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자유' 출간기념 이벤트

<책을 읽을 자유> 출간기념 이벤트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원래는 오늘 자정까지 응모를 받기로 했는데, 30여분 남겨놓은 현재 추가 응모작은 없을 것으로 보여, 조금 당겨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로쟈가 쓴 가상의 책에 대한 리뷰를 써주시는 이벤트였는데, 좀 어려운 요건이었는지 응모작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선작을 채울 정도는 되기에 '주최측'으로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총 네 분이 응모해주셨고, 이 가운데 어느 정도 분량을 써주신 연랑님, 글샘님, singing님의 리뷰를 당선작으로 하겠습니다(록산느님께는 나중에 제가 시집이나 번역시집을 내면 꼭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선자분들께 축하드리면서, 책을 받으실 주소로 저에게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내주 중에 현암사 책 한권과 같이 발송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응모해주시진 않더라도 이벤트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책을 읽을 자유>가 혹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게 되면 나중에 추가적인 이벤트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자주 열지는 않는 이벤트 행사지만, 다음에 또 뵙기를 기대합니다. 연휴 마무리 잘하시길!.. 

10. 09. 23. 

P.S. 보너스로 세 분 당선작의 하이라이트를 덧붙입니다.  

-연랑님  

일전에 로쟈님이 자신의 서재에 은근슬쩍 홍보를 해주셔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출간 소식을 듣고는 단박에 서점에서 사와 오늘 직접 읽어볼 수 있었다. 바로 로쟈님이 직접 쓴 네 편의 중단편들을 묶은 소설집 <로쟈의 소설>. 자신의 온라인 닉네임(필명)을 직접 따서 제목으로 사용한 책이었다. 제목을 보자마자 홍상수의 영화 <옥희의 영화>가 떠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 작품은 몇 가지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우선 네 편의 작품을 연작 형태로 묶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 <로쟈의 소설>에는 "강의생활자의 수기", "고요한 한강", "강연장으로의 초대", "비정규직 시대의 영웅"이 차례로 실려 있는데 각기 단편으로서의 완결성도 갖추고 있었지만, 작품들 간의 연관 관계도 짙어 연작 소설로 봐도 무방했다.(...) 
우선 "강의생활자의 수기". 보란듯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패러디한 소설이었는데, 개인적으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과는 달리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강사 일을 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남자가 주인공이다. (네 편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전부 이름이 없다. 익명의 주인공들) 1,2부로 나뉜 이 소설 중 1부에선, '지하생활자'와 마찬가지로 '강의생활자'가 끊임없이 독백을 한다. 나이가 벌써 삼십대 중반을 넘어가는데 아직 결혼을 못했다는 둥, 도대체 돈을 모을 수 없으니 삽질이라도 해야겠다는 둥, 그래도 어제 드디어 처음으로 잠자리를 가진 여학생의 테크닉은 끝내줬다는 둥, 용량이 2MB밖에 되지 않는 USB 메모리가 자꾸 말썽을 부린다는 둥. 제 밥벌이만 생각하는 모 교수는 정말 최악이라는 둥, 재기가 넘치면서 동시에 사회 비판적 요소가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2부에선 1부에서 언급했던 여학생과의 잠자리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리뷰로 쓰기엔 민망한 표현들이 많아서...(발그레)) 여자 옆에 누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징징대는 모습이 참 리얼하게 느껴졌다.

