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성 동서문화사 월드북 108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희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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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 있을까,의심하며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이렇게 방대한 지식으로 결집된 책을 과연?..펼쳐든 책은 이미 서문에서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실은 무척 읽고 싶었던 책이었나 보다.서문에서 이미 이렇게 심장이 제어 불가능이라니! 하지만 읽어 나가는 동안은 책의 두께만큼 묵직하게 읽혔다.

 

책을 덮고 나니 갑자기 '나'란 존재감에 대해 다시 들여다 보게 된다.나의 모든 것을 들켜 버린 듯한 느낌도 들어 보부아르란 여성의 통찰력의 깊이감은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기 힘들다.

그리고 현재 50 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40 후반의 나이가 아닌 20 대에 이 책을 읽었었더라면 현재의 내 모습이 아닌 좀 더 다른 내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약간의 아쉬움이 생긴다.왜 그때 나에게는 이런 책이 있다고 권해 주거나 또는 진보적인 여성상의 모습을 이야기 해주는 사람들이 없었을까!!!!

충고해주는 사람도 없었거니와 그 시절 나도 책 읽을 시간 없을 정도로 그저 놀기 바빴으니...요즘 들어 젊은 시절을 그렇게 보낸 것에 대한 회한이 밀려 오는 구나!! 젊은 사람들은 시력 좋을 때 많은 책을 읽었으면 싶고, 느꼈으면 싶다. 특히나, 젊은 여성들이라면 꼭 '제2의 성'을 읽어보았으면 부탁드리고 싶다.어쩌면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나는 기혼 여성이다.결혼이란 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인 줄 알고 결혼을 했다.남편을 20 살에 만나 교제를 시작했던 탓으로 독신이란 것은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주변에서 때가 되었다고 하니 결혼을 해야 되나 보다 싶어 결혼을 했고,주변에서 또 때가 되었다고 하니 당연히 애를 낳아야 하는 것인 줄 알고 낳았고,그래서 세 아이 엄마가 되었다.그게 순리인 줄 알고 살아왔다.생각해 보면 나의 인생은 순간 순간 걱정은 많이 하고 살았지만, 아무 고민 없이 살아온 것 같은 느낌이다.어쩌면 큰 고민들을 애써 피하며 살아왔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순리대로 살면서 문득 문득 드는 생각이 있긴 하나..아닐거야! 지워버리는 생각들이 있긴 하다.

나는 아무래도 남편에게 묘한 열등감을 갖고 살아 온 듯하다.20 살에 만난 남편은 같은 교실에서 같은 수업을 받던 동기였었다.군대를 일찍 갔던 터라 같이 수업을 받은 적은 고작 1학기 정도 였지만 그래도 같은 학번이었으니 친구다.친구가 만나 결혼을 해서 똑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면 친구는 서로 비슷한 위치에서 바라보아야 할 터인데...일찍 직장을 그만둔 탓에 나는 경력단절 전업주부의 위치에 서 있고,남편은 계속 전공을 살려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남편이니까 내조 잘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살아 왔지만 때때로 공허함이 밀려 오는 것은 나의 열등감과 무능함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아니야, 아닐거야..잘하고 있어!' 애써 나 자신을 다독이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속마음, 열등감과 무능함의 모공 속까지 들켜버린 느낌이다.

 

내가 왜 직장을 일찍 그만두었을까?시간을 거슬러 생각해 보니 아마도 여성이란 한계를 일찍 깨달았던 것 같은데 그것으로부터 일찍 도망을 쳐버렸다.직장내의 상사 여직원과의 관계가 썩 좋지 않았었다.그 분은 기혼 여성이었고 아이가 어렸었다.그리고 둘째도 임신 중이었다.나는 그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신분이었는데 사무실에서 나만 miss였다.여직원 세 분은 모두 다 결혼을 한 기혼여성이었다.그 시절엔 결혼을 하면 회사를 그만 두는 분위기였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가 다닌 회사에서는 기혼 여성들을 좀 반기는 분위기였었다.그래서 나도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아도 계속 회사를 다닐 수 있겠구나!기대하며 다녔던 회사였었지만 나의 모난 성격 탓에 기혼 여성이었던 그 대리님과의 관계가 위태위태하여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만만찮았었다.애교가 없는 경상도 여자 사람이고,낯가림 심한 소심한 성격 탓에, 서울 태생인 다른 여직원들처럼 대리님께 싹싹하게 굴지 않아 처음부터 눈밖에 났던 것 같다.또한 나는 그 시절, 왜 여직원들은 죽어라고 외부 손님들에게 커피를 타줘야 하며 전화업무도 늘상 여직원들이 받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었던 터라..눈치 없이 커피 타는 것이나 전화 업무를 게을리 하는 miss 직원이 얼마나 얄미웠을까?살아오면서 대리님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가긴 한다.

