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해 길이. 추워진 날씨.
줄지 않은 일로 인해 이어지는 야근과 철야.
머리 좀 맑게 해보자고 밖에 나가 담배를 물고 불을 댕겼을 때, 길 반대편 좁은 2차선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의 소음 뒤로 나지막하지만 규칙적인 울음소리를 듣게 되었다.

슬리퍼를 질질 끌고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가보니 건너편 세탁소 앞 택배박스 안에 분홍색 나일론 포장 끈에 목이 묶인 20센티가 채 될까 말까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나와 눈을 마주치고 황급히 구석자리를 향해 몸을 웅크린다.

고양이 좋아해 길냥이 사료 주며 언젠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뒷자리 여직원에게 알려주니 냉큼 달려가 박스째 들고 온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세탁소로 홀로 들어와 있던 녀석을 아저씨가 측은해 데리고 있다 어미가 찾을지 몰라 바로 앞 차도가 위험해 살짝 목줄을 묶어 밖에 내놨다고 한다.

야근하는 사무실에서 계속 울면서 소음을 유발했지만 전혀 시끄럽지도 일에 방해가 되지도 않는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동물병원에 하루 맡겨 놨다 그 여직원의 집으로 정식으로 입양되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이번 겨울을 따뜻한 곳에서 보내게 된 녀석이 건강하게 잘 자라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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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양이를 부탁해-2
    from perfect stranger 2010-02-04 16:28 
    그러니까 작년 길냥이 하나 입양하고  얼마 전에는 다친 고양이 병원에 입원시킨  우리 여직원의  그 애묘의 근황. 오늘 여직원이 핸드폰에 저장된 길냥이의 성장한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여줬는데.... 이 녀석 숫컷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지대로 섹시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어렸을 때 귀염상이더니만 커서도 그 미모를 뽐내시사 이대로 크면 아마 암컷고양이들 꽤나 울리........ 
 
 
다락방 2009-11-16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작아서 더 그런걸까요? 엄청 귀여워요!! >.<

Mephistopheles 2009-11-24 00:46   좋아요 0 | URL
요즘은 제법 친해져서 접근해여 장난도 하고 발톱으로 할퀴기까지 한다더군요..ㅋㅋ

하이드 2009-11-1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고등어태비 귀엽! 겨울이라 길냥이들 걱정되요. 저도 이번에는 사료 주문할때 길냥이들것도 함께 주문하려구요. 우리 동네는 그래도 고양이 인심이 좋은편이라 횟집 앞에 몇마리씩 자리 잡고 있기도 한데, 이제 야외자리도 다 들어가면, 녀석들 뭐라도 제대로 얻어먹고 다니려나..

길냥이는 사료도 사료지만, 물때문에 더 빨리 죽는다지요. 어디서 구해 먹으려나, 겨울되면 바깥의 물도 얼텐데 ..

Mephistopheles 2009-11-24 00:4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뒷자리 여직원에게 하이드님 댓글 내용을 말해줬더니 사료챙기면서 물 한사발도 같이 챙겨서 밥주러 가더군요..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11-16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귀여워랑..
그런데 엄마 냥이는 어데를 갔을까요?

Mephistopheles 2009-11-24 00:48   좋아요 0 | URL
요즘들어 안보이던 발목만 하얗고 몸통은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어슬렁거리던데 그 녀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연 2009-11-16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귀엽슴다^^ 어미를 잃어 많이 외로울 텐데 좋은 사람이 데려가서 그나마 다행~

Mephistopheles 2009-11-24 00:48   좋아요 0 | URL
어미가 찾는다면 다행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아마 사진 속 저녀석은 올해 넘ㄱ기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2009-11-16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4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4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11-1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냥이들의 겨울나기~ 정말 힘들겠네요.
아기고양이는 좋은 주인을 만나서 다행이네요.

Mephistopheles 2009-11-24 00:50   좋아요 0 | URL
뒷자리 여직원은 마당 넓고 집이 크면 사무실 주변에 관리(?)하는 길냥이 5마리 몽땅 데리고 살꺼라고 하더군요..

