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5 - 공포의 학교, 개정판
레모니 스니켓 지음, 홍연미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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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섯번째의 위험한 대결까지 왔다. 책을 다 읽어보지 않아도 지금쯤은 당연하게 보들레어 삼남매에게 닥쳐 올 불행이 무엇일지가 궁금해질뿐이지 불행한 고아 삼남매에게 어떤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까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같은 패턴의 이야기가 반복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늘 새롭게 느껴지는 보들레어 삼남매의 모험과 같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한가지를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이번 이야기는 말만 들어도 경직되는 '장엄근엄 사립 기숙학교'에서 겪게되는 이야기이다. 여전히 삼남매는 부당한 대우를 받을 뿐이고, 어른들은 하나같이 그들을 지켜주고 악당 울라프 백작은 접근할수도 없게 하겠다는 말을 늘어놓지만 그들이 믿을 것은 삼남매 자신들뿐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보들레어 삼남매는 친구를 만난다. 어떤 어려움과 불행이 닥쳐도 자신을 위로해주고 댓가를 바라지 않고 희생하며 도움을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원래 세쌍둥이였지만 사고로 막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 둘만 남게 된 쿼그마이어의 쌍둥이가 보들레어가의 삼남매와 친구가 되어 도움을 주고 그들을 위해 막중한 역할을 해 낸다. 물론 결과적으로 그로 인해 쌍둥이는 위험에 처하게 되어버리는데...

내게는 항상 많은 친구가 없어 쓸쓸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결코 친구를 숫자로 평가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기도 했고 나 역시 그러한 친구가 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공포의 학교'에서 되새겨보게 된 내용은 나의 삶을 대하는 자세이다. 장엄근엄 사립기숙학교의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그것을 헤쳐나가기 위해 해결책을 찾아 고민하고 삼남매 각자가 맡아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내는 모습은 어른인 나 역시 본받을만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 불행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보들레어 아이들의 삶에 좀처럼 찾아오기 힘든 행복한 순간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법을 그 아이들은 알고 있다는 것. 나였다면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 만족하지 못하고 닥쳐 올 불행과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 마음이 안좋았을텐데 보들레어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항상 다른 이야기로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삶을 대하는 자세를 생각해보게 하는 위험한 대결은 그래서 더욱 더 기대된다.

 

"보들레어 아이들과 쿼그마이어 쌍둥이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는 안도감으로 아늑한 기분을 맛보고 있었다. 여기서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는 안도감'이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데, 한마디로 모두 행복해했다는 뜻이다. 사실 바이올린을 연주할 줄도 모르는 남자가 줄기차게 울려 대는, 오싹하리만큼 끔찍한 소나타를 들으면서 행복을 느끼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분명히 뭔가 흉측한 계략을 꾸미고있을 악당이 코앞에 앉아 있는 넌더리 나는 기숙 학교에서라면 더 그렇다. 그러나 행복한 순간은 보들레어 아이들의 삶에 좀처럼 찾아오기 힘들었고, 세 아이는 그 순안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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