-글샘님 

로쟈 님이 선보여주신 ‘러시아 단편’들은 유명한 것들이면서도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읽었던 것들도 있었겠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읽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
로쟈 님의 이번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몇몇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작가들이 살아온 러시아의 역사를 훑어주었다는 면이라고 하겠습니다. 세계사 속에는 유럽의 역사는 상세하지만, 러시아의 차르나 혁명사 이후의 역사는 허술하게 다뤄지기 쉬워서, 러시아 역사와 작가들, 작품 속의 배경에 대해서 이 책처럼 정리가 착실하게 된 책을 만나는 일은 큰 수확이자 기쁨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참으로 사랑스러운 인물들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햄릿’이라고 하면 금세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들’ 또는 ‘우유부단한 고뇌형’처럼 전형적 인물로 떠올릴 수 있지만, ‘외투 하나를 잃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소유 앞에서 존재의 의미를 놓친 노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고골, 외투) 또는 ‘아버지와 연적이 되어버린 운명의 장난 앞에 놓인 청춘, 블라지미르’(투르게네프, 첫사랑), ‘검찰관으로 오해받아 대접받는, 부패의 줄을 타고 재주를 넘는 홀레스타코프’(고골, 검찰관), ‘귀여운 여인이자 팜므파탈, 올렌까’(체홉, 귀여운 여인) 처럼 충분히 ‘전형적인 인간상’으로 대표성을 지닐 법한 인물들을 만나러 가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로쟈라는 친절한 안내자 덕분에 독자는 쉽게 많은 친구들과 친분을 쌓게 되는 것입니다.

-singing님 

러시아 여행 안내서라면 화려한 사진이 딸린 러시아의 역사적 장소에 대한 설명에다가 혁명에 대한 식상한 안내, 러시아의 장대함과 백야의 유혹이 먼저이지만, 이번 로쟈의 신작 '로쟈와 함께 떠나는 러시아 기행'은 여타 여행 가이드 책이나 러시아를 소개하는 책과는 달리 러시아 작가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작가들을 따라서 러시아의 숨은 명소들을 섭렵하며 다녀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러시아하면 떠올리게 되는 붉은 광장이나 볼쇼이 극장 등 사진 속의 유명 장소들 말고도 우리가 알고있는 고골과 도스토예프스, 톨스토이부터 자마찐, 플라토노프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출생지뿐 아니라 유년의 시절을 보냈거나 소설의 배경이 된 정신적, 물리적 장소들이 펼쳐져있다. 사이사이에는 '로쟈의 역사 스프'(역사 이야기?)라는 소제목으로 작가들의 생존 당시나 작품의 배경이 된 러시아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알기 쉬운 설명도 더해져있다. 부록처럼 사이사이 자리 잡은 이 코너는 러시아의 역사를 잘 알게 해주는 것과 더불어 작가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작품의 이해를 도와주었다. 읽었던 작품들은 아, 그래서였군. 혹은 그거였나?했고 읽지 않은 작품에 대해선 읽고픈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역사공부도 한 눈에 할 수 있고 러시아 역사를 훓어가며 러시아 작가들도 함께 떠올리게 되어 딸아이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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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4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nsang 2010-09-2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살짝 있었거든요. 명절만 아니었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볼 수도 있었는데 - 근데, 제가 썼으면 당선 안 됐겠어요. 저는 로쟈님의 책이 아니라 만약 쓰게 될 지도 모를 제 책의 서평을 쓰려고 했거든요. ㅋㅋㅋ

로쟈 2010-09-25 09:00   좋아요 0 | URL
ㅎㅎ 쓰게 될지는 모른 책이 궁금한데요. 기회를 빨리 잡으시길 바랍니다.^^

2010-09-25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5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추석영화로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를 꼽았는데, 실제로 볼 형편이 안되는 탓에 주연을 맡은 배우 정유미 씨의 인터뷰 기사를 위안 삼아 스크랩해놓는다. 흠,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관한 기사를 옮겨놓을 때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그녀는 아마도 작년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이다. <차우>와 <내 깡패 같은 애인> 같은 영화를 순전히 그녀가 나온다는 이유로 보았을 정도다(영화도 나쁘지 않았지만). 홍상수 감독의 단편영화 <첩첩산중>도 챙겨보았고. 존재 자체로 즐거움을 주는 배우를 만나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한국일보(10. 09. 21) '옥희의 영화' 주연 정유미 

강단 있으면서도 어딘가 허점 있어 보인다. 맑은 피부가 청순함을 한껏 강조하는 얼굴엔 기성 질서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도 풍긴다. 그래서일까. "헤픈 게 나쁜 거야?"('가족의 탄생')라는 대사가 제법 어울렸고, 청정한 사랑의 파도에 몸을 싣는 앳된 여고생('사랑니') 역도 제격이었다. 스타나 연예인보다 배우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서인지 똘똘하고 당차 보이는 평범한 취업재수생('내 깡패 같은 애인') 역할도 안성맞춤이었다.

