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막내가 개학 했다. 휴...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7월 중순에 시작한 것치곤 8월 초가 개학이니 생각보다 짧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겠지만(녀석들에게) 나는 숨통 좀 트이겠구나, 싶다.
아직 한 녀석이 낼모레 개학이라고 딱 버티며 집을 지키고 있지만, 막내의 쉴틈없는 학원 시간에 맞춘 점심 저녁 제때 차려 주기는 정말 힘들었다.
예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지만 늘 학원 시간에 맞춘 식사 준비는 굉장히 신경 쓰이며 지치게 한다. 늘 냉부를(냉장고를 부탁해! 예능프로) 내가 찍고 있는 것 같았다. 15분만에 음식을 차려낸다는 게 있을 수가 있나?
아...나는 식당을 차려 장사를 하라고 하면 손이 너무 느려 바로 가게 문을 닫을 것 같다.
그래도 남편이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 그나마 내가 낫구나! 하며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남편은 뭔가 못마땅해 하는 듯한데 나도 남편이 음식하는 걸 지켜보면 아주 정신 사나워서 참....
이 얘기가 아닌데 더우니까 좀 예민했구나!
암튼 막내가 개학을 했다.
휴.....
애들이 개학을 한 건 좋은데 아침밥을 먹이기 위해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 이건 또 별로네?
보통 새벽 5시 반에 일어나려고 하는 편이지만 왠지 의무감이 들면 더 못 일어나게 되는 이유는 뭘까?
그래서 오늘도 겨우 일어나 막내를 깨워 계란볶음밥을 대충 해서 먹이려다 같이 앉아서 내가 더 많은 양을 먹어버렸네?
늦잠을 잔 큰 딸이 일어났길래 냉장고에 며칠째 방치된 어묵봉지가 눈에 띄어 볶음 하려던 납작 어묵 그냥 어묵탕 해야겠다 싶어 ˝어묵탕 해줄까?˝ 물으니 화색이 돌며 ˝네˝대답한다. 갑자기 다싯물 끓일 걸 생각하니 귀찮아서 연거푸 세 번을 물었다. ˝어묵탕 해줄까?˝ 얄짤없는 ˝네!!!!!!!˝
넌 아주 그냥 간절하게 원하는구나!
어차피 유통기한도 3일이나 지났으니 빨리 해먹어야겠지!
후닥닥 한다고 해도 점심에 가까운 오전시간!
또 같이 먹었다. 뜨거운 어묵탕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어서 또 내가 많이 먹었다.
이제 애들이 다 개학을 하고 나면 식사량 조절을 해야겠다.
애들이 방학 하면 아이들이 많이 말라서 살 좀 찌워보는 게 목표였던지라 열심히 만들어 먹이고 사다 먹였는데 어째 나만 찌는 것 같은 느낌?
그래도 몸무게는 이미 쪄 있어서인지 큰 변화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녔다.
어제 그것을 눈으로 확인을 했던지라 조금 우울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던 바지가 안 맞아 자꾸 한 치수 늘려서 사곤하여 이것 참 난감한 일이롤세! 그러기만 했다.
올 여름 입던 체육복 바지가 많이 헤어져 도저히 이 바지를 입고 운동하러 어디든 나가기가 부끄럽다고 판단, 그래서 어제 아울렛에 옷을 사러 갔었다.
딸들은 운동화를 새로 사고 나는 바지를 샀다.
바지를 입어 보면서 적나라하게 삐져나온 하체를 바라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탈의실에 따라 들어온 딸도 깜짝 놀라며 ˝엄마, 살 좀 빼세요.˝
이 녀석이.....정말...ㅜㅜ
그런데 이상하네? 언제 이렇게 살이 붙었을까?
중년이 되니까 확실히 중년살이 빠지진 않고 자꾸만 여기 저기 붙어다니는 것 같다.
이렇게 허리가 불다간 앞자리 숫자가 바뀔 것 같은데 큰일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바지를 사러 가야만 하니...ㅜㅜ
그래서인지 요즘은 원피스를 입는 게 좀 편하다.
작년 여름부터 원피스를 입기 시작해 아주 뽕을 뽑고 있다.
원래 치마는 불편해서 잘 안 입었었는데....
바지를 입는 게 너무 숨이 막히다 보니.....ㅜ
고무줄 바지는 피부에 자국이 선명하게 남고, 그 부분이 가려워 긁다 보면 흉터만 남는다. 아...ㅜㅜ
딸이 방학했을 때 우리 같이 헬쓰장에 가서 운동을 하자!
