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산책을 하러 나가는 길이었다.
오전이라고 했지만 어쩌면 점심시간 되기 직전의
아주 더워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듯하다.

아무튼 집을 나서 길을 걷다가 문득 메타쉐콰이어 나무의 연두의 청량감을 느끼고 싶어 고개를 들었다가 순간 깜짝 놀랐다.
처음엔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메타쉐콰이어도 봄이라고 꽃을 피운 것 같아 보여 우습기도 했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헌데 곧 공포감이 엄습해 왔다.
저렇게 높은 곳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빨간 눈들!!!!!
감시자의 눈같아 보여 좀 무서워서 괜히 슬그머니 고개를 떨어뜨리며 바닥에 떨어진 돈이 없나? 찾는 척 했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니 내 눈 앞에 있는 오월의 붉은 장미!
아니...네 친구는 왜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사람을 놀래키는데?
투덜투덜....그리고 오월의 여왕님으로 모시며 사진을 찍어줬다.
여왕 할만 하시네.
강렬하다. 강렬해!

햇살이 너무 뜨거워 줄곧 그늘만 찾아 헤매다 돌아왔다.
거북이 등모양과 같아 거북산이란 이름이 붙은 집 근처에 있는 거북산을 올랐...어야 했으나, 넘 더워서 입구만 깔짝깔짝 왔다 갔다 걷고만 왔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오니 땀이 비오듯 흐르고 있었다.
오랜만에 걸으면서 땀을 흘린 것이다.
오월인데 이렇게 덥다니?

그래도 오월의 연두빛깔 초록이 드리운 그늘은 청량해서 좋았다.

2023년 5월 16일 산책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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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16 2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출근길에 장미를 만나고 크- 역시 장미다! 감탄했어요. 장미 너무 예쁘죠!!

책읽는나무 2023-05-16 21:49   좋아요 1 | URL
장미는 장미죠!
정말 탐스럽고 예쁘네요.
예전엔 흔하게 보던 꽃이라 그냥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초봄 여리여리한 벚꽃들을 보다가 강렬하게 쨍한 빨강 장미를 보니까 눈길을 확 사로잡네요.
동글동글 탐스럽게 감싸고 있는 꽃잎의 모양도 이쁘구요^^

잠자냥 2023-05-16 2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빨간 눈이라고 해서 뭘까 했어요.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들이 있나 했다는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5-16 21:51   좋아요 2 | URL
나무 위에 기어올라간 고양이 같아 보이지 않습니까?
저 높은 곳에 올라가 내려다 보고 있는 장미라니...... 쟤들은 무서운 장미였어요.🥺
눈 앞에 있는 애들은 이쁘던데~😂

가필드 2023-05-16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의 눈중에 빨간 눈이 있는 종이 있을까 했어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5-16 22:14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새라고 상상을 해도 무섭네요ㅋㅋ
어릴 때 독수리였던가? 매였던가? 암튼 아주 큰 새가 하늘 위에서 빙빙 돌며 먹이를 찾던 모습이 공포스러운 트라우마로 남았나 봅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상황은 좀 무섭네요. 예쁜 장미래도 무섭네요^^;;;

2023-05-16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5-16 23:05   좋아요 1 | URL
아직 6월도 안됐는데 벌써 불안해 하셨군요?^^
전 5월은 항상 기분 좋은데 6월이 되면 한 해가 벌써 가기 시작하는 건가? 불안해지곤 합니다^^;;;
5월의 풀과 나무들이 넘나 연두연두하네요?
우리 불안을 떨쳐버리고 지금이라도 즐겨 보아요^^
이 시기도 금방 지나가버릴테니까요.

서니데이 2023-05-16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초록 나무가 가득한 풍경은 참 예뻐요.
빨간색 장미도 선명한 느낌이고요.
메타 세콰이어는 실제로 본 적 없지만 무척 크게 자라는 나무라도 들었어요.
가까이에 좋은 공간이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오늘 기온이 많이 올라가서 더운 날이었는데, 사진 속의 풍경은 시원하고 좋은 느낌이예요.
사진 잘 봤습니다. 책읽는나무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3-05-17 13:58   좋아요 1 | URL
연초록의 세상이 돌아왔더군요.
온통 연두 연두 하더라구요^^
메타쉐콰이어 나무를 본 적 없으시다구요??
응? 윗지방엔 많이 없나 보군요?
남쪽에만 자라는 건가요?
담양에 메타쉐콰이아 나무 거리가 유명해져 요즘 전국 곳곳에 많이 심어져 있는 것 같아요.
울 아파트 앞에 있는 남의 아파트 정원에 이 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 있는데 늘 구경하고 옵니다.
작은 아파트인데도 저 나무를 심을 생각을 하다니? 하면서 그늘 아래서 쉬었다 오기도 하구요^^
오늘도 오전 일찍 산책을 갔었어야 했는데 우물쭈물 하다가 시간을 놓쳤더니 저 뙤약볕에 나갈 엄두가 안나네요.
시간이 흘러 계절도 빨리 지나고, 시간도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3-05-17 0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무가 연둣빛 제가 좋아하는 색입니다^^ 장미꽃도 유달리 새빨갛네요?ㅎㅎ
6월에 장미가 만개하는 공식은 이제 저 멀리 간듯합니다. 5월에 장미가 다 만개해버려서 이제는 5월의 장미가 되어야하는게 아닌지 모르겠어요ㅋㅋ 나무님 덕분에 안구정화하고 갑니다^^