16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옥희의 영화'에서 자신의 전공학과 교수와 과 동기 사이에서 사랑을 찾아가며 은근히 팜므파탈의 면모를 보이는 옥희의 이중생활도 그이기에 고개가 크게 끄덕여진다.

정유미(27)는 떠들썩한 흥행으로 대중의 눈길을 끈 배우는 아니다. 그래도 연기 이력은 만만치 않다. 2004년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뒤 홍상수, 정지우, 김태용 감독 등 작가주의 성향이 강한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멧돼지와 인간의 사투를 다룬 '차우' 등 상업성 짙은 영화에도 출연하며 영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옥희의 영화' 촬영은 그에게 하나의 유희와도 같았다. '내 깡패 같은 애인' 막바지 촬영으로 지쳐 있을 무렵 홍 감독이 "촬영 쉬는 날 언제냐. 겨울 스케치나 함께 하자"며 전화로 출연제의를 해왔다. 바로 다음날 아침 촬영장으로 향했다. 제목도 정해지지 않았고, 스태프는 달랑 4명. "과연 영화가 완성은 될까. 개봉을 하긴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몸도 좋지 않아 툴툴거리며 하루를 보냈지만 실험적인 촬영이 너무 신기해 또 다른 에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영화는 장르 불문하고 좋아하고, 출연작도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그의 무던한 성격이 무보수 저예산 영화 '옥희의 영화' 출연에도 적용된 셈이다. 



"영화 속 크리스마스는 정말 크리스마스에 찍고 신년 1월 1일 배경 장면도 실제 그날 찍었어요. 영화 속 그날의 기운을 실제 느끼면서 찍는 재미가 묘하더군요. 아차산 장면 찍을 땐 홍 감독님이 짐 보따리를 들고 산을 오르는 모습에 너무 감동 받아 '아 (뒷일은 이제) 몰라. 그냥 즐기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년배에 비해 꽤 이력이 붙었지만 사람들은 아직 그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서운함도 없고 부러움도 없다. 열심히 찍은 TV 드라마나 영화를 사람들이 인정해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정유미는 "연기를 잘하고 싶고 노력을 계속하려 한다"고 하나 "아직 스스로를 배우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주연인)'내 깡패 같은 애인'을 찍을 땐 이제 떳떳한 배우가 됐다 생각했는데 정작 영화가 끝나고선 아직도 멀었다며 내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고도 덧붙였다. "배우는 연기 이외에 홍보 등의 몫도 잘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그릇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심은하씨 닮았다는 말도 나온다"고 하자 "다른 분들 닮았다는 말은 많이 듣는다"고 답했다. 누구냐고 묻자 발개진 볼에 어색한 웃음을 담으며 "몰라요"라고 외면한다. 미모에선 다른 배우에 비교되고 싶지 않은, 젊은 여배우의 자존심이 느껴졌다. 어쨌든 그는 이룬 것보다 이룰 것이 많은 배우다.(라제기기자) 

10. 0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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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2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9-22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 연휴에는 좀 쉬실 수 있나요?
그래봐여 며칠 안 되지만 꿀맛 같은 휴식시간이 되시길...^^

로쟈 2010-09-22 08:53   좋아요 0 | URL
생각없이 쉴 수는 있지만, 쉬면 안되는 처지라 고민이네요.^^;

easybird 2010-09-2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린에서 저런 무방비의 표정을 만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정말 보석같은 배우에요ㅎㅎ

로쟈 2010-09-24 00:08   좋아요 0 | URL
'무방비의 표정'이란 표현이 정확해보입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연휴 첫날, 책상에 널브러져 있는 책들과 잠시 씨름하다가 가장 호사스럽게 연휴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옥희의 영화>를 보는 일이 물 건너 갔다면, 홍상수의 다른 영화나 다시 보자란 생각이 들었다(그의 <밤과 낮>을 나는 보지 못했다). 어차피 올해는 따로 이동하지 않기에 약간 벌어놓은 시간을 그렇게 쓰기로 했다. 그게 정말 실현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이미 호사다. 그게 '홍상수 보기'라면, '홍상수 읽기'는 흠, 정성일과 허문영, 이동진의 평론집을 들춰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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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2010-09-21 22:24   좋아요 0 | URL
편안한 추석되십시오. 또 신간 축하드립니다.

