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 미제라블』어떻게 한 마디로 이야기할까. 주문한 책은 왔지만 아직 읽지 못했고, 영화와 뮤지컬 본 단상을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적바림해봐야겠다. 장발장의 박애, 자베르의 원칙,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 팡띤느의 애잔함, 가브로쉬 꼬마의 전진, 테르나디에 부부와 그 일당, 그리고 빼놓으면 안 되는 민중과 혁명... 오늘은 그 중 가장 선명한 감정이입을 가져다줬던 에포닌에 대한 헌사로 시작해야겠다.

 

 

 

 

 

 

 

 

 

  모든 혁명은 미완이다. 영원히 성공한 혁명이라는 건 애초에 있을 수 없다. 혁명의 속성은 지속적인데다 언제나 희생을 요구한다. 일회성 혁명인 ‘쿠데타’는 민중이 원하는 혁명의 기본 정신을 영속적으로 충족시켜주진 못한다. 그래서 언젠가 새로운 혁명을 야기하는 촉발제가 될 뿐이다. 혁명은 자고로 미완의 계속을 향해 질주하는 민중의 염원이이다. 그런 의미에서 빅토르 위고가『레 미제라블』에서 실패한 혁명인 1832년의 공화파 청년들의 봉기 사건을 소설적 모티프로 삼은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어디선가 혁명은 일어나고, 누군가는 혁명을 꿈꾼다. 혁명은 민중들 삶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낭만적 자기 구원법이다.

 

 

 

  레 미제라블 열풍에 편승해 최근 개봉한 영화와 국산 뮤지컬 둘 다를 보았다. 영화와 뮤지컬은 각기 장단점이 있었다. 애초에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했기 때문에 구조와 음악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영화는 도입부부터 스펙터클한 장면으로 눈길을 끄는데다 자막이 따라주니 이해하기가 쉬웠다. 뮤지컬은 우리말로 진행되는데도 가사전달이 쉽지 않아(어쩌면 우리말에도 자막을 마구 쏘아대는 텔레비전 프로에 너무 길들여진 탓인지도) 영화를 먼저 보지 않았다면 섬세한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배우들의 호흡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이 어우러진 현장성이 고스란히 전해져 몰입도 면에서는 뮤지컬이 나았다. 그렇지만 관객의 마음을 울리고 움직이는 힘은 영화 쪽이 좀 더 나은 것 같았다. 영화 속 비 맞는 에포닌의 아리아 앞에서 폭풍 눈물이 흘렀지만 뮤지컬에서는 그 감흥이 일지 않는 차이 정도라고나 할까.

 

 

 

  수많은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이 가지만 감정이입이 가장 잘 되는 인물은 단연 에포닌이었다. 짝사랑하는 마리우스와 그의 연인 코제트를 위해 사랑의 전령사가 되어주는 것도 모자라 마리우스의 총알받이를 자처한다. 하지만 마리우스의 애도는 애석하게도 인간애적 연민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맘에 코제트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성 간의 사랑이 될 수 없었던 것. 영화와 뮤지컬에서 에포닌의 경우, 지고지순한 사랑과 희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설과 달리 아무래도 감동을 얻어내기 위해 미적 장치를 극대화 한 것 같다. 당연히 관객들은 더 빨리 더 쉽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에포닌이 비 속에서 안타까운 짝사랑을 노래할 때 여기저기서 눈물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설보다 덜 내밀하고 덜 생각하게 하지만, 소설보다 더한 낭만적 감동을 자아내니 영화나 뮤지컬로서의 역할은 다했다고 본다.

 

 

 