바밤바 2009-11-22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서재에 간만에 왔는 데 다른 데서 뵈었던 분들이 많네요. ㅎ
바람구두님이 말하셨던 알라딘 커뮤니티에 관한 성찰이 불현 듯 생각 나는 듯.~

Mephistopheles 2009-11-24 00:51   좋아요 0 | URL
커뮤니티에 대한 성찰...아구구 전 어려운 말 몰라요 그냥 사람 모이는 곳 다 똑같지 아니한가라고 쉽고 편하게 생각하고 싶을 뿐입니다...^^
 

집안에서 두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주니어와 미국에 사는 큰 조카.

주니어의 경우 별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나(기껏해야 37.5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미열) 반 아이 하나가 확진을 받았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받았다. 피 같은 돈 10여만 원을 뿌려 가며. 

웃기는 건 동네 거점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더니 결과는 4일이 지난 후에나 나온다고 한다. 주니어야 그리 위급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별 불만은 없지만 초기 증상이 심각한 상태인 사람은 어쩌려고. 더군다나 내가 주워들은 상식으론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투약을 하지 않으면 별 효과가 없다는 걸로 아는데...

결국 4일 걸린다는 병원말보다 하루 앞당겨 결과가 나왔는데 감염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미 걸린 반 아이에게 전염이 된 듯 그 반 그 분단의 아이들은 전부 감염되었다는 담임선생님의 전화가 왔더랬다. 그나마 반 전체로 퍼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게 보름 전 이야기니까. 타미플루 5일치 꼬박꼬박 먹고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놀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까불고 지낸다.

주니어보다 일주일 정도 전에 미쿡에 사는 큰 조카 녀석도 신종플루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들어간 녀석이고 건강 체질인데 어느 날 갑자기 열이 올라 누나가 병원에 데려갔더니 감염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사실은 지나치리만큼 대조적이다.

검사하는데 몇 시간도 안 걸린다고 한다. 진단서와 처방전 금방 나오고 약국 가서 약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한 시간도 채 안 걸린단다. 거기다가 이 모든 과정이 전부 공짜란다. 정작 문제는 공부벌레 조카녀석이 격리의 차원으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문제라면 더 문제였다고 한다.(설마...학교마다 하나씩 있다는 왕재수 범생 스타일은 아니길 빈다.)

그 나라 의료체계가 허접 그 자체에 개판 오 분 전이라고 해도 이런 위급상황에선 그래도 제대로 돌아가는 걸 보니 선진국은 과연 선진국이구나. 란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더랬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왠지 모를 불안한 생각이 마음 속에서 모락모락 피어난다. 

급속 적으로 확산되는 신종플루보다 더 무서운 게 하나 있다면 이런 광풍과도 같은 전염병이 지나간 후 이게 다 의료부분의 선진화가 안 되었기 때문이라며 의료 민영화 밀어 붙이는 모션을 취할지도 모를 저 양반들이 사실 더 걱정스럽다. 

에이 설마 혹시..? 지나친 오지랖, 소설 쓰고 있네..??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미디어법, 4대강전비사업 강행하는 걸 보면 결코 소설 속 허구의 지어낸 이야기는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뱀꼬리 : 설마 이런 페이퍼 쓰고 정말로 이렇게 진행된다면 나도 미XXX 꼴 나는 거 아닐까? 그럼 나도 후원금으로 미국 유학도 갈 수 있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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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1-06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이 내린 대통령이라 그런지 서울을 하나님께 바쳐그런지 도대체가 전염병까지 그 인간을 돕는듯하단 말이죠 --

웽스북스 2009-11-0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많이 놀라셨겠어요. 주니어가 건강하다니 다행이지만요.
그런데 정말.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군요. 이러니 계속 확산만 더 되지 -_-
주변에도 확진 받기 전에 미리 타미플루 드시는 분들이 꽤 되더라고요.

개인주의 2009-11-0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무슨무슨 도시에 의료어쩌고도 슬쩍슬쩍 끼워넣는거 같던데요..
사람들 정신 없을때 글자 하나씩 바꿔서..;;

antitheme 2009-11-07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변에도 감염자들이 하나 둘 생기던데.. 주니어가 건강해서 다행이네요.

