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 시바, 내 코끼리 어딨어 ? "

태국 아크로바틱 액션 배우인 토니 쟈'는 잃어버린(범죄 조직에 의해 도난당한) 코끼리'를 찾아 호주로 떠난다. 토니 쟈에게 묻습니다 : 호주 어디까지 가 봤니 ? 홀홀단신이요, 말조차 통하지 않는 < 곳 > 이니 앞으로 벌어질 " 곤경 " 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가 코끼리 밀매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범죄 집단의 소굴을 찾아다니며 내뱉은 대사라고는 딱 한 마디'다. " 내 코끼리 어딨어 ? " 그에게 쪽수(대가리 수)는 의미가 없다. " 내 코끼리 어딨어 ? " 는 전쟁 선포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남의 업장에서 코끼리 어디 있냐고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소리치니, 까칠한 놈들이 가만 있을 턱이 있나.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원 펀치 쓰리 강냉이가 허공을 가른다. 토니 쟈의 아크로바틱 액션에 악당들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기 마련. 하지만, 그곳에........ 코끼리가 없네 ?! 다음날, 그는 다시 코끼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굴의 문을 열고 똑같은 대사를 내뱉는다. " 내 코끼리 어딨어 ? " 또다시 벌어지는 혈투, 하지만 실수는 반복된다. 그곳에도 코끼리는 없다. 쉽게 포기할 토니 쟈'가 아니다. 그는 포기를 모르는 남좌~ 포기가 뭐임 ? 먹는 거임 ?! 또 다른 소굴을 찾아가 외친다. " 내 코끼리 어딨어 ? " 영화 << 옹박 - 두 번째 미션, 2005 >> 의 줄거리 1 다. 액션 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체조 액션'을 선보인 영화였지만 화려한 액션에 비해 영화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데 있다.
플롯 진행이 ① 내 코끼리 어딨어 - 액션 - ② 내 코끼리 어딨어 - 액션 - ③ 내 코끼리 어딨어 - 액션 - ④ 내 코끼리 어딨어 - 액션 - ⑤ 내 코끼리 어딨어 - 액션 - ⑥ 내 코끼리 어딨어 - 액션'이 반복되다 보니, 액션은 화려한데 이야기는 실종된 영화가 되었다. 듣기 좋은 말도 자주 들으면 듣기 싫은 게 사람 마음이지 않은가 ? 토니 쟈'가 칠전팔기해서 여덟 번째로 " 코끼리 타령 " 을 할 때는 화'가 치밀었다. " 마, 시바. 고마해라. 마이 들었다 아이가...... " 이 정도면 코끼리를 찾기 위해서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싸움을 하기 위해서 코끼리를 호명하는 것이 아닐까 ? << 옹박 >> 에서 코끼리'가 주인공의 폭력을 정당화해주는 장치(오브제)라면,
인지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의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라는 책에서 코끼리는 조삼모사'st 정치 프레임'으로 작동하는 오브제'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불쑥 밑도 끝도 없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치자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이 말을 듣게 되면 과연 코끼리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 정반대'다. 머릿속에서는 계속 코끼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된다. " 저 인간은 왜 나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거지 ? " 여기서 말하는 코끼리는 영화 << 동사서독 >> 에 나오는 취생몽사2라는 술의 효능과 비슷하다. 코끼리를 지우려 할수록 코끼리는 더욱 또렷해진다. 조지 레이코프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정치 - 프레임 전략'이다.
효율적인 프레임을 선점하는 쪽'이 유리하다. 선동적 프레임 전략의 대가가 바로 새누리당'이다(그중에서도 박근혜는 우두머리'다. 그녀가 사용하는 정치적 수사는 쉽고 간결하다). 참여정부 시절에 시행한 종합부동산세는 상위 2%에 해당되는 부자 증세'였지만,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이것을 < 세금폭탄 > 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했다. 가난한 계층이 종합부동산세 정책에 반대했다는 것은 프레임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종의 말장난이지만 정치판에서는 이보다 효과적인 무기는 없다. 요즘 박근혜와 잔당(들)이 내뱉는 말투를 보면 영락없이 두 마리 코끼리가 생각난다. 그들이 사용하는 북한, 핵무기 실험'이라는 프레임은 영락없이 토니 쟈'가 외치는 " 코끼리 " 다.
박근혜의 " 핵무기 어딨어 ? " 는 토니 쟈의 " 코끼리 어딨어 ? " 와 겹친다. 때 되면 꺼내드는 대사'다. 그들이 북한'이라는 이름의 코끼리를 호명하는 순간 모든 것은 아수라장이 된다. 코끼리가 토니 쟈의 폭력을 정당화하듯이, 박근혜의 코끼리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한다. 북한에 코끼리가 있는가 없는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폭력을 정당화할 명분으로 코끼리를 호명할 뿐이다. 코끼리가 없으면... 말고 ! 박근혜 정권을 보고 있노라니 액션은 화려한데 이야기는 없는, 빈약한 폭력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선거철이다. 지금 당신 앞에 커다란 코끼리 두 마리'가 등장해서 대한민국을 온통 아수라장으로 만들 것이다 ■
1 깊은 산골에서 코끼리를 키우며 살고 있는 평범한 청년 캄에게 포야이와 콘이라는 귀중한 혈통의 코끼리가 있다. 그중 포야이는 전설로만 내려오던 완벽한 혈통의 코끼리로 곧 왕에게 하사될 예정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태국의 갱 조직에 의해 코끼리가 도난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 코끼리는 국제 범죄조직에 의해 호주 시드니로 밀매가 되어버린다. 캄은 부족들의 대표로서 코끼리들을 되찾아오기 위해 호주로 떠나고 호주에 도착한 캄은 그곳의 경찰관인 마크와 릭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코끼리를 밀매한 범죄조직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마피아 조직임을 알게 되는데. 마피아들은 캄을 제거하려 악명 높은 킬러들을 보내기 시작하고 이에 캄은 조상 때로 전수 받은 고대 무에타이 ‘무에타이보란’을 사용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적들에 맞서는데(출처, 네이버 영화 소개)
2 마시면 과거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술이지만, 주인공(황약사)는 마실 수록 기억이 또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