책읽는나무 2023-05-17 14:01   좋아요 1 | URL
연두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지금 이 계절의 연두가 이쁜 것 같아요.
봄과 여름의 중간 단계의 색인 것 같아요^^
6월에 장미가 만개하나요??
아...
울 동네는 항상 5월에 장미가 펴서 5월의 꽃인 줄 알았습니다.
6월엔 수국이 피구요^^
공원 한 편에 수국이 벌써 핀 곳도 있긴 하더군요.
이 곳은 꽃이 피는 건 항상 빠르네요?
그래도 단풍은 늘 늦게 물드니까 공평한 거겠죠?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5-17 14:12   좋아요 1 | URL
고등학교 때 저희 교화가 장미였거든요. 그래서 정확히 기억합니다. 6월의 장미 어쩌구저쩌구 하던 교가여서...ㅎㅎㅎ 그무렵 항상 만개를 했었어요^^

책읽는나무 2023-05-17 20:21   좋아요 1 | URL
제가 혹시나 싶어 한 번 검색을 해봤거든요.^^
장미 개화시기는 5~6월이라는군요.
남부지역은 5월 15일 전후로 개화하고 중부 윗지역은 5월 20일 이후 개화한다니 6월이 되면 절정이긴 하겠습니다.
남부지역은 사실 5월 초순부터 이미 장미가 개화하기 때문에 6월이 되면 지기 시작하는 꽃송이도 있어서 장미가 그리이쁘진 않더군요. 그래서 전 장미를 5월의 여왕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전국 장미 축제도 5월 20일쯤부터 시작되고 있구요.
장미 축제는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이쁜 장미 종류가 어찌나 많던지...
근데 아까 찾다 보니까, 5월 14일이 로즈데이라고 하는군요? 몰랐네요?
그리고 장미 송이 수로 선물할 때 나타내는 뜻도 다 다르다고 하구요.
100송이는 100% 완벽한 사랑이라고 한답니다.ㅋㅋㅋ
그래서 연인들끼리 100송이를 선물하나 봅니다.ㅋㅋㅋ
덕분에 장미에 대해 이모저모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자목련 2023-05-17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싱그러운 풍경이 고스란히 전해져요! 장미는 넝쿨을 따고 올라가서 그 곳에서 피었을까요?
나무 님 덕분에 산책 다녀온 기분이에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3-05-17 14:04   좋아요 0 | URL
처음엔 깜짝 놀라서 가까이 가 살펴보니까 장미 넝쿨이 메타쉐콰이어 나무를 타고 올라가 있더군요.
그래도 그렇지...
저 높은 곳까지?
그리고 저긴 그늘진 곳일텐데 아랑곳 않고 펴 있어서 신기했네요^^
산책길에 종종 식물이나 꽃 사진을 찍어두긴 하는데 글 올리기는 잘 안되던데 장미가 넘 인상적여서 몇 장 올려봤습니다.
인상적였던 풍경은 종종 올려보겠습니다^^

희선 2023-05-18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미가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간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책읽는나무 님은 그걸 보고 놀라셨군요 멀리서 보면 메타세콰이어에 꽃이 핀 것 같겠습니다 저 나무에 꽃이 피던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게 갑자기 무섭게 보였다니... 장미여서 다행이었네요 장미는 어쩌다 거기에 피었을지, 수수께끼네요 누가 심은 걸지... 조금 걸었는데도 땀이 많이 났군요 산길 걸어서 기분 좋으셨겠네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3-05-18 17:05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나무 타고 올라가 피어 있는 장미는 처음인지라 좀 놀랐습니다.
넝쿨이란 게 참 신기하죠?
아파트 팬스용 철조망들 사이에 장미가 탐스럽게 피었더군요.
진원지의 뿌리는 그곳에서 시작된 듯 합니다.
이제 이곳은 하루종일 비가 내립니다.ㅜㅜ
그곳도 그런가요?
감기 조심하세요!

