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다, 인권 30
휴먼 라이츠 나우 지음, 김영환 옮김 / 동산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을 바꾼다, 인권 30]을 읽고 들었던 생각들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물론 내용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 글을 읽고 기분이 좋아질리가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라 반문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부분이 아니다.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일본의 인권 단체에서 쓴 글을 그대로 번역하는 수준에서 옮겼을 뿐이다. 일본의 인권 단체가 쓴 글이라 해도 일본과 우리의 인권 상황이 전혀 다르다거나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과 폭력들이 다른 내용으로 기술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어느정도 우리 상황에 맞는 글이나 자료가 첨부되어 있으리라 기대를 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내용들은 인권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전혀 생소한 이야기들보다 언젠가 한번은 들어봤고 한번쯤은 분노해보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인가 작은 실천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실행해보기도 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그래서인지 내게는 그리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글을 읽으면서도 그저 술렁술렁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려니, 나는 인권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고 있는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스스로에게 여러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인권에 대한 접근을 그저 지식으로만 받아들인 것은 아닌가,라는 반성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들은 이미 한번쯤은 들어본 것이고 전세계의 인권 상황이 어떻다는 것을 대강이라도 알고 있다는 생각속에 그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세상을 바꿔 나가기 위해 구체적으로 내가 행해야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다. 한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나 사례들이 없어서 섭섭하다는 책에 대한 평가는 하면서 말이다.

책을 뒤적여볼때마다 그 부끄러움이 계속 올라온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권 교육을 하기에는 괜찮은 책이다, 정도로만 생각하며 이에 자료를 덧붙인다면 더 좋겠구나 라는 지식적인 측면에서만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럽다.

알고 알리는 것부터 시작하여 내가 할 수 있는 행동 실천을 고민해보는 과정에서 누가 더 훌륭하고 누가 더 많은 일을 하고 가치있는 것인지의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깨닫게 되는 그 순간부터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래도 여전히 한국의 시민단체나 인권단체에서 우리의 사회환경에 더 이해하기 쉬운 인권관련 책이 없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좀 더 세상을 넓고 깊게 바라보며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기 위한 한가지 방법으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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