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 4월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 이번 달'부터 알라딘 신간 평가단 14기 활동을 시작한다

 

 

 

 

 

 

1. 그래도, 방긋           

 

 

 

사실 이 책'을 가지고 있다. 한나래 출판사에서 < 헐리우드 장르의 구조 > 라는 제목으로 90년대에 출간되었다. 물론,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간 평가단 14기 주목할 만한 신간 추천 목록으로 고른 이유는 단 하나'다. 탁월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절판되어서 그동안 발만 동동 구르는 이도 있었을 터인데, 이번에 새롭게 나온 모양이다. 반갑지 않다. 절판되었으나 내게는 있는 책, 그런 책은 영원히 절판되었으면 싶은, 아... 그런 사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방긋) 그런데 책값이 꽤 올랐다. 한나래 구판'은 9800원인데 이 책은 28000원이나 된다. 가격이 꽤 차이가 나서 미리보기'로 편집 디자인을 살펴보려고 했는데 미리보기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마치 살펴보지 못하게 비닐 포장을 한 스타 화보집 같다. 적어도 30,000원에 가까운 가격이라면 구매 의향이 있는 독자에게 미리 보기 기능을 허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 10000원짜리 라운드T를 살 때에도 입어 보고 살 수 있지 않느냔 말이다. 절판본과 다른 점이 있다면 페이지 수'이다. < 할리우드 장르(컬쳐룩) > 은 560쪽이고 < 할리우드 장르의 구조 (한나래) > 는 479쪽이다. 그런데 목록을 대조 비교해 보니 내용이 추가된 것 같지는 않다. 더군다나 이 책을 번역한 사람 또한 동일하다. 조심스럽게 추론하자면 아마도 자간이나 행간 따위로 변화를 준 모양이다. 하긴, 한나래 판이 30줄'이니 줄 조정을 하면 560쪽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번역자도 동일한데 책값을 3배나 올리나? 한참 투덜대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긋 ! ☞ 영화서적 10

 

 

                                                                                                                 

 

                                                       

                                                  

 

 2. 도시와 변두리        

 

 데이비드 하비의 < 반란의 도시 > 도 눈에 " 확 ! " 들어온다. 무엇보다도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인문학자 20인’에 선정된 데이비드 하비의 최신작 " 이라는 책 소개가 마음에 든다. 데이비드 하비는 세계적 지리학자이자 부드러운 맑스주의자'이다. 일단, < 지리학 >은 재미가 없을 거란 편견은 버려야 한다. 오래 전부터 자본가는 공간을 점유하고 탈중심 지역을 식민지화시켰다. 흔히 식민지 정책하면 제국이 식민 국가를 점령하는 방식을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은 자국 내에서도 식민지 정책은 교묘하게 이루어진다. 변두리의 탄생은 도시가 번성하는 때와 관련이 깊다. 식민 통치란 " 본국과는 다른 차별적 지배를 받고 있는 지역에 자국민이 영주할 목적으로 이주하여 경제적으로 개척하며 활동하는 일, 또는 이주민 (네이버 사전 인용)" 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는데, < 본국 > 에 < 도시 > 를 넣고, < 지역 > 에 < 변두리 > 를 넣어도 맥락이 통한다. 데이비드 하비는 그동안 자본가가 도시 공간을 과도하게 점유하며 권리를 누린다고 비판해 왔던 석학이다. 이번 기회에 소개도 할 겸 선정했다. 도시 지리학'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피터 손더스의 < 도시와 사회이론 >, 앙리 르페브르의 < 공간의 생산 > 그리고 대우학술총서에서 나온 < 공간의 정치경제학 > 을 추천한다.  ☞ 공간은 정치적이다 

 

 

                                                                                                                 

 

 

 

3. 그것이 알고 싶다    

 

 