그래도 프라다 명품을 모르는 것은 수치라고 던지는 농담보다는 다락방님처럼 여성의 진보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 줬더라면 그 분께 구박을 받더라도, 나는 여자 직원과 남자 직원에 대한 고민을 극단적으로 끌고 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윗 상사인 남자 직원의 보조 업무밖에 하지 못하는 여성의 커리어라면,월말 마감을 해야 해서 늦게까지 야근을 하는 대리님은 열이 펄펄 나서 엄마를 찾는 아이를 달래는 전화를 끊고 울면서 컴퓨터 작업을 하던 모습은 내게 큰 충격이어서 이렇게까지 마음 고생하는 여성의 커리어라면 나는 못하겠다고 두 손을 들어 버렸다.나는 저렇게까지 비참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나의 큰 자만이었고,또 무지 했었고,상황에 순종 잘하는 비굴한 삶이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윗분께 내게도 업무 분담을 더 맡겨 달라고 부탁을 하며 더 일에 대한 노력을 많이 했어야 했고,야근을 하면서 아이 걱정에 울고 있던 대리님을 따뜻하게 안아 주며 위로를 했어야 했다.그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상념에 사로 잡혀 대리님과의 관계에만 집착 했었다.똑똑하고 할 말 있으면 똑 부러지게 해서 남자 직원들을 쩔쩔매게 했었던 멋졌던 그 대리님과 함께 연대를 했었어야 했는데..그 시절 우리는 몰라도 너무 몰라서 우리들 관계가 다였던 걸로 시간을 소비했었던 것이다.

지금의 직장 분위기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하지만 보부아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 나와 같은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무조건 내 손으로 키워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임신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 두었고,아이를 내 손으로 키웠다.물론 쌍둥이를 급작스럽게 낳는 바람에 큰 아이를 잠시 친정 어머니께 몇 달씩 맡기기도 하고,쌍둥이도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엄마의 도움을 많이 받긴 했었다.육아는 엄마 혼자서 한다는 것은 정말 보통 일이 아닌 일이다.그래도 그 아이들이 결국 성장을 하긴 했다.

아이가 커 가는 과정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경탄하는 일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일임에는 틀림없다.그런데 아이들이 많이 자라 큰 아이는 20 살이 되었고..작은 아이들은 내년에 고등학교를 들어가게 되는 시점이 되었는데, 언제부턴가 내겐 공허함이 밀려들곤 하는 것이다.

아들은 올 해 대학이란 곳을 가게 되었고, 기숙사를 굳이 가보고 싶다고 고집하여 보냈었다.기숙사를 보내고 아들의 텅 빈 방을 보면서 갑자기 우울해 지는데 이게 뭔가? 싶었더니 그것은 바로 '둥지 탈출 증후군'이라고 했다.아이들이 자라 내 품을 즉, 둥지를 벗어나 탈출을 하여 빈 둥지을 보았을 때 느끼는 우울감을 '둥지 탈출 증후군'이라고 한다.하루 정도는 자다가 베갯잎을 적셨는데,곧 눈물이 채 마를 새도 없이 아들은 갑자기 재수를 하겠다고 선언하여 집으로 돌아와 둥지 속에 안착...현재 삼 시 세끼를 얻어 먹고 있다.둘째들의 기나 긴 줌 수업도 끝이 나려는지 올 2학기는 전면등교를 해주어 두 끼를 차려 주게 되어 한 숨 돌리게 되었지만, 아들의 삼 시 세끼는 코로나 기간의 연속이다.공부가 얼마나 재밌었으면? 내년에도 또 재수를 하고 싶다고,삼수를 노리고 있어...아...나의 삶은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보다도, 밥상을 언제까지 차릴지가 더 막막하고 힘든 하루이고 밥상을 차리다가 내 인생이 끝나는 것인가? 뭐 그런 나날의 연속인 것이다.

