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연휴 첫날, 책상에 널브러져 있는 책들과 잠시 씨름하다가 가장 호사스럽게 연휴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옥희의 영화>를 보는 일이 물 건너 갔다면, 홍상수의 다른 영화나 다시 보자란 생각이 들었다(그의 <밤과 낮>을 나는 보지 못했다). 어차피 올해는 따로 이동하지 않기에 약간 벌어놓은 시간을 그렇게 쓰기로 했다. 그게 정말 실현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이미 호사다. 그게 '홍상수 보기'라면, '홍상수 읽기'는 흠, 정성일과 허문영, 이동진의 평론집을 들춰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