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러디의 사명은 그런 것이다. 패러디는 과장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제대로 된 패러디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웃거나 낯을 붉히지 않고 태연하고 단호하고 진지하게 행할 것을 미리 보여 줄 뿐이다.

 

... 우리는 웃으면서 화를 낼 수 있을까? 악의나 잔혹함에 분개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없지만, 어리석음에 분노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있다. 데카르트가 말했던 것과는 반대로 세상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나눠가진 것은 양식良識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있는 어리석음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것에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 아주 까다로운 사람들조차 자기 안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편집자의 글

... 에코는 자기 글이 어렵다고 말하는 독자들을 오히려  <매스미디어의 '계시'에 힙입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에 길들여 있는 사람들>로 여깁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가 역자 주석을 많이 붙인 것은 에코의 뜻에 반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석을 붙이는 것이 이 개역 증보판의 의미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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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말대로 한다면 역시 그의 책은 읽어도 읽어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또한 힘들이지 않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얻으려 하는 내 태도를 바꿔야겠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에코의 책은 지적 허영으로 읽히기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바득바득, 야금야금.. 읽어보고 있는게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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