남편이 회사에서 인정받기를 늘 기원했었던 시간들과 아이들이 어서 자라 제 앞가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나의 커리어라고 생각하고 살아 왔었던 시간들이...요즘 허무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그동안 내 삶이 무엇이었단 말인가!! 박탈감에 대한 울컥하는 우울증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곤 하던데..딸들은 나더러 갱년기 같다고 진단을 내린다.설마 벌써? 의심한 내 생각은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것 같은 확신이 들어 더욱 우울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녀는 자기 남편이 '진실한 아내'를 맞이했더라면 발견했을 이익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내들이 전통적으로 그랬던 것처럼 우아해지고 싶고,좋은 주부가 되고 싶고, 헌신적인 어머니가 되고 싶어한다. 그것은 곧 무거운 부담이다. 그녀는 남편을 위하여,동시에 자기에게 충실하기 위하여 그 부담을 감당한다. 왜냐하면 앞에서 이미 본 바와 같이, 여자로서의 운명을 충분히 이행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그녀는 자기 자신인 동시에 남편의 그림자이고자 한다. 자기 자신의 운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남편의 걱정거리들을 함께 떠맡고 그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려고 한다.남성 우위를 존중하도록 교육 받은 그녀는 무엇보다도 남자의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때로는 그 우선권을 빼앗아 가지려고 하면서도 그렇게 되면 가정이 파과될까 두려워한다. 그녀는 자기확립의 욕망과 자기부정의 욕망으로 나뉘어 어느 쪽으로든지 분열되고 만다.(893쪽)

 

보부아르는 생명의 역사부터 시작해 어린아이,청소년,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결혼을 한 기혼 여성,첩,매춘,그리고 노년의 여성까지 모든 여성들의 심리를 꿰뚫어 보고 있으며,남성들의 심리 또한 하나 하나 열거하고 또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는 글들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의 이시간에 읽어도 뜨끔해 지고 공감되는 것을 보면 가히 천재적인 통찰력을 지닌 지성인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며칠 곰곰 생각을 해보곤 했는데,갱년기라서 우울하다고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주저 앉을 수는 없지 않은가,란 결론이 내려진다.

지난 달에 독후활동?을 한 가지 했었다.남편과 함께 명절 차례 지내던 제사를 없애기로 협의를 했다.책을 읽다가 분연히 무언가를 결정 내려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숙제 같았던 제사 이야기를 다시 꺼내 결론을 지었다.결정을 내린다면 미래의 며느리가 될 여성도 편할 것이고,내 아들과 딸들도 바쁘게 살아가면서 마음의 짐을 덜 것 같은 일을 내가 앞장 서 행동한..좀 진보적인 여성같아 보여 고무가 되었다.잠깐이나마 남편에게 열등감이 사라진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그래 이런 시간을 많이 만들어 볼 일이다.

딸들도 내년 고등학교를 정해야 하는데 녀석들이 여고를 가길 원한다.내가 그것은 안된다고 남녀공학을 가라고 일러 주었다.남자 아이들과 부딪치며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고,단점이 보인다면 버릴 수 있는 판단력을 키우는 것은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몸소 터득하는 것이 빠를 것이라고 생각해서이다.남녀공학에 진학하여 인생경험이 연애가 먼저라면 뭐 그것도 어쩔 수 없는 배움의 시간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미리 한다면 좀 후회는 덜 될터이다.(그래야 할텐데..)

