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70201
- 드라마 도깨비
우리 집에는 TV가 없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TV를 전혀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아이는 할머니 댁에서 TV를 시청한다. (이것도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나와 아이가 함께 TV를 보는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함께 TV를 볼 때면, 나는 아이와 대화를 하면서 TV를 본다. 만약 대화가 없다면, 나는 아이가 보는 프로그램을 지루해 하고, 내가 보려는 것은 아이가 지루해한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바보상자라고 알려진 TV를 볼 때, 대화를 하면 일방적인 정보 수용에서 정보 분석이라는 두뇌 사용 때문에 TV 폐해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손쉬운 방법 중에 하나가 TV 드라마를 함께 보는 것이라는 봤다. (어쩌면 알라딘 서재에서 봤을 수도 있다.)
얼마 전 안해와 딸고 나와, 이렇게 셋이서 드라마 도깨비를 봤다. (몇 회분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평소에 하던 대로 중얼거리면서 드라마를 봤다.
“저게 말이 돼?”
“저 장면은 어느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인데, 패러디인가?”
“저 사건은 설명이 안 되는데, 복선인가?”
“저 장면은 앞의 복선을 풀이하는 것이군.”
그러던 중 안해가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 “그만 좀 중얼거려요. 드라마에 집중을 하지 못하잖아요.”
나는 안해를 말을 듣고 뭔가 모순적인 상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1) 남편이 아내와 함께 TV 드라마를 같이 보는 것은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2) 대화를 하면서 TV 드라마를 보는 것은 전뇌 前腦를 사용하므로 건전하다.
3) 대화를 하면서 TV 드라마를 보는 것은 드라마에 몰입을 방해하다.
나는 “케이블 TV가 신인 여주인공을 발굴했나?”라는 나의 질문에 안해는 “주인공, 신인 아닌데, 김고은인데.” “유인나가 뭐하는 여자야? 탈렌트야, 가수야?” “탈렌트인데.”
위 대화 이후 나는 “남편이 아내와 함께 TV 드라마를 같이 보지 않는 것이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라는 가설을 제안한다.
뱀발) (전술 前述한 바 있지만) 나는 유아기의 호기심에 고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