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
도로시 버틀러 지음, 김중철 옮김 / 보림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이책은 쿠슐라라는 아이의 태어나자마자 행동발달장애와 그리고 지능발달장애를 동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통보를 받은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쿠슐라는 부모의 선천적인 유전적인 결함을 물려받은 경우다. 물론 부모가 장애인이지는 않지만 아버지의 유전자 속에서 겉으로는 정상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장애의 유전적인 결함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쿠슐라가 그것을 물려받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가 장애인이라는 것은 부모로서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일일께다. 특히나 쿠슐라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아이가 아닌가!
하지만 쿠슐라의 부모들은 강인하고도 강인한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크게 동요하지 않고 마음을 잘 다스려 아이에게 최선을 다한 부모다.

 쿠슐라에게 최선을 다해주는 방법중에서 찾은 길 중 하나는 바로 쿠슐라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이었다. 아이가 몸이 아파 밤,낮으로 쉽게 잠이 들지 않기에 그런 아이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손쉬운 일은 아마도 책을 읽어주는 일은 부모가 선택한 것중에서 가장 힘들면서도 손쉬운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어주겠다는 다짐은 어쩌면 그저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였다고 책에서 적혀 있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책을 읽어준다는 행위는 보통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는 한은 매일 매일 그것도 쿠슐라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쿠슐라 부모는 쿠슐라가 행동이 부자유스러워 다른 정상아이들처럼 세상을 느끼고 체험하지 못하는 그것을 책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어 조금은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는 다짐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쿠슐라를 믿으며 책을 읽어주었다.

 부모의 판단과 생각이 옳았다는 것은 서서히 쿠슐라의 발달해 가는 과정에서 알 수 있으며 지금은 서른이 넘은 성인이 된 쿠슐라를 보면 더욱더 그생각은 확고해진다. 쿠슐라가 만약 그대로 방치되어 자극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였다면 아마도 그저 눈만 멀뚱멀뚱 뜨고서 살아가야만 하는 장애아로 도태되었을 수도 있었고, 반면 자극을 받고서 성장하였다 하더라도 책을 읽혀주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지금과 같이 정상아들과 똑같은 발달단계를 거치지 못하여 타인들과 접촉 하는 것에 큰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쿠슐라는 의지가 아주 강한 아이다. 그리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기에 무수히 병원을 오가면서 병마와 싸우는 행위를 그어린나이지만 쿠슐라는 차분하고도 의연하게 의료행위에 잘 동참하면서 이겨나가고 있었다.

 아마도 쿠슐라의 강한 의지력은 조금은 선천적인 기질도 있었겠지만 아가적부터 부모가 읽어준 그림책들에 대한 영향이 아주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두려움을 쫓는 방법도, 바깥세상을 겪어보질 못하여 잘 알수는 없지만 이런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것도 모두 다 그림책을 통하여 서서히 쿠슐라는 알아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언어와 기호, 문자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것을 모방하여 입밖으로 소리내어 말을 하게 되었으며 네 다섯 살 정도 되었을때는 유창하게 말도 잘한다.

 실제로 내아이의 경우를 보더라도 말이 늦되긴 하였지만 책을 읽어줘서 그런지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였을때부터는 그림책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여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서 많이 놀란적이 많았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서도 가끔씩은 어휘력이 좋다라는 말을 종종 듣고 했었다. 나는 내아이의 그러한 면이 바로 그림책을 읽음으로 그것을 모방하여 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며 받아들일뿐이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아이들에게 책이란 존재는 이렇게 큰영향을 미치는구나! 느끼며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지만.....

 헌데 이책은 더욱더 큰 충격을 안겨주게 된다. 작은 책 한 권이 가져다주는 의미와 영향은 쿠슐라를 보면서 아주 크게 다가온다. 장애아의 삶을 결코 비관적이고 냉소적이지 않게 되려 긍정적이고 신뢰감을 조성할 수 있는 삶으로 만들어 놓게 되는지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보통 장애를 가지고 성장한 사람들은 너무도 비관적이어서 살얼음을 딛고 걸어가는 것처럼 영 조심스럽지 않을 수없는데 쿠슐라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물론 쿠슐라가 처해 있는 상황이 우리네 상황과 정서와 현저히 차이가 난다는 점도 크게 작용을 하겠지만 그래도 그림책으로 아이를 이만큼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실로 대단하다.

 이책을 펴낸 작가는 쿠슐라의 할머니이지 싶다. 맨끝부분에서 덧붙이는 말에 사랑스러운 내손녀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작가의 말도 아주 인상적이다.
 "쿠슐라가 3년 8개월이 되었을 때 한 말에는 우리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잘 드러나 있다. 그때 쿠슐라는 두 팔로 인형을 안고, 책이 산더미같이 쌓인 소파 옆에 앉아 있었다. '이제 루비루에게 책을 읽어 주어야 해. 그 애는 지쳤고 슬프거든. 루비 루를 품에 안고, 우유를 먹이고, 책을 읽어 주어야 해.' 이러한 처방은 어떤 아이에게나 필요하다. 장애가 있는 아이든 없는 아이든." 
 실로 많은 생각을 담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솔직히 그동안 때때로 내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버겁기도 하고, 게으름이 나서 때론 도망다니기도 하고, 타일러서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면서 내일을 하기도 하곤 했었는데 그러한 내행동들에 반성을 많이 하기도 했다. 이제부터 아이에게 기쁜 마음으로 정성껏 마음을 담아서 책을 읽어줘야겠다라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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