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여자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는 것보다 더 위험한 오류는 없다. 나는 그것은 이성이 본질적으로 타락한 모습이라고 본다.

ㅡ 니체, 우상의 황혼 中


가수 남진이 부른 노래 가운데 << 마음이 고와야지 >> 라는 곡이 있다. 가사가 재미있다. "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 한 번만 마음 주면 변치 않는 여자가 정말 여자지 ......"  가사는 예쁜 얼굴보다는 착한 마음'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노래 가사에서 " 얼굴 예쁘다고 여자냐 ? " 라고 묻지 않고 " 얼굴 예쁘다고 여자냐 ? " 라는 반문은 얼굴이 예뻐야 하는 것은 기본으로 설정하고는 여기에 덧대어 마음도 고와야 하고, 한눈 팔지 말고 한 남자만 사랑하는 순애보'도 갖추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 정도면 한국 사회는 여자에게 요구하는 게 너무 많다.

 

일단 ㉠ 마음이 고와야 하고, ㉡ 얼굴도 예뻐야 하고, ㉢ 일편단심 민들레가 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 조건'이고, 덧대어 ㉣ 애는 반드시 낳아야 하고, ㉤  너무 많이 배워도 안 되고, ㉥ 남편보다 돈을 많이 벌어도 안 되고, ㉦ 운전을 못해도 안 되고, ㉧ 새빨간 루즈를 칠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 화장을 아예 안 해도 문제가 된다. ( 나머지는 모두 기타 등등... )  만약에 애가 없으면 조국애도 없는데 모성애도 없는 매국노가 되고 ( ㄹ ), 아는 게 너무 많으면 잘난 척하는 여자가 되고 ( ㅁ ), 돈 많이 벌면 남편 기죽이는 순악질 여사가 되고( ㅂ ), 운전을 못하면 김여사가 되고 ( ㅅ), 화장을 진하게 하면 천박한 여자가 되고 ( ㅇ ) , 맨 얼굴'은 게으른 여자의 표본이 된다 ( ㅈ ). 

 

그런데 남자는 정반대'이다. 여자에게는 착한 마음씨'를 강조하면서 정작 남자에게는 살벌한 직장 조직 내에서는 적당히 나쁜 남자'가 되어야 출세에 도움이 된다고 충고한다. 남성 사회에서 나쁜 남자는 성적 매력을 가지지만 착한 남자'는 성적 매력이 없는 바보로 통한다. 어디 그뿐인가 ? 지나치게 외모에 신경 쓰면 오히려 사내답지 못하다는 소리도 듣는다. 그리고 앞으로 결혼할 미래의 아내를 위해 순결 선언'을 하는 동시에 병신 쪼다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남자는 그냥 " 배짱 "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이처럼 한국 사회가 남자와 여자를 대하는 잣대'가 다르다. 요즘 김태훈이 쓴 칼럼 <<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무서워요 >> 라는 글이 비판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제목부터 살벌하다. 긴 글이지만 전체를 옮겨본다.

 

 

 

 

 

 

내가 논술 시험 채점자라면 " 페미니즘 논란 " 을 떠나서 이 글이 보여주는 논리적 진술에 낙제점'을 주겠다. 영화 << 베트맨 >> 에서 조커가 언급한 "  너는 나를 만들었고, 나는 너를 만들었다. " 라는 대사와 " 무뇌아적 페미니스트 때문에 무뇌아적 일베'가 탄생하게 되었다 " 는 주장을 동일선상에서 엮으려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이 주장은 페미니스트에게 " 네가 일베의 에미다 ! " 라는 커밍아웃처럼 들린다. " 일국의 에미 " 도 아니고 " 일베의 에미 " 라고 하니 듣는 여성 입장에서는 " 이런 니미 ! "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둘 다 한통속'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면 둘 다 똑같은 족속이라는 주장은 얼토당토 목금토'다. 이 논리는 " 미친 년이 짧은 빤스 입고 오밤중에 돌아댕기니께 끔찍헌 일이 생긴 것이여... " 라고 말하거나 가정 폭력 사건을 보며 " 사내가 지 마누라를 그리 때리면 되남. 헌데 여편네가 맞을 짓을 헛으니께 때렸것지, 안 그려 ? " 라고 말하는 주장과 다를 것이 없다. 