  주인공도 아닌 에포닌의 역할이 무척 비중 있게 다뤄진 점이 의심스러워 소설에서 에포닌이 어떻게 그려졌나 싶어 열심히 찾아봤다. 역시 소설은 인간 보편적 감정에 더 호소한다. 사랑하면 질투하게 되어 있다. 그 점을 원작에서는 놓치지 않았다. 지게 되어 있는 싸움인 혁명 전야의 바리케이드로 마리우스를 유인한 것은 에포닌이었다. 어차피 모두의 파국이 예견되어 있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그 죽음을 맞이한다고 해서 뭐 그리 잘못일까, 하고 에포닌은 생각했던 것. ‘이젠 그 누구도 이 사람을 빼앗을 순 없겠지.’하는 행복한 가슴으로 마리우스 품에서 죽어간다. 코제트의 편지를 전해주는 마지막 전령사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그녀가 행복하게 죽을 수 있었던 건 마리우스의 죽음 또한 멀지않고, 그 곁에는 코제트가 아니라 자신이 있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혁명에만 바리케이드가 필요한 게 아니다. 혁명과 사랑을 동시에 꿈꿨던 에포닌이란 바리케이드가 없었다면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이 이루어졌을까. ‘불쌍한 사람들’의 대표 아바타이자 장발장의 마스코트인 코제트 보다 에포닌에게 더 눈길이 가는 건 그녀의 캐릭터야말로 아름다운 민중의 표본이기 때문이다. 그녀야말로 가장 낮은 곳의 민중의 대변자로 내 눈에 비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혁명은 높은 곳의 생각이 아니라 낮은 곳의 행동으로 그 임무가 완수된다. 혁명과 사랑의 희생양이 되었으면서도 그걸 최대의 행복이라 여긴 에포닌을 충분히 애도해주고 싶다.

 

                                                          

 

     비가 오면 도로는 은빛으로 반짝일 테고, 강물엔 도시 불빛이 아롱질 거다. 별빛에 나무는 빛나고 아침이 올 때까지 에포닌은 길을 걷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에포닌의 상상일 뿐, 실제 강물은 떠나고 도시 불빛도 꺼졌다. 세상은 낯설고 에포닌이 없어도 마리우스는 잘 살 것이며 혁명 또한 계속 될 것이다. 죽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은, 그녀의 빗속 아리아 on my own이 계속해서 환청으로 들린다.

 

 

 

 

 

**반값하는 더클래식의 레미제라블 읽기에 큰 무리는 없고, 완역본인 것 같다.

   (설마 영어본을 원본에서 줄였을 리 없겠지 하는... 자신은 없다.)

   영어로 번역된 것을 텍스트로 삼았으니 영어본을 덤으로 넣었겠지.

 

   기왕이면 불어판 원본으로 번역하고 줄 것이지... 그럼 남는 게 없을라나.

   급하게 기획된 것인지 교정 덜 된 부분이 있어 실소가 나오지만

   읽는 데엔 무리가 없다. 팀 번역이라는 별로 신뢰 안 가는 방법을 썼는데도 일관성은 있어 뵌다.

 

   민음사판형 세계문학 전집이 얼마나 읽기 불편하게 뻣뻣한지 

   성토하는 자라면  싼 값에 이만한 책 얻은 걸 다행으로 여겨도 좋을 듯. 

   (기회가 되면 펭귄, 민음사 것을 빌려와서 번역이 어떤 게 매끄러운지 봐야겠다.

    문학작품 번역은 또 다른 문학이니 직역 고집하지 않고, 복문 즐기지 않고

    경제적으로다가, 문학성을 살려 번역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과연 누가 승일까.)

 

*** 바리케이드 우리말 표기가 맘에 안 든다.

      최대한 불어에 가깝게 발음하려면 아래처럼 표기해야한다.

      한마디로 우리말 표기로는 불가능.

      <바 ㄹ히 까 드ㅓ> !!! 써 놓고도 웃긴다. 

      (불어는 엑센트 표시 안 하지만, 엑센트는 바, 모음에 쏠려 있다.)

      누가 우리말은 모든 언어를  표기할 수 있다고 구라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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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1-07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팜님 뮤지컬까지 보셨군요. 전 영화로 만족하고 펭귄클래식 원작 읽으려구요. 반값이 유혹이긴 하지만 처음 맘먹은대로ㅎㅎ

다크아이즈 2013-01-09 04:03   좋아요 0 | URL
프레님 잘하셨어요.
더클래식 것은 우려한 만큼(!) 나쁘지는 않았어요.
완역본이 아닐까봐, 엉터리 번역일까봐. 나름 괜찮습니다.

프레이야 2013-01-09 19:50   좋아요 0 | URL
아직 고민중이긴 한데
더클래식 것 괜찮다고 하시니 다시 갈등돼요.ㅎㅎ
어쩌나..

다크아이즈 2013-01-10 15:25   좋아요 0 | URL
프레님 소장하시기엔 싼 만큼 책의 탄력이 별로예요.
읽기 위한 것이라면 괜찮구요.
현명한 선택 하시어요.

뮤지컬은 이곳 끝나면 그곳으로 이동하니 관심 있으시면 보셔도 좋을 듯...

oren 2013-01-09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뮤지컬 공연이 아직도 진행중인가요?