 

남녀에게 동등한 성교육은 이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그녀에게 훌륭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남녀공학 덕분에 '남자'에 대한 엄숙하고도 두려운 신비감은 생겨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런 신비감은 일상적인 친숙한 교제와 자유로운 경쟁으로 사라질 테니 말이다.(928쪽)

 

어쩜....이런 나의 고민마저 꿰뚫고 있을 줄이야.....읽으면서 너무 놀랐다.

 

많은 부분들을 밑줄을 그었고,포스트 잇을 붙여 두었지만...고작 발췌한 부분은 주절거린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뒷받침한 글밖에 못미쳐 보부아르 여성 철학자의 위대한 책이 평가절하된 느낌이다.훌륭한 부분들은 다른 분들의 리뷰와 페이퍼에서 넘쳐 나니 찾아서 읽으신다면 개인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내 글은 보부아르의 책을 알기 전의 지난 날,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인생 선배?의 거울정도......

내 삶에서 조금 더 일찍 이 책을 만났더라면 여성으로서 인생이 좀 더 당당하고, 지혜로운 기지로 잘 헤쳐나올 수 있는 삶을 살았을지도..라는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지금 중년의 삶에서 만난 이 책을 만난 나는 그래도, 앞으로의 내 인생에 공허함이 자리하지 않고, 좀 더 풍요로운 삶으로 채워 나가고 싶다.아둔하고 많이 느리지만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진보적인 여성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틀을 만들어 준 귀한 책으로 꽂아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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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10-30 11: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유, 책나무님 옆에 계셨다면 와락 끌어 안아 드렸을텐데...ㅠㅠ
좋은 글입니다.
전 너무 두꺼워 읽을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책나무님 리뷰 보니까
읽어보고 싶네요. 더 나이들기 전에 읽으셨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저도 언제고 함 읽어보겠슴다. 수고하셨습니다.^^

책읽는나무 2021-10-30 12:31   좋아요 4 | URL
댓글이 이미 저를 감싸 안으신 걸요~^^
품에 안기니 따뜻하네요ㅋㅋ
책은 진짜 두껍고 무거워서 용기 내는 게 쉽진 않더라구요.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두렵기도 했구요ㅜㅜ
하지만 천천히라도 막상 읽으니 또 읽혀지더라구요...물론 중간중간 침체기는 분명 있어요ㅜㅜ
저는 같이 읽자고 옆에서들 독려해 주시니 덕분에 슬럼프를 잘 넘겼습니다.^^
스텔라 케이님도 꼭 읽어 보셔요...나이들기 전에 읽어도 깨닫는 게 많네요ㅋㅋㅋ
평안한 주말 되시길요~
긴글 읽어주셔 감사 합니다^^

미미 2021-10-30 11: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울컥했어요ㅠㅇㅠ
남자들 끼리도 많이 싸우고 뒷말하고 신경전에 심지어 살인도 일어나는데 그들에게 여성들은 ‘남자의 적은 남자다‘ 라고 하지 않죠.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이말은 그래서 남자들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저도 이 말이 페미니즘 책 읽기전에는 혼란스럽게 느껴졌었어요)
‘제사‘도 놀랍고 넘넘 멋지세요👍
책읽는나무님은 분명 실천적 진보주의자! ㅎㅎㅎㅎ
말씀처럼 더 많은 여성들이 이 책을 하루 빨리 읽어서 여성의 삶을 안개속에 가두는 현실의 장막을 하루라도 빨리 걷어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완독 수고하셨어욤!!🌼🌼🌼
♡✧( ु•⌄• )( •⌄• ू )✧♡

책읽는나무 2021-10-30 12:42   좋아요 5 | URL
울컥할 정도의 글이???
같은 세대여서 공감 많이 되신 거죠??ㅋㅋㅋ
‘여자의 적은 여자다!!‘저 말이 많은 여성들을 적으로 돌린 나쁜 말이었어요.
저는 정말 허튼 시간을 보냈던 장본인ㅜㅜ
그때 대리님도 고작해야 30대 초중반 이었을텐데...회사 생활하기 정말 힘들었을텐데...저는 그저 긴 시간 원망만 했었네요.
내 인생 가장 후회되는 시간입니다ㅜㅜ
이젠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할 것 같아요.이제 남은 시간이 50 년도 채 남지 않았어요~흑흑~ㅜㅜ
제사는 시부모님이 두 분 다 일찍 돌아가셔 계시지 않아 명절 제사 없애자는 결론을 내리기 편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남편의 생각을 결정짓게 하는 시간은 한 2 년 정도 걸린 것 같구요ㅋㅋㅋ
집안에서 계속 진보적인 공부?를 해야함을 깨닫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완독하여 미미님과도 이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더더 좋네요.완독하길 잘했어요ㅋㅋㅋ
미미님도 행복한 주말 되시길요🥰🥰😍

