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새기다
나카노 시즈카 지음, 나기호 옮김 / 애니북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그녀의 작품을 형상화 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재료인 스크린톤은 연마기에 올려진 광석이며 그것을 보석으로 연마하고 가공하는 그녀는 보석 세공사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정밀하게 잘라낸 투명 절편으로 그려진 그녀의 그림을 잠깐이라도 본다면 그녀가 진정한 보석 세공사라는 것을 알 수 있으리라" - 해설을 대신하여 하토야마 이쿠코.

나는 만화기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이야기 할 때는 꼭 스크린톤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그래서 나도 ''스크린톤''이 뭔가 뒤적뒤적거려봤다. 그렇지만 뚜렷이 ''아하~!''하는 느낌이 오지는 않아 뭔가 답답한 느낌이 남았다. 그런데 "스크린톤은 일정한 무늬로 이루어져 있어서 대체로 배경을 마감하거나 배경화면으로 쓰이는 만화기법 중 하나다"라는 글을 읽고, 해설을 대신한 글을 읽은 후, 다시 그림을 쳐다봤더니 처음 볼 때는 무심결에 넘겼던 그림들이 색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그녀의 그림을 보석세공사에 비유한 그 느낌이 오는 것 같다.
현실과 비현실, 상상과 꿈, 실제의 세계가 마구 섞여들어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이야기의 흐름과 그녀의 그림은 일체를 이뤄 표현되고 있다고 느껴버리고 있다. 두번째로 책을 펼쳐들고 그림을 다시 보면서 뭔가 표현하진 못하겠지만 ''아하~!''라는 감탄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확실히 그녀의 그림은 독특하다. 표지에 그려진 소년의 모습, 온전히 드러내지 않고 뭔가가 담겨있는 듯한 느낌을 담고 있는 소년의 시선에서 선뜻 눈을 뗄 수 없는 독특한 끌림이 있는 것이다. 이런 느낌은 단지 스크린톤의 절묘한 사용이라는 그녀의 그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단편집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뭔가... 동화와 환상이 어우러지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과 아름답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빠져들게 하다가 기묘한 분위기와 멈칫, 하게 되는 반전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그녀의 그림과 너무 잘 어우러져 있다. 이런 느낌을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보면 볼수록 그림의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고, 그림만큼이나 단편의 내용들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만화, 라는 이유로 술렁술렁 훑어보고 ''뭔가 이해가 안되''어 다시 펼쳐보면 처음에 보지 못했던 그림의 뜻과 글의 뜻을 보게 되면서 새로운 느낌과 이야기의 의미를 알게 되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계속 책을 들춰보게 된다.
또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자꾸만 힐끔거리며 책을 쳐다보게 되는 또다른 이유는 독특한 그녀의 그림과 끝이 없는 심연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이야기가 그 환상과 현실의 묘한 경계로 유혹하듯이 나를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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