저는 리암 니슨 주연의 <레미제라블>을 먼저 보고, 이번에 개봉된 뮤지컬 영화를 봤는데, 배역과 각색에 따라 영화 속 인물들의 개성이 너무 차이가 나더군요. 1999년 작품에서는 '자베르'가 인상적이었던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러셀 크로우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코제트 역에서도 예전 작품이 나았던 듯싶은데,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장발장의 '나는 누구인가'와 '혁명 상황'에 대한 아주 세밀한 묘사가 정말 뛰어난 데 놀랐어요.

저는 이번 영화를 보면서 (딱 한 번) 마리우스 때문에 눈물을 쏟았는데, 혁명동지들이 다 스러지고 난 뒤 비밀 아지트로 되돌아와 '그들의 죽음을 나에게 묻지 말라'던 대목이 가장 감동적이었어요.

다크아이즈 2013-01-10 15:38   좋아요 0 | URL
오렌님이 계신 곳이 어딘지 모르겠는데 대구, 부산 공연은 1, 2월에 잡혀 있는 것 같고, 서울 정보는 잘 모르겠어요. 검색해보시고 오렌님 가시기 좋은 곳으로 선택하시는 게...
저도 리암 니슨 것 봤는데(얼마 전에도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더군요.) 저도 장발장의 리암 니슨보단 자베르 역의 제프리 러쉬만 각인되더라는...

영화마저 여성적 시각을 못 버리는 스스로를 봅니다. 오렌님이 장발장과 마리우스에게 꽂히는 것처럼 저 또한 팡띤느와 에포닌에 눈길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ㅋ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 ㅋ 입매가 매혹적인 마리우스 역 배우, 유명 배우이던데 전 이름을 모른다는...


댈러웨이 2013-01-09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팜므느와르님, 우왕 사진 봤어요. 완전 제 스타일!

서재 어느분께서-단잠님이었나...- 펭귄판이랑 민음사판 번역을 대표적인 단어들만 나열해서 비교한 걸 본 적이 있는데요. 펭귄판이 불어발음에 가깝게, 민음사는 영어식 발음?, 해서 민음사가 읽기엔 더 부담이 없겠더라구요(제 기준). 펭귄판은 너무 불어식이라 저는 좀 아!? 이랬어요. ㅎㅎㅎ 서점에서 비교해볼 수 있음 좋겠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잉. 아, 저도 민음사판은 읽기가 너무 불편해서 첨엔 손에 쥐도 나고 그랬어요. --;

다크아이즈 2013-01-10 15:48   좋아요 0 | URL
댈러님 저 오죽하면 서재닉네임이 <까망여인>이겠습니까? (프레이야님은 밤의 여인, 이라 생각하셨다 해서 요즘은 그게 더 좋아 해석을 바꿔 볼까 싶습니다.) 시커멓고 못생겼습니다 ㅠ 개성이려니 억지위안 삼습니다.

펭귄판이랑 민음사 어떤 게 낫대요? 저도 그 글 찾아 봐야겠어요.
님 말씀대로라면 전 당연히 펭귄판을 선호할래요. 등장인물부터 원어에 가깝게 번역했을 것 같아서요. 예를 들면 <팡띤느>와 <판틴> 간에는 하늘과 땅 같은 뉘앙스 차이가... 댈러님은 아무래도 영어식 버전을 선호할 것 같아요. ^^*

민음사 판형이랑 재질 좀 어떻게 바꿔주면 안 될까요?
판형보다 더 문제가 재질 같아 보이네요. 술술 넘어가는 양질의 종이를 좀 써주지...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 벽화 직찍

 

 

 

  간만에 친구랑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였다. 식당 안은 한갓졌다. 방학인데다 한파까지 이어져 나 같은 아줌마들이 칩거를 하는 바람에 그런 모양이었다. 서너 테이블 밖에 안 되는 손님들은 그나마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창가 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근데 좀 전부터 가족끼리 온 옆 좌석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티 나게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문한 음식을 앞에 두고 여자는 불편한 눈빛이 역력했고, 뒷모습만 보이는 자녀 둘은 어깨를 움츠린 채 고개를 접시에 박고 포크질을 한다. 남자는 꽁한 얼굴로 제 앞의 접시를 여자 쪽으로 밀어낸다.

