 뒤에서 쫓아오는 자들보다 조금이라도 앞서려는 노력하고, 다른 집단은 최신 유행을 즉각 받아들여 그러한 차이를 다시 없애려고 한다 1) 쉽게 말해서 노스페이스 패딩을 최초로 구매한 사람은 최후의 한 사람마저 노스페이스 패딩을

구매하게 되면 최초의 구매자는 노스페이스 패딩에서 롱패딩으로 갈아탄다. 차이를 생성하려는 자와 차이를 지우려는 자의 추격전'이 바로 패션의 세계이다. 영화 장르로 변환하자면 뜀박질 활동 장르 ?!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이 그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이 입는 의복이 그 사람을 만든다.  외양을 보면 내면이 보인다. 그렇기에 나는 사람 겉모습만 보고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지 마라는 충고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편이다.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는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는 말이 아니라 사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초코파이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초코파이는 정이다.

덧 ㅣ 외양을 보면 내면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의 외양을 믿고 그에게 투표했던 유권자는 모두 한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 그 꼬라지에서 환희를 얻는다는 것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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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러 나  누 가  '알고'  있 었 다 는  게  왜  중 요 했 을 까 ? 

 



            

                                      달걀은 幻이다1)



 



달걀이 손가락과 바꿀 만큼 가치가 있나 ?
없소 !  하지만 기분은 좋소. 이게 내 본래의 모습이오(但我覺得痛快 這個才是我自己).  안 다쳐야 했겠지만, 검(劍)이 옛날처럼 빠르지 못했소. 옛날에 검이 빨랐던 것은 옳다고 믿고 했기 때문이오. 대가를 바란 적이 없었소. 난 평생 안 변할 줄 알았는데……


〈동사서독〉(왕자웨이, 1994)




                                                                                      << 아비정전, 1991 >> 을 40번 넘게 보았다. 만우절이 되면 변두리 극장 어디선가 왕자웨이 영화제가 상영되고 있었고 << 아비정전 >> 은 단골 상영작이었다. 길거리 극장이 아니더라도 이날이 되면 티븨 변두리 채널 어디선가 아비정전은 상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상영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왕자웨이의 최고 걸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왕자웨이 영화 중 최걸 : 최고 걸작)은 << 화양연화, 2000 >> 이다.  완벽한 영화이다.  한뼘의 간격이 주는 미학을 이토록 집요하게 다룬 영화가 있었던가. 하지만 이 영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다,  최걸 영화를 선정하는 것과 최애 영화를 선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니까.   내가 " 최애 " 하는 왕자웨이 영화는 << 동사서독,1994 >> 이다. 그렇다면 왕자웨이 영화 중 실패한 영화는 무엇일까 ?   그것 또한 << 동사서독 >> 이다.  서사의 불균질성, 점프 컷의 지랄같은 오용, 필터의 남용, 통일성의 결여, 기타 등등......

하지만 이 얼룩들, 이 오류들, 이 헛점투성이로 오염된 << 동사서독 >> 은 오히려 영화의 주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나는 유물론자이다. 그렇기에 유심론자와 대립하게 된다.  유심론자(관념론자)는 움직이는 것은 깃발도 아니요, 그대의 마음이라고 말하지만 유물론자는 그대의 마음은 움직이는 깃발이요, 바람이라고 말한다. 이 차이에 대해 나는 대립하지만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것은 사소한 문제여서 우리는 서로 다른 오솔길을 걷고 있는 산책자일뿐이다. 하지만 나를 " 빡 " 치게 만드는 것은 혜민 같은 사이비 유심론자'이다. 삼라만상, 모든 번뇌가 다 마음먹기에 달렸지요. 허허허허허허허허 _ 라고 산신령 놀음을 할 때마다 엿죽방망이로 빰따구 한 대 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혜민의 유심론은 독일 관념론(유심론)에 대한 모독이며 쌍팔년도 흥남부두 격정 신파의 신흥 종교 사업 버전에 불과하다. 당신을 불행하게 만든 것(중 하나가 마음일 수는 있으나 전부일 수는 없듯이)팔 할이 마음이 아니라 구조'이다.영화 << 동사서독 >> 에서 홍칠공은 유물론자 캐릭터'다. 그는 물질을 사람의 마음 표현으로 이해한다. 다음은 네이버 영화에 소개된 줄거리다.



