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만세다야 ~
국뽕에 대해 거의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내가( 내 정치적 성향은 아나키스트'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정부에게 " 대한민국 만세다, 야 ~ " 라고 소리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의 사태가 잠잠해지고 나면 세계는 대한민국 공중보건의학을 이끌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에게 노벨의학상을 수여할지도 모른다.
이 사태에서 중요한 것은 확진자 숫자'가 아니고 검사 대상 숫자'다. 검사가 많을수록 확진자도 늘어난다. 이것은 매우 간단한 셈법이다. 검사와 확진은 서로 비례한다. 확진자 수가 많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대한민국이 코로나 감염이 심각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확진자를 찾아서 골라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초등학교 소풍 놀이의 하나인 보물찾기( : 소풍이나 야유회에서 상품 이름이 적힌 종이쪽-들을 숨긴 후에 이를 찾아내는 아이에게 그 상품을 주는, 자본주의 승냥이들의 고품격 놀이 )에서 대한민국이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국가가 진두지휘할 수 있는 공중보건의학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코로나 진단 검사비는 대상에 따라 무료다. 또한 무료 대상이 아니더라도 기껏해야 개인이 부담해야 되는 진단 비용은 16만 원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은 코로나 진단 비용이 400만 원이라고 한다. 이는 공중보건의학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이윤만을 추구하는 민간 영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캐나다는 무상 의료를 시행하고 있지만 검사를 받으려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캐나다는 거북이 진료 속도로 유명한 곳이다.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진료 검사비가 베트남 노동자의 한 달 월급이다. 그렇다면 한 달 월급봉투를 몽땅 투자해서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건강한 사람이라면 콜록콜록 몇 번 하면 낫는 데 말이다(다른 나라에서는 감기에 걸리면 대부분 병원을 찾지 않는다. 김기 약을 처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 확진자 현황에서 코로나 청정 국가로 뽑한 국가들이 대부분 의료 빈곤 국가라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이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코로나 확진자 수가 높은 쪽은 확진자 추적이 가능해서 격리 조치를 할 수 있는
대한민국보다 무방비 상태에서 손놓고 있는 세계'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질병이라는 대타자를 대하는 수준 높은 태도'다. 배제와 추방이라는 손쉬운 방법보다는 환대의 방식을 선택한 정부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자크 데리다가 살아 있었다면 쌍수를 들고 박수를 쳤을 것이다. 교통 수단의 발달로 24시간이면 지구 반대편에 도달하는 지구촌에서 여전히 " 폐쇄된 국경이라는 환상 " 에 사로잡혀서 중국 입국 금지령을 내려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뿐이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중국인을 입국 금지시켰던 이탈리아의 코로나 유행을 설명할 길이 없다. 코로나는 공공의 적이 아니다. 오히려 대중의 공포를 이용해서 이윤을 챙기려고 하는 마스크 사재기 업자와 공포를 과대 포장하는 언론과 정치인'이다. 그들이야말로 병원균이다. 이 사회에는 악과 동일시 될 수 있고, 그 희생자들에게 비난을 퍼부을 수 있는 질병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수전 손택의 문장이다. 당신에게 묻고 싶다. 진짜 공공의 적은 누구인가 ? 진짜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