 메리 로치만큼 배꼽 빠지도록 글을 잘 쓰는 작가도 없다. 유머 작가냐 ?! 아니다, 과학 분야 전문 저술가'다. 일종의 과학 전문 르포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따분한 과학을 입담 하나로 독자를 사로잡는 이는 메리 로치가 최고'다. 그렇다고 말빨 하나만 믿고 글빨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오른손이 하는 걸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던가 ? 아니면 그 반대던가 ?! 메리 로치는 < 손 > 으로 글을 쓰기 위해서 < 발 > 로 지구 몇 바퀴를 뛰어다닐 만큼 부지런한 저널리스트다. 그녀 특유의 빈정거림과 시니컬 그리고 웃음은 성실한 발과 눈물이 만들어낸 결과다.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것이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우리가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은 것만 골라서 알려준다는 데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엉뚱한 곳에 관심을 두는데, 이 꾀죄죄하고 사소한 에피소드가 읽는 맛을 더한다. 독특한 과학 저널리스트'이다. < 스티프 > 는 시체의 유통경로에 대해서, < 스푸크 > 는 사후 세계를 다루었고, < 우주 다큐 > 는 우주비행사를 뽑기 위한 온갖 잡다한 실험을 진지하게 접근한다. 그리고 < 봉크 > 에서는, 맙소사 ! 여성 클리토리스를 다룬다. 모든 작품이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다. < 스푸크 > 는 욕심이 과해서 흥미를 잃게 만든 책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본은 한다. 그녀가 이 시대 뛰어난 대중 과학 저널리스트인 것만은 분명하다. 난, 그녀의 팬이다.봉크

 

 

                                                                                                                  

 

 

 

4. 탈락된 자를 위한 복수 

 

 

출판사 교양인의 < 문제적 인간 > 시리즈'를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팔리지 않는 인물 평전을 기획했는데 그 뚝심이 감동적이다. 2005년 < 로베스 피에르, 혁명의 탄생 > 을 시작으로 트로츠키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기계발서에 편승해서 떼돈을 벌어볼까 생각하는 출판사와 비교하면 교양인이야말로 문제적 출판사가 아닐까 ? 좋은 의미로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꾀죄죄한 욕심 때문이다. 평소 10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에 책값이 50000원'이라면 책을 사서 보기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다. 이번 알라딘 신간 평가단를 기회로 못 먹을 감, 한번 찔러보기 위해 추천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번 알라딘 신간 평가단 14기에 지원했는데 탈락된 분들을 위로코자 이 책을 선택했다. 탈락된 자들을 위한 복수'라고나 할까 ? 아니다, 복수는 흔한 시대적 클리셰가 되었으니 위로라고 해 두자. 신간평가단이 10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읽느라 밤을 새며 피똥 쌀 생각을 하면 위로가 되리라. 기쁘다. 참고로 나는 1400페이지가 가까운 < 히치콕 - 서스펜스의 거장 > 이라는 평전을 아직까지 끝내지 못하고 읽고 있다. 벌써 2년째'다.

 

 

                                                                                                                 

 

5. 꾀죄죄죄한              

 

 

일단 책 분량이 1000페이지가 넘어가면 기가 죽는다.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서 자꾸 망설이다가 구입을 포기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반대로 분량이 너무 적어도 적다는 이유로 사기가 망설여지는 책도 있다. 한병철의 < 피로사회 > 가 그렇다. 100페이지 정도라면 교보문고 가서 서서 읽을 만한 분량이지 않은가 ? 이래서 나온 말이 " 핑계 없는 무덤 없다 " 는 속담일 게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가 책을 살 때 기준은 : 첫째, 동문선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사지 않는다. 둘째,  최소 200페이지 이상. 셋째, 한 페이지 당 최소 21줄 이상'이다(단, 소설은 예외다).   < 투명사회 > 는 200페이지를 넘겼으나, 아쉽게도 21줄을 넘지는 못했다(19줄이다), 그래서 그동안 책을 안 사고 있었지만, 사실 무척 읽고 싶은 책이기는 했다.  이 기준이 어떤 똥고집 비스무리한 꾀죄죄죄죄한 태도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 하는 것 아닌가. 이 고집을 버릴 생각이 별로 없다. 열린책들 책처럼 촘촘하게 박힌 책에 대해 절대적 신뢰를 보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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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손 2014-04-01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뭬야이거?!?!