여기서 짧은 미니스커트는 원인이고, 강간 사건은 결과'이다. 둘 다 똑같다고 말할 수 있나 ?  김태훈은 그렇다고 말하는 것 같다. 개 주인이 흔히 말하는 " 우리 개는 물지 않아요 ! " 는 <<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이다. 개가 자신(주인)은 절대 물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물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중간 단계를 검증하지 않고 섣불리 내린 결론이다. 하나만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야말로 대표적인 "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이다. 하나만 보고 나서 전체를 판단하면 안 된다. 삼세판'은 기본이지 않은가 ?  하지만 김태훈은 터키로 떠난 고등학생이 남긴 "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 " 라는 말을 단서로 극성스러운 페미니스트 때문에 IS로 떠났다고 판단하는 모양인데, 그것은 수많은 직소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오히려 수컷 세계에서 도태된 수컷의 좌절이 대한민국을 등지게 만든 요인은 아니었을까 ?

그는 21세기는 온전히 페미니즘의 시대'라고 단언한 후 " 온전한 페미니즘의 증후 " 를 나열한다. 남녀평등은 상식이 되었고, 이혼 제도는 재산의 절반을 보장하고, 성희롱을 한 남자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한다고 불만이 섞인 뉘앙스로 말한다. 그러니까 그는 이러한 요구가 억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재산 공동 분할, 가사노동 인정, 군 가산점 제도 철폐'가 진정한 페미니즘인가라고 되묻는다. 불만이 뚝뚝 묻어나는 논조'다. 여성이여, 찌질하게 자기 밥그릇 싸움하지 말고 좀더 대의적인 투쟁을 선언합시다 ! 여기서 김태훈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주장은 과잉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단순하고 오래된 평등권'에 대한 욕망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다. 반면 김태훈은 필수를 선택 항목이라고 우긴다. 모든 투쟁은 밥그릇 싸움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저열한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것이다. 미숙한 부분은 곳곳에 보인다. 뜬금없이 << 설국열차 >> 을 인용하며 " 싸워야 할 적은 남녀가 아니라 빌어먹을 시스템 때문 " 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그가 얼마나 논리에 약한 사람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구조적 문제가 남녀 불평등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페미니스트 혹은 페미니즘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부분이 바로 구조적 문제(시스템)이다. 그렇기에 김태훈은 페미니즘을 신랄하게 조롱하면서 동시에 페미니즘이 문제를 제기하는 구조적 문제에 동의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한다. 남성 우파 기득권을 신나게 지지하다가 좌파 코스프레를 하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것은 마치 우측 깜빡이를 켠 채 느닷없이 좌회전하는 꼴이다. 김태훈 씨, 하나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는 맙시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녹록치 않다. 사회는 너무 많은 것을 여성에게 요구한다. 나쁜(못난) 여자는 나쁜 여자대로, 예쁜 여자'도 예쁜 여자대로 살기 힘든 사회'다. 한국 사회는 나쁜 남자에게는 관대하지만 나쁜 여자에게는 관대하지 않는 나쁜 사회'다. 불알후드여,  치질하게 굴지 말고 눈알 불알리며 불철주야 항문에 힘쓸 필요가 있다. 만약에 대한항공 사태에서 조현아가 남자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물론 비판 여론은 있겠지만 조현아에 비해 비난 여론은 축소되었을 것이다. 조현아가 뭇매를 맞는 것은 " 갑질 " 에 더해서 " 나쁜 여자 " 라는 프리미엄이 상승 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불난 데 기름 부은 격이다. 만약에 바비킴 기내 난동 사건과 조현아 기내 난동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다면 어느 쪽이 뉴스를 선점하게 될까 ?  ( 혹은 라면상무 사건과 땅콩회항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다면......) 

