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머리로 방향을 설정

하고  꼬리로  추동(推動)한다

                                      물고기는 머리로 방향을 설정하고 꼬리로 추동한다. 머리가 방향을 설정했으니 끄으으으읏~ 난 일일까. 뱃머리에서 이순신 장군이 " 팔로우 미 !!! " 라고 외쳤다고 해서, 후세 사람들이 배 밑바닥에서 열심히 노를 젓던 팔로워(들)의 노고를 무시하면 호로자식'이제. 꼬리의 추동력이 없으면 절대 목표 지점에 다다를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목표 설정은 우두머리가 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힘은 끄트머리'에서 나온다. 누군가가 머리와 꼬리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쉽지 않은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둘 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끄트머리'라는 낱말이 < 끝 부분 > 이라는 의미와 함께 < 실마리 > 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 끄트머리 >> 는 머리와 꼬리가 함께 하는 어지자지    :  남녀의 생식기를 겸하여 가진 사람    형태'다. , 매모호하다는 말. 실마리'라는 단어가 " 감겨 있거나 헝클어진 실의 첫머리 " 라는 뜻이니 << 끄트머리 >> 는 " 끝의 머리 " 인 셈'이다. 그렇기에 끄트머리는 " END " 가 아니라 " AND " 이며,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고 다시 이어진 문장이다. 내가 이건희의 << 천재경영론 : 한 명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살린다 >> 을 좆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천재 한 명이 먹여살린다는 " 수만 명 " 의 정체'가 우습다는 데 있다. 설령, 천재 한 명이 수만 명을 먹여살릴 수 있다고 쳐도, 그 수만 명은 어디까지나 핏줄과 혈맹으로 맺어진 유사 - 가족 관계'에 의해서만 성립된다. 이건희가 먹여살릴 가족은 이재용이지

만재도 아이큐 95를 자랑하는 황만근은 아니다. 이 가계도를 국민, 백성,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건희는 단순하게 자기 자식새끼를 먹여살릴 만한 재주가 있는 아범일 뿐이다. 머리(head)가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꼬리가 추동을 멈추면 몸통이 물 위에 떠올라 갈매기의 먹이가 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머리를 지나치게 숭배할 필요 없고, 같은 이유로 꼬리를 지나치게 폄하할 필요도 없다. 머리와 꼬리는 상생 관계'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대가리를 숭배하고 꼬리를 경멸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박정희가 이 나라를 먹여살렸다고 말하거나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랄도 유분수라고 그런 놈들에게는 약도 없다. 기업 하나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한다면

그런 나라는 차라리 망해야 한다. 삼성이 망해도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다. 자, 이제부터 조금 불편한 이야기를 할까 ? < 박정희 정치 > 를 말하며 인기를 얻으려는 정치인도 혐오스럽지만 < 김대중 정치 > 와 < 노무현 정치 > 를 말하며 영역을 확장하려는 정치인 또한 혐오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김대중 정신을 받들어, 라거나 노무현 정신을 구현하기 위하여, 라고 말할 때마다 허망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왜냐하면 산 자는 죽은 자 때문에 고통 받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 김대중 대통령이나 고 노무현 대통령이나 둘 다 바라지 않은 바람일 것이다. 지금 새천련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꼴을 보면 전형적인 가훈 정치요, 유훈 정치'다. 죽은 자를 무대 중앙에 앉혀 놓고 우상을 섬기는 꼴과 다를 게 무엇일까 ?

그들은 죽은 자의 이름을 빌려 발 : 가늘고 긴 대를 줄로 엮거나, 줄 따위를 여러 개 나란히 늘어뜨려 만든 물건. 수렴청정 垂簾聽政에서 렴(염)이 바로 발'을 뜻한다. 수 垂 는 늘어뜨리다는 뜻 을 늘어뜨린 후 무대 뒤에서 그림자 정치를 하려는 속셈. 정치가 미래(THE NEW)를 향하지 않고 과거(THE OLD)를 향할 때, 그 힘은 항상 역사를 퇴행시킨다. 뛰어난 우두머리에게 기생하는 정치야말로 볼썽사납다. 우두머리가 빛나기 위해서는 끄트머리의 교양이 뛰어나야 한다. 우두머리에 기생하는 정치만큼이나 우스꽝스러운 게 끄트머리(민중) 예찬'이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최근 10년 동안 대한민국 사정과 너무 비슷해서 이제는 유행어처럼 번지는 말.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말이다.

박빠와 노빠는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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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5-2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박빠와 노빠는 크게 다르지 않다 - 라고 해서 박정희(박근혜)와 노무현을 같은 레벨로 엮으려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에게는 연민이 들지만 박정희와 박근혜에게는 그저 살의를 느낄 뿐이다.

samadhi(眞我) 2015-05-2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또한 그다지 똑똑하지 않지만 평생을 고민하지 않고 살아온 사람과 자기 자신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대화하다 속이 터집디다. 끄트머리의 교양이 필요하다는 말에 적극 공감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5-26 05:18   좋아요 0 | URL
여당은 뭘 해도 지지않는 정당이 되었습니다. 골리앗이 된 셈. 사실 최근 10년 동안 벌어진 정치사는 이디오피아보다 낙후한 정치사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끄떡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것을 보면....