icaru 2023-05-18 14: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의 한결같음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ㅎㅎㅎ
아닌낮에방망질같은소리 죄송 ㅋㅋ

책읽는나무 2023-05-18 16:57   좋아요 0 | URL
사람이 변하면 빨리 죽을까봐 늘 변함 없으려고 노력합니다만....발전 또한 없어서 고민이기도 합니다ㅋㅋㅋ
요즘은 두뇌가동도 잘 안되고....
갱년기라 그런 걸까요?ㅋㅋㅋ
그래도 사.랑.스.럽.다.에 방점을 찍어 봅니다ㅋㅋㅋ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3-05-18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미 색깔이 선명하네요
빛 때문일까요?
보기만 해도 숨통 트이는 사진!

책읽는나무 2023-05-19 15:05   좋아요 0 | URL
햇빛이 반사되어 장미가 완전한 장미였다고나 할까요?^^
올 해는 장미도 일찍 폈던 것 같습니다.
며칠 덥더니 어제 종일 비가 온 후론 좀 선선해졌습니다.
실제로 숨통 트인 하룹니다ㅋㅋㅋ

2023-05-19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9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니와책친구들 2023-05-19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버스를 잘못 내려 걷다가 완전 붉은 장미 덩굴을 보고 시선을 빼앗겼었는데, 나무님도 그러셨군요.^^ 5월이 이렇게 강렬한 계절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읽는나무 2023-05-20 22:07   좋아요 0 | URL
요즘 붉은 장미에 시선이 꽂히죠?^^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요즘따라 장미가 넘 예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저희 동네엔 한 아파트 울타리엔 분홍 장미를 심었던데 그건 또 그것대로 이뻐서 빨강 대 분홍 어떤 장미가 이쁜가? 혼자 판결 내린다고 애를 먹습니다ㅋㅋ
5월이 되어도 봄꽃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2023-05-21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5-21 23:09   좋아요 0 | URL
이제 날이 더워져서일까요?
이 곳도 차츰 날벌레들이 생기고 있네요.
어젯밤 둥이들이 날벌레들을 보고 고함을 지르고...아휴ㅜㅜ
제가 사는 이 곳이 예전엔 참 시원했었던 곳이었거든요. 요 몇년 전부터 이곳은 분지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기온이 습하고 무덥습니다.
아마도 부산 인근이라 낙동강의 습한 기운과 신도시 열풍으로 아스팔드에 아파트에...뿜어대는 열기가 장난 아니네요. 그리고 이곳은 저쪽 편에 공단도 서너 개가 있거든요. 공기가 썩 좋진 않아요. 그럼에도 기존에 자리하고 있어 개발되지 않고 그나마 약간의 남아 있던 나무가 있던 자리를 제가 찾아다니며 일부만 찍다 보니 천국으로 미화되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ㅋㅋㅋ
그래도 서울의 대도시보다는 좀 더 시골스러운 풍경을 가지고 있으니 조금은 공기가 깨끗하려나요?

이곳은 남쪽이다 보니 기온이 상당히 높은 편이네요. 며칠 째 26~27도를 웃돌고 있던데 체감상으론 그보다 더 높겠죠?
정말 다음 달부터 우찌 사나? 이틀동안 남편과 그런 얘기를 몇 번이나 했었는지 모릅니다.ㅋㅋㅋ
넘 더워서 저도 오늘 냉면 사먹었어요.
참외 깎아먹었구요.
어젠 핫 커피만 마시던 제가 처음으로 아이스 커피를 사 마셨습니다. 넘 더워서요ㅋㅋㅋ 아..그러고 보니 오늘 후식으로 설빙가서 빙수까지 사 먹었네요????
진짜 큰일났습니다ㅜㅜ

만복인 현재 깁스를 했는데요.
일주일에 한 번씩 검진하러 오라더군요. 내일 병원가는 날이긴 합니다.
날도 더워지는데 통깁스한 다리 엄청 덥겠던데...아직까진 견딜만한가 보더군요.
대신 목발 짚고 다니니 땀이 좀 나나보더군요.

갑각류!!!! 알겠습니다. 기억해둬야겠군요.
근데 녀석이 갑각류를 잘 안 먹는데....ㅜㅜ
단백질 위주로 먹이고 멸치랑 우유를 매일 먹이곤 있어요.
암튼 늘 만복이 다리 신경 써주셔 감사합니다.
요즘은 만복이 덕분에 깁스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에궁~ 하면서 쳐다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