카스피 2009-11-07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종 플루 감염검사를 위해 십만원이상 쓴다는 것은 낭비에요.이런것은 국가에서 보조해 주어야지요 :3<

비로그인 2009-11-10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라셨겠네요. 별 탈 없어 정말 다행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사무실은 이맘때 가장 바쁘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강도가 높다보니 그 날 출근해 그 날 들어가는 건 불가능한 나날의 연속은 당연한 수순이고 한 사람이 프로젝트 3개를 돌리는 팔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대금 결제는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경기가 회복된다는 망발을 입에 담던데...?)

오늘로써 일단 스트레스와 변비, 불면의 원인이었던 굵직한 프로젝트가 한 턴 쉬고 가는 지점에 이르러 이렇게 간만에 페이퍼도 남기고 알라딘도 둘러보는 여유를 부려보고 있다. (그래봤자 내일이면 또 정신없어지겠지만.)

그간 참 여러 일들이 발생했었다. 소장님의 깜짝 발언에 사무실 구성의 변화 신종플루에다 사무실 일로도 정신없는 지경에 그 외 일들로 머리가 복잡하게 꼬이고 꼬여 있다.

1.
소장님의 깜짝 발언은 사실 내 입장에선 그리 크게 놀랄 것도 아니지만 당사자들에겐 눈앞이 깜깜해지는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사무실 인원을 정리하고 신규인원 뽑고 좀 더 효율적으로 사무실 운영을 돌리겠다는 말씀이셨다. 이런 전차로 정리단계에 들어가는 직원은 두 명.

한 명은 얼마 전 입사했지만 나이와 연차에 비해 일하는 것이 꽉 다물어져 열리지 않는 불량 압력밥솥마냥 답답 그 자체였단 직원과 간간히 내 페이퍼에 출연하여 그리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셨던 낙하산이 지목되게 되었다.

조용히 불러내 소장 실에서 나에게 이런 소리를 하시며 앞으로 좀 더 분발하자는 소장마마의 말씀에 단박에 질문을 던져 버렸다.

'소장님. 그 분 자를 수 있어요??"

'이미 말했다. 너 사정 봐주다 내 사정 엉망이 되었으니 이제 너 갈길 가라 했더니 사정사정하고 난리더라.'

'그래서 어쩌시려고요?'

'이젠 나도 한계가 왔어. 봐줄 만큼 봐줬지. 내보내야지..'

소장마마와 대화 후 낙하산의 모습을 본의 아니게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다.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게 너무나도 눈에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사무실 규정 야근시간은 밤 10시인데 언제나 9시 30분에 홀연히 말도 없이 퇴근하는 모습이 사라졌다. 남들보다 늦은 11시쯤 퇴근한다. 어쩌다 바쁜 주말 언제나 토요일 오후 3시 칼 퇴근. 일요일 출근 절대 불가가 사라졌다.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하고 피곤하다는 변명으로 주말에 쉬어야 한다는 자기만의 주장이 사라지고 일요일에도 늦게까지 일을 한다. 직원들과의 일 이외의 커뮤니케이션에 열중한다. 좀 지나치다 싶게 수다를 떤다. 사무실의 소소한 잡일거리를 솔선수범한다.

변해도 너무 변해버렸다. 그 원인을 알고 있기에 그 변화가 긍정적인 모습만으로 보이지는 않아 보이는 게 문제겠지만. 그래도 봉급날 코 앞에서 돈 떨어진 직원들 동전 털어 자장면 시켜먹을 때 호기롭게 삼선볶음밥을 주문하는 모습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참고로 이 분 식대는 전액 사무실에서 지급된다.) 더불어 지나치게 눈에 띄는 식탐 역시..

변화된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될지 아니면 정리가 될지 별로 신경이 쓰이진 않으나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라는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정불변의 진리를 바탕으로 따진다면 이 변화 역시 길어야 석 달이라고 생각될 뿐이다.

2.
위의 경우와는 반대로 스스로 사직을 하게 된 직원이 하나 있다. 일이 힘들어서, 보다 좋은 직장을 찾아, 공부를 더하기 위해, 시집을 갈려고 같은 일상다반사 같은 이유가 아닌 사귀고 있는 애인의 간병을 위해 그만 두게 되었다. (실리주의와 연애와 사랑도 자본과 직결되는 요즘시대, 순애보적인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사연이 깊다.)