① 장국영(구양봉) : 백타산의 원주민인 구양봉(장국영 분)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형이 그를 키웠다. 구양봉의 꿈은 유명한 검객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무술 연마를 위해 고향을 떠날 것인가, 아니면 사랑하는 여인(장만옥 분)과 고향에 남을 것인가의 선택의 기로에서 그는 사랑하는 여인 대신 무사로서의 길을 택한다. 결국 그녀는 그의 형과 결혼한다. 10년 후, 냉소적이고 돈만 알게 된 구양봉은 사막으로 가서 그곳에 여관을 개업한다.


② 양가휘(황약사) : 구양봉은 황약사(양가휘 분)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역시 사랑에 관한 슬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는 한때 가장 친했던 친구의 부인과 불륜의 관계를 맺고 도화림을 떠나게 된다. 매년 복사꽃이 피는 시절이면 구양봉에게 찾아와 같이 술을 마시고는 백타산으로 구양봉이 사랑했던 여인을 방문하러 떠난다. 10살난 아들을 가진 그녀는 아직도 구양봉을 사랑하고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일 전 황약사는 고소성 밖에서 자칭 모룡연(임청하 분)이라는 남자와 친구가 된다. 그의 여동생과 결혼할 것을 언약한다. 그녀와 만날 약속을 했지만 황은 떠나가 버린다. 모룡연은 황약사가 약속을 어긴 것에 분노하며 구양봉을 찾아와 동생을 대신해 복수를 하고 싶다며 황약사를 죽여달라고 한다. 그가 떠난 뒤 그의 여동생인 모룡연이 나타나 그녀의 오빠를 죽여주면 오빠가 제시한 돈의 2배를 주겠다고 한다. 구양봉은 모룡연이 여동생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지만 대화를 지속하는 동안 모룡연과 모룡언이 내면에 두개의 인격체를 지닌 동일인임을 확인하게 된다.


 장학우(홍칠공) : 어떤 젊은 처녀(양채니 분)가 구양봉을 찾아와 그의 동생의 복수를 간청한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것은 달걀 한 바구니와 당나귀 한 마리뿐이었다. 구양봉은 그녀의 청을 거절하지만 그녀는 도와줄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고집한다.   가진 것 없는 검객 홍찰(장학우 분)은 구양봉의 눈에 띄어 그의 휘하에 들어가 이제는 유능한 청부 검객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구양봉의 뜻을 어기고 돈도 없는 어린 소녀의 복수를 대신해준다. 그가 받은 대가는 오직 달걀 한 개뿐이었다. 마적단과의 싸움에서 손가락 하나를 잃은 그는 그를 찾아온 아내와 함께 떠난다.



양조위(맹무살수) : 도화림에서 온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영락한 검객(맹무살수, 양조위)이 어느 날 구양봉을 찾아와 살인청부 일을 하겠다고 자청한다. 그는 눈이 완전히 멀기 전에 복사꽃이 피는 것을 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갈 돈이 필요했다. 그는 아내(유가령 분)가 절친한 친구와 부정을 저지르자 집을 떠나는데 그 친구는 다름 아닌 황약사였다. 이렇게 가슴에 나름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세월은 흘러가고 마침내 구양봉은 형수(옛 애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자신의 여관에 불을 지르고 떠나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눈에 보이는 현상(現像) 으로 드러내는 것은 물성(物性)이다. 목이 마른 사람에게 물잔을 건네는 것, 그러니까 목이 마른 사람이 받은 잔(盞)은 물을 건네준 사람의 마음이다. 선의가 물잔이라는 물성으로 교환되는 것이다. 이처럼 마음은 물성을 띤 현상으로 나타난다. 주고받는 것이 인지상정이어서 인간 관계란 결국 물성을 띤 물적 관계의 교환인 셈이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 장학우(홍칠)가 자기 손가락 한 개를 기꺼이 양채니의 달걀 한 개와 교환한 심리 기제를 이해할 수 있다. 그것(잘린 손가락과 달걀 한 개)은 타자와 타자에 대한 서로의 선의가 물성을 띤 물질성으로 변한 상태인 것2)이다.


반면에 홍칠공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유심론자들이다. 그들은 서로 다른 마음으로 얽혀 있으며 정념의 교환, 혹은 마음 교환의 실패로 맺어진 관계들이고 그것 때문에 고통 받는다. 장국영(구양봉)을 사랑한 장만옥(자애인)과 그녀를 사랑한 양조휘(황약사)가 나누는 대사는 이 사실을 분명히 한다.


