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몰라요 1
빠따 방망이 에 대해 관심이 있는 아저씨'라면 하일성'이라는 이름은 친숙하다. 하지만 " 빠따 " 에 대해 모르는 주부도 하일성'은 이미 친숙한 인물이다. 이금희가 진행하는 << 아침마당 >> 은 물론이고 각종 종편 입씨름 프로에 나와 수다를 떠니 말이다. 그는 엄앵란과 함께 투톱 체제'를 구축해서 맹활약 중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출발은 KBS 야구 해설자'였다. 요즘도 그는 야구 해설을 한다. 툭 까놓고 말해서 못 들어 줄 지경이다. 그는 야구를 " 해설 " 하는 게 아니라 야구를 " 예언 " 한다. 예를 들면 : ○○○ 투수 다음 공은 몸쪽 빠른 직구로 승부할 겁니다, ○○○ 투수 이번에는 변화구 던질 겁니다, ○○○ 타자 노련하니깐 포크볼 노리고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ㅡ 라고 말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예측을 했으니 적중률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그가 내뱉은 예측은 보통 50% 정도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반타작은 좋은 결과가 아니다. 이 세상 모든 투수는 두 종류 공을 던진다. 직구 아니면 변화구'이니 스플리터, 너클볼, 슬라이더, 커브볼은 모두 변화구에 속한다 50%는 누구나 맞출 수 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동전 던지기 게임에서 동전을 10번 던져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다.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투수가 빠른 직구로 승부할 거라 말했는데 느린 변화구를 던졌을 때 발생한다. 이럴 때 하일성 특유의 설레발이 나온다. 직구를 던질 타이밍이지만 상대 선수가 직구를 노릴 거라 계산하고 역으로 느린 커브를 던졌다고 말한다. " 역으로 가나요 ? 아, 야구 몰라요 ! "
예측이 맞으면 의기양양하고 봐요, 내가 직구 던진다고 했죠 ? 틀리면 상대 선수 심리를 이용해서 역이용했다고 말하거나 신의 주사위에 대해 말한다. 야구 모른다면서 왜 그리 아는 척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래저래 그의 예측은 100% 맞아떨어진다. 이 정도면 눈 가리고 아웅이요, 조삼모사'다. 하일성은 야바위놀음꾼이다. 하일성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 해설 > 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잘못 알고 있다는 점이다. 해설'이란 문제나 사건 내용 따위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이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중계를 하는 해설자들은 대부분 결과에 대한 해석을 내놓지 미리 예측해서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 만들어진 과거 기록을 바탕으로 확률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할 뿐이다. 그렇다면 하일성은 왜 계룡산 뜬구름 도사 같은 태도를 보일까 ?
답은 간단하다. 꼰대여서 그렇다. 꼰대는 대부분 " 전지적 작가 시점 " 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계룡산 뜬구름 위에서 뒷짐 진 채 속세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바로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그래도 확 와닿지 않는다면 경박한 (이)명박이 습관처럼 내뱉던 " 내가 해 봐서 아는데...... " 말투를 생각하면 된다. 인생 선배로써 충고하자면, 이 친구 세상을 덜 살았네, 내가 해 봐서 아는데 ㅡ 따위가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하일성은 자신이 야구에 대해 " 통달 " 했다고 믿는다. 이럴 땐 이렇게 던져야 하고, 저럴 땐 저렇게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투수가 안타를 맞게 되면 이럴 때 이렇게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야구란 수 싸움이다. 정석 따위는 없다. 그때 그때 다른 것이 야구'다.
하일성 씨, < 예언 > 하지 마시고 < 해설 > 하세요 ! 당신은 신이 아니라오. 입만 열었다 하면 야구 몰라요, 야구 몰라요, 야구 몰라요, 야구 몰라요 ! 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부채 도사 흉내를 내면 꼴불견이다. 흔히들 나이 들면 혜안 : 사물을 꿰뚫어 보는 안목과 식견 이 생긴다고 말하는데, 나는 이 말이 얼토당토않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게 아니다. 하일성은 연륜과 짬밥으로 야구에 대한 혜안이 생겼다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착각이 아닐까 ? 나이가 든다고 해서 현명한 노인이 되는 건 아니다. 어리석은 젊은이는 늙어서도 욕심 많은 노인이 될 뿐이고 어릴 때 현명했던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현명한 노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늘 하는 소리지만 개 꼬리 십 년 땅에 묻었다고 해서 황모 여우 꼬리 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타락한 자신을 탓하며 어릴 땐 순수했다고 말하는 것도 웃긴 말이다. 그런 식의 논리'라면 어린 시절 이명박은 순진무구했다는 소리가 된다. 나는 그가 어릴 때부터 성격이 좆같았다는 데 500원 건다. 각하, 제 말이 맞싸옵니까 ?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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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 골수 지지자'지만 승률 5할이 안되는 팀이 4위가 되어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는 것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치욕이다. 응원하지 않겠다. 당당하게 자결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