대충적인 내용은 4년 넘게 사귀며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친이 어느 날 청천 벽력같은 진단을 받게 되었다. 안암(암세포가 동공에 발생)확진을 받은 것. 결국 남친은 다니던 직장 휴직 계를 내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암세포 발생부위가 뇌와 너무 가깝기에 적출이 최선이란 선고를 받고 결국 한 쪽 눈을 적출하게 되었다.

문제는 다른 쪽 눈에도 전이의 가능성이 높아 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봐야 한다는 것. 집이 지방이기에 치료를 위해 서울에 기거를 해야 하는데 서울에서 사회 생활하는 친 누나 집에 있었더니 누나와 어머니의 한숨과 통곡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인지라 자기의 여자 친구가 자취하는 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 이상 직장생활을 계속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싹싹하고 그 나이에 다른 또래에 비해 책임감도 강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에 사무실 노친내들이 대견하다며 예뻐했는데 어쩔 수 없이 사직을 하는 경우로 발전하였다. 사무실 사람들의 설왕설래는 이래저래 많이도 나왔었다.

내가 그 남친 이라면 차라리 이별을 택하겠다. 남자의 부모라면 죽고 못살겠다는 게 아닌 이상 남의 집 딸 인생을 위해 헤어질 것을 종용할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신의 인생이 먼저지 결혼도 안한 애인의 병수발을 해줘야 하는가? 그로 인해 받을 사무실의 타격도 결코 적지 않고  본인에게도 손해만이 있을 것이라는 등등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더불어 이 모든 것을 결혼도 안한 자기 아들의 애인에게 떠넘기고 결혼까지 서두르는 남자 측 부모들의 모습에 대한 이해불가능의 발언들도 나왔다. (참고로 자세한 내용을 여자 측 집안에선 아직 모른다.)

하 지 만.

내가 많이 알진 못하지만 내가 아는 범위에서 그 녀석이 택한 최선의 방법이 그것이라는 생각하고 싶다. 그리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도 열심히 살며 자기 동생 대학 학비까지 벌었던 녀석이었다. 요즘 또래의 아이들처럼 생각이 가볍거나 신중하지 못한 그런 아이는 아니니까.  도와 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그냥 퇴사하는 날 기운 내라는 말 한마디만 던져주고 말았다.

바라건대 암에 걸린 애인이 완치되어 둘이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현실은 다른 쪽 눈 전이율 80%가 넘고 당장이 아니라 10년을 봐야 하는 암이라는 문제만큼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때쯤이면 알아서 현명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것이라 믿고 싶다.


3.
사람마다 다 개인의 경우와 사정이 존재하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똑같은 상황 속에서 이런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인물들을 바쁜 와중에 관찰하고 생각하다 보니 가뜩이나 나이 먹고 기억력이 반 토막이 된 머릿속은 복잡해졌지만 득도까진 아니더라도 꽤 덩어리가 커다란 무언가를 깨달게 되었다고 생각되어진다. 사람의 깊이는 얼마나 오래살고 적게 살고로 정해지는 건 결코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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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1-02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장님의 결심이 안 바뀌길 바라고, 퇴사하신 그 분의 소중한 사람이 건강히 완치되었으면 합니다. 세상엔, 정말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ㅜ.ㅜ
그나저나 메피님, 반가워요!

Mephistopheles 2009-11-05 12:24   좋아요 0 | URL
그게 잘 모르겠습니다. 듣기로는 자신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남겨줄 것을 간곡히 요구를 하는 모양입니다. 조만간 결판이 나겠죠..^^

카스피 2009-11-0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아직까지도 경기가 어려운가 봅니다.메피님 기운내세요^^

Mephistopheles 2009-11-05 12:25   좋아요 0 | URL
서부전선 이상없다. 라는 소설마냥 최전선에 위치한 군인들은 피와뼈가 발리며 전쟁에 내놓아져있고 저 윗분들은 그냥 평화 그 자체...이것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인 2009-11-02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이 답답해지네요..

