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각각의 단어들이 하나의 독자적인 별이 되었다.
이 모델은 내게 분명하게 말해 주고 있었다. 정확히 동일한 개념을 가리키는 두 단어는 없다고. 바꿔 말하면 세상에 동의어는 없다는것이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지구상에는 각기 독특한 언어를 갖고있는 나라들이 수백 년, 수천 년에 걸쳐 발전해 왔다. 간단해 보이는언어 뒤에는 강렬한 민족 정체성과 깊고 단단한 문화가 축적되어 있다. ‘‘紅과 ‘red‘는 같은 색깔을 가리키는 단어처럼 보이지만, 전자는혼례와 관련된 즐거움과 희열을 암시하고, 후자는 프랑스 대혁명이불러온 피로 물든 강의 이미지를 은근히 내포하고 있다.
그대로 한번 더 정밀도를 조정하자, 별들은 이제 몇 배로 늘어나실험실 전체가 대낮처럼 밝아졌다. 각 단어가 또다시 여러 개의 자신으로 분열해 나간 것이다.

이 결과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같은 언어 속의 같은 단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언어 상황과 맥락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심지어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그 의미는완전히 달라진다.
그 누구도 각자가 보는 빨간색이 모두 다 같은 빨간색이라고 중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근거로,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그모든 단어가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서 똑같은 의미로 이해될 거라고확신할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독립적으로 진화해 온 생명이며,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다. 당신이 말한 ‘빨강‘은 ‘강산을 비추는 아침 해‘의 붉은빛이고, 내가 생각하는 ‘빨강‘은 ‘온통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봉황꽃‘의 붉은빛이다.
멍하니 서서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던 내 머릿속에는 단 한문장이 남았다.
‘번역은 불가능하다.‘ -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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