 

 

  건너오는 말을 조합하자면 남자는 무슨 일로 조금 늦게 합류한 것 같았다. 아이들 식성에 따라 여자가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늦게 온 남자는 그게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먹기 싫은 음식을 먹어야 하니 고역인 모양이었다. 여자가 접시를 남자 쪽으로 다시 밀어주자 남자는 곁가지로 나온 밥만 시위하듯 먹기 시작한다.

 

 

  저 식구는 왜 레스토랑에 왔을까? 처음부터 남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시키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야 종업원이 우리한테도 그랬듯이 은근히 같은 메뉴를 주문하기를 권유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바람에 여자는 메뉴를 통일했을 수도 있겠다. 남자도 그렇지. 이왕 그렇게 된 것 자식들과 여자를 위해 즐겁게 먹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주눅 든 채로 어린 아이들이 음식에 코를 박고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아리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도 나왔다. 육즙 반지르르한 스테이크가 차려지는데도 식욕이 돋지 않는다. 창밖을 내다본다. 나목이 된 자작나무 가지에 바람에 실려 가던 것인지, 누군가 일부러 던진 것인지 모를 비닐 인형이 걸려 있다. 가려줄 잎 하나 없이 매달린 저 인형, 몹시 추워 보인다. 옆 테이블 사람들이 저 나목에 걸린 인형처럼 보인다. 덩달아 인형이 된 내 속내를 감추고자 친구 앞에서 퍼뜩 어색한 입 꼬리만 올린다. 겨울일수록, 추울수록 따습게 보듬어야 할 저마다의 인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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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1-0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식탁 풍경 저도 본 적 있어요. 제가 다 무안하고 미안해지고 그랬어요. 쇼윈도행복을 위해 나왔던 걸까요. 꼭 그렇진 않을건데, 행복해지고싶어서 나왔을텐데 말에요. 조용한 겨울날, 팜님 바쁘게 건강히 지내고 계시죠^^

2013-01-09 0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9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가 사상의 최대 목표는 체제 유지였다. 그 정당성을 부여 받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것이 충효란 덕목이었다. 충효의 보조 항목으로서 예의와 도덕이 따라붙는 것은 당연한 논리였다. 다시 말하면 예의와 도덕은 높은 자를 위한 헌사에 필요한 것이지, 낮은 자를 위한 배려로서 그리 매력적인 도구는 되지 못했다.

 

 

  학교 현장에서의 도덕 교육도 그런 현실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다. 김상봉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도덕 교육은 참된 자유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예를 위한 그것이다. 자긍심을 가진 인격체로 거듭 나는 걸 돕는 게 아니라, 착한 노예 기르기 프로젝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태생부터 지니고 있었을 자유와 개인적 가치, 세계관의 갈등 등은 국가와 집단, 위계 질서 앞에서는 언제나 나쁜 것으로 간주되었다. 체제 유지에 원활한 모든 시스템을 익히는 게 우리 도덕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이 되어버렸다고 김 교수는 우려한다.

 

  자연스럽게 예의란 것은 약자가 강자에게 취하는 종속의 액션이고, 도덕이란 못 가진 자가 가진 자에게 취하는 동정의 호소에 지나지 않는다. 촌수나 사회적 상하를 따져 가며 윗사람에게 깍듯해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강자가 약자에게 인사하지 않아도 아무도 예의에 어긋난다고 힐난하지 않는다. 언제나 약자가 강자에게 취해야 할 응분의 리액션을 우리는 도덕이나 예의라는 명분으로 주입당해 왔고 몇 세대를 거치면서 그건 무의식 속에서 당연한 게 되어 버렸다. 그것이 우리나라 도덕 교육의 현재이다.

 

 