Mephistopheles 2009-11-05 12:26   좋아요 0 | URL
어쩌겠습니까. 본인의 행동으로 인해 야기되어진 일과 본인의 선택으로 진행되어지는 일..모두 자기책임이겠죠.^^

비연 2009-11-02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드문 분이네요. 다 잘 되길. 행복하길 기도합니다~

Mephistopheles 2009-11-05 12:26   좋아요 0 | URL
요즘 세상엔 참 드문 일이죠. 같은 예로 이번에 퇴직한 직원보다 나이 좀 더 어린 20대 중반 여직원은 공공연히 결혼은 무조건 돈 많은 남자를 잡아야 한다라고 공언하던 것과 사뭇 비교되죠..^^

순오기 2009-11-03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네요~ 여전히 바쁘시군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에 공감하고~ 애인 간병을 선택한 그녀가 내딸이라면 결코 칭찬하지 못하겠지만...그래도 이런 사람도 있고 이런 사랑도 있다는 게 위안은 되네요.

Mephistopheles 2009-11-05 12:27   좋아요 0 | URL
다만 요즘 세상에 보기 힘든 유형이며, 고생길이 뻔하다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현실이라는게 답답할 뿐이죠..^^

BRINY 2009-11-03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장님 결심이 안바뀌길 바랍니다.
그 여직원분이 제 후배나 동생이라면 죽어라 말릴 겁니다. 남자가 병자건 말건 싫은 소리 수십바가지 던져줄 거 같구요. 그 여자분이 나중에 후회안하기만을...

Mephistopheles 2009-11-05 12:28   좋아요 0 | URL
분위기 상으로 거의 바지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만...뭐 알아서들 하겠죠. 그리고 아마 결과가 어찌 되었던 후회는 안할 꺼에요. 본인도 할만큼 해보는데 까진 해보이겠다고 했었으니까요..^^

토토랑 2009-11-0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님은 참 반가운데
그 후배분의 이야기는 먹먹하네요.. 속 깊은 분이겠지만.. 에휴..

Mephistopheles 2009-11-05 12:29   좋아요 0 | URL
자신의 삶을 저당잡히는 모습으로 보이겠지만 정작 본인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 것입니다. 알아서 잘 해쳐나갈 꺼라 보고 싶을 뿐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1-03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님 반갑습니다만..
참 소식이..
건강조심하세요.

Mephistopheles 2009-11-05 12:29   좋아요 0 | URL
건강이야 뭐....나이가 나이인 만큼 아주 죽겠습니다 요즘..
 

 

언제....이런 책을 쓰셨나 했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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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10-1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네꼬님이 쓰신 책이어요?

paviana 2009-10-1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에 나타나서 썰렁함을 선사하신 메피님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저책 저자님은 독일에 살고 네꼬님보다는 나이많은 건축하는 여자분이랍니다.^^

조선인 2009-10-1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에게 고등어를 금하게 하다니 잔인하잖아요? ㅋㅋ

네꼬 2009-10-14 09:58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저... 고등어 알레르기가 있어요. (고양이의 최대 비극)

Kitty 2009-10-1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는 이매지님이 쓰신 책인 줄 알았어요 ㄷㄷ

이매지 2009-10-13 20:5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얘기 몇 번이나 들었어요 ㅎㅎ

비연 2009-10-1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네꼬 2009-10-14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누군가는 이 말을 할 줄 알았어요. 그리고 그게 메피님일 가능성이 85% 이상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하하하하하하..... 저 이 책 사서 볼까요? 응?

순오기 2009-10-2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색했더니 이름은 이매지님이고 제목은 네꼬님이군요.ㅋㅋ
메피님 오랜만에 들렀어요. 가을은 잘 보내고 계시겠죠?
태그 패밀리 한번 뭉쳐야죠.^^
 


내가 사는 동네는 그다지 잘 사는 동네는 아니다. 수십 년 전엔 언덕 꼭대기에 다닥다닥 판잣집이 붙어 있었던 흔히 말하는 수도권 슬럼과 빈민촌의 대명사격인 동네였었다. 오죽하면 서민이나 극빈층이 배경인 드라마를 찍으면 무조건 이 동네에서 촬영을 했다고 하니 말 다했다. 그래도 이젠 그런 과거는 옛일이 되고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선 동네로 변모하긴 했다. 더불어 행정구역상 동네 명칭도 죄다 바꿨다. 왜 바꿨는지 좀 이해가 안 되지만 말이다.

그래도 장점이 있는 동네임에는 분명하다. 일단 물가가 싸고 (바로 옆 동네 8학군 동네 물가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가격대 성능비가 월등한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멋진 인테리어와 비싼 가격에 쥐똥만큼 나오는 음식으로 분위기 잡는 집이 아닌 푸짐하고 싸고 맛있는 음식점들이 제법 많다.