로쟈 2010-09-21 23:3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연휴 잘 보내세요...

2010-09-24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5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 감독은 홍상수이다. 그러니 올 추석영화로 그의 신작 <옥희의 영화>를 꼽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가까운 CGV에서는 상영을 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봐야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 며칠 전에 읽은 인터뷰기사를 옮겨놓는다. 스포일러가 가장 적은 기사이기도 하다.    

한겨레(10. 09. 17) 전작들보다 더 준비안한 ‘현장 완성형’이다 

<옥희의 영화> 홍상수 감독은 작품처럼 묘했다. 15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졸린 눈에다 머리는 풀풀거리고 슬리퍼 차림이었다. 출연진과 열하루 동안 베니스와 런던 영화제에 초청받아 “잘 놀다 오느라” 시차적응이 안돼 두 시간 밖에 못 잤다고 했다. “할 얘기가 별로 없다”는 그와 50여분 동안 드잡이 하는 동안 “이제 인터뷰 끝이냐”고 두 번이나 물었다. 

 

“나는, 결과를 알고 시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4개 단편으로 된) 이번 영화는 첫 편 두 쪽짜리 트리트먼트(간단한 작품 개요)로 시작했다. 준비 안 된 정도가 그전 영화에 비해 훨씬 심했다. 그 점에서 실험적이었다.” 1편(주문을 외울 날)을 끝내고 생각이 자라 2편(키스왕)을 찍었고, 4편(옥희의 영화)이 보태지고 나서 비로소 장편이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침 그때 폭설이 와 3편(폭설 후)이 떠올라 전체가 완성되었다고 했다.

두쪽 트리트먼트의 씨앗은 이선균. “그는 솔직하고 깨끗하며 머리도 좋은 것 같다. 외모와 달리 까탈스럽지 않고 사심없이 작품에 달려 들더라. 2007년 <밤과 낮> 촬영할 때 파리까지 와 줘 운이 닿으면 다시 한번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일단 출연인물이 결정되면 그를 통해 무슨 이야기가 가능한지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확장해 간다. 정유미씨와 문성근씨가 합류하게 된 것도 그런 과정이다.

“하나가 결정되고 또 하나가 보태지면서 그것들이 서로 작품에 어떻게 작용할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지켜본다. 나도 결과를 모른다. 내 작업은 과정을 통한 발견이다.” 여기서 ‘그것들’은 인물이기도 음악 또는 배경이기도 하다. 평소 좋아해서 반복해 들었던 ‘위풍당당 행진곡’은 마침 그때 감정이 꽂혀 단편들 앞뒤에 스며들면서 고색창연한 배경음이 되었고, 영화 주무대로 등장하는 아차산은 단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가깝기 때문이었다. 모든 게 직감이다. 



종합하면 그의 작품은 유리창 성에처럼 스스로 자라 만들어진 자연무늬다. 대사도 마찬가지. “촬영에 앞서 그날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바로 회수한다. 전체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함께 리허설을 한다. 상황따라 즉석에서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그것은 애초의 책상에서 쓴 대사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수용 여부는 내 몫이다. 그렇게 해서 대사의 95%가 완성된다.”

예산이 아주 적게 드는 것은 자기가 즐기는 스타일이 운 좋게도 큰 돈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옥희의 영화>에 든 돈은 5천만원. 촬영에 2천만원이 들었고 나머지는 35㎜로 컨버팅하는 비용이다. 가까운 장소가 배경이고, 촬영 회차도 10차례 안팎이며 출연배우들도 사실상 노개런티였다. 입장료 수입이 비용을 초과해 이익이 나면 주는 조건이다.