  착한 시민(노예) 양성 프로젝트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창의력이 배제된 각종 국제 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세우는 건 그런 도덕 교육의 후광이긴 하다. 그런 긍정적 측면이 있기에 불온하기 짝이 없는 그 도덕 교육 시스템에 별 저항 없이 우리는 길들여져 왔는지도 모른다. 우리 도덕 교육의 힘을 빌려 권력 있는 자, 연장자, 가진 자, 집단의 부당성은 언제나 힘없는 자, 어린 자, 못 가진 자, 개별자의 정당성 위에 군림한다. 몹쓸 놈, 예의도 모르는 놈은 약자의 것이지 강자에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도덕과 예의를 관장하는 측이 국가나 집단, 권력, 있는 자이다 보니 그들 입맛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더 무서운 것은 언제나 약자인 척, 피해자인 척 하던 그 길들여진 시민들이 집단이 될 때는 똑 같이 도덕을 관장하는 권력자 입장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군 복무에 충실해야 할 유명 가수가 국민 미녀 배우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질투심에 불타는 군중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노예 교육에 길들어져왔는가는 깡그리 잊어버린 채, 그의 잦은 휴가에 대해 도덕이란 잣대로 핏대를 올리는 것이다. 연예 병사의 휴가 시스템이 어제 오늘 도마에 오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집단의 논리가 커지면 정당성을 부여받은 것처럼 되고, 그 힘은 당연히 도덕적인 것이 되어 시스템과 개별자를 향해 칼날을 들이댄다. 하지만 개별자와 시스템에 우선하는 그 집단의 힘이 헛다리를 짚는데 더 재능을 발휘할 때가 많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이것조차 착한 노예를 키우는 우리 도덕 교육의 병폐라면 너무 자조적일까.

 

 

  도덕을 타율적 강제와 같은 것으로 오해하고 학교를 병영과 같은 것으로 오해하는 것이 결합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오해가 도덕 교육에 대한 오해이다. -----  다른 교과 교육이 그 자체로는 중립적인 지식교육인 반면, 도덕 교육은 학생들의 의지와 도덕적 가치에 직접 작용을 미쳐 자유로워야 할 정신을 부패시키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늘날 도덕 교육이 직면한 위기의 뿌리가 있다. 교과서가 가르치는 바에 따르면 자유는 방종과 같은 것이 되어버리고, 개인주의는 비도덕적 태도의 전형이며, 갈등과 무질서는 가장 두려운 사회악이고, 국가와 민족은 언제나 신성하고 오류를 모르는 거대한 주체이다. 그리하여 욕망은 억압되어야하과 차이는 동일성 앞에서 침묵해야 하며, 개인은 전체를 위해서 언제나 희생될 수 있어야 한다. 도덕 교육이란 이런 규범들을 주입하는 것이며, 학생들은 이런 전체주의적 노예 도덕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한국의 도덕 교과서가 가르치는 도덕이 얼마나 비도덕적인가를 세세하게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교과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도덕 공동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들어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가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 ---- 특히 한국의 도덕 교과서는 전체주의적인 열정으로 가득차서, 이른바 도덕 공동체라는 것에 대해 가히 몽상적이라 해도 좋을 만한 집착을 보여주는데, 그것의 정체는 이런 것이다.

 

 

 

  "근래에 와서, 우리는 도덕 공동체의 붕괴 우기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새마을 운동', '의식 개혁 운동', '정의 사회 구현', 최근 문민 정부 이후의 '신한국 건설', '제2의 건국 운동' 등을 통하여 우리 사회를 바람직한 도덕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였다.(고등학교 도덕 79쪽)

 

                       - 도덕 교육의 파시즘, 김상봉, 길, 150~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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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1-0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익한 글, 잘 읽었어요.
비의 연애 소식을 도덕과 파시즘에 연결해 쓰시다니...
앞으로도 님의 글을 읽고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다크아이즈 2013-01-04 08:12   좋아요 0 | URL
페크님 단상 기다리고 있어요. 책임져~~^^*
제가 겪은 가진자의 일상적 횡포에 대해서 썼는데 [소고기사무면기분조켔제]
하는 허무 개그가 떠올라 급수정하다 보니 글이 산으로 ㅠ
어쨌든 전 페크님 깊고 그윽하고 알싸한 단상 목 빠지게 기다립니다.

숲노래 2013-01-03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그런데,
누구 한 사람이 길디길게 휴가를 받으면
그만큼 다른 여러 사람은 군대에서 오래오래
고단한 나날을 보내야 하지요.
섣불리 집단군중심리라고만은 말할 수 없으리라 느껴요.

그러나, 본질은 '군대가 있으면서, 군대가 마치 평화를 지켜 준다'고
사람들이 믿도록 하는 데에 있겠지요.

