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꾸물거릴까? - 미루는 습관을 타파하는 성향별 맞춤 심리학
이동귀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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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꾸물거릴까...

예전에는 그저 내가 게을러서 그래, 라는 생각이었는데 어쩌면 단순한 게으름때문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물론 게으름의 결과일수도 있지만 꾸물거림의 이유가 게으름뿐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는 했었다. 책 읽기를 미루지는 않는데 이미 다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은 계속 미루다 결국 너무 시간이 지나 새삼스럽게 책에 대한 감상을 떠올리며 정리하는 것이 귀찮아 독후감 남기는 것을 포기하곤 했었다. 나라를 좀먹는 게으름때문이라는 자괴감으로 스스로를 게으른자라고 비하하기만 했었는데 갑자기 생각의 전환이 생긴다. 지금 바로 하지 않고 미루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가 좀 더 잘하고 싶어서일수도 있다는 것이 생각의 전환을 가져온 것이다.


서평을 쓰려고 할때마다 계속 꾸물거리며 뒤로 미루기만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어쩌면 더 잘 쓰고 싶은 완벽주의적인 마음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로 회피를 하는 마음, 이 두가지 양가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글을 읽으니 딱 내 마음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해야하는 것을 하고난 후 하고 싶은 것을 한다면 취미생활이 되겠지만 해야하는 것을 미뤄두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좋다고 붙잡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꾸물거림이라는데 그 꾸물거림의 이유를 알게 된다면 그걸 해결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미루는 행동에서 연상되는 게으름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 그래서 꾸물거림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 - 꾸물거리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이해를 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본문에서 꾸물거림의 이유를 5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그 중 한가지에 해당한다 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이 모든 것이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좀 놀라웠다. 물론 완벽함이라고 해서 말 그대로 빈틈이 없는 완벽함이라기보다는 좀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는 것이고 아직은 해야하는 일을 끝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낙관주의도 있고 내 일도 아닌데 내가 왜 서둘러 일을 끝내줘야하지?라는 반감도 있고 재미가 없어서 쉽게 중도포기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꾸물거림이라는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되는 이유 다섯 가지를 요약하면 일에 필요한 노력의 총량을 축소하는 비현실적 낙관주의, 자신을 불신하고 자기 능력을 평가절하하는 자기 비난, 욱하는 마음에 일을 미루는 저항성, 기준이 너무 높아서 실제로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완벽주의, 그리고 새로운 도전은 잘 하지만 흥미가 떨어지면 중도 포기해버리는 자극추구성향이다"(215)


처음 책을 읽으며 왜 비슷한 말이 계속 반복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장을 계속 넘기다보니 에필로그에서 뭔가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고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사실 이제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는 잘 미루지 않게 되기도 했다. 미루는 것에 대해 지금 내게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일에 필요한 노력의 총량을 축소하는' 낙관주의인 것 같다. 비현실적인 낙관주의인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지만 아무튼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려 하는 건 사실이다. 이것이 귀차니즘과 꾸물거림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게으름과 바로 연결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최대한 뒤로 미뤄보려는 꾸물거림을 버리고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보려는 나 자신의 발전된 삶을 떠올려보면, 난 안될꺼야 라는 자기비난을 멈추고 한단계 성장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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