2021-10-30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31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10-30 23: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삶이 살아있는 페이퍼 너무 감동적으로 읽었어요~ 누가 되다니요~ 너무 좋기만한걸요~ 그당시의 책나무님 최선으로 너무 잘 살아오셨고 지금도 잘 살고 계세요~ 토닥토닥! 앞으로 더 풍요로워질 책사랑님의 삶을 위하여~!!

책읽는나무 2021-10-31 00:33   좋아요 2 | URL
아유~~늘 올바른 삶을 영위하시려고 노력하시는 툐툐님께 칭찬 받고 독려 받으니 정말 풍요로워질 삶이 기대가 됩니다...앞으로 여성인 우리들에게 펼쳐질 삶은 어떤 것일까요?
조금은 나아진 세상이어야 할텐데요!!!
넋두리의 글을 좋게 읽어 주셔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살아 보겠습니다ㅋㅋ

scott 2021-10-31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 리뷰 중에 가장 솔직하고 현실적인 내용으로 가득찬 2021년의 여성의 삶, 현실이네요
툐툐님 말씀처럼 정말 최선을 다해 살고 계시는 나무님은
진정으로 보부아르 보다 더 대단해 보입니다.
앞으로 남은 세월은 나무님 인생의 꽃이 화알짝 ^ㅅ^

책읽는나무 2021-10-31 00:2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현학적인 어구를 사용키 어려우니...자기고백서 같은 리뷰가 되어버렸네요ㅜㅜ
최선의 삶을 과연 살아온 것이 맞을까?확신하기는 애매하지만,그래도 내일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과거에 그러했었던 시절이 있었노라!! 위안하는 게 좋겠죠?^^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고,과거와 오늘의 나로 인해 내일도 조금은 더 나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조금 횡설수설 하고 있네요?ㅜㅜ
아까 와인을 조금 마셨더니....쩝쩝~
암튼...스콧님께도 과거와 현재의 단단하고 우아한 삶이 토대가 되어 100살까지 계속 더 좋은 복된 시간들이 함께 하실 겁니다!!!
늘 좋게 읽어 주셔 감사 드려요~^^

오거서 2021-10-31 0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의 짧은 생각이지만, 20대에 읽는 책과 40대에 같은 책을 읽어도 감회가 다를 것 같아요. 40대에 가진 경험과 삶의 철학이 20대에 경험하지 못하고 다르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제2의 성을 읽고나서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잖아요. 20대에는 읽지 않았느니까 몰랐구요. 책읽는나무님이 20대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지만 두꺼운 책을 보면서 아직도 읽기를 마다하는 저처럼 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현명해진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100세 시대가 도래한다고 하니까 살아갈 시간이 지나온 세월보다 더 많이 남았다는 겁니다. 20대에 못한 일들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40대의 지혜는 남은 인생 중반과 후반을 후회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로 실현해내지 않을까요.