다크아이즈 2013-01-04 08:18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반갑습니다. 청춘시절 한글 전용 동아리 활동한 때가 있었는데
살뜰한 님보면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납니다. 새해에도 좋은글 멋진 일상 기대할게요^^*

라로 2013-01-0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뉴스를 접하지 못해서,,^^;; 아무튼 부지런한 팜님~~~ 오랫만에 왔더니 읽을거리가 많아요!!! 천천히 읽을게요. 감사합니다.^^

다크아이즈 2013-01-05 11:43   좋아요 0 | URL
나비님, 다른 무엇보다 어머님과 나비님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틈틈이 책과 알라딘 친구들이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고...
님 덕에 올해는 레 미제라블 시도합니다. 영화는 봤고, 내일은 뮤지컬보러 울 네 식구 출동합니다. 다 나비님 은덕이라는...
책은 50프로 깎아주길래 샀어요. 오후에 도착한답니다. 므흣^^*

sdf 2013-01-2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책일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꽃잎 한 장 저 먼 강을 건넜다. 아직 한창 피워도 좋을 꽃잎이었다. 강 건넜다는 그 꽃잎 소식에 가만 속울음만 내었다. 저 먼 강을 아주 건너기 전, 그 꽃잎의 숙명은 마을마다 웃음꽃을 전파하는 일이었다. 웃음보란 깃발을 단 나룻배가 강어귀마다 정박할 때 많은 들꽃들은 그 꽃잎이 오늘은 무슨 웃음보따리를 내려놓고 갈까 호기심서린 꽃밭을 만들곤 했다. 단 한 번도 잘 웃지 않던 꽃들도 그 꽃잎이 머무는 동안엔 콧잔등에 실팍한 주름 하나 불린 채 어금니가 보이도록 입술꼬리를 눈쪽으로 올리곤 했다. 모두 꽃잎 한 장이 뿜어내는 웃음 바이러스에 감염된 덕이었다. 그 꽃잎 이름은 황수관이다.

 

 

  오늘 한 방송에서 황수관 박사의 특집 추모 강연을 보여주었다. 웃기 위해 천만 번쯤은 노력했을 안면 근육이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는데 이제 더 이상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신바람 지수가 높아지면 가끔씩 호흡이 달리는 소리가 났지만, 그 것조차 물에 젖은 토란잎 같은 목소리가 되어 시청자의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느낌이었다. 에너지, 정신력, 활기, 유머, 해학, 진솔함 그 어떤 것도 빠지지 않고 사람들의 감성 밑바닥을 두레박질해주던 분이라 보는 내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다. 평소처럼 웃다울다 하다 보니 특집 방송은 끝나고 있었다.

 

 

  오해를 세 번만 생각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를 두 번만 하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심오한 철학을 주는 강연이 아니라 생활 속의 발견을 할 수 있는 이런 강연이 평범하고 지쳐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겐 무척 도움이 된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컴맹인 나는 사진 한 장을 올리려고 해도 어려워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식구들에게 너무 많이 물었지만 그 때마다 원점이니 일찌감치 남편은 지쳐 나가 떨어졌고, 딸내미는 내 눈빛에 연민이 이는지 꾹 참고 침착하게 다시 가르쳐 준다.

 

 

  황 박사가 말했다. 늙은 부모가 까치란 새의 이름을 잊어버려 아들에게 자꾸만 물었다. 세 번 물었을 뿐인데 아들은 ‘까치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돼요?’ 라고 쏘아 붙였다. 그 때 늙은 아버지가 오래된 일기장을 가져와서 펼쳐보였다. 그 일기장엔 세 살 먹은 아들이 까치의 이름을 물었을 때 무려 스물 세 번이나 군말 없이 가르쳐준 아버지의 기록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적혀 있었다. 부모와 자식의 차이점에 대한 비유인데 가슴에 팍 와닿는다.

 

 

  황수관 박사의 촌철살인하는 위트와 유머가 하늘나라에서만 빛을 발할 걸 생각하니 왠지 아쉽고 서럽다. 때론 자식 보다 남편 보다 내 편일 것만 같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웃음 전도사를 새해부터 추모해야 한다는 게 무척 가슴 아프다. 문태준 시인의 말처럼 ‘나 혼자 꽃 진 자리에 남아 시원스레 잊지도 못하고’ 며칠을 앓을지도 모른다.

