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
편하세요 ?
내가 생각하는 :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은 << 불편 >> 이다. 영화 만듦새가 아무리 형편없다 해도 그 영화의 어떤 장면(혹은 영화 전체)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그 영화는 최소한 나쁜 영화'는 아니다. 여기서 < 불편 > 과 < 불쾌 > 를 혼동하면 안 된다. 다시 말해서 < 불편한 영화 > 와 < 불쾌한 영화 > 를 구분해야 된다는 소리'이다. 어떤 이는 홍상수나 김기덕 영화를 불쾌한 영화'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나에게는 홍상수나 김기덕 영화는 불쾌한 영화'보다는 불편한 영화'에 가까운 반면, 강우석이나 윤제균 영화는 불쾌한 영화'다. 돈 주고 다시 볼 생각이 별로 없다. 돈 내고 불쾌한 기분을 얻을 필요가 없으니깐 말이다.
" 불편한 마음 " 은 내 마음 속의 어떤 역린'을 건드렸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불편한 영화를 보고 나면 곰곰 생각하게 된다. 왜 이 영화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 궁금증이 생기면 일단 사전을 찾아서 그 단어의 한자를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있다. 불편 不便'에서 한자 < 便 > 은 편하다는 뜻과 함께 아첨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이 맛에 사전을 펼친다. 듣기 편한 말은 거개가 아첨이다. 그러므로 便 : 편할 편과 諂 : 아첨할 첨'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한자 諂 은 言 + 臽으로 구성되었다. 여기서 臽 은 함정, 구덩이'라는 뜻이다. 즉,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뿐인 말이 아첨이다). 다시 말해서 << 불편한 감정 >> 은 아첨하지 않은 결과'인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거짓말은 편(便)의 세계'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便은 거짓의 세계'라는 말도 된다. 거짓말은 달콤하다. 달콤한 맛이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들듯이, 달콤한 말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십중팔구, " 편하게 있어 ! " 혹은 " 네가 편해서 그래 ! " 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꼰대 새끼'다. 일터를 가족 같이 편한 곳이라고 소개하는 곳은 대부분 일터가 족같은 곳일 확률이 높다. 직원을 가족 같이 생각하는 놈은 직원을 하녀처럼 부리는 놈일 확률이 높다. 박희태를 보라. 그는 골프장 캐디를 내 가족, 내 딸 같아서 성추행을 저지른다. 힐링이 치유의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편한 마음을 얻고자 하는 행위'라면, 그것은 힐링이 아니다.
좋은 태도는 불편한 마음에서 나온다. 이 기준은 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는 글은 외면하고, 거짓을 말하는 글은 좋아한다. 알라딘 리뷰 선정작에 대한 도발적 문제 제기'를 하시는 분(야무, 스텔라, 사이러스)의 글을 읽었다.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글들은 좋은 글이다. 나는 이상하게 달달한 글보다는 이렇게 칼칼한 글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