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생각하라 - 에리히 케스트너 평전
박홍규 지음 / 필맥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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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고 멋진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에리히 케스트너 평전이라는 꼬리를 달고 있다. 책의 첫머리를 읽으며 남겨둔 메모가 새삼스럽게 새롭다. "첫머리를 조금 읽었을 뿐인데 이 책을 무척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아, 에리히 케스트너를 무지막지하게 좋아하게 되리라" 한달 전쯤 이 메모를 시작으로 책에 빠져들었다.

<잘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케스트너에 대한 책은 다시 쓰이지 않으리라. 이 책처럼 팔리지 않을 것이기에. 어쩌면 이 책은 나의 추억에 바치는 책이다. '어린 시절'이라고 말할 수 없었던 나의 어린 시절에 바치는 책이다. 그러나 어린시절은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 가치를 알고 그리워함으로써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 생각에서도 이 책을 쓴다. 괴테도 말하지 않았던가? "사람들은 청춘 시절에 소망했던 것들을 나이가 들어서야 갖게 된다"고.(p26)>

이 책을 쓴 박홍규님의 글을 인용했다. 이 말속에 이 책의 느낌이 함축되어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유일하게 어릴 적에 읽은 '날으는 교실' 하나로 케스트너를 기억한다. 물론 에밀과 소년 탐정들도 한번쯤은 읽었을 것이고, 로테와 루이제 이야기는 영화로, 만화로 자주 봤을 것이다. 한참 유행했던 마주보기 시집 역시 한두번은 훑어봤을 것이고... 이것이 내가 아는 케스트너의 전부였다.

 저자가 이 책을 어린시절에 바치는 책이라 한 것처럼 나 역시 어린 시절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읽은 한권의 책으로 인해 에리히 케스트너라는 인물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상 그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 없는데 무작정 나는 케스트너를 좋아해,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 그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내가 공감하며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이 책은 나의 추억에 바치는 책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절대공감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물론 케스트너의 놀라운 모습들을 느낄 수 있게 되기도 했으며, 좀 더 깊이 느끼게 된 부분도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케스트너의 시가 제대로 다시 번역되어 출판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이상을 지닌 인간은
그것을 이룰 때까지 조심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자기 대신
다른 사람의 삶과 닮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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