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자유' 출간기념 이벤트

<책을 읽을 자유> 출간기념 이벤트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원래는 오늘 자정까지 응모를 받기로 했는데, 30여분 남겨놓은 현재 추가 응모작은 없을 것으로 보여, 조금 당겨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로쟈가 쓴 가상의 책에 대한 리뷰를 써주시는 이벤트였는데, 좀 어려운 요건이었는지 응모작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선작을 채울 정도는 되기에 '주최측'으로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총 네 분이 응모해주셨고, 이 가운데 어느 정도 분량을 써주신 연랑님, 글샘님, singing님의 리뷰를 당선작으로 하겠습니다(록산느님께는 나중에 제가 시집이나 번역시집을 내면 꼭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선자분들께 축하드리면서, 책을 받으실 주소로 저에게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내주 중에 현암사 책 한권과 같이 발송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응모해주시진 않더라도 이벤트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책을 읽을 자유>가 혹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게 되면 나중에 추가적인 이벤트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자주 열지는 않는 이벤트 행사지만, 다음에 또 뵙기를 기대합니다. 연휴 마무리 잘하시길!.. 

10. 09. 23. 

P.S. 보너스로 세 분 당선작의 하이라이트를 덧붙입니다.  

-연랑님  

일전에 로쟈님이 자신의 서재에 은근슬쩍 홍보를 해주셔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출간 소식을 듣고는 단박에 서점에서 사와 오늘 직접 읽어볼 수 있었다. 바로 로쟈님이 직접 쓴 네 편의 중단편들을 묶은 소설집 <로쟈의 소설>. 자신의 온라인 닉네임(필명)을 직접 따서 제목으로 사용한 책이었다. 제목을 보자마자 홍상수의 영화 <옥희의 영화>가 떠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 작품은 몇 가지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우선 네 편의 작품을 연작 형태로 묶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 <로쟈의 소설>에는 "강의생활자의 수기", "고요한 한강", "강연장으로의 초대", "비정규직 시대의 영웅"이 차례로 실려 있는데 각기 단편으로서의 완결성도 갖추고 있었지만, 작품들 간의 연관 관계도 짙어 연작 소설로 봐도 무방했다.(...) 
우선 "강의생활자의 수기". 보란듯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패러디한 소설이었는데, 개인적으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과는 달리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강사 일을 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남자가 주인공이다. (네 편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전부 이름이 없다. 익명의 주인공들) 1,2부로 나뉜 이 소설 중 1부에선, '지하생활자'와 마찬가지로 '강의생활자'가 끊임없이 독백을 한다. 나이가 벌써 삼십대 중반을 넘어가는데 아직 결혼을 못했다는 둥, 도대체 돈을 모을 수 없으니 삽질이라도 해야겠다는 둥, 그래도 어제 드디어 처음으로 잠자리를 가진 여학생의 테크닉은 끝내줬다는 둥, 용량이 2MB밖에 되지 않는 USB 메모리가 자꾸 말썽을 부린다는 둥. 제 밥벌이만 생각하는 모 교수는 정말 최악이라는 둥, 재기가 넘치면서 동시에 사회 비판적 요소가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2부에선 1부에서 언급했던 여학생과의 잠자리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리뷰로 쓰기엔 민망한 표현들이 많아서...(발그레)) 여자 옆에 누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징징대는 모습이 참 리얼하게 느껴졌다.

-글샘님 

로쟈 님이 선보여주신 ‘러시아 단편’들은 유명한 것들이면서도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읽었던 것들도 있었겠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읽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
로쟈 님의 이번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몇몇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작가들이 살아온 러시아의 역사를 훑어주었다는 면이라고 하겠습니다. 세계사 속에는 유럽의 역사는 상세하지만, 러시아의 차르나 혁명사 이후의 역사는 허술하게 다뤄지기 쉬워서, 러시아 역사와 작가들, 작품 속의 배경에 대해서 이 책처럼 정리가 착실하게 된 책을 만나는 일은 큰 수확이자 기쁨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참으로 사랑스러운 인물들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햄릿’이라고 하면 금세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들’ 또는 ‘우유부단한 고뇌형’처럼 전형적 인물로 떠올릴 수 있지만, ‘외투 하나를 잃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소유 앞에서 존재의 의미를 놓친 노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고골, 외투) 또는 ‘아버지와 연적이 되어버린 운명의 장난 앞에 놓인 청춘, 블라지미르’(투르게네프, 첫사랑), ‘검찰관으로 오해받아 대접받는, 부패의 줄을 타고 재주를 넘는 홀레스타코프’(고골, 검찰관), ‘귀여운 여인이자 팜므파탈, 올렌까’(체홉, 귀여운 여인) 처럼 충분히 ‘전형적인 인간상’으로 대표성을 지닐 법한 인물들을 만나러 가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로쟈라는 친절한 안내자 덕분에 독자는 쉽게 많은 친구들과 친분을 쌓게 되는 것입니다.

-singing님 

러시아 여행 안내서라면 화려한 사진이 딸린 러시아의 역사적 장소에 대한 설명에다가 혁명에 대한 식상한 안내, 러시아의 장대함과 백야의 유혹이 먼저이지만, 이번 로쟈의 신작 '로쟈와 함께 떠나는 러시아 기행'은 여타 여행 가이드 책이나 러시아를 소개하는 책과는 달리 러시아 작가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작가들을 따라서 러시아의 숨은 명소들을 섭렵하며 다녀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러시아하면 떠올리게 되는 붉은 광장이나 볼쇼이 극장 등 사진 속의 유명 장소들 말고도 우리가 알고있는 고골과 도스토예프스, 톨스토이부터 자마찐, 플라토노프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출생지뿐 아니라 유년의 시절을 보냈거나 소설의 배경이 된 정신적, 물리적 장소들이 펼쳐져있다. 사이사이에는 '로쟈의 역사 스프'(역사 이야기?)라는 소제목으로 작가들의 생존 당시나 작품의 배경이 된 러시아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알기 쉬운 설명도 더해져있다. 부록처럼 사이사이 자리 잡은 이 코너는 러시아의 역사를 잘 알게 해주는 것과 더불어 작가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작품의 이해를 도와주었다. 읽었던 작품들은 아, 그래서였군. 혹은 그거였나?했고 읽지 않은 작품에 대해선 읽고픈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역사공부도 한 눈에 할 수 있고 러시아 역사를 훓어가며 러시아 작가들도 함께 떠올리게 되어 딸아이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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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4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nsang 2010-09-2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살짝 있었거든요. 명절만 아니었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볼 수도 있었는데 - 근데, 제가 썼으면 당선 안 됐겠어요. 저는 로쟈님의 책이 아니라 만약 쓰게 될 지도 모를 제 책의 서평을 쓰려고 했거든요. ㅋㅋㅋ

로쟈 2010-09-25 09:00   좋아요 0 | URL
ㅎㅎ 쓰게 될지는 모른 책이 궁금한데요. 기회를 빨리 잡으시길 바랍니다.^^

2010-09-25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5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