뭐? 신간평가단?

너 이런거 하지말어!!!

닝기미~ 곰곰바리~ 자존심이있지~
이딴거 하지말어!!

글고 저 옆에 금메달도 얼른 치워달라그래!!

곰곰생각하는발 2014-04-01 17:48   좋아요 0 | URL
왜 그르냐. 읽고 싶은 책 맘대로 고를 수도 있는데.....
요즘 책값이 부담이야. 더럽게 비싸져서
이젠 아예 원서보다 비싼 경우도 많아.
나 자존심 쥐뿔도 없어.. ㅋㅋㅋㅋ

samadhi(眞我) 2014-04-0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쿡서적 출판하는 출판사는 역시 열린책들 이죠. 1000쪽 짜리 책은 으...... 그래서 메리 로치의 책 중 제일 재미난 책이 무어란 말인가요? [스티프] 인가요? 읽어보고 싶네요. 과학쪽엔 문외한이라 잘 안읽게 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4-04-02 20:26   좋아요 0 | URL
열린 책이 사철제본이어서 정말 튼튼해요.

메리 로치 책 중 시티브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추천합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4-0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명사회 ! 저 이 책 샀어요 ㅎㅎ 한병철선생님이 강연하는데서 그냥 샀다죠. (근데 사실 안직 못읽었어요..ㅠㅠㅋㅋ) 곰발님께서 저 책 선물해주셔서 이거 곰발님한테 선물해드리면 좋겠다아아!!고 생각했었는데 곰발님은 이 책 내가 선물해드리기 전에 사셨겠지? 그냥 그만두자..ㅋㅋ 했는데 곰발님의 고집은 이 책을 구매하지 않을 예정이시라니 흠흠흠... 흠흠흠.. 저 이번 주말에 알바해서 돈벌면 곰발님께 선무르....(저 이렇게 말만 이렇게 번지르르하게하고 안드리면 완전 못되먹은 사람 될듯한데요..?ㅋㅋ)

아, 한병철선생님이 말씀하신 것 중에 좋았던 것 몇 개

"인문학은 어제의 성과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잠시 휴식을 취하는 눈감기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과 공간을 볼 수 있는 눈을 뜰 수 있는 끊어짐의 눈감기가 되어야 한다"

"Protect me from what I want."(내가 원하는 것으로만 내가 이끌리지 않도록 해주소서) 라는.. 누군가의 말을 인용하셨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4-02 20:26   좋아요 0 | URL
아이고...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책 선물입니까. 사양합니다.
밤하늘 님에게 책선물 받는 건 가오가 안 섭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실 책이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아마도 밤하늘 님이 아닐까 합니다.
주말에 알바해서 돈 버시면 그냥 맛있는 거 사서 얌얌하십시요.
아직 안 읽은 책에 집에 한 200권은 돼요. 죽겠습니다.



수다맨 2014-04-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순간 로쟈님 블로그 들어온 줄 알았습니다. 이런 활동도 이제 맡아서 하시는군요. 그런데 알라딘은 각성해야 합니다. 이런 걸로 책 몇 권 주는 게 아니라 인기블로거(넘버 5~6까지)들에게 돈 천 만 원씩 줬으면 좋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4-03 11:54   좋아요 0 | URL
호기심 삼아 한번 해보려고요. 요즘 책값이 진짜 비쌉니다.
출판계가불황이다보니 책값을 거의 원서 사서 읽는 것보다 더 비싼 경우도 허다한데
출판계 망하게 욕을 할 수도 없고... 하여튼 값이 좀 지랄 같습니다. 천 만원 주면 정말 좋겠네요. 시바....

rendevous 2014-04-0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로츠키 꼭 뽑히시길 응원합니다 ^^ 그나저나 동문선 출판사는 제가 모르는 어떤 문제가 있나요? 동문선에서 나온 롤랑 바르트 책 열심히 샀었는데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4-04-07 15:41   좋아요 0 | URL
동문선은 제가 그냥 싫어합니다. 모든 게 다 구린 출판사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