바비킴에 대한 여론과 조현아에 대한 여론이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는 원인은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를 대하는 대중의 이중적 잣대 때문이다. 니체는 << 우상의 황혼 >> 에서 "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는 것보다 더 위험한 오류는 없다. 나는 그것은 이성이 본질적으로 타락한 모습이라고 본다. " 라고 말했다. 김태훈도 똑같은 오류를 범한다. 그는 현재의 페미니즘이 김 군을 IS로 떠나게 만든 원인'처럼 말하지만, 사실 그것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또래 문화와의 단절, 왕따, 소통 단절 따위가 만든 낮은 자존감'이 결과적으로 "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 라는 선언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페미니즘 혐오와 IS행 선택은 또래 집단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안티테제인 셈이다. 니체가 이 글을 읽었다면 이성이 본질적으로 타락한 증후로 이해했을 것이다. 마음이 반드시 고와야 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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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5-02-16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곰발님,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저 역시 땅콩회항이 큰 사건이 된 게 조현아가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울나라엔 여자가 감히,라는 말이 유행하잖습니까? 오늘도 큰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6 20:57   좋아요 1 | URL
늘 과찬의 말씀을 남겨주시는...
저도 조현아는 감히 여자가... 라는 게 작동한 것 같습니다.
여자가 남자를 때리고 무릎 꿇리고 했으니 말이죠.
조현아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잘나가는 여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지나친 잣대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김태훈 칼럼도 정말 어이가 없죠. 논리적으로 엉터리란 생각입니다.

마태우스 2015-02-16 23:52   좋아요 1 | URL
아주 오래 전 이문열이 어줍잖은 소설에서 페미니즘을 욕했죠. 그게 문제가 되자 그는 건전한 페미니즘 말고 사이비 페미니즘이 문제다,라고 했는데요, 여기서도 어김없이 사이비 페미니즘이 문제라고 하네요. 근데 사이비 페미니즘 운운하는 분들은 대부분 여성의 권리에 대해 그닥 관심이 없는 분들이더라고요. 여성으로 살기는 참 힘들어요...! 글구 미리 말씀드리지만, 설 잘 보내십시오. 설 지나고 나서도 많은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06:36   좋아요 0 | URL
발뺌이라고나 할까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자 항상 ˝ 사이비 ˝ 라는 말을 달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이 문제가 아니라 저는 사이비 페미니즘에 대한 지적이었어요. 오해 마삼. 이런 변명거리를 위해 사이비 운운하는데 누가 봐도 저 글은 그냥 페미니즘에 대한 경멸처럼 느껴집니다. 마태우스 님, 떡군 많이 드십시오.. ㅎㅎㅎ 급 마무리...ㅎㅎㅎ

AgalmA 2015-02-18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태훈 씨의 칼럼은 제겐 정말 쓰레기로 보입니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그 말을 하게 된 전반을 더 살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런 뉴스에 단골 원인으로 자주 제시되던 왕따, 가정불화/간섭 등등 대신 요즘은 이런 극단적 사례는 일베만 갖다 붙이면 되니 일베가 무슨 이 분야 KS 마크 스티커 같습니다 그려. sns나 커뮤니티의 소통 방식을 탓할 생각까진 못했나 봐요? 이미 있는데 어쩌겠나 면 시스템 운운은 참 웃깁니다? 1차적으로 인간적, 2차적으로 반성적 접근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 칼럼에선 전혀 그럴 의도조차 없었다고 보입니다.
자신은 쏙 빠지고, 칼럼비 받는 딱 그만큼의 거리감과 수준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페미니즘이랑 물티슈랑 동급으로 놓으면서 혹 자신은 객관적이라거나 비유 잘한다거나 생각했을까 봐 걱정입니다. 좌파/우파 가르는 것과 뭐가 다른지 정작은 싸움붙이는 꼴. 곰곰발님이 정말 제대로 보신 듯.
68혁명이니 배트맨, 설국 열차니 그럴싸한 거 끌어다 붙인 것에도 실소를 보냅니다. 말미에 사랑과 대화 어쩌고 급마무리한 게 제겐 사랑과 전쟁으로 보이는 이 사태는 어쩔?

허울좋은 남녀평등 아무리 외쳐본들 며느리 입장과 사위 입장이 한국에서 얼마나 세월이 바뀌어야 평등해질지 저 죽기 전엔 안 보일 거 같은데 어쩌죠? 매일 일과 육아 둘 다에 치이는 기혼여성들, 명절 강력한 시랜드 체험하는 여성 앞에 군체험과 페미니즘 들먹이기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행동이 훨씬 좋은 조정 역할이 되었을걸요.
부모가 치매에 걸려 똥오줌 못 가려도 장남이, 며느리가 책임져야지 하는 게 한국 대부분의 가정 실상인 거 같은데, 과연 이게 시스템과 교육 문제일까요? 그걸 만든 게
누구인데요? 어디까지 원인을 파들어 갈까요? 아담 이브 창조설 바탕요? 유교 교육요? 자본주의요? 지배계층요? 정부의 복지정책 문제요? 돈 있으면 요양원에 보내 서로 깔끔할 텐데 하는 경제력의 문제일까요? 형제 중 누가 잘 모시면 효도했다 칭찬해주면 끝인 인성과 인내심 테스트 문제인가요?