“투자 받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성사되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때로는 틀어지기도 한다. 하고 싶을 때 못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단 돈을 받고 나면 정작 하고 싶은 것을 못 한다. 투자자의 영리목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 말 뒤에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개인의 기질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영화판에 애초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감독도 한 명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 나의 생각에 동조해 주는 배우가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술을 마시면서 시나리오를 쓴다는데…”라며 넘겨짚자 펄쩍 뛰었다. “원래 영화 일 외에 다른 하나도 없다. 사람들을 만나 술을 즐기기는 하지만 일할 때는 전혀 술을 먹지 않는다.” 하지만 배우들한테는 술을 먹인다고 했다. 술 마시고 취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 “취한 척하는 것보다 약간의 술에 연기를 보태는 것이 낫더라. 물론 테이크가 길어지면 곤란해지더라.”(임종업 선임기자)  

10. 0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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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재습격 2010-09-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연휴 오전에 슬쩍 들렀습니다. 편안한 연휴 보내세요.^^

2010-09-21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1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년 봄 <로쟈의 인문학 서재>(산책자, 2009) 출간기념 이벤트를 연 적이 있습니다. 두번째 책 <책을 읽을 자유>를 내면서는 요란하게 이벤트를 벌일 생각이 없었지만, 오늘 즐찾이 2993명이 된 걸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책을 읽을 자유> 출간기념 이벤트'라고 타이틀을 달긴 했지만, 곧 달성할 듯싶은 즐찾 3000을 기념하는 의미의 이벤트이기도 합니다(즐찾 3000은 올해의 서재활동 목표치였습니다). 겸하여 '추석맞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이벤트 내용은 '책을 읽을 자유'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이름하여 '아직 쓰이지 않은 책을 읽을 자유'입니다. 아직 쓰이지 않은, 그래서 있지도 않은 책에 대한 리뷰(페이퍼)를 쓰셔서 먼댓글로 달아주시기 바랍니다(먼댓글이 불편하시면 댓글로 달아주셔도 됩니다). 보르헤스적 상상력을 발휘하시면 되는 일인데, 좀 난이도 있는 요구이지만 제 서재를 즐겨찾는 알라디너분들의 역량을 믿습니다. 단, 저자는 '로쟈'여야 합니다. 그러니까 로쟈가 쓴 가상의 책에 대한 리뷰형 페이퍼가 응모 요건입니다. 기한은 연휴가 끝나는 23일(목) 자정까지로 하겠습니다. 응모작 가운데, 추천이나 반응을 고려하여 2-3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여 <책을 읽을 자유>(현암사, 2010) 저자 사인본과 함께 현암사 책 한 권을 같이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상품은 조촐하지만, 많은 응모 있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즐거운 연휴 주간이 되시길!.. 

10. 09. 19. 

P.S. 흠, 하룻사이에 즐찾이 7명이 더 늘어서 드디어 3000명이 채워졌습니다.

서재지수 : 396580점
마이리뷰: 87편
마이리스트: 253편 
마이페이퍼: 3077편 
즐겨찾기등록: 3000명
오늘 1232, 총 1380158 방문 

서재를 애써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꾸벅. 

10. 0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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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쟈가 쓴 <로쟈의 소설>
    from YRsFNL 2010-09-21 16:39 
     일전에 로쟈님이 자신의 서재에 은근슬쩍 홍보를 해주셔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출간 소식을 듣고는 단박에 서점에서 사와 오늘 직접 읽어볼 수 있었다. 바로 로쟈님이 직접 쓴 네 편의 중단편들을 묶은 소설집 <로쟈의 소설>. 자신의 온라인 닉네임(필명)을 직접 따서 제목으로 사용한 책이었다. 제목을 보자마자 홍상수의 영화 <옥희의 영화>가 떠올랐는데 아니
  2. '책을 읽을 자유' 이벤트 결과발표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10-09-23 23:38 
    <책을 읽을 자유> 출간기념 이벤트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원래는 오늘 자정까지 응모를 받기로 했는데, 30여분 남겨놓은 현재 추가 응모작은 없을 것으로 보여, 조금 당겨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로쟈가 쓴 가상의 책에 대한 리뷰를 써주시는 이벤트였는데, 좀 어려운 요건이었는지 응모작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선작은 채울 정도는 되기에 '주최측'으로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총 네
 
