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 두어 달을 방치했다. 그 어떤 이유도 없다. 게으름이 이유라면 이유이다. 체력과 지력과 시간이 다 모자라는 상태에서, 자기 만족 생계형 과제는 넘쳐났다. 당연히 과부하가 걸렸다. 지쳐 나가 떨어졌다. 알라딘 방치는 제일 순서였다. 그간에도 내 깜냥으로 뭔가 안 될 때 가장 먼저 손을 놓은 건 알라딘이었다. 방치와 방문을 오락가락해도 유일하게 용서되는 공간이 이곳이기에 이런 무례를 자주 저지른다.
알라딘 생각을 자주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잊은 건 아니다. 이곳에서 만난 소중한 벗들과는 여전하다. 그 증거가 이 두 책이다. <이모부의 서재>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손수 책을 사들고 와서 우리 그룹에게 건넨 친구 덕에 내 손에 왔다. 책 자체도 좋고, 이모부도 좋지만 나는 여전히 이 책을 보면 그 친구를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임호부 작가님께도 작가를 생각하는 친구의 어여쁜 맘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재판, 삼판, 십 판 거듭 된다면 친구의 역할도 상당했을 거라 믿는다. 그 친구, 알라딘에 자주 들어오진 못하지만 항상 응원한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독서공감, 사랑을 읽다>는 우편으로 받았다. 역시 우리 오공주 그룹 중 한 분이 손수 사서 부쳐주었다. 다락방님도 좋아하고, 다락방님의 첫 책(?)인 이 책도 무척 좋다. 하지만 역시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우아하고 깔끔한 이 친구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다락방님 원대로 12쇄를 무난히 넘길 것 같은데, 역시 책 사준 친구의 열혈성원도 그 성과에 한몫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 이유경 작가님 파이팅, 책 친구도 파이팅! 조만간의 겨울 만남을 기약해. 님이 다음 순서로 책 내면 내가 다락방님께도 사서 부칠게.
바쁜 일정 소화한 뒤 만난 모처럼의 여유. 항상 하는 얘기지만 체력, 지력, 시간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체력이다. 지치면 쓰러지고, 쓰러지면 한없이 게을러지고 손 놓아버리는 이 오래된 나쁜 습관을 경멸한다. 절대 바로잡기 힘든... 한결 같이 알라딘을 지키는 사람들은 그 성실성 면에서 신뢰한다. 그들은 이겼고, 나는 지고 있는 중이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