약속을 했었다.
딸이 발목 골절로 깁스를 한 달 넘게 했었고 깁스를 풀었는데도 잘 못걷는 것이다. 나는 깁스를 풀면 바로 걷게 되는 줄 알았던지라 어? 좀 놀랐다. 계속 목발 인생을 연장했었고 차츰 차츰 절뚝거리며 목발 하나만 짚고 다니더니 결국은 목발은 다 던져 버렸다. 그래도 딸은 계속 절뚝절뚝 물리치료를 계속 받으러 다녔다. 치료가 언제 끝나나? 궁금하던차, 하루는 딸이 학교에서 친구가 ˝너 못 뛰지? 뛰어 봐~~~라!˝ 놀려서 뛰었더니 뛰어지더란다. 의사샘한테 그래서 뛰었다고 말씀 드리니 이제부터 병원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뭐지???
여튼 그게 방학시작했던 무렵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걷기 운동을 해야 튼튼해지고 절뚝 거리며 덜 걷는 걸 덜하지 않을까?싶어 아파트 헬쓰장에 내려가 운동 하자고 약속을 했는데 계획을 실행했던 날은 고작 5일? 6일?
그게 딱 어제까지.....
근데 딸도 딸이지만 나도 운동을 해서 군살이 빠질 줄 알았는데 잘 안빠진다.
심하게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이것은 근육일까?
살짝 노선을 틀어서 생각해 보았다.
남편이 많이 걸어서 생긴 근육일 거라고 위로해 주는데 사실 여름에 너무 덥다고 집 밖을 아예 나가질 않았다.
군살인가? 근육인가?
아까 화가 님 투비 글을 읽으니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행복한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 근육이라고 생각하자!
더위 한 풀 꺾이면 이제 바깥에 나가 땅을 밟아보자!
어제 바지 사러 간다고 오랜만에 외출을 했더니 하늘이 너무 맑고 구름이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다.
밖을 잘 안나가니 하늘 쳐다볼 일이 없었던 것 같다.
남편 회사 일이 바빠 아직 여름 휴가는 다녀오지 못했지만 주말 맞춰 거제에 남편을 데리러 다녀왔었는데 이것이 잠깐의 막간 휴가라고 여기고 있다만....
잠깐 다녀온 거제의 바다를 보고 새삼스럽게 아름다워 또 놀랐었고.....
너무 집 안에서만 맴돌아 한 번 밖을 나가면 이렇게나 놀라게 되는 것인가?
아이들 둘 다 개학하면 완전한 나만의 휴가!
땅도 밟아보고 이제부터 사람답게 살아야겠다.
책 얘기 쓰려고 시작했던 페이퍼였는데 오늘도 여전히 출구 없는 넋두리같은 글만...^^;;;
아이들 방학 때 나의 독서력은 늘 최고치.
그래서 가족 중 늘 내가 독서왕이었는데 아...이번 여름은 독서 완독 권수가 형편없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쩔 것인가!
지나간 시간은 지나간 시간이고
이제 남은 시간은 한 오개 월 가량 더 남았으니 또 열심히 읽으면 되겠지!
엊저녁 갑자기 막내 만복이가 ˝엄마, 이제 내년이면 60이네요?˝
뜬금없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게 무슨 말인 거야?
눈을 똥그랗게 뜨고 어이가 없어 나도 녀석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죽을래? 너는 니 엄마 나이도 모르나?˝
애가 혼란스러워 하더니 아!!!! 하면서 정정해주긴 했지만 10년을 통째로 도둑맞을 뻔했다. 순간 아찔했다.
도둑맞기 전에 알차게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태했던 시간들 청산하고 책도 많이 읽고 착하게 잘 살아야지!
딸 덕분?에 귀한 깨달음을 얻었다. 에구.....ㅜㅜ
끝으로 더우니까 주말에 찍은 거제 바다 사진을 올려본다.
낮의 바다와 저녁 노을지는 바다 풍경이다.
아름다운 거제 바다다.
그리고 고속버스 타고 가 근처 카페에서 남편 퇴근을 기다리며 책 읽었던 시간들 몇 장.
사진 제목은
<카페에서 책 읽던 그 중년 여성. 그래 나였어.>
![](https://image.aladin.co.kr/product/342/9/cover150/8982739084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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