 
2010-09-20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0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0-09-20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이벤트는 마태우스님이 전문이신데요. 아 어렵다^*^
전 그냥 사서 읽을까 보아요. ㅋ

로쟈 2010-09-20 11:13   좋아요 0 | URL
응모가 저조하면 40자평도 받을까 해요.^^;

라로 2010-09-20 11:19   좋아요 0 | URL
40자평보다는 한 200자정도면 어떻게 해볼 것 같은데,,,^^;;

저도 지난번처럼 그냥 사봐야 할 듯요~.^^;;

책 대박나시길 바랍니다. 이 인사가 한가위 인사보다 앞서야 할것 같아서요~.^^;
즐거운 명절되시길 바라고 푹 쉬세요~.^^

로쟈 2010-09-20 14:24   좋아요 0 | URL
네, 즐거운 연휴 되세요.^^

비로그인 2010-09-2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추석연휴는 < 책을 읽을 자유 > 를 난독증 환자처럼 조금씩 조금씩 읽는 것입니다. 보르헤스적 상상력? 저로서는, 언감생심입니다! 그러나 알라디너의 댓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로쟈님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은 이해해도, 신뢰할 수는 없다고 하셨죠?) 그래도... 행복한... 한가위...

로쟈 2010-09-20 14:23   좋아요 0 | URL
네, 행복한 한가위가 되시길! 저는 일이 많이 밀려서 행복할진 모르겠어요.^^;

stella.K 2010-09-2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로쟈님다운 묵직한 이벤트로군요.
근데 저는 좀 어렵네요.
책 내신 거 늦게나마 축하드려요.^^

로쟈 2010-09-20 14:22   좋아요 0 | URL
사실 안 읽고도 쓸 수 있는 리뷰니까 오히려 쉬울 수 있습니다.^^

yamoo 2010-09-2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군요~ 혹시나 하구 와봤는데, 과제가 넘 어려워서 전 패스해야 되것어요^^

로쟈 2010-09-20 14:22   좋아요 0 | URL
글샘님을 참고해주세요.^^

글샘 2010-09-20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의 ‘러시아 단편소설 읽어주는 남자’를 읽고...

다들 귀성길에 바쁜 월요일이겠군요.
로쟈 님의 서재에 3000명의 즐겨찾는 인원이 몰려드는데, 다들 귀성길에 핸들잡고 계시느라 응모를 안하는 틈을 타서, 정상근무하는 1인으로서 응모를 합니다. ^^
로쟈 님의 신간이 많은 사람에게 ‘책을 읽을 자유’를 허하길 기원합니다.

전에 로쟈님이 ‘독서 평설’에 글을 쓰신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계속 지젝에 몰빵을 주시더군요.
이참에, 이번에 출간된 ‘러시아 단편소설 읽어주는 남자’가 나오자마자 구입을 해서 밑줄을 박박 그어가며 읽은 참입니다.

‘소설 읽어주는 남자’의 나직한 목소리도 낭만적인데, 게다가 ‘러시아 단편소설’이라니요. 제목부터 독자를 사로잡는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

나는 러시아 장편 소설에 기가 죽은 독자입니다. 대학시절부터 톨스토이나 토스토예프스키의 장편들에 기가 눌렸던 기억 뿐입니다. ‘부활’이나 ‘죄와 벌’, ‘까라마조프네 형제들’ 같은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들의 헷갈리는 이름 정도일까요...