자기가 얼마나 차별적이지 않은지, 남의 인식 탓하기 전에 자신의 인식 점검 좀 했으면 합니다. 시스템요? 교육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같이 만드는 겁니다. 가정교육이니 학교교육이니 인터넷이니 국가니 핑퐁 떠넘기기 하지 말고 각자 자기를 좀 살펴봤으면 합니다. 네, 저도 매일매일 반성합니다. 인간으로서!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06:34   좋아요 0 | URL
사랑과 대화`로 끝나는 게 굉장히 웃기죠. 생뚱맞다고나 할까요.
니체의 지적처럼 그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김군의 IS행`은 원인은 현재의 페미니즘`이 아닙니다.
페미니즘 또한 어떤 것의 결과인 셈이죠. IS행과 페미니즘은 모두 결과입니다.
또래 문화에 진입하지 못한 것, 그것에 따른 단절, 소통 부재 따위의 원인이
결국에는 ( 수컷의로서의 낮은 자존감 따위가 ) 여성 혐오,와 IS행인 결과로 나타난 거죠.

AgalmA 2015-02-18 01:21   좋아요 0 | URL
김태훈씨 칼럼글인데 곰곰발님 서재에서 역정을 내고 있는 듯한 인상이네요; 더 생각하고 제 포스팅으로 말을 하는 게 더 나았을텐데 성급했습니다. 칼럼을 볼수록 화가 나서...혹여나 누가 되진 않았는지...실례했습니다.

드팀전 2015-02-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태훈글은 글 써내기 위한 글이었군요. 대개 이런 논쟁의 흐름에 있어서 제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게 페미니즘적 시각입니다. 오히려 김태훈이 가진 페미니즘에 대한 불편함- 난 니 년들이 싫어-만이 드러나는군요. 하지만 맨마지막에 언급하신 `바비킴에 대한 여론과 조현아에 대한 여론의 극명한 온도 차`를 남녀에 대한 위계로로 보는 것에는 조금 더 세밀한 논지가 필요할 듯 합니다. 잘못되었다는거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일단 난동과 회항은 사건의 결이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사건의 포커싱이 다릅니다. 일반인도 난동은 부릴 수 있지만 회항을 강제할 수는 없지요. 하물며 인기가수라고 할지라도 말이죠. 난동은 개인의 도덕적 실수에서 비롯될 수 있지만, 회항은 소멸되지 않을 유구한 권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지시할 수 없는 것이죠. 연예인 권력과 기업총수집단의 권력이 동일한 것이 아닌것 처럼 그 권력에 대한 반작용하는 여론도 달라질 수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조현아의 취재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미디어들의 여성물어뜯기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오랜만에 나타나서 긴 댓글이었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0:08   좋아요 0 | URL
아주 예리한 지적이십니다. ㅎㅎ 이 지적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같은 논조로 지적을 해주시더군요. 당연한 지적입니다. 똑같은 조건이라 가정하고 남성 대 여성 가해자`로 비교해 보자는 의도였습니다. 드팀전 님의 지적이 합당합니다. 하여튼.... 김태훈의 글을 읽으면 자기는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사이비 페미니즘에 대한 지적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도 아니고 사이비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냥 설치는 여성에 대한 짜증`으로만 보입니다. 평등권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없는 것같습니다.