책읽는나무 2021-10-31 10:27   좋아요 0 | URL
오거서님 말씀이 맞아요.
저도 20 대에 이걸 읽었어도 과연 얼마만큼 받아들였을까?지금처럼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을까?그런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래도 조금은 행동이나 의식에는 영향을 주었을 것 같아요.아마도 내가 여성이고,이 책은 여성들이 처한 차별받는 상황들과 심리분석을 열거한 내용들이라 분명 깨닫고 동요되었던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일반 소설과는 좀 다른 감동을 주는 책이랄까요?^^
근데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점은 네...맞아요!!! 책이 너무 두꺼워요.ㅜㅜ 두꺼운 벽돌책이라 이렇게 좋은 내용을 담은 책이라고 알려 준 사람들이 없었고,같이 읽어보자고 권한 사람들이 없었던..그저 놀기 바빴던 그 시절이었던지라...어?? 왜 이렇게 두꺼운 책?? 그렇게 건성으로 시간을 소비했었던 것 같습니다ㅋㅋㅋ
그 시절에도 알라딘 친구들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요~ㅜㅜ 그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의 20대나 30대 여성들 남성들도 같이 읽어 주면 더 좋겠구요~읽고 생각하고 느껴 보셨음 싶은 간절함이 그 시절 내게 말해 준 이가 없어 아쉬웠던만큼 젊은 사람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었던 마음도 좀 컸구요^^

100세만큼 살 수 있을까?부정적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그래도 건강 잘 유지해서 살아가고 있다면 나이 들어 과거를 돌아봤을 때 정말이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네요.
실수연발의 삶이라 늘 반성하곤 하는데 아...잘 안되네요!계속 후회 연속!!!ㅜㅜ
그래도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좋은 책도 많이 읽고,저보다 좀 더 배울점이 많은 오거서님 같으신 분들과 물심양면 온라인,오프라인 공간에서 열심히 대화해 나가고 싶네요.
아직은 배워야할 것이 많은 걸 보면 40대도 너무 젊네요.
알라딘이 망하지 않는 한...온라인 지식 공간은 배울점이 가득하여 행복하네요.
부디 모두들 건강 잘 유지해서 오래 오래 좋은 영향 주고 받았음 좋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삶의 지혜를 갈고 닦겠습니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 책 같이 읽읍시다ㅋㅋㅋ
저도 스콧님 서재에서 보고 이젠 읽어야 할때인가??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공쟝쟝 2021-10-31 1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언가를 지속하고 계속하는 것도 대단한 근육과 노력이지만, 계속해온 무언가를 그만두는 것은 결단이고 선택이고 지속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책나무님의 탈제사🤭 보부아르가 칭찬할만한 실존적 결단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겸손하게 적으셨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지 짐작해 봅니다.
읽느라 고생 많으셨고, 뼈아파하며 깊게 읽은 느낌이 너무도 드는 이 독후감도 참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이런 독서 경험들을 함께 채워나가는 이웃이 생겨 저도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1-11-01 06:56   좋아요 0 | URL
와~공쟝님 댓글에 멈칫~감동을!!^^
그런 결정을 내릴 때까지 정말 고민 많이 하고,눈치 보고...설득시키고...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는데 어찌 알고??ㅜㅜ
뼈 아프게 읽은 마음도 어찌 알고??저는 읽었던 시간대가 좀 그러했었다고 생각했거든요~한밤중이거나,새벽이거나 그런 시간에 읽으니까 이게 감정이~ㅜㅜ
그런가 보다~싶었죠ㅋㅋ
근데 단발머리님 리뷰를 읽어 보니 나랑 좀 비슷했었나?싶어....나만 그런 게 아녔어!!위안??ㅋㅋㅋ
아마도 기혼 여성 편에서 정말 뼈 때리는 말들에 뼈가 좀 아팠쪄요ㅜㅜ
이런 이야기들...같이 읽었기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시간에 동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어요.생각들도 정리해 보고,묵혔던 감정들도 성토하고...어쩌면 저에겐 잊을 수 없는 귀한 독서 시간이었어요.이건 공쟝님의 사랑과 관심의 귀한 채찍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감사 합니다^^
월요일인 오늘도 힘차게 전진 합시다!!!!불끈!!!!