- 날 사랑한다는 말을 안 했어요(자애인)

-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말도 있소(황약사)

- 난 그 말을 듣고 싶었는데 그는 말해주지 않았아요(자애인)


철학자 김영민은 << 집중과 영혼 >> 에서 이 에피소드를 거론하며 " 그러나 누가 '알고' 있었다는 게 왜 중요했을까 ? " 라고 묻는다. 중요하다, 중요할 수밖에 없는 관계이다. 그들은 마음을 물성을 띤 물질성의 교환 형태로 뜻을 전하는 관계가 아니라 오로지 원시적인 정념의 교환 형태로서만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정인들이기 때문이다. 메시지가 없으니 메신져도 사라진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말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 마음과 마음의 교환 거래로 맺어진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황약사는, 구양봉은, 맹무살수, 자애인은 마음을 얻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유심론자들이다.


달걀은 환(幻 : 헛보이다, 미혹하다, 변(화)하다, 바뀌다)이다. 선의를 드러내기 위한 성의는 중요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성의 표시의 가치가 아니라 선의의 가치'다. 홍칠은 기꺼기 그 작은 선의를 받아들인 사람이다.



                                

 

1)      집중과 영혼, 32 달걀은 환이다

2)      영화 << 올드보이 >> 에서 최민식은 군만두를 통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이우진)의 마음을 읽는다  군만두는 이우진(유지태)의 악의를 띤 마음으로 물성으로 환幻 한 것이다  김영민 스타일로 표현하자면 " 군만두는 幻이다 " 군만두는 메신저의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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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8-01-19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양연화와 동사서독은 여러번 봤습니다. 화양연화는 화양연화대로(이 영화 보고나서 앙코르왓으로 날라갔다 왔습니다), 동사서독은 또 그 자체로 느낌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선가 또 방영한다면 아마도 또 보고 있을 그런 영화입니다. 저에겐...^^

곰곰생각하는발 2018-01-19 15:27   좋아요 1 | URL
후후....

저에게 아비정전은 가장 많이 본 영화이고
저에게 화양연화는 가장 좋은 영화이고
저에게 동사서독은 가장 애정하는 영화입니다..ㅎㅎ


저도 아마 어디선가 방영하면 채널 돌리지 않고 볼 영화들입니다..

2018-01-21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1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패션의 인류학


이 글은 << 집중과 영혼 >> 에서 < 챕터 3 - 식탁의 인류학 > 에 대한 글에서 " 예절은 속물의 도구다 " 라는 문장에 필을 받아서 그에 따른 리뷰를 작성하려다가 엉뚱한 샛길로 빠지는 바람에 영화 << 넘버 3 >> 의 조필로 끝났다.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양해를 부탁드린다.



                                                                                                         상류(층)은 유행을 선도한다. 있어 보이기 위해 루비이통 A를 들고 다닌다. 나,  루이비통 들고 다니는 인간이야 ~     인간이란 대부분 < 있어 보이려고 > 하지, 애써 < 없어 보이려고 > 하는 인간은 별로 없는 탓에 상류 진입을 꾀하는 중류(층)는 상류의 유행에 동참하기 위해 루이비통A를 장만한다.

같은 이야기이지만 과시욕은 하류도 마찬가지여서 유행이 끝물일 즈음에 루이비통 A를 장만한다. 나도 루이비통 들고 다니는 인간이야 ~  하지만 하류가 루이비통 A를 장만할 때 상류는 루이비통 B를 들고 다닌다. 새로운 유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상류는 유행을 선도하는 것에는 반색하지만 유행의 평준화에는 질색하는 부류이다. 하찮은 것들이 자신과 똑같은 상품을 구매해서 있어 보이려고 하는 연기를 참을 수 없는 까닭이다. 상류가 루이비통 B를 선택하면 중류도 재빠르게 루이비통 B를 장만한다. 즉, 유행이란 차별성(상류층)과 동일성(중류/하류층)의 욕망이 반복되는 현상이다.