로쟈 님이 선보여주신 ‘러시아 단편’들은 유명한 것들이면서도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읽었던 것들도 있었겠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읽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

로쟈 님의 이번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몇몇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작가들이 살아온 러시아의 역사를 훑어주었다는 면이라고 하겠습니다. 세계사 속에는 유럽의 역사는 상세하지만, 러시아의 차르나 혁명사 이후의 역사는 허술하게 다뤄지기 쉬워서, 러시아 역사와 작가들, 작품 속의 배경에 대해서 이 책처럼 정리가 착실하게 된 책을 만나는 일은 큰 수확이자 기쁨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참으로 사랑스러운 인물들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햄릿’이라고 하면 금세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들’ 또는 ‘우유부단한 고뇌형’처럼 전형적 인물로 떠올릴 수 있지만, ‘외투 하나를 잃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소유 앞에서 존재의 의미를 놓친 노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고골, 외투) 또는 ‘아버지와 연적이 되어버린 운명의 장난 앞에 놓인 청춘, 블라지미르’(투르게네프, 첫사랑), ‘검찰관으로 오해받아 대접받는, 부패의 줄을 타고 재주를 넘는 홀레스타코프’(고골, 검찰관), ‘귀여운 여인이자 팜므파탈, 올렌까’(체홉, 귀여운 여인) 처럼 충분히 ‘전형적인 인간상’으로 대표성을 지닐 법한 인물들을 만나러 가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로쟈라는 친절한 안내자 덕분에 독자는 쉽게 많은 친구들과 친분을 쌓게 되는 것입니다.

‘클래식 읽어주는 남자’, ‘그림 읽어주는 여자’ 같은 책들이 유행입니다.
뭔가 고상해 보이는 클래식 음악이나 미술 작품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안내해주는 책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풍조입니다. 작가가 권력을 쥐었던 시대에서, 시대 상황이 작품성을 판가름하던 시대를 거쳐, 독자의 수용이 작품을 완성하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독자의 수용에 의하여 마지막 작품의 완성이 이루어지는 것을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부르건, ‘현대 수용 이론’으로 부르건 상관없이 현대의 독자들은 나름대로 작품을 감상하려는 마음을 가지고는 있는 것입니다만, 쉽게 만나지 못하는 작품들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현실에서, 유럽-미국권의 문학 작품을 접하기는 쉬웠지만, 상대적으로 러시어의 문학 작품을 접하기는 어려웠기에, 이번에 로쟈 님의 ‘러시아 소설 읽어주기’는 뜻깊은 독서 체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이 있다면, 러시아의 단편 뿐만 아니라, ‘푸슈킨의 대위의 딸’, ‘미하일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강’,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톨스토이나 토스토예프스키 등’ 장편들도 읽어주는 기회를 만난다면 독자들은 더욱 행복할 것입니다.

상상 속의 리뷰였지만, 로쟈 님의 읽어주기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1인입니다. ^^
한가위, 모두들 피곤하지 않게, 의미있게 보내시길...

로쟈 2010-09-20 14:21   좋아요 0 | URL
초반 독주시네요.^^ 러시아문학에 대한 책은 안 그래도 내년에 기획돼 있습니다. 기대해주시길.^^;

글샘 2010-09-20 14:27   좋아요 0 | URL
ㅎㅎ 미리보는 프리뷰를 제대로 썼군요.
그나저나, 제발 좀 쉽게 써 주세요. 러시아...는 사람 이름 몇 개만 나오면... 대뇌 피질에 쥐가 난다는...

stella.K 2010-09-20 15:08   좋아요 0 | URL
‘러시아 단편소설 읽어주는 남자' 이 책 꼭 진짜 있을 것 같아요.^^

mira 2010-09-20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네요 이벤트가 아니라 숙제 같네요 ㅎㅎ

로쟈 2010-09-21 11:35   좋아요 0 | URL
평소 리뷰를 많이 써보신 분들에겐 일도 아닐 듯한데요.^^;

헌내 2010-09-20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벤트가 이벤트가 아니군요... (어렵네요)

추석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로쟈 2010-09-21 11:34   좋아요 0 | URL
네, 연휴땐 쉬나요?^^