마립간 2015-02-1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라는 문장을 읽으니 제가 서재활동 초기에 쓴 `나는 안티페미니스트다`라는 제 글을 연상시키네요.
http://blog.aladin.co.kr/maripkahn/4211

`얼굴만 이쁜 여자`는 `얼굴이 이쁜 여자`의 부분집합이죠. 이런 (논리가 아닌) 수사가 가능한 이유는 암묵적인 조건부 확률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책에서 언급한 `여자 은행원`과 `페미니스트 여자 은행원`의 오류도 이와 같이 해석합니다. - (아... 내용을 압축해서 ... 조건부 확률에 대해서 나중에 페이퍼를 쓰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0:47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김태훈은 페미니스트가 싫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사이비 페미니스트에 대한 지적이라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그냥 드센 여자`에 대한 반감인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착한 여자`를 지지하면서 반대로 나쁜 여자에 대해서는 마녀사냥을 하고는 합니다.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따위...
반면 남자는 딱히 김치남, 된장남 이런 식으로 비아냥거리지는 않잖아요. 페미니즘이요구하는 것은 차별 없는 평등이지 월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안티페미니스트1,2,3 다 읽어보았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안티`라기보다는 그냥 비 페미니스트`이신 것 같습니다.

마립간 2015-02-17 11:18   좋아요 0 | URL
남자의 편견을 이겨낸 소피 제르맹, 퀴리 부인이나 자기 주장이 있었던 나혜석을 좋아합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덕에 자기결정권과 자율권은 우선 순위가 높습니다.

`안티`라고 할 수도 있고 `비`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저는 남자-여자의 공통 분모인 사람에 지향점이 있습니다. 페미니즘을 언급하는 사회 자체가 저와 잘 안 맞죠. ; 그냥 저의 옛날 글을 읽어보시라 소개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1:21   좋아요 0 | URL
저는 여성 상위 시대 그러는데 도대체 뭐가 여성 상위 시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통계치가 대한민국은 성 불평등 국가가 맞습니다.
이디오피아를 생각해 봐라 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고 오이시디 국가 통계치로만봐도
확실히 여성에게 불평등한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립간 2015-02-17 11:55   좋아요 0 | URL
제 가치관에서도 ; 우리 나라는 여성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성-불평등한 사회`입니다. 곰곰발 님이 제게 내린 판단, (실천하는 지식인이 아닌) 비평하는 (이론가?의) 입장에서도 `남녀 평등`이라는 논리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다 기반이 되는 도덕의 기반이 허약하기 때문이죠.

차선의 저의 선택은 남녀는 `같은 인간으로서`이지만 차이점에 주목하면 ... 가치판단 유보입니다. (이 댓글을 남기면서 부도덕에 저항하지 않는 것, 또한 부도덕인가 회의합니다만.)

수다맨 2015-02-1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라에서는 과거에 남성이 누렸던 가부장주의ㅡ곰곰발님 표현을 다소 빌리자면 불알연맹ㅡ를 그리워하는 남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논리의 척추가 부러진 형편없는 줄글을 실을 수가 없지요. 또, 저런 글을 편집부에서 토막내지 않고 실어주는 것도ㅡ노이즈 마케팅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면ㅡ 해당 언론이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네요. 그러고 보면 갓이랑 도포 씌우고 양반촌으로 보내야할 분들이 한둘이 아닌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2:53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잡지`사가 더 보는 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거는 당연히 편집자가 테글을 걸어야 할 것인데 문제의식 자체가 없었다고 봐야죠. 그러니깐 아무 생각 없이, 하긴 뭐 잡지사에서 패션 다루는 것 외에 다른 글에 신경쓸 시간도 없겠죠. 가끔 키노 뒤적이면 놀랍습니다. 그어마어마한 분량하며....
키노야말로 전설적인 잡지인 것은 맞아요. 꼼꼼하거든요. 키노 기자들 영화 보고 기사 쓰고 리뷰 쓰고..
도대체 그 시간이 어디서 났는지 궁금합니다.



참... 혹시 오늘 시간 되시면 서울역에서 한 잔 하시겠습니까 ? 오실 수 있으시다면 서울역 2번 출구 앞에서 6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뭐.. 안 오시겠지만...ㅎㅎ 거기 호수집이라고 닭꼬치 잘하는 데 있는데 한 잔 할 생각입니다. 생각 있으시면 오십시오...

수다맨 2015-02-17 15:49   좋아요 0 | URL
오늘은 집에서 차례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손님들도 여럿 오셔서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ㅎㅎ 이런 거 안 했으면 좋겠는데 굳이 어머니가 매년 차리려 하시네요. 설날 끝나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