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전태일! - 그가 떠난 50년을 기리며
안재성 외 지음 / 목선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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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전태일 열사의 50주기가 지났다. 완전히 잊고 있었던 것을 뉴스를 통해 들으며 잠시 잊고 있었던 노동현실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내 피곤함과 스트레스에 묻혀 사느라 세상사를 잊고 살다가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라는 말에 뜨끔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날 내 과거 기록을 알려주는 알람에 십년전의 글을 읽어보며 잠시 서글픈 마음을 갖게 된다. 

"직장생활을 2,3년쯤 하게 되면서 서점에 꽂혀있던 근로기준법을 사들고 읽으면서 그 옛날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쳤던 전태일 열사의 그 마음을 아주 조금은 알것만 같았던때가 있었음을 기억한다. 슬픈 현실이지만 그로부터 십년이 더 지나도록 노동현실이 많이 바뀌지도, 노동법이 더 나아지지도 않았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태일 열사의 사십주기를 기념하는 그날 나는 현실의 벽이 얼마나 견고하고 높은지를 깨달아야 했다. 지금 내가 이 벽 앞에서 느끼는 분노와 절망이 이러한데 사십년전의 그는 어떠한 마음이었을까."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새롭게 전태일 열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다. 분명 전태일 평전도 읽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새로웠다. 전태일 열사의 어진 심성에 대한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는 잊고 있었던 때문인지 어린시절의 태일이는 낯선듯 새로우면서도 감동적이었다. 힘든 가정형편에도 친구들과 더 없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내어주던, 자신은 굶더라도 여공들의 점심과 휴식을 위해 애썼던 전태일의 모습은 말 그대로 살신성인의 모습이 아닌가.


이 책은 전태일 열사의 생애, 그가 한국사회에 미친 정치, 사회적인 영향과 노동운동의 획기적인 전환점, 문학을 즐기며 그 스스로도 소설을 구상하며 작품을 쓰기도 했음을 보여주는 자료와 전태일 문학상 제정과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삶을 그린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제작한 감독과의 대담이 실려있다. 

사실 책에 담겨있는 내용에 대해서 특별하다라고 할 것은 없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한 획을 그은 전태일 열사의 일대기와 그를 기리는 여러 형태의 문화 사업들, 그를 기억하며 수식하는 화려한 문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또 그와 더불어 우리의 노동환경이 70년대에 비하면 아주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노동현장에서 희생되는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나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전태일 열사의 외침을 마음에 품고 노동 현실이 더이상 누군가의 죽음을 조장할 수 없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역시 고민하게 된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과거의 인물이면서 또한 우리시대의 수많은 전태일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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