상류층은 중류층/하류층과의 차이를 통해서 계급을 인식하는 반면에 중류층/하류층은 상류층의 생활 패턴과 소비 습관을 모방함으로써 자신을 그들과 동일시하려 한다. 노스페이스 인기가 쇠락한 주요 원인은 " 노스페이스의 교복化 현상 " 이다. 개나 소나 노스페이스를 입고 다는 것은 차별성 전략이 실패하고 동일성이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패션 유행을 선도하는 부류는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롱패딩으로 승부를 건다. 양복 단추가 몇 년을 주기로 바뀌는 원인은 상류의 계급 차별 욕망과 하류의 계급 동일시 욕망 때문이다.

단추 2개가 달린 양복이 대중적 인기를 끌 때 상류는 양복 단추 세 개가 달린 수트로 승부를 건다. 그것이 바로 자본과 속물의 욕망이다. 품격을 갖춘 패션 리더가 단추 세 개가 달린 수트를 입는 순간, 단추 두 개가 달린 양복은 이제 촌닭들이나 입고 다니는 품위 없는 low quality 한 컨츄리 로컬리티 패션이 된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품격을 자지우지 좌지우지하는 것은 가마우지. (혼잣말) 도대체 좌지우지를 가마우지로 대체하는 이런 말장난은 대체뭐지 ?! 됐고.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품격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인성(人性)이 아니라 인품(人品)이며,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품위(品位)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될 점은 한자 품(品)이다. 口(입 구)가 세 개 모인 형태(品 : 물건 품)인데 물건을 앞에 두고 좋고 나쁨을 판정한다는 의미와 함께 일설에는 물건 상자를 쌓아둔 꼴로 많은 물건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따라서 인간의 품위와 품격을 이야기할 때 그가 소유한 물건을 빼놓고 말할 수는 없다. 인품이라는 말 속에는 이미 유물론적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인간이 아름다운 고가 명품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보면 다리가 찢어지는 법이다. 똥구멍이 찢어지도록 가난한 당신이 노스페이스를 사서 입자마자 반 아이들에게 자랑할 때 누군가는 이미 롱패딩으로 유행을 선도한다.

그리고 당신이 적금을 해제하며 어렵게 루비이통C를 장만할 때 홍라희 여사는 루비비통 D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색색이인 아킬레스인 당신은 당신보다 먼저 출발한 느림보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것이 자본주의 경제에서의 계급 사회인 것이다. 당신이 항상 촌닭일 수밖에 없다. 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품위와 품격의 세계로부터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다. 가난한 자에게는 영화 << 넘버 3 >> 에 나오는 조필(송강호 분)의 무대뽀 정신이 필요하다.

" 옛날에 말이야. 파란 눈의 코쟁이가 있었지. 맨손으로 소뿔도 뽑으신 분이셨다. 그 양반 스타일이 그뤠. 딱, 응?  응 ??!  루이 앞에 서면 말이야. 유, 유유유유  너... 루이비통?  나 조조조, 조다쉬야. 그리고는 존나게 내려치는 거야. 내, 내내내내내가 응... 조, 조다쉬라고 하면 루, 루루루이비똥도 조다쉬야. 알아 ? 내 말에 토, 토토토토토토다는 새끼는 배반형, 배신 응?.. TO부정사야. 우리에게는 그런 정신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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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1-16 14:53   좋아요 1 | URL
라이카 가진 사람 알고 있는데 본체 자체가 비싸다 보니 액서사리도 상상을 초월해서 그분은 장비가 1억이 되더군요.. ㅎㅎㅎㅎ 솔직히 부럽긴 했씁니다만.. 과연 그렇게까지 가성비가 훌륭한 것인가는 의문이더군요. 전 사진은 사진기가 좋을 수록 좋은 사진이 나온다에 한 표를 던지지만 분명한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죠.
같은 실력이라면 라이카로 찍은 사진이 더 좋을 수는 있지만 결국은 그 사진을 찍는 사람의 기술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라이카보다 훌륭한 기계는 카메라의 눈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사람의 눈이란 생각이 듭니다..ㅋㅋ
 


 

 

 

 

 

 

 

 

 

 

 

 

 

 

                                     

 

熱         과          集        :

 

 

 

 

 

 


 


집중과 영혼  :  80 페이지 OF 1011페이지






- 이 글은 1011페이지 중에서 80페이지까지 읽고 쓰는 리뷰이다



​                                                                                                        김영민철학 에세이 << 집중과 영혼 >> 이 도착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주마간산으로 책을 훑다 보니 80페이지 정도 읽었다. 읽기가 만만치 않다는 소리를 들었던 터라 잔뜩 졸았는데, 옴마 !  의외로 재미있다.