다락방 2021-10-31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의 제2의성 읽기는 무엇보다 과거의 일에 대하여 다른 관점으로 보게해준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나 싶네요. 어떤 일에 대해 어쩌면 그것은 내가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게 아닐지도 모른다, 고 다시 곱씹어볼 수 있었던거요. 책이란 것을 읽고 그냥 책장에 꽂아 두는 게 아니라 무언가 하나 돌이킬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뿌듯하지 않습니까!
고생하셨습니다. 우리는 우리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가면 될 것 같아요. :)

책읽는나무 2021-11-01 07:11   좋아요 0 | URL
맞아요.살아 오면서 과거를 돌이키며 반성하고 곱씹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제가 좀 변한 걸 느꼈어요.예전엔 과거를 반추하는 게 아니라 집착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왜 그랬을까?나는 왜 그렇게밖에...ㅜㅜ
자책을 좀 많이 했었는데 보부아르의 책은 분명 자책하게 만들게도 하는데...뭐랄까요? 결론부분에서는 이러고 살면 뭐하니???하며 자극 시키는 또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랄까요?병 주고 약 주는 느낌????
책을 읽어 나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런 책 중 한 권이었습니다.
과거의 못났던 내가 이제 미래에는 좀 발전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될 정도네요ㅋㅋㅋ
각자의 자리에서 좀 더 건설적인 무언가를 조금씩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의 위치는 조금이나마 달라져 있겠죠??그래야 할텐데요~후손들이 조금이라도 편한 세상에서 살았음 싶네요~^^
이런 생각도 읽을 수 있어 가능했던....꼴찌 🏃‍♀️ 🏃‍♂️ 달리기의 큰 행복이었네요.꼴찌도 할 수 있다!!!!를 느꼈던~~ㅋㅋㅋ 역시 코치님이 누구냐에 따라 가능했어요.
멋진 코치님 다락방님^^
월요일...또 무언가를 시작해야 하는 한 주가 시작된 날이네요.
추워지니 일찍 출근하는 날은 따숩게 챙겨 입으시고,두 발 단단히 한 발자국씩 내딛으시구요^^
다락방님의 앞날도 단단한 발걸음을 기원합니다!!!불끈!!!!

icaru 2021-11-04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의 인생을 관통하는 것같은 비타민 같은 글을 오늘 읽었네요!!
저도 책나무님 이 글을 읽으면서 나의 그 당시로 돌아가봐서 잠깐 생각했었는데, 음... 이러거나저러거나 그때 싫었던 사람들은 지금 생각했도 그닥인 거예요. ㅋㅋ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람 이야기는 아니었고, 그때 그 순간을 최선을 다해 가치롭게 사신게 아닌가 싶어요~
아! 오늘 좋은 글 읽어서 에너지 좀 주입시키고 가네용~~ 아 좋아!

책읽는나무 2021-11-04 09:49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랬을까요????
비틀어서 생각해 보기도 가능할 수 있을까요???^^
워낙 일머리도 없고,스트레스 지수도 높고,육아 일 두 가지를 치고 나갈 체력도 안되어 일찌감치 직장을 때려치웠는데 한 번씩 만약 일을 계속 했었다면??? 그런 생각 자주 하게 되더라구요.
결론은 나는 일은 잘 못했을 것이다!!!에 도달하긴 하는데...애들이 한 번씩 제모양새가 안타까운지? 엄마는 일 안하 거 후회하지 않냐고 물어올 땐 할말이 없더라구요ㅋㅋㅋ
애들 눈에 어떻게든 불쌍하게 안비치려면 집안에서 더 부지런히 바쁜 척을 해야 겠더라구요~ㅋㅋ
대리님은 내 인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분이네요.내 뒤에서가 아닌 나 바로 앞에서 싫은 티를 내신 유일한? (내가 더 기억을 못하는 건가요?ㅋㅋ) 사람이었지 싶어요.저도 뭐 그분 앞에서 싫은 티를 엄청 냈겠죠??ㅋㅋㅋ 그래서 시간 지나니 기억도 서서히 퇴색되고 또 물리적 거리도 멀어지니 마음에서 멀어지기도 해서 아..그런 분도 계셨었지? 정도로 묻어 두게 되더라구요.그시절 그분도 30대 초반정도 였을텐데..생각해 보면 혈기왕성할 때이니 감정이 우선이었을 나이였지 싶기도 하구요.
적으면서 저는 좀 털어낸 듯한 기분입니다^^

못난 글 늘 좋게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지혜롭게,가치있게 살아 보아요.
깊어가는 가을도 계속 느끼면서요.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