 

 

 

 

강을 건너가는 꽃잎처럼

 

 

 

강을 건너가는 꽃잎들을 보았네

옛 거울을 들여다보듯 보았네

휘어져 돌아나가는 모롱이들

울고 울어도 토란잎처럼 젖지 않는 눈썹들

안 잊혀지는 사랑들

어느 강마을에도 닿지 않을 소식들

 

나 혼자 꽃 진 자리에 남아

시원스레 잊지도 못하고

앓다가 귀를 잃고

강을 건너가는 꽃잎들을 보았네

 

강을 건너가는 꽃잎 꽃잎들

찬비에 젖은 머루 같은 눈망울들

 

 

『맨발』, 문태준, 창비 77쪽

 

 

 

 

 

  멀쩡한 사과를 반으로 잘랐더니 이렇다. 누가 건강을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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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1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3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3-01-01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쉽습니다. 황수관 박사님께서 남해에 오신 적이 있어요.
어떤 교회였는데, 그곳에 가 박사님의 이야기를 아주 재밌게 들은 기억이 납니다.
명복을 빕니다.

다크아이즈 2013-01-03 09:12   좋아요 0 | URL
이진 님은 직접 뵈어서 더 짠하겠어요.
타고난 이야기꾼 같아요. 재방송 모음인데, 울다가 웃다가 했네요.
이진님도 건강할 때 건강 챙기시어요.

마녀고양이 2013-01-0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 사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위에서 너무 많은 분들이 건강으로 인해 힘들어하니까 불안해요.
실은 작년에 건강 검진 받아야했는데, 바빠서 기회를 놓쳤거든요.
받았어야 하는데, 가장 소중한건데...

그리고 아파하시는 분들, 떠나가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다들 건강하시기를.

다크아이즈 2013-01-03 09:14   좋아요 0 | URL
달여우님 꼭 검진 받아 보시어요.
가기 전 불안할 때와 가고 난 뒤 별 탈 없다는 소식 듣는 건 다르더라구요.
아픈 분들 주변에 많아서 걱정이에요.
달여우님도 건강부터 챙기시길.
 

 

 

 

<오늘 7시40분 우리집 마루에서 본 일출 - 창문에 반사된 두 개의 덧 태양ㅋ>

 

 

  2013년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다. 귀밑머리 쓸어 넘기고 옷깃 여민 채, 경건하게 해 마중을 한다. 커튼을 젖히자, 두꺼운 구름 사이로 우주의 붉은 기운이 서린다. 둥글고 선명한 실체에 앞서 저 이른 빛, 언제나 아침노을로 먼저 오신다.

 

 

  우리집 마루에서 본 새 해가 완전히 솟았을 때는 7시 40분이었다. 가까운 바다 냄새와 먼 산을 배경으로 둥근 해가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냈을 땐 그 광경이 너무 선명해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어느 새해 아침을 이토록 경건하고 장엄하게 맞이했던가. 비의를 품은 듯, 신비함을 실은 듯 새 아침의 아우라는 제 존재를 충분히 발산했고, 모든 물상들은 평화로운 풍경이 되어 그 빛을 수렴하고 있다. 해가 솟자마자 그 이후로는 신기하리만치 교교한 아침 분위기는 빠른 속도로 그 빛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한다. 언제 솟는 해를 기다렸냐는 듯 환하고 밝은 기운이 세상을 점령하고 만다.

 

 

  강렬하게 제 빛을 쏘아대는 둥근 힘에다 내 온몸의 기를 풀어헤쳐 의탁해본다. 새날을 여는 저 빛, 메아리 같은 소리가 되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이길 바라본다. 한 해 동안 가슴을 데우는 따스한 말씀의 빛살이 되기를 기도한다. 새해에는 느낌표 같은 날들이 많아지기를.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날들이 될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하지만 절망하는 가운데도 살아있다는 느낌을 발견하고, 희망하는 가운데도 그 살아있음이 배가되는 날을 꿈꾼다. 눈 뜨고 있다고 다 보는 것도 아니고, 눈 감고 있다고 못 보는 것도 아니다. 눈 뜨고 있으되 제대로 보지 못하면 온전한 느낌표를 얻을 수 없다. 반면, 눈 감고 있어도 제대로만 본다면 만족할만한 느낌표를 얻을 수 있다.

 

 

 오감을 연 채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마사지를 하겠다. 그 중 가슴 쪽에 그 감수성의 손길을 가장 오래 머물게 하겠다. 내 무딘 감각의 어혈이 풀려 이제껏 보아온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세상이 보였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그 대상마다 독특한 느낌표 하나 달았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느낌표를 얻기 위해 그 한 호흡마다 말줄임표 하나씩도 분양 받으련다. 살아난 감흥들이 뼈와 살이란 느낌표의 브랜드를 가지려면 진중한 사색의 얼굴도 필요할 테니. 숨어 희생하는 말줄임표가 있어야 꿈틀거리는 느낌표가 제대로 산다. 따옴표나 의문부호도 잠시 미뤄두겠다. 숱한 말들의 희롱이거나 잔치일 따옴표 대신 일단은 분양 받은 말줄임표 하나 벽에 붙여놓겠다. 어쩐지 공허한 따옴표 대신 느낌표 하나마다 왠지 느꺼울 말줄임표 하나씩 달아두겠다. 느낌표의 극대화엔 말줄임표라는 곁지기도 꼭 필요하겠다.

