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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작은 독서 모임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6월
평점 :
세상 끝,의 배경은 스웨덴의 바닷가 작은 마을이다. 유세르라고 하는 그 마을의 교회에서 인턴생활을 하던 여동생 매들린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렸고 그녀를 찾기 위해 언니 퍼트리샤는 여러 노력을 했지만 결국 동생을 찾지 못했다.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며 동생찾기를 포기할 즈음 퍼트리샤는 자신이 동생에게 선물했었던 목걸이를 우편으로 받게 된다. 결국 퍼트리샤는 실종된 동생의 행방을 찾기 위해 다시 유세르로 떠나고...
소설은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유세르로 떠난 퍼트리샤와 유세르에 도착한 퍼트리샤가 묵게 된 유세르의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모나와 그녀의 친구 도리스와 마리안네의 이야기가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어가고 과거의 1987년을 현재 시점으로 살아가는 매들린의 이야기가 교차로 전개되면서 실종사건과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들린의 이야기는 왠지 결론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조금 틀에 박혀있는 이야기의 전개일까 싶었지만 그녀의 행방을 찾는 현재의 퍼트리샤와 매들린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이 뭔가 새로운 전개와 미스터리함을 더해 주고 있어서 뻔한 스토리처럼 읽지 않게 된다는 것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이 소설의 중심은 퍼트리샤가 매들린의 행방을 찾아 해결하는 미스터리가 아니라 모나의 책이있는 B&B 호텔을 중심으로 모여든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살아가는 이야기다. 뭐라 설명할수는 없지만 내 느낌은 다정함이었다. 사람들에 대한 애정으로 등장인물을 묘사하고 있는 작가의 다정함이 느껴지는 순간 과거의 문제들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부분 소설 속 인물들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가 이제 현재의 삶에서 미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이 소설을 통해 느낀 마음이다.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는 소소함을 한가지 이야기하자면 독서모임에서 언급되는 소설들에 대한 반가움이 있고 마을 축제에서 문학작품속에 등장하는 음식으로 퀴즈를 낸다는 아이디어는 실제로 축제나 행사때 이뤄지기도 하는 것이어서 사람들 사는 세상에서의 문학은 문화속에서 다 비슷한 느낌이겠구나 싶기도 했다. 와이파이 속도가 빠른 곳을 찾는 10대 소년이 종일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다가 갑자기 돌변하는 모습은 좀 낯설기도 했지만 뭔가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책임감있게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그마저도 좋은 에피소드처럼 느껴진다.
막연하게 이야기할수밖에 없는 것은 이야기의 줄거리가 곧 이야기 전개에 대한 흥미로움을 반감시킬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었는데 뭔가 자꾸 이야기를 덧붙이게 되면서 더 많은 것을 풀어놓고 싶어진다.
그냥 내 느낌을 말하라고 한다면 아주 재미있다라고 단언할수는 없지만 사람에 대한 다정함을 느낄수는 있다고 말하고 싶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