김영민은 열중과 집중을 분리한다. 그는 동물이 한 가지 일에 정신을 쏟는 것은 가능하지만 차분하게 집중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니까 열중은 짐승의 몰입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몰입일 수는 있으나 집중은 동물에게는 없는 " 극히 인간적인 태도의 형성 " 이라고 말한다. 열중과 집중이 모두 사전적 의미로 몰두, 골몰, 몰입의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두 단어 사이에 큰 차이는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김영민은 열중과 집중을 굳이 분리한 것일까. 라임을 살리기 위해서 ??! 오케이, 여기까지.

곰곰 생각했다    :   열중은 한자로 熱中이다.  여기서 한자 熱은 더울 열'이다.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한 가지 일에 정신을 쏟다 보면 몸에 열이 오르는 경험은 모두 다 경험했으리라.  열중한다는 것은 몸에서 열을 발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열중은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과도하게 태우는 몰입이다.   표범이 얼룩말을 잡기 위해서 엄청난 힘을 발산하듯이 말이다.  순간의 힘은 인간보다는 동물이 우수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영민은 열중과는 상반된 개념으로 집중을 선택한다.  집중은 한자로 集中이다.  여기서 한자 集은 나무 위에 새들이 모여있는 형상을 본 뜬 글인데,

집중할 때 발생하는 몰입은 열중할 때 발생하는 몰입과는 성격이 다르다.    후자(熱中)가 위로 치솟는 " 뜨거운 몰입 " 이라면 전자(集中)는 내려서서 달라붙는 おちつく  " 차가운 몰입 " 이다.   COOL하다.   가성비와 열효율'을 놓고 보자면 쿨한 몰입이 오래간다.   한자 < 熱 > 을 集과 비교하면서 세세하게 분석하면 뜻은 더욱 분명해진다.  음을 나타내는 글자 : 예,열'은 나무가 무럭무럭 자란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 글자 아래  : 타는 불 이 붙으니 불에 활활 타는 나무의 형상이 된다.  열은 위로 상승하지만 쇠락하고 몰락하는 이미지다.

반면에 < 集 > 은 무성한 나뭇가지 위에 새들이 모여있는 형국을 나타낸다.  새들이 많이 모이는 나무일수록 건강한 나무이다. 왜냐하면 새똥은 거름이 될 뿐만 아니라 새들이 나무에게 해로운 해충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김영민은 지속 가능한 몰입을 위해서는 열중보다는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김영민은 인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하나 마나 한 소리이지만 동물들은 차분하게 집중하지 못한다. 굳이 집중과 비견할 만한 것을 끄집어내자면 열중이 있을 따름이다(67쪽) " 고 말한 후 " 인간들은 장구한 진화의 세월 동안 어느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분해졌다. 차분함의 강도, 지속성, 그리고 그 차분함과 결부되는 지향의 일관성 등에서 유례가 없는 동물이다(72쪽) " 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그는 책에서 소심하고 과묵했던 비행기 조종사 설리의 차분하고 균형 잡힌 태도를 소개하며 그를 모범적인 " 캡틴 COOL " 이라고 평가한다. 쉽게 말해서 김영민의 공부법은 가늘고 길게 살자는 주의'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1000페이지가 넘는 책에서 달랑 80페이지만 읽고 나서 이해한 대목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 집중과 영혼 >> 은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생경한 단어가 많고,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서 저자가 새롭게 한자를 조합했기에 일일이 사전을 찾아가며 읽어야 한다. 하지만 읽고 나면 배움은 큰 편이어서 불만은 없다. 재미있다. 이번 달은 이 책과 함께 보내야 할 것 같다.

덧 ㅣ 김영민은 서언에서 " 인간만이 절망 " 이라고 고백한다. 이 말은 박노해가 " 사람만이 희망 " 이라고 말했던, 쌍팔년도 흥남부두 격정 신파에 대한 김영민식 쿨한 대응이다. 이것이 힙합 정신이다. 나는 박노해가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말했을 때, 그가 총기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매우 슬퍼했다. 이제 더 이상 새벽은 오지 않겠구나.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가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진짜 절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인생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인간에 대한 절망을 이야기할 때 비로소 인간에 대한 희망의 빛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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