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 그림 속 세상으로 뛰어든 화가 내 손안의 미술관 2
토마스 다비트 지음, 노성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렘브란트, 라는 이름만으로 너무 많은 기대를 해 버린 탓인지 이 책은 생각만큼 재밌게 읽히지 않았다. 아니 내가 갖고 있는 렘브란트에 대한 선입견때문이다. 렘브란트에 대해 쓰여진 책이라면 분명 신앙의 관점에서 쓰여졌을 것이고, 빛이라는 말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해버렸기 때문이다. 또 그의 초상화나 많이 알려진 그림들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에, 나의 기대에 맞는 것만 찾느라 이 책의 재미를 느끼지 못해버렸다.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오로지 나의 탓이니 뭐라 말할 수도 없는 거 아닌가.
그렇지만 심각하게 렘브란트를 읽지 않아도 되었으니 이것이 또 이 책 읽기의 재미가 되었을려나?

"세관 창고에서 공부하는 렘브란트의 제자들은 열네 살도 안 된 병아리 견습화가가 대부분이었다. 두어 시간만 앉아 있어도 엉덩이가 근질거리는 나이였다. 선생님 등 뒤에 슬그머니 다가와서 물감을 후딱 발라놓고는 일없이 딴청을 부리는 녀석도 있었다. 렘브란트가 작업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금화를 집으려고 허리를 구부릴라치면 어느새 왁자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곤 했다. 장난꾸러기 제자가 노란 물감으로 그려놓은 가짜 금화였던 것이다."(60)

이렇듯 렘브란트의 전성기에는 웃음이 넘쳐났다.
사실 렘브란트의 생애와 그가 겪어야 했던 고통들(아내와 자식들 모두 렘브란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나 말년에 겪어야 했던 신앙적 비난과 가난 같은)에 대해서는 깊이 이야기 하지 않아서 딱히 뭐라 끄집어 낼 수가 없지만. 이 책은 적어도 렘브란트의 ''화가로서의 상상력''에 대해서는 흥미롭게 끌어내고 있다. 문헌기록이 없는 시절을 나타내는 것은 학자들이 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화가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그 시대를 재현해내는 것이라는 것. 그런 부분에 있어 렘브란트는 최고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온전히 상상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렘브란트 나름대로 관찰하고 연구하며 세밀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 역시 말해주고 있다.
" 렘브란트는 인도, 페르시아, 터키 등지의 역사와 풍속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어떤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인도의 세밀화를 정성스레 베껴 그리기도 했다. ...... 실제로 근동 지역의 사람들이 그림에 등장인물로 나올 때는 세밀화를 참고해서 옷차림이나 장식을 그렸다. 머리에 얹는 터번을 제대로 감을 줄 몰라, 혼자서 거울을 보며 몇 날씩 감았다 풀었다를 되풀이하기도 했다"(80)

렘브란트의 그림을 좋아한다면, 렘브란트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것이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적오리 2006-04-09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