그 중에 하나인 집에서 길을 건너면 존재하는 S양꼬치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래저래 입소문이 나고 한 번 가봐야지 벼르고 별렀는데 마침 시간이 되서 퇴근 방향이 같은 사무실 직원 두어 명과 방문하게 되었다.  저녁 7시 반쯤 마지막 남은 자리 하나를 극적으로 차지하고 이 집의 대표메뉴인 양꼬치를 시켰다. 꼬치 10개에 7천원이란다. 2인분 이상 주문 가능하다고 하니 양꼬치 2인분을 시키고 주종은 칭다오 2병을 시켰다.  




한번 초벌구이로 나온 양꼬치는 자리에 있는 활성탄으로 다시 노릇하게 굽는 구조방식이다. 일단 꼬치 10개를 나란히 올려놓고 기름이 쫙쫙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군침을 꿀꺽 삼키며 칭다오 한 병을 따고 글라스에 잔뜩 부어 마신다. 그리고 바싹 구워진 양꼬치 하나를 가루로 된 양념에 굴려 살살 빼먹었다.

제법 맛있다. 한 명이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인지라 둘이서 맥주 두 병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잔이 금방 빈다. 맥주 안주로 제법 입맛이 돈다. 두 번째 양꼬치가 왔을 땐 이미 2병을 비웠기에 이번엔 하얼빈이라는 맥주를 시킨다. 칭다오보다 훨씬 부드럽게 넘어간다. 양꼬치만 먹기 심심하여 꿔바로우(중국식 탕수육)를 하나 시킨다. 양꼬치집에서 만들지 않고 건너편 같은 사장이 하는 샤부샤부 집에서 공수해 온다. 양은 그리 많지 않으나 이것 또한 꽤 맛있다. 더불어 푸짐한 물만두까지 시키는 호기를 부린다. 열심히 먹고 마시며 마무리는 국물이 끝내 준다는 해물탕면으로 마무리...

계산하고 나오니 밖에는 양꼬치 먹겠다고 사람들이 제법 웅성거리며 기다리고 있다. 일부는 맥주 병나발까지 불면서..

셋이서 배 터지게 먹고 술까지 3병을 마셨는데도 5만원이 안 나온다. 가볍게 먹자고 약속을 했기에 2차는 패스. 각자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집은 언제 가도 기분 좋게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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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9-09-08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넘해요. 아직 점심 전인데...
칭다오는 저도 좋아라 하는 맥주에요.하얼빈은 한번 먹어봐야 겠네요.

Mephistopheles 2009-09-09 12:46   좋아요 0 | URL
잘은 모르겠지만 양꼬치와 잘 어울리더군요...두 맥주가...거기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고....오호호

무해한모리군 2009-09-08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아적기 하얼빈 ^^;;

Mephistopheles 2009-09-09 12:46   좋아요 0 | URL
허연병을 찾으세요.

레와 2009-09-08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칭타오!!

맥주가 급급급 땡겨요.

Mephistopheles 2009-09-09 12:47   좋아요 0 | URL
일단 양꼬치 구우면 그 냄새에 알게 모르게 맥주가 땡깁니다. 궁합이 잘 맞아서 그런지 맥주가 술술 넘어간다는...

웽스북스 2009-09-09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네 어딥니까? 강남입니까 강북입니까 경기입니까. 맛있는거 많은 동네 좋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9-09 08:31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제가 압니다. 제게로 오세요 ㅍㅎㅎ

Mephistopheles 2009-09-09 12:47   좋아요 0 | URL
강남에서 웬디양님 집에가는 전철(갈아타지 않고) 가다 보면 있는 동네입니다.

카스피 2009-09-0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꼬치 저도 먹고 싶네요. 꾸울~~~꺽

마냐 2009-09-1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어제 과음으로 당분간 술 싫어~ 라던 중인데...완소 양꼬치....크...저 양고기 넘 좋아라 합니다. 그 꼬릿 냄새도 좋고. 양고기 스테끼도 좋고, 양꼬치는 소박한 것이 더 좋고...양 샤쉴릭(이건 러시아식 꼬치구이...훨씬 살점 크고 두툼한..)도 그립네요.

2009-10-13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