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1
스기사쿠 지음, 백수정 옮김 / 늘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연달아 고양이 관련 책을 두 권 읽었다. 한권은 원래 애묘인이고 오랫동안 고양이를 키워왔던 사람의 고양이와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한 권은 바로 이 책,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라는 만화책이다.

에세이와 소설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두 권의 책은 그저 담담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 그러니까 고양이와 함께하는 자신들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글들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고양이와 함께 살아본적도 없고 길냥이들에게 밥한번 준적이 없는 내게 무한한 감동과 이제는 섣부르게 나는 고양이와의 인연은 절.대.없.다.라고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이야기들이다.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라는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도도하면서도 경계심많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길냥이들이 아무리 불러봐도 오지 않는 것은 그저 호기심에 지나가는 고양이를 불러보는 내 마음을 알기 때문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그린 저자는 원래 복서의 꿈을 키우다 부상으로 꿈을 접고 형과 함께 생활을 하다가 형이 데리고 온 고양이들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고양이와의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런 그가 처음부터 고양이들과 친근하게 지낸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부를 땐 오지 않고 부르지 않을 땐 오는 청개구리같은 녀석들을 제대로 제어하지도 못하고 고양이들의 습성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이다. 형이 집을 나가게 되었을 때 고양이들이 동생을 더 따르는 것을 보고 그냥 두고 나간 후 본격적인 고양이들과의 생활이 시작되었는데...

 

만화같은 이야기의 시작이지만 저자의 실제 이야기를 만화로 그렸다고 한다. 실업자 처지여서 자신의 생계를 걱정해야할 판에 고양이들의 생계까지 책임을 져야하는데 없는 돈에 크리스마스라고 특별히 거금을 투자해 맛있는 음식을 마련했지만 정작 함께 사는 냥이들 - 레오와 꼬미는 시큰둥하게 관심을 안갖고 동네 길냥이들만 크리스마스 특식을 먹는 에피소드도 싱겁기는 하지만 어쩐지 그게 더 우리의 일상인 듯 해서 좋았다.  사실 잔잔하게 이어지는 냥이들과의 생활을 통해 조금씩 고양이의 습성을 알게 되고 중성화 수술에 대한 고민이라거나 함께 사는 고양이들이 좀 더 고양이답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모습이 더 좋기는 했다.

이야기의 끝은 슬프지만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고양이들과의 동거생활 이야기는 역시 그 전에 읽은 다른 고양이에 대한 책처럼 '이어지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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