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두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주니어와 미국에 사는 큰 조카.

주니어의 경우 별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나(기껏해야 37.5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미열) 반 아이 하나가 확진을 받았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받았다. 피 같은 돈 10여만 원을 뿌려 가며. 

웃기는 건 동네 거점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더니 결과는 4일이 지난 후에나 나온다고 한다. 주니어야 그리 위급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별 불만은 없지만 초기 증상이 심각한 상태인 사람은 어쩌려고. 더군다나 내가 주워들은 상식으론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투약을 하지 않으면 별 효과가 없다는 걸로 아는데...

결국 4일 걸린다는 병원말보다 하루 앞당겨 결과가 나왔는데 감염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미 걸린 반 아이에게 전염이 된 듯 그 반 그 분단의 아이들은 전부 감염되었다는 담임선생님의 전화가 왔더랬다. 그나마 반 전체로 퍼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게 보름 전 이야기니까. 타미플루 5일치 꼬박꼬박 먹고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놀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까불고 지낸다.

주니어보다 일주일 정도 전에 미쿡에 사는 큰 조카 녀석도 신종플루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들어간 녀석이고 건강 체질인데 어느 날 갑자기 열이 올라 누나가 병원에 데려갔더니 감염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사실은 지나치리만큼 대조적이다.

검사하는데 몇 시간도 안 걸린다고 한다. 진단서와 처방전 금방 나오고 약국 가서 약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한 시간도 채 안 걸린단다. 거기다가 이 모든 과정이 전부 공짜란다. 정작 문제는 공부벌레 조카녀석이 격리의 차원으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문제라면 더 문제였다고 한다.(설마...학교마다 하나씩 있다는 왕재수 범생 스타일은 아니길 빈다.)

그 나라 의료체계가 허접 그 자체에 개판 오 분 전이라고 해도 이런 위급상황에선 그래도 제대로 돌아가는 걸 보니 선진국은 과연 선진국이구나. 란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더랬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왠지 모를 불안한 생각이 마음 속에서 모락모락 피어난다. 

급속 적으로 확산되는 신종플루보다 더 무서운 게 하나 있다면 이런 광풍과도 같은 전염병이 지나간 후 이게 다 의료부분의 선진화가 안 되었기 때문이라며 의료 민영화 밀어 붙이는 모션을 취할지도 모를 저 양반들이 사실 더 걱정스럽다. 

에이 설마 혹시..? 지나친 오지랖, 소설 쓰고 있네..??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미디어법, 4대강전비사업 강행하는 걸 보면 결코 소설 속 허구의 지어낸 이야기는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뱀꼬리 : 설마 이런 페이퍼 쓰고 정말로 이렇게 진행된다면 나도 미XXX 꼴 나는 거 아닐까? 그럼 나도 후원금으로 미국 유학도 갈 수 있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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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1-06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이 내린 대통령이라 그런지 서울을 하나님께 바쳐그런지 도대체가 전염병까지 그 인간을 돕는듯하단 말이죠 --

웽스북스 2009-11-0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많이 놀라셨겠어요. 주니어가 건강하다니 다행이지만요.
그런데 정말.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군요. 이러니 계속 확산만 더 되지 -_-
주변에도 확진 받기 전에 미리 타미플루 드시는 분들이 꽤 되더라고요.

개인주의 2009-11-0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무슨무슨 도시에 의료어쩌고도 슬쩍슬쩍 끼워넣는거 같던데요..
사람들 정신 없을때 글자 하나씩 바꿔서..;;

antitheme 2009-11-07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변에도 감염자들이 하나 둘 생기던데.. 주니어가 건강해서 다행이네요.

카스피 2009-11-07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종 플루 감염검사를 위해 십만원이상 쓴다는 것은 낭비에요.이런것은 국가에서 보조해 주어야지요 :3<

비로그인 2009-11-10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라셨겠네요. 별 탈 없어 정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