비로그인 2010-09-2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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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님이 두권의 시집을 내놓았다. <두이노의 비가(1~10편)> 영-한본과 <결린 사람>을 주제로한 연작시집(1~10편)이다. '두이노의 비가'를 한국어로 읽는 것은,장갑(번역이 안좋을 때는 벙어리장갑)을 끼고 애무를 하는 둣하다고 했는데, 본인이 직접 나섰나 보다. 청하출판사 판 보다 느낌이 잘 전해져 온다... '결린 사람'의 경우, 주체하지 못할 애린에 젖어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로쟈 2010-09-21 11:33   좋아요 0 | URL
읽기 전 리뷰 같은데요.^^

내마음은 언제나 2010-09-2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벤트도 있네요. 읽지도 않는 책을 리뷰하라는 의미가 같네요.
그래도 읽지도 않는 책을 리뷰하는것이 더 쉽죠.
정보라도 있지만.
아직 쓰지도 않는 책을 리뷰하라고.
아마, 내가 소설가나 작가의 입장에서 느낌을 적으라고 하는것 같군요.
좋은 의도입니다.
소설가들을 소재의 궁핍으로 고통을 겪고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펜을 꺾는다고 하더군요.최인호작가는 히말리아를 찾았고. 거기에서 책을 쓸 용기를 얻더다고 하더군요

로쟈 2010-09-21 11:32   좋아요 0 | URL
적당한 상상력과 구라를 동원하시면 되는 이벤트입니다.^^

2010-09-21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1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inging 2010-09-21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와 함께 떠나는 러시아 여행'(좀 더 멋진 제목을 달고 싶긴한데... 이런...^^)

러시아 여행 안내서라면 화려한 사진이 딸린 러시아의 역사적 장소에 대한 설명에다가
혁명에 대한 식상한 안내, 러시아의 장대함과 백야의 유혹이 먼저이지만,
이번 로쟈의 신작 '로쟈와 함께 떠나는 러시아 기행'은 여타 여행 가이드 책이나 러시아를 소개하는 책과는 달리
러시아 작가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작가들을 따라서 러시아의 숨은 명소들을 섭렵하며 다녀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러시아하면 떠올리게 되는 붉은 광장이나 볼쇼이 극장 등 사진 속의 유명 장소들 말고도
우리가 알고있는 고골과 도스토예프스, 톨스토이부터 자마찐, 플라토노프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출생지뿐 아니라 유년의 시절을 보냈거나 소설의 배경이 된 정신적, 물리적 장소들이 펼쳐져있다.

사이사이에는 '로쟈의 역사 스프'(역사 이야기?)라는 소제목으로
작가들의 생존 당시나 작품의 배경이 된 러시아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알기 쉬운 설명도 더해져있다.
부록처럼 사이사이 자리 잡은 이 코너는 러시아의 역사를 잘 알게 해주는 것과 더불어
작가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작품의 이해를 도와주었다.
읽었던 작품들은 아, 그래서였군. 혹은 그거였나?했고 읽지 않은 작품에 대해선 읽고픈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역사공부도 한 눈에 할 수 있고 러시아 역사를 훓어가며 러시아 작가들도 함께 떠올리게 되어 딸아이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가끔은 부록이나 덤이 더 탐나서 물건을 사는일이 있기도 하지만 이책은 모두를 만족시킨다.
작품을 읽다보면 작품의 설명을 따라 머릿 속에 그려보는 것만으론 부족해서
이야기 속 그시절 그 장소가 궁금해지고 안달?이 날 때도 있었는데
로쟈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러시아의 어느 도시 구석구석까지라도 다 보이고
마치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도 살아나와 그 거리를 걷고, 서성대며, 뛰어다니다가
이내 내게 말이라도 걸어올 것 같다.

이 책을 실제 여행의 안내서로 삼든지, 러시아를 이해하고 러시아 작가를 이해하는 통로로 삼든지,
로쟈의 안내라면 러시아 어디든 즐겁지 않을까?


ㅎㅎ 제가 읽고픈 책이라는게 티나긴 하지만서도^^
저자가 로쟈가 아니라면 허술할 것만 같아서..
꼭!! 로쟈여야할 것 같은..
그동안 느낀건데 역사 소개를 하셔도 충분하실 것 같아서요

2010-09-21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1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