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느와르 M 케이스북 - OCN 드라마
이유진 극본, 실종느와르 M 드라마팀.이한명 엮음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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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뭐라 해야할까...

이미 방영이 되었던 드라마의 케이스북이라고 해서 - 솔직히 그것도 한국드라마의 케이스북이라고 하니 이건 화보집이라고 하면 될라나, 싶은 마음으로 티비를 보면서 책을 집어들었었다. 그런데 첫장을 읽자마자 이건 가볍게 쓰윽 넘겨버릴 책이 아니구나, 라는 걸 바로 느끼고 진중하게 읽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 책을 뭐라 해야 할까... 드라마를 보지 못한 나로서는 책을 통해 각 에피소드의 모든 결과를 알수는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각각의 에피소드가 완전한 형태로 책에 담겨있어서 보는 드라마가 아니라 읽는 드라마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드라마를 몰아쳐서 소설로 읽은 느낌인데, 소설로 각색한 형태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각 등장인물의 성격과 특징을 드라마의 한 장면 컷과 함께 설명이 되어 있고, 그건 인물만이 아니라 사건의 배경과 해결 과정 등 모든 것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는데다가 에피소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제작노트가 각 에피소드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감독뿐 아니라 작가의 부연 설명은 '실종 느와르 M'이라는 드라마가 단순히 흥미를 갖고 추리극장을 보듯 범인 찾기를 하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잠시... 나는 '실종 느와르 M'을 이야기하면서 드라마를 꼭 봐야한다고 추천해야할까, 아니면 이 책 케이스북을 읽어보라고 추천해야할까?

드라마를 보지 않고 책을 먼저 접한 나는 기회가 된다면 둘 다 권하고 싶다. 드라마를 볼 때는 그 흐름을 쫓아가며 범인찾기에만 열중하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책을 통해서는 범인 찾기가 아니라 왜 '실종'이 계속되고 있는지, 지금도 어딘가에서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 사람들을, 법과 시스템에서도 소외되고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그렇게 모른 척 외면하고 살아가도 되는지... 더 깊이있는 생각에 빠져들며 드라마를 읽을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실종 느와르 M'은 드라마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드라마를 봐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고.

 

안도현님의 시 '양철지붕에 대하여'가 떠오른다. "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 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 볼수록 실밥이 많다는 비유처럼 '실종'이 단순히 그 누군가 '개인의 사라짐'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실종'이라는 키워드로 개인을 넘어선 사회 시스템으로, 법의 정의는 무엇이고, 우리가 포기하지 말아야하는 정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실종 느와르 M'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은 곱씹어볼수록 더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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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5 17: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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