 

 

  말줄임표 곁들인 쌈박한 느낌표를 꿈꾸는 이 아침이 설레는 건 아직은 꿈꿔도 좋을 새해인데다 새날의 일출을 똑똑히 본 덕인지도 모른다.

 

 

 

  ** 새해 일주일 안에 당장 해결해야 할 책 세 권

  그 중 단연 김수영을 위하여, 이다. 

  강신주, 정민 이런 분들은 책 내는 기계이자 오롯한 학자 - 부럽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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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3-01-01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곳에 있을 때는 정동진 같은 곳으로 세모 일출여행들 많이 갔었는데 요즘은 어디로들 가는지 모르겠네요. 사진 참 좋아요. 팜므느와르님은 그냥 앉아서 공짜로 저런 진풍경을 매일 보시고, 게다가 바다냄새까지 덤으로 맡으시네요. 저도 제 나름으로는 새해를 좀 단단하게 열어보자고 새벽까지 책을 읽다가 잤는데 그 여파로 하루종일 비실비실...안하느니 못... --;

팜므느와르님, 한결같은 격려 정말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에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김수영을 위하여>는 저도 사놓고 아직 못 읽고 있어요. 리뷰 기다릴께요.(막 압박하기.)

그리고 아래 페이퍼에서 >>>한 호흡만 참았더라면 하는 자책>>>, 아, 저 엄청 많이 했어요 작년 한 해! 올해 이거 고칠 수 있을지... --;

다크아이즈 2013-01-03 10:52   좋아요 0 | URL
앗, 댈러님 넘흐 반갑습니다. 그곳에도 새해는 왔겠지요.
여전히 동해안 쪽으로 일출 여행을 가지 않을까요.
전 해 구경하러 집 떠나본지는 십 년도 넘었지만, 추위를 견디며 일출을 보는 장관은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긴 합니다.

김수영을 위하여는 짬짬이 읽고 있는데, 넘 인간적인데다 넘 고뇌하고, 넘 타협을 모른 매력적인 인물이네요 ㅋ

한 호흡 참지 못하고 속내가 드러나는 건 제 특기입니다. ㅋ 새해엔 저도 나아지기를...
댈러님의 건강과 멋진 리뷰와 맛깔스런 소식들 여전히 기대할게요.^^*

마녀고양이 2013-01-02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잠자고 새해의 태양도 못 봤는데....
사진을 보니 참 좋네요.

말줄임표와 느낌표. 아, 이것만 있으면 삶을 설명할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크아이즈 2013-01-03 09:17   좋아요 0 | URL
저도 울집 마루에서 첫 태양을 볼 줄 몰랐다는.
그간엔 늦잠 자느라 생각도 못했는데, 올해는 꼭 보고 싶었고, 성공했네요.
달여우님께 받은 여러 좋은 기로 느낌표와 말줄임표를 실천하도록 노력할게요.

oren 2013-01-0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루에서도 새날에 떠오르는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니 정말 환상적이네요.
저는 동해안에서 군복무중 새벽마다 일출을 너무 자주 봐왔기 때문에, 강추위에 떨며 새해 첫 일출을 보겠다는 욕심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마루에서 저렇게 편안하게 맞을 수 있는 일출이라면 무척이나 자주 보고 싶어할 것 같아요.

다크아이즈 2013-01-05 11:20   좋아요 0 | URL
오렌님 동해에서 그것도 군대에서 날마다 맞는 해라면 그리 낭만적이지는 않았을듯.
바다에서 떠오르는 그 큰 해는 민폐일 때가 많겠지요.
저도 동해안 언저리에 사는데 일출에 대한 로망은 그리 크지는 않아요.
오늘도 40분 전후로 뜨는데 지구 자전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금세 떠오르지 뭡니까
오늘의 교훈ㅡ해는 솟기 시작하면 금세 떠오른다 .뮝기적거리지 않는다. ㅋ
귀한 발걸음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렌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