수이 2015-05-26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최근 글 중에서 제일 파장 크네요. 개인적으로.
아 뭘 좀 느끼고 깨닫고 그러면 좋겠는데 어째 맨날 그 자리에서 그 자리인지 바라보는 것만도 힘 빠져요, 요즘은. 이 사람들은 정말 여기에서 이렇게 주저하다가 또 실컷 얻어터지고 울면서 나 아야야 해쪄_ 약 발라줘_ 할까 싶어서 이젠 약도 발라주기 싫을 정도라......

곰곰생각하는발 2015-05-26 10:55   좋아요 0 | URL
제가 야나 님에게 파장을 주다니... ㅠㅠ 반성하겠습니다.
이권 싸움에서 무너지는 야당 보며 한숨만 나옵니다.
친노, 친노 그러는데 과연 당내 친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고...

stella.K 2015-05-2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 전 노무현 서거하고나서 <운명이다>란 책을 읽었는데
그때 내가 노형을 너무 몰랐구나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런데 돌이켜 보면 그 책은 독자의 감성만을 건드려줬을 뿐
노형의 서거를 친노쪽에서 이용해 먹은 것에 지나지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감성으로든 이성으로든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그 이후 민주당이
좀 나아지는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야당도 못 믿겠다는 거 아닙니까?
민주당은 빨갱이란 말도 있고.
몇년 전 개그맨 박영진이 소는 누가 돌보냐고 했는데
소 조차 돌 볼 줄 모르는 게 정치한다고 하니... ㅉ

곰곰생각하는발 2015-05-26 14:09   좋아요 0 | URL
< 민주화 > 와 < 민주주의 > 는 다르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민주화는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 완성은 아닌데
민주화를 너무 민주주의`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뭐... 1980년대로 다시 회귀했으니까요.
유권자는 현명하다 하는데 솔까말 유권자는 멍청하죠.
그게 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5-05-2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빠 성향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노빠모임에 가지 않는 것은
패거리 문화가 싫어서죠. 지금은 안 하지만,
차라리 봉하마을에 가서 풀베고, 묘역가꾸고, 나무 가꾸고, 환경정화하는 게 좋지
모여서 술마시고 으샤으샤만 하는건 별로더군요.
전에 모임에 가보니 학문을 아는 분이 몇 없더군요.
푸코의 <광기의 역사>를 아는 분이신데, 노무현을 지지하는 분이라면
한 번이라도 노무현이란 인물이 무슨 생각으로 정치하는지 알려면
한 번 그가 추구하는 사상적 토대를 보는 게 좋을 듯하더군요.

그런데 세상을 보면서 참 아쉬운건 뭐든지 정치인이나 정권이 교체되어서 바뀌는 게
아니라 바꿀 수 있는 원점을 가지는 것인데, 진짜 토크빌 말입니다.
하루 아침에 망조의 길을 가는 것은 쉬워도 하루 아침부터 발전의 계단에 오르길 어려운 법인데

곰곰생각하는발 2015-05-29 10:59   좋아요 0 | URL
만애비 님은 노빠가 아닙니다. 노빠는 뭔가 패거리적인 면이 있어요. 하여튼...
< 파 > 가 아니라 < 빠 > 가 되면 골치 아픕니다. 이거이거...

수다맨 2015-05-2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르크스가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이라는 책에서 `죽은 세대의 전통이 악몽과도 같이 산 자의 사고를 누른다˝고 한 적이 있었지요. 차라리 그 전통(?)을 악몽이라고 생각하면 다행일 터인데, 박빠건 노빠건 달콤한 환몽이라고 생각하니 이게 진짜 문제인 듯합니다. 군부 독재를 하면서 사람 알기를 짐승처럼 보았던 인간 백정 파쇼나, 신자유주의 정책의 선봉장이 되어 친재벌/노동 탄압 정책을 폈던 과거의 두 민주주의자(!)나 제가 보기에는 모두 준절하게, 비판적 평가를 받아야 할 사람들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5-29 22:21   좋아요 0 | URL
같은 맥락이군요. 죽은 자 때문에 산 자는 고통받는다와 같은 맥락...두 민주주의 과정 속에서 태어난 두 대통령이 노골적인 신자유주의 정책 노선을 지지했다는 것은 크나큰 실`입니다. 작은 과오가 아니러 거대한 과오죠. 이미 삼성이 모든 권력을 쥐었으니 말입니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것 자체가 없어요. 무조건적 지지`가 좋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