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70202
- 남녀 간의 인사
지난 달 안해와 함께 마트에 갔다. 안해가 나에게 저 남자를 보라고 한다. (사람치痴인) 나는 ‘누구?’라고 반문하면서 두리번거리다가 사람을 놓쳤다. 몇 번 만에 그 남자의 뒤통수만 봤는데, 안해는 그 사람이 딸아이의 친구 MH의 아빠라고 한다. 안해는 “MH 아빠가 평소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장도 혼자 본다고 하더니 정말이네.”라고 말했다.
나는 ‘안면이 있으면 지나칠 때 인사를 하질 그래요’라고 했더니, 안해는 ‘MH 엄마도 없는데, 인사하기 좀 그래요’라고 답했다. 나는 안해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먼저 인사를 잘 하지도 않지만, 남자가 먼저 인사해도 불편해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나는 결혼 전에 남녀를 잘 구분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 실화)를 알라딘에 올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내가 대학생 때의 이야기다. 나와 어머니와 여동생이 잠실역 (또는 백화점) 근처를 지나가다 벤치에 앉았다. 여동생은 내게 물었다. “오빠, 조금 전 지나간 여자 봤어?” 나는 답했다. “조금 전에 지나간 사람은 봤는데, 여자는 못 봤어.” 어머니와 여동생은 조금 지나친 여성(의 옷)에 몇 마디를 주고받았는데, 나는 기억나는 것이 없어 대화에 끼지 못했다.
결혼 후에 (남녀를 구별하는) 안해의 영향으로 나는 남녀를 구별하게 되었다.
‘인사를 하지 않아서 미안한 것보다 인사를 하지 않아 (잠재적 범죄자로 대접받는 위험에 대해) 안전한 것이 낫습니다.’
나는 안해에게 “나는 대인 기피적 성향이 있어 사람들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았는데, 작년, 재작년에 페미니즘에 대한 도서를 읽은 후 여성들에게 더 인사를 하지 않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과 소통을 포기했다고 해서 크게 불이익을 받았다는 느낌은 없다. 단지 불통이 페미니즘과 어떤 관계인지는 궁금하다.
알라딘 서재에서도 확신이 선 여성 알라디너 서재에만 댓글을 남긴다.
뱀발) 위 에피소드와 관련된 도서 제목을 잊어버렸다. 그냥 호기심 나는 책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을 링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