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산책을 하러 나가는 길이었다.
오전이라고 했지만 어쩌면 점심시간 되기 직전의
아주 더워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듯하다.
아무튼 집을 나서 길을 걷다가 문득 메타쉐콰이어 나무의 연두의 청량감을 느끼고 싶어 고개를 들었다가 순간 깜짝 놀랐다.
처음엔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메타쉐콰이어도 봄이라고 꽃을 피운 것 같아 보여 우습기도 했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헌데 곧 공포감이 엄습해 왔다.
저렇게 높은 곳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빨간 눈들!!!!!
감시자의 눈같아 보여 좀 무서워서 괜히 슬그머니 고개를 떨어뜨리며 바닥에 떨어진 돈이 없나? 찾는 척 했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니 내 눈 앞에 있는 오월의 붉은 장미!
아니...네 친구는 왜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사람을 놀래키는데?
투덜투덜....그리고 오월의 여왕님으로 모시며 사진을 찍어줬다.
여왕 할만 하시네.
강렬하다. 강렬해!
햇살이 너무 뜨거워 줄곧 그늘만 찾아 헤매다 돌아왔다.
거북이 등모양과 같아 거북산이란 이름이 붙은 집 근처에 있는 거북산을 올랐...어야 했으나, 넘 더워서 입구만 깔짝깔짝 왔다 갔다 걷고만 왔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오니 땀이 비오듯 흐르고 있었다.
오랜만에 걸으면서 땀을 흘린 것이다.
오월인데 이렇게 덥다니?
그래도 오월의 연두빛깔 초록이 드리운 그늘은 청량해서 좋았다.
2023년 5월 16일 산책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